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것저것 본 것들 잡담 - 우먼 인 캐빈 10 / 나쁜 계집애-달려라 하니 등


안녕하세요, 이 게시판에선 분위기 못 읽는 입장인 DAIN_입니다.


 계속 몸이 안 좋다 싶었는데, 좀 엉뚱한 데서 병이 하나 확진이라 병원에 가서 치료를 받아야 할 것인가 하는 상황이 되었네요. 문제는 스케쥴 적으로 힘들 것 같은데 으음…

 어쨌든 일하는 곳에서 점심 시간에 점심 먹으며 영화 하나 씩 본다~정도의 루틴을 계속 진행 중인데, 일단 그 중에서 기억나는 영화들을 좀 적어봅니다.


1. [우먼 인 캐빈 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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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넷플릭스 한정 영화인지는 모르겠지만 극장에서 봤으면 조금은 더 재미있었을 것도 같고, 동시에 또 너무 고전 추리 미스테리 풍을 따라가기는 하는 작품이라서 "사실 이거 패러디 영화 아닌가" 싶을 정도였습니다. 


  가디언 지의 기자인 여주인공 키이라 나이틀리가 유럽의 어떤 대기업 소유자인 부자 부부의 유언장과 자선 재단 관련으로 기사를 써달라는 청탁을 받고 부자 부부의 유람선에 타게 되고, 

 유람선에서 보내는 첫날에 전남친의 시선을 피하기 위해 막 들어갔던 '10호 선실'에서 손님도 승무원도 아닌 정체불명의 여자와 맞딱뜨리게 됩니다만…, 

 그날 밤에 그 10호 선실에서 다투는 소리가 난 후 첨벙하고 사람이 빠지는 소리가 들리고 10호선실의 베란다 쪽에 설치되어 있는 유리벽에 사람 손 모양의 핏자국이 찍힌 걸 보게 됩니다. 


 이후 이야기는 대놓고 아가사 크리스티의 [나일 강의 죽음]처럼 흘러갑니다. 다만 이 영화는 탐정이자 관찰자 시점인 주인공이 증거를 감추기 위한 다음 살인의 대상이 된다는 정도일까요.

 하여튼 덕분에 케네스 브레너의 [나일 강의 죽음]이 조금 더 평가 상향을 받을 만한 정도였단 기분이기도 합니다. 

 일단 주역 키이라 나이틀리는 열심히 합니다만, 범인이 얼굴만 봐도 딱 알 수 있는 그 사람인지라… (이런 영화에서 너무 유명한(?) 배우를 쓰면 당연히 주목 받을 수 밖에 없는 것이죠.)

 그리고 작품 중반에서 (주인공은 모르지만) 이미 범인과 공범이 대놓고 노출되어 버려서 추리물이나 미스테리물로는 좀 그렇고, 주인공이 어떻게 위기를 벗어날 것인가 하는 걸 보는 스릴러 쪽 영화가 되어버려서 맥이 좀 풀립니다.


 분명 나쁘지 않은데, 그렇다고 확 추천할 만큼 매력이나 장점이 있느냐면 그냥 '아슬아슬하게 가작입니다' 정도인 영화네요. 

 극장에서 보면 집중도 면에서 조금 더 나은 평가를 내렸을 것도 같은데, 아무래도 넷플릭스에서 보면 상대적으로 좀 더 '기존 유명작들'이 떠오르는 부분이 너무 커진다는 기분이었달까요.


 문득 [나이브스 아웃] 시리즈 3편이 걱정이 되는 퀄리티의 영화였습니다.



2. [프라우드 메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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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몇년 된 영화인데 넷플릭스에 있더군요. 

 대충 흑인 여성 판 '존 윅'이라고 해도 될려나요? 아니 그 정도는 아닌 것 같습니다. 일단 액션의 퀄리티가 저예산스러워서 말이죠.

  무려 리썰 웨폰의 대니 글로버가 '베니'라는 이름의 보스인 보스턴의 한 조직에서 '넘버원 킬러' 비슷하게 활동하고 있는 '메리(터라지 P. 헨슨)'가, 돈을 횡령한다는 소문이 있는 중간 운반자를 처형=살해 하는 걸로 영화는 시작합니다. 그 자리에 중간 운반자의 아들도 있었습니다만, 헤드폰 뒤집어쓰고 게임하고 있던 중이라 아버지가 죽는 줄도 몰랐고 메리도 딱히 입막음으로 애를 죽이지는 않고 그냥 자리를 뜹니다.

 암살 이후 1년이 어느 날 적대 조직에서 '엉클'로 불리는 중간 보스(이자 적대 조직 보스의 사생아)가 부리는 흑인 꼬마애가 우연히 메리의 눈에 띄는데, 이 흑인 꼬마애는 메리가 1년전에 죽인 중간 운반자의 아들 '대니'였습니다. 

 대니는 운반책이던 아버지가 죽은 뒤 어찌저찌 뒷골목으로 흘러들어 적대 조직의 중간 보스 엉클 밑에서 일하게 된 모양인데, 사실 상 밥만 먹여주는 수준이고 제대로 대니를 관리하지 않아서 길거리에서 소매치기를 당하는 등으로 사실상 거리의 부랑자나 행려가 되기 직전인 수준이었습니다. 그 꼬마애는 일단 중간 보스에게 받은 권총이 있어서 소매치기에게 권총으로 위협 사격을 해서 가방을 뺏기지 않았지만 상처를 입었는지 뒷골목에서 쓰러져 버리고, 차 타고 지나가다 그 아이를 본 메리는 어떻게 할지 고민하다가…


 메리는 꼬마애 대니를 막부려먹고 있는 적대 조직의 중간 보스에게 쳐들어가서 말다툼 끝에 중간 보스 '엉클'을 죽여버리게 됩니다. 나름 큰 사고를 친 거죠.

