[왓챠바낭] 우편배달부 말고 '포스트맨은 벨을 두번 울린다' 잡담입니다
- 1946년작입니다. 런닝 타임은 1시간 53분. 스포일러는 마지막에 흰 글자로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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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림이 아주 근사합니다. 특히 남자 양복이 그대로 어둠으로 이어지는 게 좋네요.)
- 늘 기분 내키는대로, 발길 닿는대로 떠돌며 사는 젊은이 프랭크. 성격 좋아 보이는 아저씨의 차를 얻어 타고 LA 근교를 달리다가 길가의 식당에 붙어 있는 구인 광고를 보고는 또 충동적으로 이 곳에서 일을 해보기로 결심합니다. 딱 봐도 호구의 별 아래에서 태어난 듯 보이는 사장 아저씨와 몇 마디 나누기도 전에 취업에 성공한 프랭크. 그 순간 식당 윗층으로 가는 문이 열리고 눈부시게 아름답고 섹시한 미녀 카라(영문 철자는 Cora인데 한글 자막이 계속 '카라'니까 그런 셈 칩니다)가 나타나구요. 이야기의 빠른 전개를 위해 한 눈에 반하는 프랭크이지만 슬프게도 카라는 사장님의 아내였어요. 어쨌든 취업을 한 김에 일도 하다가, 계속해서 자길 괴롭히고 시비를 거는 카라를 보고는 아 이 양반도 나에게 맘이 있어서 이러는구나? 라고 확신해서 더욱 세차게 들이대는 프랭크. 당연히 둘은 곧 사랑에 빠지고, 둘의 행복을 위해선 사장님이 최대한 빨리 사라져 주셔야 한다는 깨달음을 얻게 됩니다. 뭐 일단 이렇게 시작하는 이야기였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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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느와르물에서 여주인공이 처음 등장하는 장면의 연출들은 그냥 로맨스 영화랑 크게 다를 게 없기도 하구요. 이 영화는 느와르이기도 하고 로맨스이기도 하고...)
- 워낙 유명하잖아요. 영화도 유명하지만 뭘 어쩌라는 건지 알 수 없는, 하지만 이유 없이 폼 나는 번역제 때문에 더 유명하기도 했죠. 사실 집배원 내지는 우편배달부를 이유를 알 수 없이 '포스트맨'이라고 음차 표기를 해 버린 것 뿐인데, 그래서 뭔가 대단한 의미가 숨겨져 있을 것 같고 그랬단 말이에요.
웃기는 건 예전에 분명히 이 '포스트맨'이란 표현과 그가 왜 벨을 두 번 울리느냐... 에 대해 이런저런 해석들을, 그것도 주변 사람들의 입 & 어딘가의 지면을 통해 접한 적이 있는데... 정작 이 제목은 원작 소설이 참고한 실제 사건의 세부 디테일에서 따온 것일 뿐이고. 다르게 보면 그냥 주인공의 마지막 대사의 일부란 말입니다. 근데 제가 그 시절에 들었던 해석(?)들은 모두 이것과는 관계가 없었어요. 그럼 당시에 제게 이런저런 이야길 들려준 사람들은 다 영화를 안 본 사람들이었나? ㅋㅋ
그리고 또 한 가지 함정이 있죠. 제가 어릴 때 이 영화가 그토록 유명했던 건 어디까지나 1981년에 개봉했던 리메이크작 때문이었을 겁니다. 잭 니콜슨과 제시카 랭이 나오고 밥 라펠슨이 감독했던 그 영화요. 사실 전 이걸 아직도 못 봤지만 그 끈적한 분위기의 포스터는 선명하게 기억합니다. 말하자면 '에로틱 스릴러'의 원조 비슷한 이미지로 기억 속에 남아 있었어요. 하지만 그건 아직도 못 보고 이번에 갑작스레 원작 먼저 보게 됐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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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도치 않게 코믹해 보이는 짤들이 많더라구요. 이것도 가만히 보면 두 남자 표정 때문에 웃기구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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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짤도 넘나 천진난만한 아저씨 표정 때문에 웃깁니다. ㅋㅋㅋ 물론 실제로 영화를 볼 땐 안 웃겨요.)
- 전형적인 그 시절 느와르물 스토리잖아요.
