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vod바낭] 연휴의 끝을 잡고 계신 여러분께, '2분마다 타임루프' 잡담입니다

 - 2023년작이구요. 런닝 타임은 1시간 26분이래요. 스포일러는 마지막에 흰 글자로 적겠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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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제는 대충 '리버 - 흐르지 말아요' 정도 되는 모양입니다. 왜 그냥 '강'이라고 안 적고...)



 - 교토 변두리에 '키부네'라는 동네가 있는 모양입니다. 구불구불 산길 따라 한참 들어가야 나오는 시골 동네인데... 저는 더 이상 설명할 수 없습니다. 왜냐면 이 영화는 그 동네에 위치한 여관 한 곳에서 시작하고 거기에서 끝나는 이야기라서요. ㅋㅋ 암튼 겨울이구요. 이 동네는 여름이 성수기인지 대략 한적한 분위기지만 머물고 있는 손님이 몇 팀은 있구요. 하나 같이 다 웃는 얼굴에 성실하고 친절한 직원들이 점심 제공 타임을 막 마무리하고 쉬어 볼까... 하는 찰나에 제목 그대로의 일이 벌어지는 겁니다. '2분마다 타임루프'요. 설명은 여기까지만 해도 충분할 듯 싶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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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충 이 정도가 '전 출연진'에 가깝다고 할 수 있겠습니다. 거의 대부분을 이 사람들끼리 지지고 볶는 군상 개그 영화로 흘러가구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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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지만 엄연히 주인공은 따로 있고 그게 이 분입니다. 거의 이 캐릭터의 이야기를 따라가면서 전개돼요.)



 - 지니 티비의 센스... 라고 해야 할까요. 어제 이 영화를 떡하니 올려 놨더라구요. 연휴 다 끝나서 우울해지려는 찰나에 타임 루프물이라니. 반복 되는 시간에 갇혀 버린 사람들 이야기라니. 우연의 일치일 가능성이 크겠지만 어쨌든 담당자님에게 호감이 생기려고 합니다. ㅋㅋㅋ 무한 루프까진 좀 과하고 딱 오늘이 대 여섯 번만 반복되면 참 좋겠는데 말입니다. 그게 제가 원한다고 될 일이 아니니 이런 영화라도 보는 거죠. 하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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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뭔가 혼자서 비주얼이 튄다 싶은 분이 있었는데 아이돌이었더군요. 노기자카46인가... 하지만 전 AKB도 모르는 사람이라! 게다가 이 분 얼마 나오지도 않아요! ㅋ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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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체로 이런 분위기이고 또 대체로 경력이 거의 없거나 단역 전문이거나... 그렇습니다. 뭐 당연하겠지요. 그래도 다들 잘 했으니 됐구요.)



 - 그냥 컨셉이 다 한 영화라고 할 수 있겠습니다. 타임 루프물이야 흔하디 흔하지만 끽해야 뭐 주인공이 죽을 때 루프라든가, 그 날 하루를 마치면 루프라든가... 이런 정도잖아요. 근데 이 영화는 그 간격을 2분으로 확 줄여 버린 겁니다. ㅋㅋㅋ 이것만 해도 이미 개그가 되어 있는데 여기에다가 이 루프에 묶인 여관 사람들 전부가 다 기억을 간직한 채 루프된다... 는 설정을 하나 얹어요. 그래서 군상 소동극 비슷한 모양새가 되면서 또 개그 소재들이 와장창 쏟아지구요.


 설정을 받아들이고 나면 대충 짐작가는 전개가 있고 그 전개에서 크게 벗어나지 않습니다. 매우 일본적인 태도로 이 상황 속에서도 어떻게든 여관을 정상적으로 운영해 보려는 관리자들과 싹싹한 태도로 오케이 하고 동분서주하는 직원들. 그리고 괴짜 손님들이 각자 개성대로 깽판을 쳐대구요. 그러면서 점점 혼돈의 카오스 속으로 달려들어가는... 그런 식인데요. 그러다 중반 쯤 가면 국면 전환 같은 게 하나 나오면서 예상치 못했던 분위기로 이야기를 끌고 가고. 그게 일단락 될 때 쯤에 타임 루프의 원인과 해법이 밝혀지고. 마지막 부분에선 문제 해결에 성공한 후 마무리가 되는데, 이 때 쯤엔 이 여관의 사람들이 의도치 않게 서로를 더 잘 알고 이해하게 되고, 이 경험으로 인해 조금은 더 행복한 사람들이 되어서 새로운 삶을 살아간다... 이런 식이에요. 아주 공식적인 이야기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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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종 눈 오는 장면이 나오는데... 이게 루프물이잖아요? ㅋㅋ 극중 대사로 '루프 반복 때문에 시간선이 엉켰다'는 해명이 나오긴 하는데 아마도 얼른 찍고 빨리 끝내야 하는데 날씨가 오락가락해서 핑계 삼아 만들어 넣은 대사가 아니었나 싶었습니다.)