 어쨌든 이후 대니를 자기 집에 데리고가서 숨기고, 어떻게든 상황을 수습해 보려고 합니다만 적대 조직의 진짜 보스 '루카'가 베니의 조직이 자기 아들을 죽였다고 생각하고 사실 상의 선전포고를 합니다.

  대니 글로버=베니는 루카를 만나서 만약에 우리 조직에서 엉클을 죽인 놈이 있으면 책임지고 자신이 처리하겠다고 선언합니다. 메리는 엄청 쫄리는 상황이 된 거죠.

 이 와중에 베니의 아들인 톰은 메리에게 마음이 있어서 열심히 찝적거리고 있고, 루카와 사이가 안 좋은 조직의 간부 월터에게 책임을 지우고 월터를 제거하는 걸로 조직 간의 전면 전쟁을 막아보려고 합니다.

  그래서 베니와 톰이 메리에게 간부 월터를 처리하라고 하고, 메리는 월터를 처리한 후 조직을 빠져나가겠다고 베니에게 이야기 합니다만… 조직이 그리 쉽게 내보내 줄 리가 없죠.

 그리고 메리를 설득하려 메리의 집에 온 톰이, 메리가 집에 숨기고 있는 꼬마 대니를 만나고 의심을 품게 됩니다. 


  메리는 과연 모성애 때문인지 죄책감 때문인지 자기도 모르는 상황에서 대니를 어떻게든 살려서 뒷골목을 뜨게 하고 싶어합니다만, 엉클 밑에 있던 대니가 드러나면 루카의 아들 엉클을 죽인게 자기인게 들통날 게 뻔한지라…

 두 조직이 모르게 아이 하나를 빼돌릴 수 있을까 하는 위기 상황에서 결국 파국이 발생하게됩니다. 이후는 조직 둘과 애 하나 데리고 있는 킬러의 대결로 이야기는 집약됩니다. 


  이야기 자체는 뻔하지만 나름 뒤가 궁금할 정도는 되는데, 문제는 킬러 액션이 좀… 

 액션의 아이디어가 나름 괜찮은 부분도 있긴 했지만, 결과적으론 생각보다 저예산인 영화고 큰 액션은 전반에 한번~, 후반에 한번~이란 식이라 생각보다 액션보다 중간 드라마에 재미를 못 붙이면 엄청 시시할 영화입니다.

  배우의 팬이 아니면 굳이 볼 필요는 없는 영화라 생각하지만, 그래도 메리가 막판에 던지는 대사 하나는 제법 괜찮았기 때문에… 추천까지는 못해도 배우 팬이면 보시라고 밖에 드릴 말이 없네요.

  여담으로 넷플릭스에선 놀랍게도 한국어 더빙판을 제공하고 있었습니다. 비행기 기내 더빙판일려나 싶은데 더빙판으로 보는 것도 나쁘지 않은 선택이라 생각합니다.



3. [만약 도쿠가와 이에야스가 총리대신이 된다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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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작년 여름에 일본에서 개봉한 영화입니다만, 한국에 정식 수입은 없는 것 같고 일본 아마존 프라임에서 유료 결재를 하면 볼 수 있습니다(…). 뭐 이 시점에서 이 영화를 보실 분은 없어질 것입니다만…, 

 2022년에 소설로 나오고 나름 인기가 있어서 영화화와 만화화로 미디어믹스가 진행되었습니다. 영화는 2024년 작년 여름에 개봉했는데 머 그렇게 대단한 흥행을 하진 못한 것 같습니다만…


 이 영화는 코로나가 생각보다 심해진 일본에서 정부 각료들이 죽거나 사퇴한 위기 상황에서, 정권 수반이 없는 일본의 위기 상황을 극복하기 위해서(…),

 일본의 슈퍼 컴퓨터를 전부 써서 일본 역사의 여러 위인들을 AI로 애뮬레이션~해서 그들의 두뇌를 빌려서 코로나 정국을 극복해 보려는 계획을 세운다는 황당한 SF코메디 영화입니다.

 예, 일단은 SF에요. 아무리 일본의 슈퍼 컴퓨터를 전부 동원해도 정말 과거 유명인들의 생각을 구현 가능한지는 일단 제쳐놓고, (뭐 실제로 가능한 것만 하는게 SF는 아닐테니까…)

  어쨌든 간에 이 영화에서는 오다 노부나가, 토요토미 히데요시, 도쿠가와 이에야스 라는 일본 전국시대 3걸에다가 호조 마사코, 무라사키 시키부, 쇼토쿠 태자, 사카모토 료마 등등 일본 역사 상의 위인들을 AI로 구현하고 있습니다.

  설정만 보면 뭐 마법의 힘으로 인류역사 상의 위인들을 소환한다는 소재의 모바일 게임 [Fate/Grand Order]의 일본 국내 한정 마이너 체인지인 건데, 이런 설정이 먹히느냐~에 따라서 이 영화의 평가는 갈리겠죠.


