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웨이브바낭] 가난하게 알찬 장르물. '프릭스' 잡담입니다

 - 2018년 영화네요. 런닝 타임은 1시간 45분이구요. 스포일러는 없습니다. 이게 별 거 아닌데 되게 꼬여 있어서 적자니 끝이 없네요... ㅋ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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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 제목만 보고서 당연히 크리쳐물일 거라 생각했는데요. 그게 전혀 비슷하지도 않았.... ㅋㅋㅋㅋ)



 - 아마도 근미래인 듯 한. 하지만 SF 느낌은 전혀 없는 현대가 배경이구요. 폐가 수준의 낡은 2층 집에서 단 둘이 사는 부녀가 등장합니다.

 그런데 시작부터 수상해요. 아빠는 딸을 집 밖으로 절대 못 나가게 붙들고 있구요. 그러면서 이상한 교육을 시킵니다. 딸을 맞은 편 집에 사는 가족의 일원인 것처럼 가르치며 그 집 식구들에 대해 달달 암기를 시키고. 집 밖에 나가면 나쁜 사람들에게 잡혀 죽을 거라고 겁을 주고. 눈에서 피가 날 경우 대처법이라든가... 이런 걸 열심히 가르치면서 본인은 거의 잠만 자다가 며칠에 한 번 밖에 나가서 생필품과 돈다발을 들고 오네요.


 딸도 이상하긴 마찬가집니다. 아빠가 시키는대로 열심히 공부하면서 그 집의 식구가 되어 바깥 세상에 나갈 날을 손꼽아 기다리는데. 가끔 자기 방에 달린 창고방(?) 문을 열면 거기에 낯선 사람이 있다가, 또 없다든가 뭐 그런 식이구요. 자꾸 이 집 앞에 서서 아이스크림을 파는 트럭 할아버지도 수상합니다. 대체 뭐지? 어쩌자는 이야기지? 싶은 가운데 유일한 힌트는 가끔 티비, 라디오 뉴스로 들리는 '괴물들(freaks)'에 대한 소식입니다. 보다 보면 이 영화 속 세상이 어떤 상황인지 대충은 감이 잡혀요. 다만 주인공들은 그래서 뭘 어쩌려는 건지가 문제겠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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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런 환경에서 저런 꼴(?)로 일곱 살 인생을 살아 오신 클로이양. 이 영화의 주인공 되시겠습니다.)



 - 사실 제목에 이 영화의 진짜 장르를 적을까 말까 하다가 말았는데요. 딱히 놀랍고 그럴 게 있는 영화는 아니지만 나름 본인의 장르를 한참 동안 숨기면서 진행되는 이야기라서요. 그리고 그걸 아예 모르고 보는 편이 확실히 더 흥미롭게, 재밌게 볼 수 있는 길이기도 하구요. 근데 그 정보를 숨기고는 소감 글을 적을 방법이 없어서... ㅋㅋ 혹시라도 이 영화에 흥미가 생긴 분이라면 아래를 읽지 말고 먼저 영화부터 보시길 추천드립니다. 참고로 저는 상당히 재밌게, 아주 좋게 봤어요. 마지막으로 이 영화를 만드신 분들이 올해의 화제작 '파이널 데스티네이션: 블러드라인'을 만는 콤비이며 이 영화도 비록 가난한 소품이나마 대략 그 정도의 완성도와 재미를 주더라는 것까지 덧붙여 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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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은 썸네일로 얼핏 보면 끔찍한 상황 같은데 사실 아빠는 딸 머리 빗겨 주고 있고 딸은 이를 닦고 있을 뿐입니다. 입가에 보이는 줄 같은 건 칫솔 그림자일 뿐... ㅋㅋㅋㅋ)



 - 그래서 결국 이게 무슨 영화냐면... 히어로물입니다. 그냥 엑스맨의 세계관을 가져다가 영화의 스케일에 맞게 아주 일부분만 활용해서 만든 소품 격의 이야기구요. 뮤턴트 대신 프릭이라는 멸칭이 붙은 본인들도 영문 모르는 초능력자들이 등장하고. 이들을 잔혹하게 탄압하며 말살하려는 세상에 맞서는 이야긴데 주인공을 비밀 철저히 지키는 아빠 밑에서 집 밖으로 한 발짝도 나가본 적 없이 자라난 일곱 살짜리 여자애로 삼은 거죠. 그리고 이후로 이어지는 이야기를 다 보고 나서 정리해 보면 의외로 참으로 평범하고 멀쩡한 히어로 기원담이 돼요. 그런데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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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염 때문에 짭 울버린처럼 보이는 에밀 허쉬 배우님. '스피드 레이서' 주인공 역할이 가장 유명한 캐릭터가 아니었나 싶구요.)


