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즘 본 영화들에 대한 짧은 잡담...

[베이비걸]
[베이비걸]은 [공포의 파티]의 감독 할리나 레인의 신작입니다. 여성 CEO와 연하 남성 인턴 간의 불륜을 관조하면서 영화는 익숙한 변태 에로틱 스릴러 설정을 나름대로 변주하려고 하는데, 후반에 가서 김이 빠지는 게 실망스러웠습니다. 작년에 베니스 영화제 여우주연상을 받은 니콜 키드먼이나 요즘 들어 슬슬 상승 중인 해리스 디킨슨이야 든든하지만, 좀 더 막 나갔으면 더 재미있었을거란 생각이 들지 않을 수 없습니다. (**1/2)

[블랙폰 2]
[블랙폰]을 보셨다면 처음엔 왜 속편을 굳이 만들어야 하는지 의문이 드실 것입니다. 다행히도, 영화는 전편의 이야기를 계속 이어가면서 새로운 판을 짜 놓았고, 그 결과는 생각보다 알찬 편이었습니다. 참고로, 웨스 크레이븐의 그 유명한 고전 호러 영화를 보셨다면 더 재미있게 보실 수 있을 겁니다. (***)

Dangerous Animals]
[Dangerous Animals]에서 가장 눈에 들어오는 건 상어 영화에 연쇄살인마 스릴러를 접목시킨 것입니다. 양쪽 소재 다 뻔하긴 하지만, 이 둘을 나름대로 잘 버무리면서 적당한 스릴과 재미를 제공하니 상영 시간은 비교적 잘 갔습니다. 엄청 신선한 건 아니지만, 쏠쏠한 재미가 있으니 괜히 툴툴거릴 필요는 없겠지요. (***)
P.S. [드롭]에 이어 아기상어 노래가 나오는 영화를 또 보게 되니 좀 신기합니다.

[프레데터: 죽음의 땅]
모 블로거 평
““Predator: Badlands”, the latest installment from the Predator franchise, is another surprisingly solid piece of entertainment to admire and enjoy. Like its two recent predecessors “Prey” (2022) and “Predator: Killer of Killers” (2025), the movie tries some refreshing and interesting variations with what has been so familiar to us for years, and the overall result is successful enough to bring more energy and spirit to the franchise.” (***)

[하얀 차를 탄 여자]
[하얀 차를 탄 여자]는 한 의문의 사건으로 이야기를 시작합니다. 별로 믿음이 가지 않는 캐릭터들을 통한 플래시백이 나열되는 동안 이야기는 점차 흥미로워지는데, 후반부에 가서 많은 걸 너무 좀 쉽게 드러내긴 하지만 출연배우들의 좋은 연기 등 여러 장점들이 이를 보완하는 편입니다. 아마 곧 VOD로 직행하겠지만, 극장에서 볼 만한 수작인 걸 고려하면 아쉽지요. (***)

[에스퍼의 빛]
[에스퍼의 빛]은 관람 전에 어떤 영화인지를 미리 잘 알고 보셔야 합니다. 영화는 온라인 테이블톱 롤플레잉 게임 회원들이 직접 참여한 각본을 바탕으로 세 개의 이야기를 연달아 전시하는데, 이는 흥미로운 영화적 실험이긴 하지만 전 결과물에 그다지 잘 몰입할 수 없었습니다. 아마 이야기 소재에 대해 잘 모르는 게 원인일 수도 있지만, 솔직히 말해서 2시간 넘는 상영시간 동안 어안이 벙벙하기만 했습니다. (**)
P.S.
듣자 하니 VOD로 가지 않을 거라고 합니다. 그러니 관심 있으면 빨리 챙겨보세요.