 - 하지만 그놈의 '2분 루프' 때문에 이 뻔한 이야기가 참 재밌어집니다. 여관 사람들이 모여서 대책 회의를 하려고 해도 2분이면 다들 스타트 지점으로 돌아가 버리니 모이는 데 1분, 회의 1분 후에 다시 스타트 지점에서 달리기. 뭐 이런 식의 개그도 있구요. 마침 그때 식사를 마치고 마무리 죽을 먹고 있던 손님들이 계속계속 죽을 먹다가 지쳐서 하소연을 한다든가... 어떤 사람은 큰 것이 급해서 화장실에 가 있었던 모양인데... ㅋㅋㅋㅋ 이런 식으로 감독님이 열심히 머리 굴려서 아이디어를 잔뜩 뽑아 놨어요. 그래서 이것만 봐도 웃기구요.


 쌩뚱맞게도, 전 이 영화로 인해 2분이란 시간에 대해 새로운 인식을 갖게 되었습니다. ㅋㅋ 영화를 안 보고 그냥 '2분마다 루프'라고 하면 그 짧은 시간 동안 대체 뭘 할 수 있겠나 싶잖아요? 근데 이 영화 속 사람들은 그 시간 동안 참 많은 일을 합니다. 하도 많은 일을 해서 나중엔 이게 말로만 2분이고 실제론 더 긴 거 아녀? 라는 의심이 들어서 중간 쯤부터는 핸드폰 집어 들고 2분 타이머를 맞추며 봤거든요. ㅋㅋㅋ 근데 정말로 2분을 지키더라구요. 가끔은 몇 초 더 길어지지만 반대로 몇 초 짧을 때도 있고 어쨌든 2분에서 몇 초 벗어나지 않습니다. 그래서 그 때 부터는 아 내가 평소에 시간을 참 대충 막 쓰고 살았구나... 라는 본의 아닌 반성의 시간을 갖기도 했구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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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분이 경과할 때마다 모두가 여관 이 곳 저 곳으로 찢어져 버리기 때문에 짧게 회의 한 번 하는 것도 고생. 이런 걸로도 웃겨 주고요.)



 - 영화의 전체적인 톤은 전형적인 일본식 사람 좋은 코미디입니다.

 특별히 모난 사람 하나 없고 다들 친절 상냥하며 악의도 없고 정말로 심각하고 살벌한 상황이... 아예 없는 건 아니지만 거의 없어요. 그리고 다들 사고 방식이든 말투든 참 귀엽겠죠. 드물게 나오는 감정적인 순간들도 대부분 에-에? 하는 리액션으로 귀엽게, 유머러스하게 넘겨주고요. 그러는 가운데 주어진 갈등과 당면 과제들도 모두 훈훈하고 귀엽게 술술 풀리고 넘어갑니다. 

 사실 제가 이런 이야기를 좋아하는 편은 아닌 사람인데요. 계속해서 강조하고 있는 이 기발한 컨셉도 있고. 또 이 여관을 둘러싼 자연 경관의 아름다움도 있고. 영화의 스케일과 톤에 맞게 거창한 교훈 같은 거 막 던지는 장면 없이 소소한 대화들로 끝까지 일관하는 태도도 맘에 들고. 또 정말로 평범한 느낌의 배우들이 나와서 크게 힘 주지 않고 편안하게 연기하는 모습까지 참 '부담 없이 즐겁고 좋구나' 라는 생각이 들어서 좋았어요. 영화 전체가 다 이렇습니다. ㅋ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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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계속해서 죽을 먹어야 하는 손님들의 비애와, 체력은 리셋이 되지만 결국 쉬지 않고 달려야 하니 멘탈이 나가 떨어지는 직원들의 비애가... ㅋㅋ)



 - 그래서 뭐... 특별히 취향 탈 것 없이 무난하게 다들 즐길 수 있을 만한, 참신하면서도 착하고 귀여운 소품 코미디이자 소동극이었습니다.

