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즘 본 영화들에 대한 짧은 잡담...

[왼손잡이 소녀]
[왼손잡이 소녀]는 [테이크 아웃]을 비롯한 여러 작품들에서 션 베이커와 오랫동안 가까이 작업해온 쩌우스칭의 첫 단독 감독작입니다. 대만 타이페이 시를 무대로 한 본 영화는 경제적으로 어려운 한 가족의 어린 소녀 주인공을 중심으로 이야기를 굴려가는데, 그 결과물은 [플로리다 프로젝트]를 비롯한 베이커의 여러 작품들과 비교되지 않을 수가 없습니다. 하여튼 간에 영화는 사실적 분위기와 생생한 캐릭터 묘사 등 여러 면에서 상당히 인상적이고, 그러니 감독의 차기작이 기대됩니다. (***1/2)

[콩나물]
윤가은의 단편 영화 [콩나물]을 이미 본 적이 있지만, 최근 CGV에서 개봉해서 한 번 챙겨 봤습니다. 여전히 멋진 작품이고 그러니 입장료 3천원이 전혀 아깝지 않더군요. 이번 주에도 꽤 많은 데에서 보여주고 있으니 빨리 챙겨 보시길 바랍니다. (***1/2)

[타타르인의 사막]
이탈리아 감독 발레리오 추를리니의 1976년 영화 [타타르인의 사막]이 최근 전주 디지털 독립영화관에서 상영하길래 한 번 감상해봤습니다. 영화는 느릿하고 건조한 분위기 아래에서 외딴 요새에 발 묶인 장교 주인공의 나른한 고난을 관조하는데, 처음엔 좀 답답했지만 그 속에서 나오는 부조리함에 어느 새 집중하게 되더군요. 완전 좋아하지 않았지만, 감독의 다른 작품들을 한 번 확인해 봐야겠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
P.S. 영화를 보면서 몇 년 전에 읽은 J.M. 쿳시의 [야만인을 기다리며]가 생각났는데, 알고 보니 디노 부차티의 동명 원작 소설에 상당히 영향을 받았더군요. 참고로 두 소설 다 국내에 번역 출판되었습니다.

[빛 속의 나를 만나러 와요]
최근 애플 TV 플러스에 올라온 다큐멘터리 [빛 속의 나를 만나러 와요]의 두 주인공 앤드리아 깁슨과 매건 필리는 꽤 오랫동안 같이 살아온 성소수자 시인 커플입니다. 다큐멘터리는 깁슨이 말기 암으로 인한 시한부 선고를 받은 후 좀이라도 더 살고 사랑하기 위해 그의 배우자와 함께 부단히 노력하는 모습을 가까이서 들여다보는데, 기꺼이 카메라 앞에서 많은 감정과 생각을 가감 없이 털어놓는 이들의 모습을 보다 보면 어느 새 가슴이 찡해지곤 합니다. 한마디로, 올해의 중요 다큐멘터리들 중 하나입니다. (***1/2)
P.S. 올해 초 다큐멘터리가 선댄스 영화제에서 초연된 후 몇 달 안 되어 깁슨은 결국 사망했습니다. 명복을 빕니다.

[푼돈 도박꾼의 노래]
[콘클라베]의 감독 에드바르트 베르거의 넷플릭스 영화 [푼돈 도박꾼의 노래]는 로렌스 오스본의 소설 [The Ballard of a Small Player]를 원작으로 하고 있는데, 영화는 중국 마카오를 배경으로 한 도박꾼의 이야기를 펼칩니다. 여러모로 한심한 주인공의 고난을 영화는 거창하게 장식하려고 애를 쓰지만, 이야기와 캐릭터 자체가 빈약하니 오히려 공허한 인상을 남기더군요. 콜린 페럴이야 열심히 노력하지만, 더 좋은 영화에서 나왔으면 더 빛났을 것입니다. (**)

[인 유어 드림]
최근에 넷플릭스에 올라온 애니메이션 영화 [인 유어 드림]을 어느 정도 재미있게 봤지만, 동시에 이런 생각도 들었습니다. 워낙 올해 그쪽 동네 중요 애니메이션 영화들이 대부분 미적지근한 성과를 보여서 상대적으로 괜찮게 보이는 게 아닐까 하지만, 전반적으로 할 일 다 하는 기성품에 괜히 불평할 필요가 있나 하는 생각도 들었습니다. 하여튼 간에 적당히 기대 낮추고 보시면 즐길 구석 많다는 건 분명합니다. (***)

[나는 에디 머피]
넷플릭스 다큐멘터리 영화 [나는 에디 머피]에서 에디 머피 본인은 뭐든지 말하고 대답할 준비가 되어 있는 듯합니다. 하지만, 다큐멘터리는 그의 인생과 경력을 별로 깊게 파고 들지 않고, 그 결과는 지난 몇 년간 꽤나 자주 나오는 유명인사 다큐멘터리들 평균치 그 이상은 아닙니다. 머피 본인이야 여전히 보기 재미있지만, 이보다 더 잘할 수 있을거란 생각이 여전히 듭니다. (**1/2)

[반지의 제왕: 반지 원정대]
모 블로거 평
““The Lord of the Rings: The Fellowship of the Rings” holds fairly well its own place well in the movie history even at this point. Along with “Harry Potter and the Philosopher’s Stone” (2001), it opened the door for more fantasy movies to come during next 24 years, and its milestone status remains same as before without being surpassed at all. Although it looks relatively less awesome to me and others now due to the passage of time, I admire it a lot despite that, and I am willing to follow its epic journey again.” (***1/2)

[위키드: 포 굿]
모 블로거 평
““Wicked: For Good” surely attempts to defy gravity more than its predecessor, but it does not fly that high in my humble opinion. There are several lovely musical moments fueled by the undeniable presence and talent of its two main cast members, but the movie did not engage me enough as predictably going along its yellow brick road, and that is a bit of shame.” (**1/2)
[타타르인의 사막] 무척 좋아하는 소설입니다. 영화도 있는 줄 몰랐어요. 제 상상과 얼마나 비슷하거나 어긋날지 궁금하네요.
글 잘읽었어요. 감사합니다. 저는 이 시절의 김수안을 좋아해요. "...이전까지는 대중에게 잘 알려져 있진 않았지만,
단편 및 저예산 영화들에 꾸준히 활동하며 영화계에서는 이미 '연기 신동'으로 알려지고 있었다."
김태용의 단편영화라든가... 보진 않았지만 김수안 주연의 만듦새가 떨어지는 영화가 있었어요.
위키드 후편은 거의 평이 좀 별로군요. 근데 원작부터도 전반부가 훨씬 평가가 좋아서 어쩔 수 없다고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