 이걸 전혀 히어로물 같지 않고 또 히어로 기원담 같지 않게 참 잘도 꼬아 놨습니다. 

 포인트는 주인공이 고작 일곱살 난 어린 아이라는 거. 그리고 아빠가 얘를 세상으로부터 숨기는 방식이 참 괴상하다는 겁니다. 그래서 보는 내내 이야기를 엉뚱한 방향으로 오해하며 보게 되는데. 또 각본이 그런 식으로 유도를 아주 잘 해요. 슬쩍슬쩍 떡밥을 뿌려 가며 계속 훼이크를 쓰는데 그게 다 그럴싸 해서 계속 낚입니다. ㅋㅋㅋ 이쪽으로 가는구나! 하면 잠시 후 다른 데로 틀고. 그래서 그 쪽이었군! 하면서 보다 보면 휙. 하고 다른 데로 틀고요. 그리고 그러는 과정에서 이전에 던져 놨던 떡밥들을 하나씩 풀어줘가며 이야기의 실체를 알아가는 재미도 주고 그럽니다. 그래서 클라이막스 직전까지 이야기가 뻔하게 가는 일 없이 계속 보는 사람을 집중 시켜요. 참 솜씨 좋구나! 했구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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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영화 속 아이스크림 트럭 아저씨가 좋은 캐릭터였던 적이 있었던가요? 저는 기억이 나질 않습니다.)


 중요한 건 그렇게 이야기를 비틀고 꼬는 가운데에도 계속해서 긴장감을 강하게 유지 해낸다는 겁니다. 뭔가 터질락 말락, 터질락 말락 하다가. 살짝 터지고 나면 더 크게 확!! 하고 터질... 듯 하다가 말고 하다가 말고... ㅋㅋㅋ 이렇게 이야기를 잘 짜냈구요.

 또 하나는 그렇게 이야기가 요동을 치며 흘러가는 와중에도 은근슬쩍, 차곡차곡 캐릭터들의 바탕을 깔아가며 납득을 시킨다는 부분이었습니다. 이게 마지막까지 가면 또 의외로(?) 보는 사람이 감동 받아야할 듯한 드라마로 흘러가는데요. 막 감동 받을 정도까진 아니었어도 전혀 가볍지 않게. 진중하고 장중한 분위기로 마무리를 지어요. 솔직히 살짝은 움찔 했습니다. ㅋㅋㅋ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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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찢어지게 가난한 영화이다 보니 런닝 타임의 거의 대부분을 집구석에서 지지고 볶습니다. 이런 히어로물이 흔치는 않을 듯 싶었구요.)



 - 그래서... 올해의 메가 히트 호러였던 '파이널 데스티네이션: 블러드 라인'의 호평 요소들을 그대로 느낄 수 있는 작품이었어요.

 일단 자기가 선택한 장르와 이야기의 공식들을 잘 파악하고 이해하고 있으며 그걸 엮어서 새로운 느낌이 드는 이야기로, 그것도 기승전결 깔끔한 멀쩡한 하나의 이야기로 짜내는 법을 압니다. 다 보고 나서 생각해 보면 다 클리셰 같은데 그걸 엮는 방식이 참신해서 보는 동안엔 새로운 기분이 들구요.

 또 자칫하면 장르 유희, 퍼즐 놀이 비슷하게 흘러갈 수 있는 이야기의 틀에다가 제대로 된 드라마와 캐릭터를 넣어서 이야기에 무게감을 넣고 관객들을 이입시키는 재주가 좋아요. 다 보고 나면 이 캐릭터들 갖고 후속편이든 시리즈든 뭘 더 만들어줘야 할 것 같은 기분이 드는 거죠. ㅋㅋ

 그리하여 저는 '파이널 데스티네이션' 만큼이나 재밌게 봤구요. 웨이브 계정 있으신 분들이라면 심심할 때 기대치 적당히 잡고 부담 없이 한 번 틀어보셔도 괜찮지 않을까... 뭐 그랬습니다. 끝이에요.




 + 일본 포스터가 너무 웃기고 맘에 들어서 올려 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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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ㅋㅋㅋㅋㅋ 그 와중에 정직한 정보 전달이 눈에 띄어요. <능력자> vs <인류> !!!

 그런데 예상치 못하게 또 프랑스 버전 포스터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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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일본 포스터보다 더 뻥이 심합니다. 이런 장면 하나도 안 나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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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런 포스터는 센스는 좋은데 영화 흥행엔 별 도움이 안 될 것 같죠. 뭔 얘긴지 감이 전혀 안 오잖아요. 아주 예뻐서 눈길이 막 가는 것도 아니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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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 역시 보기는 참 좋은데 어쩌라는 건지 모르겠다는 점에서... 결국 실제 채택된 메인 포스터가 그나마 가장 나았던 걸로!