다만 주인공이 형사, 탐정 같은 게 아니라 중심 사건의 범인들이라는 게 당시 기준으로 그렇게 흔치는 않았을 듯 하구요. 그 와중에 그 범죄자들에게 이입을 유도한다는 것도 그 시절 기준으로는 꽤 참신한 이야기이지 않았을까 싶습니다. 근데 보다 보면 정말로 그렇게 돼요. 그렇게 자랑스럽게 살진 않았어도 특별히 범죄자의 길을 갈 생각까진 꿈에도 없었던 모자란 중생들이 순간적으로 정신줄을 놓고 일을 저지르는 이야기인데, '원래부터 그런 놈들은 아니다' 라는 걸 의외로 공들여서 보여주거든요. 게다가 이게 또 두 사람의 러브 스토리이기도 합니다. 역시 이 쪽으로도 꽤 진지하구요. 그래서 다 보고 나면 운명의 장난에 놀아난 선남선녀의 극단적으로 꼬인 연애담을 구경한 듯한 기분이 들고 그랬습니다.
그리고 그렇게 둘의 감정, 관계를 공들여 보여주다 보니 요즘 기준으로는 이야기가 좀... 순해지는 구석이 있습니다. 아무래도 80년 전 이야기니까요. 배우들 연기 스타일도 옛날 스타일에 대사들도 옛스러운 느낌이 낭낭하구요. 둘이 서로에 대한 감정을 격정적으로 토로하는 장면 같은 걸 보고 있노라면 살짝 간질간질해지기도 해요. ㅋㅋㅋ 그리고 뭣보다... 이게 말하자면 '에로틱 스릴러' 장르의 원조격 정도 되는 이야기로 유명한데요. 1946년에 요즘 사람들 보기에도 그렇게 에로틱한 무언가를 보여줄 수는 없었을 것 아니겠습니까. ㅋㅋ 아마 그래서 영화를 보며 더 순한 느낌을 받았을지도 모르겠습니다. 이건 요즘 기준으론 에로틱이 아니라 그냥 로맨틱 같은데... 이런 생각을 조금씩 하면서 봤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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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지만 비주얼 상으론 분명한 성인 취향 스릴러의 팜므 파탈님이 맞습니다! 그리고 잭 가필드는 봐도 봐도 황정민 닮았... ㅋㅋ)
- 근데 또 보다 보면 어라? 싶게 훌륭한 장면, 의표를 찌르는 전개 같은 것들이 종종 나옵니다.
에로틱이든 로맨틱이든 간에 카라 역의 라나 터너가 처음으로 등장하는 장면은 상당히 멋지고 또 이 분이 저엉말 아름답게 나오거든요. 그래서 거기에 한 눈에 빠져드는 주인공의 상황에 충분히 이입이 되구요. 둘이 서로 확인해가며 진행하는 첫 살인 시도 장면 같은 건 또 근사하게 긴장감 있는 스릴러 연출이 돋보이구요. 둘의 재판 과정은 (뭔가 그 시절 법과 그 집행이 되게 허술하단 생각이 들긴 하지만;) 요즘 영화로 리메이크 해도 먹히겠다 싶을 정도로 그 '반전의 반전을 거듭'하는 전개가 훌륭했습니다. 아이러닉한 기분을 느끼게 하는 엔딩도 꽤 근사했구요. 여러모로 고전으로 남을만큼 재밌게 잘 만든 영화다... 싶었죠. 생각보다 훨씬 건전한(?) 이야기였다는 생각을 하게 하는 마지막 주인공의 상황과 대사들이 요즘 관객들에겐 좀 안 맞는다 싶기도 했지만, 어차피 러브 스토리니까요? ㅋㅋ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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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인공이 폭력을 쓰는 장면은 딱 한 번 나오는데요, 옛날 영화 같지 않게 너무 열심히 때려서 괜히 웃었구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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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범죄물 치고는 주인공들의 범행이 어쩜 그리도 허술하고 바보 같던지. 그리고 그리도 쉽게 다 간파 당하던지... 했는데 이 이야기에 영감을 준 실제 사건의 범인들이 딱 그랬답니다. 현실 반영이었어요!)
- 말하자면 '이중배상' 같은 스타일의 이야기를 기대하심 안 돼요. 분명히 살인도 나오고 범죄도 나오고 법정 공방도 나오고... 하지만 '이중배상'처럼 그렇게 군더더기 없이 간결하고 가차 없는 이야기는 아닙니다. 옛날 스타일의 감정들이 넘실거리는, 은근 로맨틱하고 많이 나이브한 이야기라고 느꼈습니다만.
