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들은 왜 그랬을까

* 네. 또 그 그룹 얘기입니다.



* 다들 아시다시피 회사생활을 하다보면 별에 별 꼴을 다 봅니다.


실제 일은 다했지만 정작 평가가 박한 경우, 반대로 걍 자리만 차지하고 있는데 공에 대한 보상을 독식한 경우.

안되는게 뻔한 일임에도 강제로 추진되고, 그러다 일이 망하면 정작 책임은 다른 사람이 지고 원래 추진하던 사람은 나몰라라. 


아래글에 언급했다시피, 이 이슈를 둘러싼 시작-기자회견에서 '그분'에게 몰입한 사람들은 회견에서 보인 여러 정황들에 감정이입하여 '그분'에게 찬사를 보냈지요.

내가 답답하고 저항하지 못한 부분을 거리낌없이 속시원하게 내질러준 그분의 용기에 대한 찬사 말입니다.


하지만 이걸 놓친 사람들도 꽤 많은것 같습니다. 부조리함에 대한 저항같은거보다 더 원초적인. 


"세상에 믿을 놈 없다." 


뭐 누차 얘기하지만, 우리나라는 왼쪽에 있는 놈들이나 오른쪽에 있는 놈들이나 인물 숭배를 하는 경우가 꽤 잦습니다.

숭배란게 거창한게 아닙니다. 종교교주처럼 떠받드는건 당연히 숭배지만, 업적과 성과에 대한 무비판적인 지지나 동조 같은것도 숭배에요. 

대부분의 정치인 지지자들에게서 흔하게 보이는 모습들이죠. 


그것이 위인전 보고 자라면서 시련을 이겨내고 우뚝 솟은 위대한 사람의 업적을 물고빠는 행위에 매몰된 것에서 출발한것인지 모르지만. 

정치적인 의미에서, 이런 성향들은 집단주의와 결합되어 대한민국을 파쇼에 빠지게 하기 쉬운 요소 중 하나라고 생각하긴 합니다. 


당연하지만 현실은 그게 아닐겁니다. 숭배 백날해봐야 의미없어요. 우린 현실을 살아야 하니까요.


기획자가 아무리 기획을 잘해도 실무자가 시원찮으면 프로젝트는 망합니다. 

반대로 기획이 거지같아도 실무자가 꾸역꾸역 굴려서 생각외의 성과가 나오거나 망하지 않고 꾸역꾸역 굴러가는 모양새도 나옵니다. 


여건도 중요합니다. 아무것도 없는 상태에선 아무것도 안나옵니다. 아무것도 없는데 무언가 나왔다면, 보기완 다르게 무언가 있었다는 겁니다. 

아무리 기획자와 실무자 양자의 능력이 뛰어나도, 여건이 되지 않으면 결과물은 제대로 나오지 않습니다. 

반대로 여건이 환상적이라면, 개똥볼을 차는 기획자와 실무자의 조합임에도 개똥망이 아닌 중-하 정도의 결과물이 나올수도 있죠.


그리고 그 인과관계와 구조는 업무 당사자들만 알고 있습니다. 될일이 되고, 안될일이 안되고, 될일이 안되고, 안될일이 되고. 뭐 조합은 많습니다. 

결과만 놓고 물고빠는 위인전스러운 세간의 평가가 큰 의미가 없는 이유입니다. 



* 이렇게 될 줄 몰랐을까? 네. 몰랐겠죠. 

허나 일이 뜻대로 안풀릴수도 있다는 경우의 수를 생각안해둔걸까? 라는 의문이 드는건 어쩔 수 없습니다.


내가 정말이지 확실한 증거를 가지고 있고, 정말 억울하고, 정말 불이익을 받았다면 "완패하지 않는다"를 생각할 수 있습니다. 

완승이 아니더라도 부분적으로라도 합의점을 도출하거나 승소할 가능성을 염두해두는거죠. 

내가 당한 일에 대한 확신과 가지고 있는 증거에 대한 확신이 있다면 가능한 일입니다.


그런데 재판의 결과를 보면 딱히 당한것도 없는것 같고, 증거도 시원찮습니다. 

1심 결과가 나오자마자 항소도 포기하고 돌아간 모습을 보면 더더욱 그렇습니다.