 ++ 아마 출연진 중에 가장 유명하고 인기 많은 분은 이 분이 아니었을까 싶구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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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그레이스 박님이요. 아니 왜 이렇게 젊으신 거지!!!? 했는데 영화가 7년 전 작품이어서... ㅋㅋ

 어찌보면 한국계 배우들 중에 그래도 '스타'급까지 올라가신 첫 번째 배우님이 아니었나 싶은데. 정작 한국계 배우들 전성기가 열린 요즘엔 그렇게 자주 안 보이시네요. 시기를 잘못 만나신 것인가... ㅠㅜ



 +++ 놀랍게도 같은 감독&작가 콤비가 차기작으로 이 영화의 속편을 준비 중입니다! ㅋㅋ 공개된 시놉시스를 보면 이야기상으로는 이어지는 속편이 맞는데 대충 좀 느슨하게 이어가나 봐요. 이 영화의 결말과 좀 안 맞는 구석이 있는데 주인공 이름은 그대로 클로이이고... 또 여전히 소녀 시절의 이야기인지라 배우는 교체되고 그렇다네요. 개인적으론 기대가 됩니다... 만. 그럼 '파이널 데스티네이션' 속편은 누가 만들고 있는 거죠. 


 덤으로 콤비 중 한 분은 '그렘린3'의 각본을 쓰고 계시다구요. 허허. 연출은 크리스 컬럼버스(!?)가 맡는다고 하네요.

    • 2002년 거미 괴수물 프릭스인줄 알고 클릭

      • 전 그것보다 훨씬 옛날 고전 '프릭스'를 생각했습니다만? ㅋㅋㅋㅋ 이라고 적으면서 검색해 보니 이게 또 온라인에 무료로 풀려 있군요. 허허. 조만간 봐야겠습니다...

    • 이 영화에 관심이 가신 분들이라면… 문장 까지만 읽고 밑으로 재빨리 내려서 댓글 씁니다.

      안 그래도 디즈니+티빙+웨이브 결합 상품이 나왔다고 해서 결합 구독 생각중이었거든요. 일단 디즈니 연간 결제가 끝나야 하겠지만 그때까지 결합 상품도, 이 영화도 무사히 있어주길!!!!
      • 제 경우엔 티빙은 가족님께서 무언가의 대가(?)로 제공 받는 무료 계정으로 쓰고 있어서 3개 서비스 결합 상품은 큰 의미가 없습니다만. 생각해 보니 웨이브와 디즈니 플러스만 해도 나쁘진 않겠어요. 한 번 요금제 천천히 들여다보며 생각해 봐야겠습니다... ㅋㅋ 그리고 언젠가 이 영화를 보시게 된다면 재밌게 보시길!

    • 글 잘 읽었어요. 감사합니다. 제목만 보고 그 악명 높은 토드 브라우닝의 그 작품인가 했어요.


      '힛걸'이나 [로건]의 소녀는 재미있게 봤는데 이건 또 모르겠네요. 




      그레이스 박 이 분 [배틀스타 캘럭티카]에 나오신 분이네요. 사진만 보았는데 엄청 미인이시던데요>_< 


      신장 175!




      [그렘린]은 크리스 컬럼버스가 뉴욕대 영화과 대학원 다닐 때 천정의 쥐소리를 듣고 썼데요.


      시나리오 작가로 첫 작품이었어요. 조 단테의 1, 2 편 극장에서 본게 다 즐거운 추억이네요 :)

      • 제가 아직 그 악명 높은 영화를 보지 못해서... ㅋㅋ 검색해 보니 워낙 옛날 영화라 저작권이 풀렸는지 온라인에 풀버전이 마구 올라와 있네요. 조만간 한 번 봐야겠습니다.




        그 배틀스타 갤럭티카가 한창 인기일 때 '미국 히트 드라마의 인기 캐릭터를 한국계가!' 라며 한국에서도 화제가 되고 그랬죠. 배우님 인기도 꽤 많았던 듯 하지만 이후 경력이 그렇게 잘 풀리신 것 같진 않아 아쉽구요.




        아. 원작의 시나리오를 크리스 컬럼버스가 쓴 거였군요! 몰랐습니다. ㅋㅋ 뭐 이제 조 단테가 돌아온다 해도 예전 그 감각은 아닐테니 크리스 컬럼버스가 연출을 하는 것도 나쁘진 않겠어요. 기왕 나오는 거 재밌게 뽑혀 나오길 빌어 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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