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바낭] 2회차인데 처음 본 기분! '세계의 주인' 잡담입니다
- 아직 극장 상영 중이죠. 런닝 타임은 1시간 59분. 스포일러는 안 적는데요, 그러다보니 글 내용이 다 뜬구름입니다. 양해를... ㅋㅋ
![]()
(지금 포스터를 자세히 보니 출연자 중 가장 유명한 배우 두 분의 이름을 의도적으로 감추고 있었군요. 의도는 대충 짐작이 갑니다.)
- 고등학생 이주인씨의 일상을 보여주며 시작합니다. 장난기 넘치고 남자애들이랑 몸싸움이 일상일 정도로 괄괄하구요. 그래도 야무지게 본인 할 일은 다 챙겨가며 사는지 담임의 평가도 좋네요. 학교에서 뿐만이 아니라 집에서도 그러해서 어린 초딩 남동생을 잘 챙기면서 또 같이 가사 분담해서 어린이집 원장 일로 바쁜 엄마 서포트도 잘 하구요. 태권도 선수가 꿈인지 학원을 다니면서 연습도 스스로 되게 열심히 합니다. 그러면서 주말엔 무슨 인연인지 모를 아줌마들, 언니들과 함께 봉사활동도 다니며 참 알차게 잘 살고 있어요. 무슨 사연인지 아빠랑 따로 살고 있다는 거, 엄마가 술이 과하다는 거 등등 살짝 우려되는 부분도 있지만 큰 문제까진 아닌 듯 한데.
같은 반 친구가 좋은 일도 하고 생기부에 뭐라도 좀 남길 겸 시작한 서명 운동에 사인을 거부한다... 는 매우 하찮은 사건으로부터 뭔가 불길한 낌새가 시작됩니다. 과연 이 영화는 무슨 이야기이고 주인에겐 어떤 비밀이 있는 것일까요!
![]()
(초등학생 이야기 두 번에 고등학생 이야기로 이어지니 아쉽습니다(?) 감독님 다음엔 중학생들 이야기도 좀... ㅋㅋ)
- 라고 적었지만 전 이미 몇 주 전에 스포일러를 밟은 상태였죠. ㅋㅋㅋ 기사 제목에다 당당하게 그걸 적어 버린 기자님. 심한 저주까진 차마 못하겠으나 대략 한 달간 주문해 마시는 커피가 모두 다 그 날 그 카페 최악의 망한 커피이길 기원합니다. 네. 진심이구요.
다만 정작 영화를 보니 그게 그렇게 큰 데미지는 아니었구나... 싶었습니다. 일단 그 내용이 영화 중반 쯤에 밝혀지는 데다가 그보다 훨씬 전부터 충분히 짐작할 수 있게끔 밑밥을 깔아 줘요. 애초에 감독님도 그걸 그렇게 꽁꽁 숨길 생각은 없었다는 거죠. 그래도 아예 모르고 보는 게 더 좋을 테니 이 글에다간 안 적겠습니다만. 혹시라도 저처럼 스포일러에 노출되어서 감상할 의욕이 조금이라도 깎이신 분들이 계시다면 참고하시길. 그냥 보셔도 괜찮습니다.
![]()
(사실 주인이 스스로 비밀을 털어 놓을 때까지 그 내용을 눈치 채지 못하고 있을 관객은 없겠습니다만. 그래도 그 기자님은 나빠요.)
- 핵심 사건(?) 말고도 자잘하고 소소한 미스테리를 잔뜩 깔면서 전개되는 이야기입니다. 언제부턴가 주인에게 쪽지를 남기는 녀석의 정체는 무엇이고 의도는 무엇인지. 엄마 어린이집에서 자꾸 다치는 아이는 왜인지. 동생이 계속 숨기는 편지는 무엇인지. 주인은 어쩌다 그런 봉사 동아리에서 일하고 있는 건지. 아빠는 왜 집을 떠났는지. 사과는 대체 왜 그러는(?) 건지. 등등등. 그리고 그 중 대부분은 충분히 짐작이 가능해요. 하지만 역시 괜찮습니다. 반전으로 놀래키려는 이야기가 아니기도 하고, 그 비밀들이 다 중심 사건과 적절히 연결되기도 하고, 또 그것이 최종적으로 이야기에 추가해주는 감정과 드라마들이 효과적이니까요.