그래도 범죄물의 필수 요소들은 모두 알차게 챙겨주고 있는 데다가, 두 주인공의 그 에로틱인지 로맨틱인지가 아주 그럴싸합니다. 그래서 충분히 재미가 있었어요. 왜 21세기에는 리메이크가 안 될까... 라는 생각을 하면서 재밌게 봤네요. 아주 요즘 스타일로 건조하고 삭막하게 만들어도 꽤 재밌겠다 싶었거든요. ㅋㅋㅋ
암튼 그러합니다. 이렇게 올해의 마지막 영화 vod 뻘글을 마무리 해 보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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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쨌든 근사하지 않습니까!!!)
+ 다 좋은데 음악 활용 때문에 몇 번 웃었습니다. 음악 자체는 문제가 아닌데 요즘 기준으론 '이 분위기에 이게 맞아?' 라는 생각이 드는 장면들이 더러 있었어요. 살인 공모 중인 주인공들이 포옹할 때 정말 아주 낙천적으로 로맨틱한 음악이 흘러 나온다든가 하는... ㅋㅋ
++ 어차피 저 빼고 다들 진작부터 알고 계셨을 정보지만 이 영화와 '이중 배상'의 원작 소설들은 같은 사건을 소재로 삼아 나온 작품들이고, 작가도 같습니다. 근데 두 영화의 이야기는 많이 달라요. 실제 사건 이야기를 찾아 보니 알뜰하게 이런 요소, 저런 요소를 따로 떼어가서 이야기 두 편을 만들었네요. 작가님 참 효율적인 분...
+++ 스포일러 구간입니다. 아주 간단 요약이에요.
그래서 사랑에 빠진 두 주인공, 프랭크와 카라는 일단 카라의 남편을 버리고 둘이서 집을 떠날 결심을 해요. 그래서 대략 수십 분 쯤 걸어가다가... 아 놔 난 이러고 못 살아!! 라는 카라의 투정 때문에 헐레벌떡 집으로 돌아와요. 그러고는 포기하고 그냥 살자... 하는데 자꾸 이게 아쉽고, 저게 아쉽고 해서 결국 살인 계획을 세우고요. 원래 계획은 집을 정전시킨 후 욕실에 있던 남편을 쓰러뜨려 죽게 하려는 거였는데, 실행 직전에 지나가던 경찰이 범행용으로 준비해 둔 사다리를 보고 이러쿵 저러쿵 떠들어대는 바람에 계획은 실패합니다. 근데 뜻하지 않게, 사다리로 올라간 호기심쟁이 고양이가 두꺼비집을 합선 시키는 바람에 실제로 정전은 일어나고, 남편은 자기 혼자 자빠져서 병원에 실려가지만... 아쉽게도(?) 회복하고 집으로 돌아 와요. 그러자 두 사람은 실망... 하는 게 아니라 오히려 자신들이 살인자가 되지 않은 것에 감사하고 기뻐하며 더 이상의 음모는 포기하고 이별을 합니다. 정확히는 프랭크가 그냥 그 집을 떠나 버려요.
근데 우리 카라 남편님은 저엉말로 성격 좋고 또 프랭크에게 호감을 갖고 잘 해주던 양반이거든요. 그래서 시내에 나갔다가 우연히 마주친 프랭크를 굳이 또 집으로 데려와서 저녁을 대접하고. 이 자리에서 충격적인 선언을 합니다. 이 식당을 팔아 버리고 거동이 불편한 누나네 집으로 들어가 같이 살면서 누나의 시중을 들며 지내겠다는 거에요. 그때까진 '언젠가 나이 차이 많이 나는 남편이 죽으면 이 식당은 내 것이 되겠지' 라는 희망을 품고 지내던 카라는 식당 매매 소식에 충격을 받고, 시누이 수발 들며 젊은 시절을 다 보내게 된 상황에 좌절합니다. 그래서 결국 또 2차 시기를 준비하는 주인공들. 이번엔 음주 운전으로 인한 자동차 추락 사고를 노렸는데요. 어설프고 바보 같은 일 처리로 인해 살인에는 성공하지만 곧바로 체포되어 재판을 받게 됩니다. 그리고 담당 검사의 고급진 트릭에 홀딱 넘어간 프랭크는 곧바로 카라를 배신하고 '나도 이용 당했다!' 라며 반대편에 서게 되는데...