 출연하는 배우는 나름 빵빵한 편인데, 

 토요토미 히데요시가 타케나카 나오토고, 오다 노부나가가 뮤지션 Gackt=각트, 도쿠가와 이에야스가 노무라 만사이~던가 그렇고, 방송국 기자인 주인공은 하마베 미나미~입니다. (카게구루이나 신 가면라이더, 고지라-1.0 등에 나온 여배우죠)

 어쨌든 1년간 시범으로 AI로 구현한 일본 위인들이 모인 정부가 코로나 위기 상황의 일본을 구할 수 있을 것인가~로 시작하는데…


 일단 전국시대 다이묘인 사람들은 과감한 행동력이랍시고 "락다운 하라면 해!" "전국민에게 재난지원금 주라면 줘!" 라고 까라면 까라는 식으로 일관하고 있고, 그게 21세기 현재의 일본에서 얼마나 먹히느냐 하는 상황이었는데…

 좀 무리수인 정책이나 방책도 주인공과 주인공의 직장인 방송국에서 열심히 분칠해주고(…) 사카모토 료마 같은 근대 사람들이 적당히 사투리 써가면서 사람들을 설득하니까 어떻게든 진행은 된다~하는 식으로 흘러갑니다만, 

  특히 오다 노부나가가 락다운 중이지만 경제특구를 만들어서 해외 사업을 적극적으로 받아들이는 정책을 내고 나름 이슈가 현실적이면서 크게 흘러가게 되는 데…, 

 그런 도중에 오다 노부나가(의 모양을 흉내내는 AI)가 누군가에 의해 파기됩니다. 이상한 데서 역사가 재현되기 시작하는 거죠. 

 

 일단 이 영화에서는 오다 노부나가의 충직한 원숭이이자 노망나서 임진왜란 일으킨 토요토미 히데요시가 오다 암살의 범인인 걸로 치는 모양인데(웃음)…, 뭐 토요토미는 요즘 일본에서도 좀 까이기 시작한 분위기라 이 영화에서도 그런 디스 분위기가 좀 영향을 끼친 것 같기도 합니다만…

 하여튼 역사적 인물들이 현대에 와서 괴상한 개그를 치는 동안 (호조 마사코가 일본의 유명 인터뷰 예능을 패러디한다던가, NHK 모닝 방송 패러디 등등 잔뜩 나옵니다…) 위인들을 구현했다는 AI 중 하나가 폭주를 해서 사건이 터진다는 건 AI에 대한 공포 코드 같은 현재 이슈의 활용이기도 하고 또 공식적인 동인 설정 놀음 같아서 그럭저럭 웃고 볼 정도는 됩니다. 


 그런데 정치 풍자 코메디에 가까웠던 이 영화는, 막판에 도쿠가와 이에야스가 엄청 긴 시간을 들여서 시민들이 정치에 관심을 가져야 한다~라는 식의 긴 연설을 합니다만, 여기까지 오면 이게 단순히 SF코메디인가 일본 현실 정치 풍자인가 궁금해질 지경이 됩니다. 

 전반적으로 개그였던 영화에서 이 연설 씬 하나는 [은하영웅전설] 이후로 일본 창작물 최대의 정치적 발언 아닌가 싶을 지경입니다. 

 일단 AI라지만 일본 옛날 위인들이니 당연히 옛날 사람들이기 때문에 기본적으로 보수 성향의 우익에 가까운 사고를 하고 있고 대부분 그런 식으로 일을 진행합니다만, '건전한 우익'이 어떤 것인지 생각해 볼 정도로 사회적 체면과 타국에 피해를 주지 않는 한에서 일본의 발전을 염두에 두면서 최소한 자기들 사고 안에서 '균형'을 염두에 두는 일본 과거 위인들의 코스프레가 나오는 자체가 한국인 입장에선 코웃음만 나오는 것이겠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도 정말 저런 꼰대들이라도 있으면 도움이 될 것 같고 저런 꼰대 들도 작년 12.3 야밤 쿠데타가 부끄러운 줄 알것 같은 느낌이 드는 영화인 것이지요.


 어떤 의미로는 키아누 리브스 나오던 엑설런트 어드벤쳐의 일본판 변형일 수도 있겠습니다만, 그 오다 노부나가가 "나는 너희의 생각에 찬동하지 않지만 정말로 국가를 위한 것이라면 너희의 생각에 따라 줄 수 있다" 같은 말을 하는 걸 보고 있으면 한국인 입장에선 진짜 기분이 이상해지는 것입니다. (-_-/~)

  어쨌든 그래서 일본은 코로나를 극복하고(…) 위인 정부~를 가장한 AI 정부가 물러난 뒤에 일본 총선거가 열리는데 투표율이 70%를 찍었다~라는 "해피 엔딩(?)"으로 끝나는 괴상한 영화였습니다. 

 여러가지 의미에서 웃긴데 그게 나름 또 진지하게 때문에 웃프다는 요즘 말을 쓸 수 밖에 없는 그런 영화였네요. 

  어떤 의미론 꽉 막힌 일본에서 이 정도로 정치 유머를 하는 영상물을 보는 자체가 정말 간만이었다는 기분이었습니다. 

  국내 개봉을 할 일은 없겠지만 어딘가에서 수입되지 않았을까 궁금하긴 하네요. 아니 진짜 저는 나름 좋게 봤습니다만, 다른 사람들의 의견이 궁금해지는 영화였습니다. 




4. [나쁜 계집애 - 달려라 하니] (달려라 하니 40주년 기념 작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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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추석 연휴 때엔 상갓집 갔다오고 계속 아프고 해서 못본 영화입니다. 

 원작 만화는 1985년에 보물섬 연재작이고 해서 2025년이 40주년 기념이 되는 셈인데, 

  일단 1988년작 KBS판 [달려라 하니] 구작 애니메이션에서 하니는 1975년생입니다. 

이 작품은 2020년대라는 설정인 것으로 보이는데, 88년에 중학생이던 아이들이 20년대에 고등학생일려면 탄생년도 등의 설정은 싹 바뀌어야 하는 소프트 리부트, 리런치에 가까운 정도의 위치입니다. 

  덕분에 나애리는 귀에 블루투스 끼고 달리고 있고 옛날 애니에서 잠깐 나왔던 맞지 않는 운동복은 나오지 않고 다들 패션을 신경쓴 어슬리트 트레이닝 복 쫄쫄이(…) 위에 스포츠 파카 등을 입는 등 패션은 바뀌었습니다. 