뭣보다 이런 미스테리식 구성이 필요한 이야기이기도 했습니다. 영화가 시작되고 절반이 지날 때까지 걍 주인의 일상을 덤덤하게 따라가는 식이다 보니 특별한 사건이라고 할만한 것이 정말 한참 뒤에나 등장하거든요. 마지막을 위해 필요한 블럭들을 차곡차곡 쌓아가는 단계라는 건 당연히 이해가 되지만 이런 미스테리식 구성이 아니었으면 살짝 고독한 작가주의에 동참하는 기분이 들었을 것 같더라구요. ㅋㅋㅋ 덕택에 심심하거나 지루한 느낌 없이 이야기를 잘 따라갈 수 있었습니다.
![]()
(아빠는 집에 (거의) 없으며 상태도 별로이고 엄마가 혼자 애들 다 돌보며 고단하게 사는 가운데 딸은 집안 일 돕고 어린 남동생까지 챙기는데 그 아무 생각 없어 보이는 남동생이 알고 보면 속 깊고 중요한 대목에서 의외의 한 방을 날려준다... 는 익숙한 구성이 또 한 번!)
- 제목을 밝힐 수 없는 (스포일러가 되니까!) 모 한국 영화의 2025년 업데이트판. 내지는 개선 강화판... 이라는 생각을 하면서 봤습니다.
같은 소재를 다루고 있고 주인공의 상황이나 설정 면에서도 닮은 구석이 꽤 많은데요. 대략 20년간 달라진 인식과 사고 방식에 맞도록 바뀌어 있는 거죠. 주인공의 기본 성격부터 그렇고, 상황에 대처하고 맞서는 태도도 그렇구요. 이야기를 맺는 방식도 긍정적, 희망적이라는 면에선 비슷해 보이지만 '어떻게 해서' 그런 결말이 나오는가... 를 생각해 보면 아주 많이 달라요. 20년의 세월이 흘렀으니 당연한 게 아니겠냐고 생각할 수도 있겠지만 또 생각해 보면 그동안 나온 영화들 중에 같은 소재를 이 영화처럼 다룬 작품이 따로 생각나는 것도 없으니 (오히려 그 20년 전 영화보다 더 후퇴한 작품들이라면 몇 개 기억이 나는 듯도 하구요) 매우 적절하게 등장해 준 작품이 아닌가 싶었네요.
![]()
(우리의 주인님(?)은 이런 분이란 말이죠. ㅋㅋㅋ 주인공 캐릭터 설정부터 배우 선정까지 그 영화(?)와는 완전히 결이 다릅니다.)
- 이 감독님은 늘 여성의 이야기를 하면서도 참 균형을 절묘하게 잘 잡아요. 또 그렇게 균형을 잡으면서도 할 이야기는 타협 없이 충분히, 할 만큼 다 한다는 것도 능력이구요. 주인이나 주인 엄마, 학교 절친, 친한 언니 캐릭터도 다 훌륭했지만 주인 아빠나 남자 친구, 동생의 캐릭터들이 어찌 보면 더 공을 들인 게 아닌가 싶을 정도로 좋았습니다. 아니 물론 결국엔 다 조역들이고 그렇게 막 다 좋은 사람들이고 이런 건 아니지만요. 현실적인 톤을 잃지 않으면서도 각자 맡은 역할들 다 잘 수행하고. 그러면서 입체적인 면들까지 이렇게 살려내면서 기능적 캐릭터가 아닌 실제 사람들처럼 보이게 만드는 게 쉬운 일이 아닐 텐데요.