 어지간하면 그냥 한 번 틀어보시죠? 라고 말씀드리고 싶지만 아직은 유료 vod로만 서비스되고 있는 듯 해서 그게 좀... 그렇구요. ㅋㅋ

 어쨌든 이렇게 작지만 알차게 잘 만들어진 소품들을 만나면 참 기분이 좋습니다. 블럭버스터 대작들이나 이미 거장 반열에 오른 사람들의 작품들을 보며 얻는 즐거움과는 또 다른 재미가 있거든요. 그렇게 매우 만족스럽게 잘 봤습니다. 끝이에요.




 + 굳이 딱 하나만 흠을 잡자면... 기왕 이렇게 소탈하고 훈훈한 이야기로 갈 거였으면 중간에 살짝 좀 부담스러운 장면(?) 한 두 개는 그냥 빼는 게 나았을 것 같습니다. 뭐 대단한 무언가는 아니지만 그냥 영화의 전체적인 톤이랑은 안 맞는 느낌이라서요.



 ++ 이거야말로 나라를 바꾸고 장소를 바꿔가며 시리즈로 만들어도 내내 재밌을 것 같은 좋은 아이디어가 아닌가 하는 생각을 했습니다. 서울의 5성급 호텔이라든가. 미국 시골 학교라든가. 영국의 동네 술집이라든가 등등등.



 +++ 스포일러 구간입니다.


 처음엔 다들 당황해서 이게 뭔데 이거 왜 이러는 건데... 하는 와중에 몇몇은 타임 루프를 눈치 못 채고 있는 상황으로 좀 웃겨 주고요. (혼자서 방에 처박혀 누워 있었습니다. ㅋㅋㅋ) 잠시 후엔 다들 이걸 즐기기 시작합니다. 특히 마감이 코앞으로 다가온 작가님 같은 경우엔 신나서 노트북을 막 내던지고... 그 와중에 여관 주인 여사님은 빡세게 차를 몰고 달려서 주변 상황을 확인하는데 대략 이 여관으로부터 몇 킬로 미터 반경까지는 다 함께 루프가 되고 있는데, 그 밖은 아닌 듯 하다고. 지역적인 현상이라는 결론을 내구요. SF를 좋아하는 젊은 요리사 양반이 사람들을 모아서 대략 5차 정도까지 전달 연수(...)를 실시해서 대충 대응 방안을 정리합니다. 언제 이 루프가 끝이 날지 알 수 없으니 극단적 행동은 하지 않는다. 기억은 그대로 유지가 되니 인간 관계를 특히 조심해라 등등.


 스타트 지점이 여관 바로 앞 강가였던 미코토, 사실상 이 이야기의 주인공은 한참 반복되는 루프에 지쳐 잠시 농땡이를 치는데요. 이때 이 여관의 젊은 요리사와 이 처자가 연인 관계였다는 게 밝혀집니다. 근데 남자가 곧 프랑스로 뜰 거래요. 프랑스 요리를 배워 와서 자신의 전공인 일식에 접목해 보겠다. 뭐 이런 이야기인데 당연히 미코토는 그게 매우 좋지 않겠죠. 그런 대화를 하다가 미코토가 깜짝 고백을 합니다. 사실 이 루프는 나 때문인 것 같아. 내가 아까 신사 갔다가 소원 들어주는 부적을 사왔는데 그걸 보면서 강에다 대고 '강물이 멈췄으면 좋겠어요'라고 빌었는데 그때부터 루프가 시작되었어.


 그 말을 들은 남자애는 당연히 아 그럼 니가 풀면 되겠네. 풀어줘. 라고 말하지만 미코토는 거부합니다. 난 이게 좋다고, 덕택에 너랑 이렇게 오랜만에 대화도 할 수 있지 않냐면서. 그 말을 들은 남자애는 미안해하며, 그럼 2분 동안이라도 데이트 해 볼까? 라고 말 하는데... 어이쿠. 다른 점원 하나가 이 대화를 들어 버렸어요. 그래서 직원들 모두 & 투숙객들까지 '미코토가 범인이다!'라고 알게 되고 루프가 끝날 때마다 미코토를 잡으러 와요. 그리고 남자 친구는 미코토와 함께 도망을 치면서 어린애들 숨바꼭질 하는 듯한 소소한 재미를 느끼고 오랜만에 정말 데이트 비슷한 기분도 내 보고 그럽니다.