 시각적인 면에서는 80년대 순정만화 그림체를 가능한한 21세기 웹툰 스타일로 채색해서 변형한 느낌입니다만 의외로 그림 자체는 레트로한 분위기는 잘 살렸습니다. 

  배경 등도 신카이 식 일본애니 풍의 배경을 할 수도 있지만 좀 더 평범한 서울 풍경을 그려내고 있습니다만, [이 별에 필요한]이나 [연의 편지]처럼 색을 튀게 쓰지 않아서 좀더 옛스러운 느낌에 잘 머물러 있습니다. 

  음악은 평범한 편이지만, 보컬 곡은 제법 있어서 가사를 생각하다 보면 장면의 의도를 놓치는 게 아닌가 싶을 정도라는 기분도 듭니다. (대사에 자막을 붙이면서 가사에는 자막을 붙이지 않은 이유는 모르겠습니다.)

 

 개인적 단평 : 80년대 레트로 취급 받을 소재를 21세기로 가져와서 뉴트로로 각색을 하고 싶었지만, 작화나 연출은 21세기 초반의 00년도 것이고, 결국 내용적으로도 뉴트로가 아닌 살이 잘 붙은 레트로인지라 관객 대상층을 가리지만 추억이 있고 정신적 파장이 맞으면 꽤 볼만한 추억팔이로는 완성도가 있는 가작.


 분명 이야기 자체는 80년대의 원작에서 그려지던 정서를 거의 그대로 가져왔지만, 내용적으로는 21세기에 맞춰서 업데이트한다는 식의 소위 '뉴트로'를 꿈꾼 것 같지만, 결과적으론 그냥 레트로일 뿐입니다. 

  80년대 정서를 모르는 요즘 젊은 층에게 원전을 따라가는 내용적으로 어필하는 건 원작이 갖던 애달픈 정서가 아니라 '백합'코드라고 불리는 GL삘 약을 살짝 뿌려준 코드 삽입 정도겠네요. 

  80년대 레트로 풍 스토리에서 이어지는 21세기식 업데이트를 한다고 소재를 평범한 필드&트랙 육상에서 도시 거리를 달리는 스트리트 레이스 + 파쿠르에 가까운 "에스런(S런)"이라는 가상의 변형 육상 종목으로 살짝 바꾸면서 이야기의 폭을 넓히려고 하긴 했습니다만, 결국 작화는 21세기 초반 00년대 작화이고 연출도 사실 상 그렇습니다. 오히려 21세기에는 낡아 보이는 그런 연출 때문에 선입관이 생길 수도 있습니다만, 작정하고 레트로 컨셉으로 밀어 붙여서 그냥 90년대 초반으로 설정하고 응답하라~시리즈 분위기로 가는 것도 괜찮지 않았을까 싶습니다. 

  하지만 '에스런'이란 작중에서 중요한 설정 때문에, K반도국의 90년대에 그런 걸 했다고 하기는 무리일 것이라서…, 어쩔 수 없이 21세기로 끌어왔다는 기분은 드는데 정작 전개나 연출은 여전히 80년대나 00년대에 머물고 있다는 것이 걸림돌이네요.

  이 애니는 구작의 리메이크는 아니고, 그냥 스토리적 연결이 느슨한 속편이며, 시대적으로는 아얘 설정을 바꿔서 리부트나 리런치한 경우에 해당하는지라 아무래도 조금 더 옛스럽고 또한 복잡하게 보입니다. 

 그리고 사실상 구작의 결말에서 성장하고 완성형 캐릭터에 가깝게 되어버린 하니 대신 주변인물이자 적대적 인물이던 나애리가 중심에 가깝게 부상해서 제목도 '나쁜 계집애'가 되어버렸구요.


  원작자 이진주 선생은 인터뷰 등에서 원작 중에서는 빠르게 존재감이 없어졌지만 개그콘서트 등을 통해서 반쯤 밈이 된 '나쁜 계집애' 나애리에게도 조금 더 시선을 주고 싶었던 모양이고, 이 신작 애니메이션은 그런 면에는 확실히 충실합니다.

  일단 본작의 주인공은 하니가 아니라 나애리인 셈인데, 이건 구작과의 확실한 차별화이자 재미를 주는 포인트이기도 합니다. 

  지금 보면 구작의 하니는 다리가 부러져도 달린다는 '내일의 죠'나 '아스트로 구단' '사무라이 자이안트' 같은 일본 70년대 열혈 스포츠물의 잔재가 남아 있는 파멸형 주인공에 가까운 면도 있어서, 그렇게까지 건전해 보이진 않습니다.

 21세기 기준에서 88년의 하니는 엄마가 죽고 삐뚤어진 악바리라는 설정으로 좀 심하게 공격적이고 막나가는 아이였다가, 그나마 육상 때문에 사회성이 생겼던 아이처럼 보일 지경이기도 하고요. 

  그래서 원작의 끝에서 한번 망가졌지만 장거리로의 재기 희망을 주면서 나름 스포츠를 통한 자기 실현에 성공하고 밝고 건전한 주인공이 되어버리는 자기 완결을 겪은 뒤라, 적대적 인물이었던 나애리를 끌어와서 다른 시점의 이야기를 만들려는 시도는 나쁘지 않고 외려 괜찮은 귀결이었다고 하겠습니다. 