[너와 나의 5분]
[너와 나의 5분]은 꽤 전형적인 십대 퀴어 성장물이었습니다. 도입부에서부터 이야기가 어떻게 흘러갈 지 뻔히 보이긴 했지만, 결과물은 무난함 속에서 진솔함을 간간히 보이곤 하더군요. [3670]만큼은 아니지만, 어느 정도 추천할 만합니다. (***)
P.S. 그 옛날 [건축학개론]을 보면서 1990년대가 옛날이 되었구나 했는데, 어느 새 2000년대도 옛날이 되었군요. 흑흑…

[바얌섬]
[바얌섬]을 보는 동안 어리둥절했던 순간이 한 둘이 아니었지만, 전 [에스퍼의 빛]보다 이 영화를 더 재미있게 봤습니다. 정말 단순한 설정을 갖고 영화는 판타지, 호러, 그리고 코미디 사이에서 능란하게 줄타기 하고 있고, 그런 와중에서 별별 순간들이 나오는 걸 보는 재미가 있습니다. 어느 정도 인내심이 필요한 예술영화이긴 하지만, 보다 보면 생각보다 꽤 많이 즐기실 수 있을 겁니다. (***)

[베일리와 버드]
원제가 그저 [Bird]인 안드레아 아놀드의 신작 [베일리와 버드]는 각박한 하류층 동네를 배경으로 한 12살 소녀의 성장담입니다. 보면서 아놀드의 전작 [피시 탱크]가 떠오르지 않을 수 없는데, 상대적으로 덜 센 편이지만 본 영화도 거칠면서 생생한 사실감으로 상당한 인상을 남깁니다. 그런 사실적인 분위기 아래에서 마술적 사실주의를 나중에 시도하는 건 좀 당황스러우실 수도 있겠지만, 그로부터 나오는 찡한 순간들은 상당한 여운이 있지요. (***1/2)

[1980 사북]
국내 다큐멘터리 영화 [1980 사북]을 뒤늦게 챙겨봤습니다. 본 다큐멘터리가 다루는 실제 사건에 들어본 적이 없기 때문에 예고편 볼 때 부터 흥미가 많이 생겼는데, 생각보다 사건을 폭넓게 그리고 깊숙이 들여다보면서 상당한 인상을 남기더군요. 한마디로 올해의 중요 국내 다큐멘터리 영화들 중 하나입니다. (***1/2)

[부고니아]
모 블로거 평
“Yorgos Lanthimos’ latest film “Bugonia”, the American remake of South Korean cult film “Save the Green Planet!” (2003), is as nasty and clinical as you can expect from his work. While trying to push its darkly absurd story premise as much as possible, the movie often jolts or shocks us with a fair share of disturbing violence and barbarity, and it is surely another deeply uncomfortable but undeniably distinctive genre piece from Lanthimos.” (***)
영화 소식 잘 보았습니다. 가장 궁금한 영화가 <1980 사북>인데 이 영화를 상영하는 리클라이너 영화관은 없는 듯 해요. 편히 누워서 볼 수 있는 내용도 아니고, 사실 상영관도 자체도 별로 없고요. 의자에 장시간 앉지 말라는 의사의 지시가 풀리기 까지 영화관에서 놓치는 영화는 점점 늘어납니다ㅜㅜ
하얀 차...는 원래 챙겨보려고 했는데 다른 국내 독립영화들도 다 괜찮은 것 같아서 리스트가 이렇게 또 많이 늘어납니다. ㅠㅠ
정말로, 뭘 굳이 속편을 만드나 싶은 게 '블랙 폰'이었는데 이 정도로 호평해주시니 없던 기대가 솟아오릅니다. ㅋㅋ 작품 이야기를 생각해 보면 '그 고전 호러'란 아마도 나이트메어겠죠. 이거 1편을 다시 보고 싶은데 볼 수 있는 곳이 없어서 수년 째 짜증만 내고 있어요... 하하;
[하얀 차를 탄 여자]는 저는 정말 구리던데 고평가를 하신 게 의외네요. 장르적 테크닉과 정치적 메시지의 조합이 너무 엉성해서 정말 뒷맛이 안좋았거든요. 프레데터 신작은 딱 좋아하실 것 같더라고요. 저도 대단히 만족했던 작품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