 근데 슬슬 반복되는 루프에 흑화된 사람들이 나오고. 요리사 하나가 평소에 감정 나빴던 옆 가게 사람을 칼로 찌른다거나. 분위기 좋게 대화 나누던 오랜만에 만난 친구들이 지나치게 대화를 많이 나눈 탓에 멱살 잡고 쌈박질을 한다든가. 소설가 아저씨가 호기심에 시험 삼아 투신 자살을 해 본다는가(...) 하는 일들이 벌어지자 미코토도 아 이건 아닌갑다. 싶어서, 그리고 남자애랑 데이트(?)도 꽤 했으니까. 루프를 끝내는 소원을 빌기로 결심하는데요. 사람들이 모두 모여서 신기한 거 한다고 구경하고, 소원 빌고 나선 박수까지 쳐 줬는데... 루프는 계속됩니다.


 그래서 이게 뭔데? 하던 중에 드디어 (한동안 안 보였던) 우리의 SF 덕후님이 진상을 밝혀냅니다. 뒷산에 미래 사람이 무슨 업무 때문에 타임머신을 타고 왔다가 엔진이 얼어 버려서 작동을 멈췄대요. 근데 이 타임머신에는 시간 여행으로 인한 사고를 방지하기 위한 안전 장치로 비상시 자동 2분 루프 기능이 장착되어 있는데, 엔진이 꺼져서 미래로 돌아갈 순 없는데 이 자동 루프 기능은 계속 작동을 해서 근방 사람들이 모두 영향을 받고 있었던 것. 그래서 우리의 타임 머신 파일럿님은 아이고 죄송합니다. 라며 사과를 하고, 여관 사람들은 아뇨 뭘 그럴 수도 있죠. 근데 신기하네요~ 미래는 좀 살만해요? 이러면서 인사를 나눠요.


 마지막으로 대략의 타임머신 엔진 해동 작전을 짠 여관 사람들이 힘을 모아 2분 안에 타임머신 엔진 녹이기 미션에 도전하구요. 당연히 매우 훈훈한 협력 플레이로 성공하고. 미래 사람은 고맙다는 인사를 남기며, 여관 사람들이 바리바리 싸 준 특산물 선물들을 안고 행복하게 돌아갑니다. 남겨진 사람들은 하하 웃으며 그럼 이제 저녁 준비 해야지~ 라며 여관으로 돌아가구요. 우리의 주인공 미코토는 남자 친구를 붙들고 뒷산 신사로 가서 사이 좋게 서서 소원을 빕니다. 니가 3년만에 프랑스 요리 다 배우고 돌아오라고 빌었어. 바보야 그게 말이 되냐. ㅋㅋㅋ 그래도 뭐 어때. 등등 소소한 대화를 나누며 웃으며 산을 내려와요. 이걸로 엔딩입니다.

    • 앗 로이님 지금 엠비씨 에브리원 채널에서 이승환 헤븐 콘서트 방송을 해줍니다. 마음이 급해서 본문 안 읽고 상관도 없는 댓글 남기고 도망갈게요ㅋㅋㅋ
      • ㅋㅋㅋ 그래도 댓글은 언제나 감사합니다!! 덕택에 콘서트도 잘 봤구요. 하하.

    • 착하고 귀여운 소품 코미디, 2분마다 타임루프, 라니 너무 일본이 잘 하는 특유의 재미를 예상하게 됩니다. 2분의 소중함까지 생각하게 된다니 좋은 영화네요!


      기억했다가 어딘가 무료로 뜨는 즉시 보겠습니다. 

      • 맞아요. 딱 말씀대로 일본 사람들이 참 잘 만드는 방향으로의 재미가 있는 영화였습니다. 참 일본스러운데 긍정적인 방향으로 일본스럽달까요. 조만간 thoma님께서 보실 수 있는 플랫폼에 들어오기를 빌어 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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