  결국 구작에서 (옛날 자기가 살던 집을 보는 것조차 못하게 한다는 이유로) 분노에 차서 달리던 하니의 뒷모습만 보던 나애리가, 본작의 클라이막스 중 빛 속에서 하니의 달리기를 따라잡아 하나가 되는 식으로 그려진 작중에서 중요한 연출은, 구작 TV판에서 나애리를 꺾는 하니가 받았던 연출이기도 했고…, 한편으로는 워쇼스키즈의 영화판 [스피드 레이서]에서 형의 주행을 따라하는 주인공의 주행 연출에서 마이너 체인지한 것처럼도 보이거든요. 

  6070년대 옛날 만화의 복고풍 21세기 리메이크였던 [스피드 레이서] 조차 이젠 과거가 되었고 그 영향이 이런 식으로 되돌아오는 걸 생각하면 이 작품은 단순한 리메이크나 리런치 작품이라기 보다는 다양한 유행을 받아들여서 어떻게든 옛날 작품을 현대적인 작품처럼 보이고 싶어서 안달하는 노력의 결산이기도 합니다. 

 보는 중간엔 솔직히 '좀 오버하는 거 아닌가' 싶은 정도로 옛스런 연출과 진짜 80년대 개그가 공존하고 있는데 결과적으론 그 '레트로~스러운 느낌'에 좀더 무게를 뒀어도 괜찮지 않았을까 싶기도 합니다. 


 사실 따지고 보면, 구작 애니에서 하니와 나애리는 둘다 요즘 기준으로도 꽤 싸가지 없는(…) 막말러이고, 88년에 중학생이던 연배가 나이를 먹은 지금에 와서 이런 두 캐릭터를 본다면 둘다 "(입버릇) 나쁜 계집애들" 같은 소리 듣고도 남을 애들입니다만…(웃음),

 그 '나쁜 계집애'라는 말이 사실 남자나 환경 등 다른 주변 요인에 휘둘리지 않고 자신들의 인생을 살기 위해 노력하는 하니와 나애리의 성장을 질투하는 것처럼 느껴질 정도로, 이번 작품은 '패미니즘'까지는 아니어도 충분히 여자아이의 성장 서사로 잘 작용하고 있다고 생각됩니다. 

  적어도 이 작품의 하니는 분노와 격정에 몸을 싣고 단거리에서 무작정 달리던 '원작에서의 (중2병) 중학생 시절'을 지나 원작 마지막 부분에 다리 부상 때문에 장거리로 전향해 마라톤에 도전하면서도 달리기를 포기하지 않고 자신의 여러 부정적인 감정을 달리기로 풀었던 원전의 후일담 답게([날아라 하니]는 사실상 무시됩니다), 특수한 변종 육상 종목에서도 일단 달리는 것 자체를 즐기게 되면서 막무가내 말괄량이 일변도 부분을 강조하고 있기 때문에 '말 안듣는 나쁜 계집애'처럼 단순화된 부분이기도 합니다만…

  원작에서의 나애리는 그냥 적대적 인물 포지션이면서 하니의 후원자 홍두깨 선생의 라이벌이었던 유준태 코치에게 조련된 졸부 여자애였다고 본다면, 이번 편에서는 과거 중학생 때엔 부잣집 영애라는 출신을 갖고 안정된 육상 엘리트 코스를 걸었지만 결국 하니에게 진 이후로 자신이 진심으로 추구하는 것이나 자신이 지금 최선을 다하고 있는지에 대한 확신이 없어서 공식 경기에 나오지 않게 된 하니를 찾아온 것처럼도 보입니다. 

  신작 중에서 홍두깨는 야성으로 달리는 하니와 정확한 기교로 달리는 나애리를 합치면 야성과 기계가 결합한 완성된 스프린터의 캐리커쳐로 '고양이 로봇'처럼 될거라는 망상을 하는데 (애니 포스터 구석의 고양이 로봇 그림이 작중에 망상으로 나옵니다) 제법 그럴듯한 비유이자 꽤 구체적으로 둘의 방향성 차이와 살아온 방식 차이를 드러내는 부분이기도 합니다. 

  하지만 구작에선 그냥 막말하고 콧대만 높다가 하니에게 지고 퇴장하던 나애리가 이번 작에서는 스스로 자신의 한계를 돌파할 방법을 찾으려고 하는 식으로 좀 더 구체적인 성격이 묘사가 되면서 캐릭터로의 완성도는 높아졌기 때문에, 사실상 제목만 '달려라 하니'이지 실제 주인공은 나애리~인 셈이고 나애리가 하니와 함께 성장하는 과정을 그럭저럭 잘 그려내는 데에 성공했기 때문에, 그 자체만으로도 구작과의 확고한 차별화에 성공했다고 하겠습니다. 

  외려 구작의 사건과 내용들을 겪고 성장이 어느 정도 완료된 21세기의 하니가 평범하게 '(말 막하고 참을성 없는) 나쁜 계집애'가 아닌가 싶어질 정도라서, [나쁜 계집애]라는 제목 자체가 이중적인 의미의 말장난이자 시청자에게 던진 심리적 트랩처럼 보일 정도 아닌가 싶습니다. 


 그저 자기 중심적 악바리로 달리던 하니와 엘리트 코스에서 재미없게 달리던 나애리가 '함께 그리고 즐겁게' 달리게 되었다는 자체만으로도 원작에서의 파멸적이고 집착적이던 이야기를 평화로운(?) 21세기에 맞춘 변화를 성공적으로 끌어냈다고 할 수는 있습니다. 문제는 그 과정과 배경 정서 자체는 80년대 식에서 크게 변하진 않았다는 점이겠군요. 