'우리들' 때도 그랬듯이 감독님이 각본 쓸 때 참 소재에 대해 열심히 공부하고 분석해서 이야기를 잘 짜낸다는 생각을 다시 한 번 해 봤구요. 저 다양한 캐릭터들이 이리 얽히고 저리 얽혀서 그 소재에 대한 다양한 이슈와 측면들을 보여주는. 그러면서 또 확실하게 하나의 이야기로 중심을 잡고 흘러가게 각본을 써낸 게 정말 대단하단 생각을 했습니다. 뭔가 백화점스럽게 이것 저것 건드리는 식의 이야기가 될 수도 있었는데 그러지 않았다는 거. 능력도 능력이지만 참으로 피와 땀이 어린 결과물이 아닐까 싶었습니다.
![]()
(이런 이야기에선 빌런이거나 최소한 걸림돌 비슷한 역할이기 쉬운 나이 먹은 스포츠 관련 종사자에서부터)
![]()
(주인공이 사고 쳐서 소환되는 학교 선생들까지도. 정말로 '나쁜 사람'은 없어요. 이야기 상 분명히 존재는 하지만 등장하진 않습니다.)
- 여전히 캐스팅과 연기 지도도 완벽합니다. 어른 역할들은 대체로 우리에게 익숙한 얼굴들이 나와서 연기하지만 다들 절묘하게 잘 어울렸구요. 특히 우정 출연하신 모 배우님은 으잉? 하고 놀랐는데 또 역할에 기가 막히게 어울려서 감탄... 하면서 괜히 웃음이 나왔습니다. ㅋㅋㅋ 아니 배우님. 정말 배우처럼 보이시네요(?)라는 생각을 했구요.
당연히 핵심은 고등학생 & 어린이 역할 배우들이었는데. 주인 역할을 비롯해서 정말 정말로 현실 고등학생처럼 생긴 사람들만 현실 고등학생처럼 꾸며서 나오는데 다 되게 리얼합니다. '초록물고기'에서 송강호를 보고 아니 저 사람은 실제 건달을 데려다 찍었나... 했던 기억이 살아나는 캐스팅이었어요. ㅋㅋㅋ 어린이 연기 지도의 달인답게 어린이들 연기 잘 끌어낸 것도 여전하셨고. 고등학생들까지도 충분히 리얼해서 이야기가 정말 생생하게 전달된다고 느꼈어요. 특히 주인과 주인 절친이 함께하는 장면들은 참으로 다큐멘터리 보는 기분이. ㅋㅋ
![]()
(저 남자 친구도 참으로 진지하게 고민해서 정중하게 빚어낸 캐릭터라는 생각이 들었구요.)
- 아 근데요. 좀 위험한(?) 이야깁니다만. 화악 몰입되어서 내내 강렬한 감정으로 달린다... 라는 측면에서 '우리들' 쪽이 좀 더 사람들에게 잘 다가가는 작품이 아니었나 싶었습니다. 개인적으로 제게 '우리들'은 한국 최고의 스릴러 무비였거든요. ㅋㅋㅋ 요 '세계의 주인'은 앞서 적었듯이 전반의 대부분을 의뭉스럽게 끌어가느라 좀 평탄한 느낌이 들기도 하구요. 다루는 소재 특성상 절정부터 마무리까지 가는 길에도 '삼가 말하는' 방식을 많이 활용하기 때문에 상대적으로 임팩트가 좀 약하다고 느낄 수는 있어요.
하지만 역시나 중심 소재를 생각하면 이런 이야기 방식이 정답이었다고 생각하고. 선택한 그 길을 그려내는 이 이야기 속에서 부족하거나 아쉬운 점을 찾을 수는 없었습니다. 오히려 그러는 와중에도 참으로 바르고 선량하며 아름다운 방식으로 감동을 뽑아내는 능력에 감탄했네요. 스포일러를 피하는 선에서 말하자면, '쓰다만 편지'에서 정말 울컥했어요. 어떻게 보면 그렇게 대단한 아이디어는 아닌데요, 그게 캐릭터와 이야기의 흐름 속에서 자연스럽게 강조되면서 별 것 아닐 수 있었던 것이 클라이막스를 장식하는 강력한 펀치가 되었다는 느낌. 뭐 그랬습니다.