카라가 고용한 변호사의 신비로운 전술로 인해 이 범죄는 순식간에 과실 치사로 축소되고. 심지어 아예 감옥에도 안 가게 돼요. 그래서 죽은 남편의 식당에다가 보험 증서까지 손에 넣어 꿈에도 그리던 돈 많은 식당 주인으로 변신한 카라구요. 이 사건의 유명세 덕분에 손님이 매일 끊이지 않아도 돈도 팡팡 잘 벌어댑니다. 프랭크는요? 나는 아직도 당신을 사랑하고, 또 당신은 어차피 나랑 공범이니 나를 버릴 수 없으심! 이라며 그 식당에 가서 일을 하며 한 집에서 함께 삽니다. 연애는 안 하는데 암튼 같이 살아요. 틈만 나면 서로 으르렁대고 무시하고 저주하면서.
그러다 둘은 갑자기 협박을 받게 됩니다. 카라를 구해냈던 기적의 변호사 밑에서 일하던 직원이 당시에 자신이 다뤘떤 카라의 범행 자백 서류를 들고 나와서 있는 재산 다 내놓지 않으면 전기 의자로 보내버리겠다는 거죠. 하지만 프랭크의 빠르고 적절한 대응 덕에 협박범들은 해당 서류만 빼앗긴 채 두들겨 맞고 쫓겨나구요. 이렇게 함께 위기를 극복하고 나니 둘의 사랑이 다시 싹트... 기는 하는데 동시에 둘은 서로를 격하게 의심하게 됩니다. 저 놈이 날 죽일지도 몰라... 그래서 잠도 못 자고 맘고생을 하면서도 예전의 애틋한 맘은 또 남아 있어서 헷갈리구요.
그러다가 결국 감정이 폭발해서 말다툼을 하다가, 그게 어찌 잘 풀려서 급 화해를 하게 된 둘. 그때 카라가 자기는 꼭 해보고픈 게 있다며 프랭크를 바닷가로 데려가요. 자, 둘이 완전 지칠 때까지 바다를 향해 헤엄쳐 가요. 일단 질문은 접어 두고 제발 해달라구요. 그래서 헤엄쳐 가구요. 적당한 위치에서 카라는 '니가 날 배신하고 싶다면 지금 그냥 날 두고 해변으로 돌아가면 된다. 난 지쳐서 혼자선 절대 못 가니 니가 안 구해주면 여기에서 빠져 죽을 생각이다. 만약 니가 날 구해준다면 더 이상은 널 의심하지 않겠다' 라고 이야기 하구요. 우리의 로맨틱 가이 프랭크는 무슨 소리! 라며 카라를 데리고 헤엄쳐서 해변으로 돌아갑니다. 이로서 사랑의 완성!
그래서 기분 좋게 차를 몰고 집으로 돌아가던 둘은 교통사고를 당하고. 카라는 사망합니다. 그리고 프랭크는 재산을 노리고 카라를 죽인 혐의로 체포되어 재판 받고 사형을 언도 받아요. 며칠 후, 집행을 코앞에 두고 신부와 대화를 하고 있는데... 지금까지의 이야기는 다 프랭크가 신부에게 들려준 이야기였습니다. 그러고서 주장을 하죠. 카라 남편을 죽인 일이라면 모를까, 카라를 죽였다고 사형당하는 건 난 진심 억울하다. 이럴 순 없다!!!
그때 우리의 검사님이 나타나시고. 프랭크는 또 다시 억울하다고 호소하는데... 이때 검사님이 예끼놈! 하고 이런 말을 합니다. 카라가 죽기 전에 너에게 적어 놓은 편지를 발견했다. 근데 여기 니가 카라와 함께 그 남편을 죽였다는 결정적 증거가 담겨 있다. 그러니 니가 카라를 안 죽였다고 해서 무죄를 받아 봐야 넌 즉각 다시 재판을 받고 카라 남편 살해의 대가로 전기의자에 튀겨질 거야. 그런데 굳이 이런 시간 낭비를 할 필요가 있겠나?