  그리고 원작 TV애니도 엄청 필요 이상의 개그 욕심과 연출이 많은데 이번 작에서도 21세기 업데이트를 거친 척을 하지만 결국 80년대 센스에 가까운 개그 부분이 많은 것은, 보는 사람에 따라서는 찬반양론으로 나뉠 것 같습니다. 외려 구작을 다시 보는 과정에서 '원전의 일관된 80년대 개그'가 더 익숙한 느낌이 들고, 본작에서 업데이트를 했지만 결과적으론 80년대 센스를 완전히 지우지 못한 개그와 연출은 보는 중간에 살짝 걸림돌이 될 수도 있겠습니다. 요즘 젊은이들이 본다면 '으 닭살' 같은 말이 나올 것 같다는 말입니다. 물론 그게 나쁜 것만은 아니고 J섬나라 풍의 닭살 연출과는 또 다른 풍의 반도국식 닭살 연출로 차별화는 되고 있으니, 익숙하다면 즐겁게 볼 수 있을 것입니다. 


  일단 개그 파트가 지나가고 본격적으로 육상 달리기 파트가 나오면 그럭저럭 익숙하면서도 괜찮은 연출의 레이스 부분이 나옵니다. 이것도 우마무스메나 기존 작품들의 다른 연출 쪽을 먼저 떠올릴 수도 있겠지만, 앞에서 말했듯이 워쇼스키의 [스피드 레이서] 쪽에 더 가깝지 않나 싶습니다. 

  사실 본작에서 가장 무리인 건 (어느새 일진~같은 말을 듣게된지도 오래인) 학교의 여깡들과 얽히는 파트인데, 나애리의 운동신경이나 자질을 표현하는 데에 필요하다 판단했을 수는 있겠지만 개인적으론 나애리가 나름 영애답게 좀더 제대로 무술을 배웠다라는 식으로 해도 괜찮지 않았을까 싶네요.

  그리고 본작에서 라이벌에서 친구가 된 하니와 나애리 앞에 나타난 것은 아무리봐도 한국 애니 판에서 한국인 머리만으로는 나올 캐릭터 디자인이 아닌 ('레이디버그'나 '수퍼맨과 나의 모험' 같은 서양 애니에서나 나올 법한 디자인인) 홍두깨 선생의 라이벌 유진태 코치가 새로 대려온 에스런 선수인 '주나비'인데 이 새로운 캐릭터는 주연 둘을 열심히 도발하고 나름 실력이 있음을 어필하지만, 결국 사이가 안 좋은 둘이 강적에 맞서기 위해 힘을 합친다는 올드한 공식을 재현하기 위한 '타도 대상'일 뿐인 캐릭터여서 상대적으로 디자인이 아까울 정도이고 '외래종' 농담 나올 정도의 '작품 분위기와 살짝 어긋난' 캐릭터였습니다. 속편이 있다면 이 캐릭터 사연이 나온다거나 하는 것도 가능하겠지만, 그냥 나애리와 갈라선 유진태가 나애리를 이기기 위해 대려온 게스트에 가까운지라 정말 뒷 이야기가 더 있기는 할까 싶을 지경이기도 하고 그러네요. 


 어쨌든 하니와 나애리 이야기는 이미 많이 본 것 같은 기분도 들고 해도, 분량이 나름 되는데다가 둘이 관계를 새로 쌓아가고 하는 티키타카하는 부분은 그럭저럭 무난하기 때문에 볼만합니다만 (그리고 작중에서 가장 공들인 '내용'이라 평가할 수도 있겠고요), 상대적으로 이창수나 홍두깨 선생 같은 남자 조력자들의 비중이 좀 더 줄어버려서 이런 면에서는 불만이 있을 수도 있습니다. 

 하니와 이창수가 원전 초반에선 싸우면서 시작했고 (덕분에 구작에서 창수가 하니의 머리를 때리는 부분은 [빨강머리 앤]의 길버트 뚝배기 깨기 씬의 역반전이 되었습니다만) 이후 창수가 빠르게 하니에 대한 순애 남캐역으로 전환하기 때문에 어린 애들의 결혼 농담 같은 개그 조력자로 굳어졌지만, 홍두깨는 하니의 구체적인 조력자이자 보호자에 가까우며 밥도 해주고 하니와 (그리고 시청자와도) 더 가까운 시선과 입장을 갖고 있는 또 하나의 주인공에 가까운 취급이었는데, 이번 신작에서는 이미 안정되어 버린 하니하고는 조금 더 거리가 생겨버렸습니다. 게다가 이창수는 나애리에게도 매니저에 가까운 위치로 확실히 자리잡으면서 나애리의 손을 잡고 하니를 더 알아주었으면 좋겠다고 대사를 칠 정도로 여성 서사 창작물 기준에서 봐도 무난 이상의 '좋은 남자사람 친구'라는 위치를 확실히 잡았기 때문에 작중 비중 자체는 줄었어도 작중 중심 위치에 좀더 가까워지긴 했을 정도입니다. (막말로 속편이 나온다면 창수를 놓고 하니와 나애리의 러브코메디 부분이 나올 가능성도 제로가 아닐 것 같습니다.)

 결국 개인적으론 이 신작 애니에서 가장 손해를 본건 홍두깨 선생이라 해야겠습니다.  (T_T) 다만 과거에 홍두깨 선생을 맡았던 장정진 성우의 급사 때문에 과거의 진지함과 촐싹대는 연기가 완벽히 재현되지 않을 거라는 두려움도 있었는데, 새로 바뀐 홍범기 성우는 꽤 열심히 구작에서 장정진 성우의 연기를 충실히 재현했습니다. 이 정도면 꽤 괜찮게 잘 나온 2대 성우라고 할 수 있습니다. (안타깝게도 구작에서 주희 성우의 하니는 80년대라는 흘러간 시대를 상징할 만한 캐릭터의 오열과 분노를 설득력있게 연기로 구현한게 아주 통렬 작렬했습니다만, 이번 신작의 하니 성우는 열심히 했고 잘했지만 '말괄량이'라는 한 부분에 좀더 핀이 박힌 고정틀에 가깝다는 인상이었습니다…) 