![]()
(어떻게 보면 이 이야기 속에서 주인은 그렇게 큰 위기를 맞지 않습니다. 적어도 외부적으로는 그래요. 그러니 보기에 따라선 이야기가 좀 약해 보일 수도 있겠구요.)
- 스포일러를 피하자니 더 적을 말이 없습니다. ㅋㅋㅋ
일단 안 보신 분들의 미래 감상을 위해 드리는 말씀이지만 애초에 '재미있어라!' 라고 만든 이야기가 아닙니다. 재미 없다는 얘긴 당연히 아니구요. ㅋㅋ 이야기의 성격이 그러하다는 것이구요. 또 쉬지 않고 몰입해서 끌려가는 식의 이야기도 아닙니다. 막 긴장 시키다가 팡팡 터뜨리는 종류의 영화도 아니구요.
굉장히 건전한 의식을 갖고 거의 공익에 가까운 목적으로 만들어진 이야기... 에 가깝고 나오는 사람들도 악당 하나 없이 다 선량하고 착하고 아름답고 그래요. 하지만 그 사람들 하나 하나에 새기진 현실 세상의 질감 때문에 영화 속 세상은 생동감이 넘치고 그 건전한 이야기와 메시지도 진심으로 전달이 됩니다. 또 필요한 부분에선 충분히 강렬하고 드라마틱한 감정을 훅 불어 넣어주는 잘 짜여진 이야기이기도 하구요. 늘 그렇듯 캐릭터도 좋고 연기도 좋고 정말 흠 잡을 데 없이 잘 뽑은 영화였어요.
검색을 해 보니 서울 기준으론 다음 주 주중까진 계속 상영관이 잡혀 있는 듯 하니 혹시 관심 가는 분이라면 한 번 극장 나들이를 가셔도 좋지 않을까... 싶었습니다. 이 게으름뱅이 OTT 중독자가 극장에 두 번(?)을 가게 만든 영화 아니겠습니까. ㅋㅋ 그러합니다.
+ 장혜진씨의 '윤가은 영화 속 엄마' 행진은 언제까지 계속될 것인가! 라는 생각을 안 할 수가 없겠죠. ㅋㅋㅋㅋ 김밥집 하시다가 떡볶이집으로 전업하시고 이젠 어린이집을 차리셨으니 다음엔 뭘 하시려나... 이러다 자영업 마스터 되시겠어요.
++ 딱 한 장면. 주인과 친구들이 급식실에서 밥 먹으며 큰 소리로 19금 드립을 주고 받는 장면에서 현실 남녀 공학 여학생들이 저러고 노는 건 그렇게 현실적이진 않을 텐데... 라는 생각을 했지만 뭐 그런 애들이 아예 없으란 법은 없으니까요. 쓸 데 없는 생각이었습니다. 직업병... ㅋㅋ
저도 봤다고 리뷰를 쓰려고 했는데, 부담스러워서 못쓰겠군요. 전 윤가은 영화는 처음이었는데요, 세차장에서 한 번, 끝날 때는 더 크게 눈물났는데 이런 영화 만나기가 쉽지 않네요. 영화에 정적을 찾기 힘들 정도로 등장인물들마다 대사가 많아서, 본의 아닌 생각이지만 영화가 분위기 어색해지지 않으려고 수시적으로 이야기하는 뭔가 그런 느낌이 들었습니다. 영화에서 나쁜 인물이라고 할 사람은 없다 정말 그런 느낌입니다. 있어도 선의로 행했다가 일어난 말다툼이고 악의적인 인물은 주요인물이 아닌...
보면서 이런 분들이 조연이라니 좀 놀랐습니다. 이대연씨나 고민시, 특히 김석훈은 아예 못알아볼 뻔;;
주인공인 주인과 그 또래 학생들이 중심이 되는 이야기라 성인 역할에 포진된 유명 배우들은 일부러 존재감을 낮춘 거겠거니... 했습니다. 포스터에부터 아예 이름이 없죠. ㅋㅋ
글 잘 읽었어요. 김시힙니다. 로이배티님 리뷰가 항상 좋은데 오늘은 특히 :) 잘 아시는 분야라서 그러신 것도
있는거 같고요. 중학교 선생님이셨군요.