그러자 프랭크는 매우 뜻밖에도... 굉장히 후련해 하고 기뻐합니다? ㅋㅋ 카라는 남편을 죽인 죄로 죽었고. 자기는 카라를 죽게 만든 책임으로 사형 당하고. 그럼 각자 자신의 죄값을 치르게 된다는 거에요. 마치 우편 배달부가 벨을 한 번 눌렀을 때 집주인이 안 나오면 한 번은 더 누르듯이, 자신과 카라는 한 번은 죄를 피했지만 결국 두 번째는 피할 수 없었다는 것. 암튼 그래서 자긴 아무 불만이 없으니 기꺼이 죽겠다며, '제가 죽은 후에라도 카라와 다시 함께할 수 있도록 기도해 주세요' 비슷한 말을 하고 해맑게 웃으며... 엔딩입니다. ㅋㅋ 뭔데. 왜 이리 건전하고 숭고한 건데. ㅋㅋㅋㅋㅋ
++++ 실제 사건 얘기도 간단히 적자면요. 영화와 비슷하게 어린 나이에 돈 많은 아저씨랑 결혼했던 루스 스나이더라는 여성이, 남편 명의로 거액의 보험을 들어 놓고 '이중 배상' 항목에 맞춰 죽이려고 시도를 했답니다. 근데 워낙 허술, 어리버리해서 여덟 번인가 아홉 번인가를 실패했대요. 그렇게 실패를 해대는데도 눈치 못 챈 남편도 대단합니다만. 암튼 그러다 동네 남자랑 몰래 연애를 하게 되었고. 결국 이 남자를 끌어 들여서 남편을 때려 죽인 후 (이중 배상 조건이 폭력으로 죽는 거였다고...) 강도가 들어서 여자를 때리고 남편을 죽이고 도망간 걸로 속여 보려고 했는데. 외부 침입 흔적도 안 만들어 놨고 도둑맞았다고 주장한 보석들은 침대 매트리스 밑에 깔아 두었고 자긴 두들겨 맞아 기절했다고 주장했는데 몸 어디에도 상처가 없고... 등등 해서 시작부터 경찰들은 루스가 범인이라는 걸 확신하고 진행했다고 해요. 그나마 남자 친구는 알리바이를 잘 만들어뒀었는데, 역시나 모자란 데다가 운까지 없었던 루스님께서 전혀 다른 사람 이름의 이니셜을 경찰이 추궁할 때 얼떨결에 남자 친구 이름을 말해버렸고. (이니셜이 같았답니다. ㅋㅋ) 그래서 그쪽을 열심히 수사한 경찰들이 남자 친구의 알리바이까지 깨는 바람에 체포, 재판, 전기의자형을 받았다네요.
사건이 잔혹해서, 범인들이 멍청해서... 에 덧붙여서 이 사건이 유명했던 이유는 전기의자형 때문이었다고 해요. 이걸 꼭 사진으로 찍어 내고 싶었던 기자 한 명이 발목에 소형 카메라를 숨겨 가서 아주 이상한 각도나마 전기의자에서 죽은 여성 죄수의 사진을 찍어 신문에 올리고 대박을 냈다고. 흠(...)
당연히 잭 니콜슨 영화를 먼저보고 나중에 이걸 대충 봤습니다만, 어쨌든....그 놈의 담벼락에 붙은 포스터 때문에 꽤 오랫동안 우편배달부 아저씨만 지나가면 뭔가 이상한 눈으로 쳐다봤단 말이지요
어릴 때라 사실 뭐가 뭔지도 잘 모르면서 말입니다.
정작 영화에는 나오지도 않는 우편배달부!!! ㅋㅋㅋㅋ
짤로 보면, 황정민 + 톰 하디 느낌이 나네요. 잭 니콜슨의 영화는 당시에 엄청나게 '야한 영화'로 뭐 보기만 해도 크게 '타락되는' 것으로 어린것들 접근 금지였죠. 기가 찬 시절이었습니다. ㅋ
근데 뭐 애초에 관람 불가 영화였으니까요. ㅋㅋ 요즘 애들이야 집에서 넷플릭스, 디즈니 플러스 같은 걸로 볼 거 못 볼 거 다 보고 사는 애들 많다지만 당시엔 비디오 가게 아저씨가 몹시 인자(?)하지 않은 이상엔 쉽지 않았죠... 하하.