 구작에서의 홍두깨 선생은 생각보다 젊은 대다가 나름 사연이 있어서 선수 생활을 포기하고 체육 선생이 되었고(구작에서 홍두깨가 선수를 포기하는 사연은 범죄 직전의 위험한 부분이었습니다만 신작에선 묘사되지 않습니다), 하니에게 나름 든든한 어른이었고 이런저런 사연으로 좀 많이 삐뚤어진 하니를 육상이란 스포츠로 풀어주는 인도자적이며 결과적으론 선수 관리에 실패한 입체적인 인물이었는데…, 

  이번 작에서는 그냥 자유방임적 교육자지만 개그 캐릭터 기믹이 너무 강해져서 원전보다 더 능력이 떨어져 보입니다. 홍두깨가 과거 가난한 소작농 아들로 험한 산을 달리던 게 익스트림 스포츠 계열의 파쿠르에 가까운 에스런(S런)이란 변형 육상 종목을 코치하는데에 도움이 되었다는 식의 말이라도 있었으면 더 좋았을 것 같은데 말이죠.


  어쨌든 이 영화는 88년작을 보고 나이를 먹은 중년 시청자들을 위한 때늦은 팬 서비스입니다. 비교한다면 [마징가Z 인피니티] 같은 작품과 비교를 해야 하는 거고, 계보를 따진다면 '사이버 포뮬러'나 '우마무스메' 같은 섬나라의 레이싱 소재 작품보다는 외려 '러브라이브!' 쪽에 더 가깝다고 하겠습니다. (사실 러브라이브!의 미나미 코토리가 단체 사진 찍을 때 '구석 자리지만 크게 자리를 차지해서 주목 받는 연출'을 이 작품 작 중에서 작정하고 인용하는 부분도 있을 정도입니다.)

  초기에는 랠리에 가까운 이종 레이싱이었던 사이버 포뮬러 TV판이나 일본 경마에서 뛰는 경주마들의 미소녀 캐릭터 의인화인 우마무스메 쪽 정서보다는, '위기 상황에서 팀웍으로 극복하는' 러브라이브 쪽 정서가 더 가까운 작품인데, 

 실존하지 않는 경쟁 대회를 통해서 인물들의 사정을 풀어나가는 이벤트 빅토리로 해결하는 형식과, 그 이벤트를 통한 과도한 축제 분위기의 연출은 여러가지 의미로 러브라이브 쪽에 분명히 더 가깝다고 하겠습니다. 

 뭐 그게 나쁘다기 보다는 러브라이브도 이미 10년이 넘어가는 과거 유행작 아닌가 싶은 지경이고 이 작품에서 아주 안 어울리는 것은 아닌지라, 올드한 레트로 정서를 버리지 못한 본작에서 조금 된 흥행작의 코드를 가져와서 나름 현재 시점에 맞춰 업데이트 했습니다~라는 선언처럼 보이기도 합니다만 말이죠.  


 어쨌든 본작은 "좀 낡아 보이지만 생각보다 괜찮게 잘 나온 작품"이긴 합니다.

 하지만 극장에서 개봉 첫 주 이후론 타임을 너무 적게 잡아서 개봉 성적은 그냥 안타까울 뿐입니다만…, 그래도 조금 더 많은 중년들이 아이들을 데리고 보러갔으면 싶긴 합니다. 

  작화는 솔직히 2004년 무렵의 프리큐어 초기작 시점에 가까운 '지금 보기엔 좀 옛 스러운' 그림체임은 약점이지만, 움직임이 필요할 떄엔 그럭저럭 잘 움직이기 때문에 나름 괜찮게 평가할 수 있습니다. 

 개인적으론 고인이 된 아라키 신고의 애니메이션판 '세인트 세이야'의 그 불갈기 같은 헤어스타일로 아예 더 '진짜 옛스러운 디자인'에 강조를 두는 건 어땠을까 하는 생각도 듭니다만. 

  (뭐 진짜 그랬다간 하니가 피닉스 잇키가 되고 나애리는 아스갈드 편의 힐더가 되어버렸겠지만, 지금 현재 이 애니의 작화는 개인적으론 조금 불만스러웠다는 거네요.)


 일단 뮤직 비디오 형식으로 삽입곡을 연출한 유투브 영상 하나 보시겠습니다. 

  사실 저도 이선희의 "그 주제가"가 나오길 바라며 갔습니다만, 안타깝게도 작중에서 그 노래는 OmO(오모)인가 하는 팀이 부르는 신 버전으로 오프닝 전에 잠깐 나오고 맙니다. T_T

  그리고 의외로 보컬 곡들이 작중에 제법 많이 나옵니다만, 대사에는 전부 자막처리를 했지만 노래 가사에는 자막 처리를 안해서 그 점은 좀 문제 아닌가 싶습니다. 

 구작은 Btv+ 등에서 볼 수 있고, 사실 유투브에서도 KBS Archive 찾아보면 10시간 짜리(…) 영상 하나로 몰아보기 한게 있긴 합니다만 뭐 그런 거 챙겨보는 것도 일이고…

 일단 이 '신작'을 보시고 흥미가 간다면 구작을 다시 보는 게 더 나을 것 같습니다. 

  88년에 KBS에서 리얼타임 시청자인 제게도 21세기에 다시 보는 달려라 하니 구작은 나름 당시의 시대상이 잘 드러나는 작품이긴 했습니다.  

 구작의 추억을 되살리면서 이런 옛날 컨텐츠를 다시 이어가는 것 이상으로 추억 팔이 이상의 새로운 것에 도전하고 그 새로운 후일담이자 시점을 바꾼 어나더 전개를 잘 살렸다는 점에서는 분명 평가 받을 만하다고 생각합니다. 