내가 옳다고 밀어붙일땐 아무것도 안보이다가, 수렁에 빠지기 시작하니 그제서야 정신이 드는걸까요


수납됨이 두려워서 이 일을 벌였을수도 있지만, 이젠 정말 수납되어도 할 말이 없을지경입니다.

그리스 비극이 이런걸까요. 파멸적인 미래를 피하기 위해 수단방법 안가리고 일을 벌였는데, 결국 그렇게 벌인 일이 파멸의 시작이었던. 


아이돌이 일년동안 부정적인 이미지를 가지고 가봐야 득될건 아무것도 없습니다. 

피프티피프티가 그나마 재건(?)에 성공했다지만 큐피드로 해외에서 주목받던 시절과 비교하자면 많이 안타깝긴합니다.


이것도 참 인생무상이죠. 뜰때는 "독보적인 음색" "유니크한 그룹색깔"로 평가받던 그룹-맴버들이었는데, 

한번 논란이 터지고 부정적인 여론으로 기울기 시작하니 "가창력 부족" "없어도 그만" "평범한 보컬"같은 평가를 받습니다.


앞으로의 활동은 가시밭길일까요? 

'그분'이 없었으면 이들도 없었다는, 그분과 이들을 뗄래야 뗄 수 없는 관계로 만들어 이 이슈를 이끌어나간 동력은 앞으론 악재가 될 가능성이 높습니다.

'그분'이 빠졌으니 어떤 노래-활동을 해도 그분의 흔적이 없다고 투덜거릴 사람들이 있을테니까요. 심지어 그분을 배신했다고 비난할 사람들이 생길지도 모르겠군요. 


무엇이 되었건, 사실이 어찌되었건 이 이슈를 둘러싸고 그분의 영향력과 그룹은 밀접한 관계에 있었거나, 혹은 있어야한다고 사람들이 원했으니까요. 

나름 독보적인 위치에 있던, 성공을 이어나가던 그룹이니 이런 부침들을 이겨내고 다시 '신화'를 써내려간다면 그건 그거대로 의미가 있겠죠. 



* 혹자는 인터넷찌라시에 떠도는 여러가지 얘기들을 쭈르륵 나열하며 이들의 억울함과 하이브란 거대기업;비열하고 옹졸한 자들이 어린소녀들과 그들의 보호자들을 겁박하는 구도에 대해 얘기합니다.


인터넷에 떠도는 다른 얘기들을 따르자면, 그들이 그토록 믿고 따르는 '엄마'는 그닥 그들을 인격체로 보지 않습니다.

인터넷에 떠도는 다른 얘기들을 따르자면, 단독활동을 위해 낸, '순전히 그들만의 힘으로' 선보인 곡의 완성도는 처참합니다.


더 있지만 뭐 굳이 주르륵 나열하지 않겠습니다. 대부분 그분과 그 그룹의 주장에 배치되는 얘기입니다.


메피스토가 하고싶은 얘기는, 저게 사실이라는게 아닙니다. 혹은 저게 사실일테니 저걸로 퉁치자는 것도 아니고요.

다만. 이거나 저거나 사실관계를 제대로 확인하기 어려운건 매한가지인데, 왜 저 '다른 측면의' 얘기들은 무시했는지, 그들을 두둔하고 응원하던 사람들에게 묻고싶군요. 


일부 승소도 아닌 완전 패소입니다. 결별의 사유로 제출된 것들이 조목조목 분쇄된걸 보면, 애시당초 내부 회의나 조정차원에서 끝났을 수준의 일들이었단 얘기입니다.

회사로 따지면 부서간 팀장들 회의를 해서 서로 조심하거나 양보하고, 오해가 있으면 풀고, 허심탄회하게 서로 입장차이를 얘기해서 좋게 풀 수 있는 문제들. 

뭐 고성이 오고가고 죽일놈 살릴놈 얘기를 할 수도 있지만, "이렇게까지 할 필요는 없었던". 그런 수준의 일들. 


그럼에도 그게 틀어지고 '진짜 부당한 대우'를 받았다면 그때 시작해도 늦지 않고 충분히 승산이 있었을지도 모르죠.


뭐 당사자들 중에도 있겠지만, 결국 팬덤과 지지자 역시 숭배의 대상을 이지경으로 끌고온 일등공신 중 하나가 되었다고 합니다.. 

근데 그게 한국사회에서 새삼스러운건 아닙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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