소설만 읽었는데 사진을 보니 인물들이 너무 멀끔합니다? 여주인공도 주유소 식당일을 맡아 하고 부랑자, 사기꾼인 남주도 저렇게 깔끔할 수는 없을 텐데 말이죠. 뭔가 끈적거리는 느낌이 사라졌네요.ㅎ 그건 그렇지만 소설 읽고 그새 좀 잊어버려서 올리신 글이 무척 새롭게 재밌게 느껴집니다. 사실 읽은 직후에는 기대보다 못한 느낌이었는데 시간 좀 지나면서 이 정도 수준의 찌질하고 복잡한 인간 감정을 다루며 현실적인 치정 범죄물도 없다는 생각을 했던 기억이 납니다.
소재가 된 사건을 봐도 저렇게 멀끔한 사람들은 아니었겠지만 뭐 헐리웃 A급 영화로 만든 거니까요. ㅋㅋ
원작 소설 내용도 전 검색으로만 대충 찾아봤는데 역시 영화가 많이 매끈하고 순해진 건 맞는 것 같아요. 주인공 둘의 감정도 영화는 되게 진실한 무언가로 묘사하며 비극으로 끌고 가는데 그게... 하하; 아마도 시대적 한계도 있었을 것 같아요. 주인공들을 너무 완벽한 악인으로 묘사하긴 어려웠겠죠.
'포스트맨'이 된 건 82년에 라펠슨 영화를 국내 개봉했을 때
'우편배달부...'라는 제목이 집배원의 사기와 이미지에 손상을 끼친다는 이유로 체신노조에서 항의했기 때문에 바뀐 거였습니다.
당시 신문기사: https://newslibrary.naver.com/viewer/index.naver?articleId=1982082800329206017&editNo=2&printCount=1&publishDate=1982-08-28&officeId=00032&pageNo=6&printNo=11359&publishType=00020
그나저나 라나 터너의 수영복 입은 모습만으로도 당시 기준으로는 청불 나왔을 거 같습니다.
와 감사합니다! 그런 사연이 있었군요. 일생의 미스테리 중 하나를 풀어주신 기분입니다. ㅋㅋㅋ
근데 마침 그 기사 페이지에 당시 티비 편성표가 있어서 또 재밌게 읽었네요. 영화 제목이 '위대한 백인의 희망'이라니 패기 넘치는 시절이었... 이라고 생각하다 검색을 해 보니 영화의 내용은 거의 그 정반대에 가까운 건전한 이야기였네요. 하하;;
그렇죠. 딱 그 시절 수영복이라 막 노출이 있는 건 아닌데 배우님 포스 덕에 굉장히 섹시한 느낌이 들어요.
'포스트맨' 영화도 오리지널이 아니라 더 옛날 유럽 영화의 리메이크였는데? 하는 생각이 들어 찾아보니 1943년 작인 루키노 비스콘티의 '강박관념 Ossessione'이 동일 원작 소설 영화입니다. imbd에 따르면 각본에 James M. Cain novel "The Postman
Always Rings Twice" (uncredited)로 나오는군요. 소설가 허락도 안 받고 무단 도용해서 썼단 이야기일까요? 나름 비스콘티 팬이라 이 영화를 항상 보고 싶었는데 기회가 없었네요.
처음 듣는 얘기라 검색해 보니 비스콘티의 데뷔작이었군요. 그리고 무단 각색이 맞다고 합니다. ㅋㅋㅋㅋ 다만 비스콘티답게 당대 이탈리아의 비루한 현실을 적극적으로 반영하는 방향으로 각색해서 평가는 좋다네요.
PeaEye님이 써주신 이야기를 김영하산문집에서 읽었던 게 기억납니다. 그떄 항의 사유가 우편배달부가 왜 두 번 누르냐는 직업정신 문제였던 걸로 적혀있었고... 산문집에 포스트맨~ 이야기가 나온 배경은 잊어버렸지만.. 편린만이라도 또렷이 기억하게 되네요. 로이배티님도 다들 새해 복많이 받으십쇼.
벨을 두 번 누르는 게 문제였다면 오해로 인한 촌극이었던 거네요. 제목의 뜻은 한 번에 벨을 두 번 누른다는 게 아니라 한 번 배달에 실패해도 한 번은 더 찾아간다... 라는 건데요. ㅋㅋ 네 감사합니다. 상수님도 복 많이 받으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