  그게 21세기의 일반적인 "재미있는 애니"와는 좀 거리가 있다는 건 흠이지만, 반대로 흠이 아니라 '레트로 지향 작품 특유의 개성'으로 우려냈다고 할 수 있는 작품이라는게 제 결론입니다. 

 


기타 : 넷플릭스에서 리메이크 란마 1/2 애니가 시작했습니다. 여전히 괜찮게 나오고 있습니다.  


:DAIN_


    • '우먼 인 캐빈'은 설정만 보면 재밌어 보여서 언젠가 한 번 볼까... 했었는데. 설정만 그리 잡아 놓고 감당을 안 하는 류의 영화였나 보군요. ㅋㅋ 아쉽습니다.




      프라우드 메리는 저 포스터 이미지가 맘에 들어서 저도 어디엔가 찜을 해 둔 상태였는데 다인님 글을 보니... 허허. 근데 이런 영화들이 은근 많더라구요. 설정상 당연히 주인공이 천하무적 일당백 인간 병기로 활약을 해줘야 하는데 안 하거나 못 해 버리는. 그래도 '존 윅'이나 '노바디' 같은 영화는 참 성실하고 정직하게 본인 할 일을 해낸 영화였구나... 라는 생각을 종종 합니다.




      3번의 제목 긴 일본 영화는 딱 설정만 보면 (언급해주신대로) '엑설런트 어드벤쳐' 생각도 나면서 재밌어 보이는데요. 문제는 제가 저 사람들을 이름만 알지 캐릭터나 업적 같은 걸 잘 모릅니다. ㅋㅋㅋ 그래서 아마 저는 봐도 이해를 못해서 재미가 없을 것 같고. '정치에 관심을 갖고 참여하자!' 라는 메시지라면 한국 사람들에겐 굳이 강조하지 않아도 충분할 것 같은 느낌도 있구요... 하하.




      방금에야 알았는데 제목이 '달려라 하니 : 나쁜 계집애'가 아니라 '나쁜 계집애 : 달려라 하니'였군요. 하핫;;


      처음 소식 들었을 때부터 의도는 참 감사(?)한데 굉장히 큰 물음표가 뜨는 기획이었네요. 원작 보고 알고 좋아할 사람은 거의 40대도 후반에 거의 50대들일 텐데 이 양반들 중에 (저 포함) 극장까지 가서 리메이크도 아닌 속편을 볼 사람이 얼마나 될까... 싶었구요. 요즘 흥행 대박 나는 일본 애니메이션들 같은 경우엔 10대, 20대들이 다 이미 열광 중인 작품들인데 갸들은 달려라 하니를 그냥 몰라요(...) 주제가는 어디에서 들어서 좀 알던데 원작은 아예 몰라서 이런 작품 나왔다는 데에 관심도 없었을 겁니다.


      암튼 다인님 리뷰를 읽어 보니 그래도 어쨌든 진심으로 최선을 다 해 만든 것 같아서 더 아쉽네요. 안 보러 가서 제작진에게 죄송해야할 것 같은 기분이지만 전 애초에 원작도 그리 좋아하지 않았... (쿨럭;)




      저희 집 애들이 란마1/2 만화책을 다 봐 버렸는데 말이죠. ㅋㅋㅋ 그래서 애니메이션도 한 번 틀어줘 볼까? 했으나 19금 딱지가 붙어 있는 걸 보고 포기했습니다. 나중에 저 혼자 보고 좋아해야죠 뭐. 그래도 후속 시즌 금방 내준 것 같아 좋네요.

      • 댓글 감사합니다. 


        우먼인캐빈은 그 옛스런 퍼즐미스테리 클로즈드서클 설정이 거의 다했다는 느낌이긴 한데, 관객은 범인을 알지만 주인공이 모르는 상태에서 이어지는 우스운 긴박감을 포함하고 후반부의 막나감도 나름 볼만하긴 합니다. 단지 제가 기대했던 전통저 퍼즐미스테리 같은 것과 다를 뿐인 거죠 ㅎㅎㅎ


        프라우드 메리는 액션을 기대 안하고 보스턴 뒷골목 분위기만 본다면 나쁘진 않습니다만, 이미 좋은 영화들이 많이 나온지라 ㅎㅎㅎ


        일본영화는 저는 이런 부류의 일본영화 중에서도 꽤 재미있는 축에 들어간다고 생각하지만 국내에서 볼 방법이 별로 없다는게 문제라고 봅니다. 많이 보면 분명 좋게 보는 사람도 늘어날테죠 ㅎㅎㅎ


        경쟁작(?)이던 '연의 편지'가는 해외 수출이 확정이라 국내에서 망해도 어떻게 처리가 가능하겠지만, 달려라 하니 신작은 70만이 넘어야 손익분기라는데 이미 끝난 상황 T_T


        근데 사실 란마 원작만화는 일본에서는 중학생 관람가~란 말이죠 ㅎㅎㅎ 자제분이 이미 원작 만화를 다 보셨다면 애니를 봐도 문제는 없을 것 같은데 말이죠 ㅎㅎㅎ :DAIN_

    • 우먼 인 캐빈 재밌게 봤습니다. 부자들의 요트 구경도 실컷했네요.


      기본 이상 재미가 있었기에 키이라 나이틀리 나오면 꼭 영화 봐야지 다시 다짐을... 

      • 댓글 감사합니다. 재미가 없다기 보다는 제가 기대하던 퍼즐 미스테리 부류와는 좀 다르게 흘러가서 기대밖이었단 거네요. 분명 가작이란 자체도 충분한 칭찬이라 생각합니다만. :DAIN_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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