윤가은은 '성인 영화 모임'에 고등학교 때부터 '따라다녔데요'. [우리집]이 안되었을 때 '매너리즘'에 빠져서
그런가,라는 말을 하기도 했고요. 겨우 두번 째 영화여요.
저는 태권도 관장으로 나온 이대연님 캐릭터가 재미있더군요. 나올 때 마다 원생들에게
봉지(?)에 먹을걸 가져다주는 거요. 저도 하긴 하는데 이 영화처럼 반응이 좋진 않아요>_<
항상 좋긴요. 뻘글에 과찬 감사합니다. ㅠㅜ
얼마 전에 듀나님께서 리뷰 올리신 일본 영화가... (제목이 뭐였더라;) 감독이 아주 젊은 여성분인데 어릴 때부터 영화에 빠져서 여기저기 따라다니고 직접 만들어 보고 그랬다고 하죠. 이런 열정이 참 멋져 보이고 또 부럽기도 하고 그렇습니다. 흑.
가만히 보면 그 관장님이 되게 인자하긴 해도 무작정 잘 해주기만 하는 게 아니라 부드럽게 원생들을 잘 지도하는 사람처럼 보였어요. 아이들이 그렇게 간식에 열광하며 감사 표시 하는 것도 다 관장님 교육의 결과였던 게 아닐까. 라는 생각을 했습니다. 물론 저도 그렇게 못하는 사람이구요... 하하;
영혼보내기(?) 이미 하셨는데 실제 관람도 결국 해내시다니 축하드립니다. ㅋㅋ
진짜 스포일러 없는 한에서 최대한 잘 써주신 것 같아요. 개봉 당시부터 감독님이 직접 미리 관람하신 분들은 이 작품의 주요소재가 무엇인지 밝히지 말아달라고 부탁하는 편지도 써서 공개했었는데 그 기자님 참... 사실 그 설문조사 나올 때부터 눈치채기 쉬운 부분이지만 무슨 반전이라서가 아니라 내러티브상으로 모르고 보는 게 제일 효과적인 감상일 수 밖에 없죠. 그런데 정말 좋은 의도와는 달리 그냥 감독님 전작들이랑 비슷한 소재나 내용이겠거니 하고 무방비로 봤다가 트리거 발동했다는 제가 평소 즐겨보는 어떤 분의 리뷰도 읽었고 트위터에서 이걸 숨긴 것에 대해 잘한 것인가에 대한 논쟁도 작게 있었다고 하니 역시 쉬운 문제가 아닌 것 같습니다.
김혜리의 필름클럽에서 들으니까 원래 처음에는 비슷한 소재의 원작으로 시리즈를 계획하셨다고 해요. 그러다 결국 영화로 전환하는 과정에서 시간이 오래 걸린 것 같은데 수많은 등장인물들과 여러 스토리라인에서 그 흔적이 보이죠. 그래도 결국 너무 넘치지 않게 균형있고 캐릭터 하나 하나 대충 넘어가는 경우가 없이 정말 공들여서 만들었다는 게 관객입장에서 뭔가 대접받는(?) 기분도 들고 좋더군요. 쓰신대로 저 남자친구도 전혀 얄팍하게 그려지지 않았고 저는 이대연 배우가 연기한 관장님 캐릭터나 그 만화 그리는 주인이 절친 캐릭터 등도 참 좋았어요.
개봉직후 바로 올렸던 글에도 썼지만 이렇게 크게 과시하는 연출없이 우직하면서도 불필요하다 생각되는 씬도 없이 꽉차게 만드는 솜씨가 가장 감탄스러웠고 이렇게 치열하게 고민해서 현실을 외면하지 않고 그려내면서 만든 선한 영화는 그 누구도 나이브하다거나 낯간지럽다고 할 수 없을 것 같아요. 많이들 언급하시는 중간의 세차장 씬이 저는 첫감상 때 그냥 한대 세게 얻어맞는 듯이 멍하니 봐서 나중에 되새기면서 느꼈던 명장면이라면 언급하신 그 쓰다만 편지는 정말 보는 순간 눈물이 왈칵 쏟아질뻔한 걸 참았던 것 같아요. 워낙 어린 캐릭터들과 아역배우들을 잘 다루시지만 특히 기특한 남동생 캐릭터 전문가 감독님이 아니신가 싶네요. ㅋㅋ
정확히는 보러 갔다가 몸이 빠져 나와서 영혼만 남은 상황이었지만... ㅋㅋㅋ 암튼 저도 참 뿌듯했습니다. 하하.
아마도 감독님은 이게 상처와 고통 보다는 그 극복에 방점을 찍고 있는 이야기라 트리거 워닝을 생략하더라도 비밀로 하고 싶었던 것 같은데. 사람마다 보면서 느끼는 바가 다를 수밖에 없으니 그런 논란이 생긴 것도 자연스러운 일 같아요. 워낙 민감한 소재였으니까요.
아하... 그런 사연이 있었군요. 왠지 캐릭터들이 등장 분량에 비해 되게 밀도가 높고. 또 대략 스치듯 지나가는 장면들 중에 제대로 설명되거나 해소되지 않는 것들이 눈에 띈다 했습니다. 대표적으로 그 사과 문제라든가요. 그래도 덕택에 상상력을 발휘하며 조연 캐릭터들에까지 관심을 두고 지켜보게 되어서 좋았구요.
정말 많이 건전하고 격하게 바람직한 식으로 흘러가는 이야기인데도 가볍거나 얄팍하단 느낌이 안 드는 게 이 영화의 가장 큰 장점 같았습니다. 에이 현실의 학생 & 어린이들이 저렇게 행동한다고? 싶은 부분들도 다 설득력 있게 표현해주는 능력이 대단했구요. 쓰다 만 편지는 정말... 그 후에 주인이 보이는 리액션도 참 좋았죠. 윤가은 감독님 가족 구성이 궁금해지고 그랬습니다. 왜 자꾸 기특한 어린 남동생이... ㅋㅋㅋㅋ
주인 역할 캐스팅이 정말 길고 힘든 과정이었다고 하는데 그래도 최종적으로 정말 딱맞춤으로 캐스팅한 것 같아요. 서수빈 배우는 무엇보다 실제로 태권도 사범 알바를 할 정도로 이미 실력자였다고 하더군요. 어쩐지 발차기 각이 ㅋㅋ
https://www.instagram.com/p/DQoRdK7knLN/?img_index=1
https://www.instagram.com/p/DROSnKAki0B/?img_index=1
도파민 돋는 사진들 감상하세요. ㅋㅋ
사진들 너무 귀엽네요. ㅋㅋㅋ 검색하다 보니 감독님이 스탭들에게 돌린 아역 배우 대하는 규칙 열 가지... 이런 게 보이던데 정말 진심으로 배우들을 대하는구나 싶어서 좋더라구요.
아마도 감독이 어느 쪽에 중점을 두었느냐가 영향을 주었을 거라고 생각합니다. 그냥 일상을 리얼하게 그린다고 하면 이보다는 덜 보기 좋은 풍경이 나왔겠죠. 하지만 같은 반 학생이 '그런 사건'의 피해자라는 걸 알게 되었을 때 그렇게 잔인하고 비열하게 행동할 아이는 현실 학교에도 거의 없을 거에요. 어쨌든 학교도 사람 사는 곳이니까요... 하하;
그건 마치 '좀비 딸'의 이정은씨 캐스팅과 비슷한 경우가 아니었나 싶어요. '대충 어울리잖아!!' 라는 건데, 말씀대로 너무한 감이 있죠. '좀비 딸'처럼 해당 캐릭터와 외모가 무척 닮았다든가 하는 이유도 없는데 말이에요. ㅋㅋ