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티빙바낭] 한 번 보시라고 추천할만한 한국 호러, '커미션' 잡담입니다

 - 올해 나왔구요. 런닝 타임은 1시간 52분. 스포일러는 마지막에 흰 글자로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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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말로 0.001도 기대 안 되는 포스터 이미지와 광고 문구들입니다만. 영화는 매우 멀쩡합니다!!)



 - 자신의 어린 시절 꿈과 희망에 대한 회의감과 절망감 가득한 썰을 풀어 놓는 주인공 '단경'의 목소리로 시작합니다. 그렇습니다만...

 이게 굉장히 느긋하게 빌드업을 해나가는 영화인 관계로 중요 사건이 발생할 때까지의 일을 다 적자면 끝이 없구요. 그래서 이미 다들 아실 핵심 컨셉만 얘기하면, 재능 없는 만화가 지망생이 어쩌다 다크웹에서의 커미션 팔이에 손을 대게 되고. 의뢰인이랑 채팅을 하며 본인의 매우 다크한 소망을 그려주기로 하는데... 그 소망이란 마침 그때 얄미워 죽을 지경이던 누군가를 최대한 창의적으로 처참한 꼴로 죽이는 거였고. 그걸 열심히 그림으로 그려서 넘겼더니 극찬을 받아서 자존감 뿜뿜! 그런데 며칠 후, 단경이 죽이고 싶었던 바로 그 사람이 단경의 그림 그대로의 하드고어 엽기적인 상태의 시체로 발견된다는 겁니다. 그리고 이런 살인이 한 번으로 끝나진 않을 거고... 대충 이런 이야기가 맞을 겁니다? ㅋ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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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 영화가 워낙 별로여서 그랬나, 여고괴담 최근작의 주인공이 이 분이었다는 걸 영화 다 보고 나서야 알았습니다. ㅋㅋㅋ 근데 연기 잘 해요. 좋은 배우로 성장했네요.)



 - 다 보고 나서 딱 처음으로 떠오르는 이 영화의 장점이란 '자신이 다루는 모든 것에 진심'이라는 점입니다.


 그러니까 제목에도 붙어 있는 중심 소재, 근래의 커미션 문화라든가. 거기에 얽힌 인물들과 관련해서 펼쳐지는 한국 만화계(심지어 웹툰부터 출판 만화까지!) 사람들의 사정이라든가. 예술가를 꿈 꾸는 평범한 재능의 노력파 사람들이 느끼는 성공에 대한 압박과 자신과 다르게 뛰어난 재능을 발휘하며 반짝반짝 빛나는 사람들에 대해 갖는 복잡한 감정. 이런 것들이 모두 상당한 디테일을 갖고 아쉽다는 느낌 없이 아주 충분하게 다뤄집니다. (아니 물론 진짜 업계 종사자가 보기엔 하찮겠습니다만... ㅋㅋㅋ)

 덧붙여서 이야기에 등장하는 거의 모든 등장 인물들에게도 참으로 진심이에요. 보통 이런 이야기에선 적당히 기능적으로 존재하다 퇴장해 주면 되는 포지션의 캐릭터들에까지 하나하나 다 디테일이 있고 캐릭터가 확실히 잡혀 있으며 심지어 입체적인 면모까지 뽐내게 해줍니다. 처음엔 아니 고작 이 정도 캐릭터에게 이렇게까지? 라는 생각을 하다가 나중엔 그래 쟤도 사람이니까... 하면서 그냥 끄덕끄덕하며 보게 되더군요. 


 '최근의 트렌드를 소재로 한 호러 영화'를 보면서 이런 경험을 하게 되리라곤 상상을 못했기에 더 인상적으로 느낀 면도 있긴 한데, 그런 이 영화의 정체성을 떼어 놓고 보더라도 정말 어지간한 엄근진 드라마 영화들보다 인물과 배경의 디테일과 현실감이 훨씬 강하다 싶을 정도. 호러 부분을 아예 떼어 놓고 평하더라도 할 이야기가 참 많은 작품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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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경의 3인방 같은 경우엔 어지간한 영화였으면 정말 최소한만 보여주고 기능성 캐릭터로 흘러갔을 텐데. 하나 하나 공들여 빚어서 서사를 부여하는 걸 보고 감독 겸 작가님의 정성에 탄복하지 않을 수가 없었구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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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지만 역시 가장 인상적이었던 건 이 분. 스포일러가 될 수 있어서 설명은 생략합니다.)



 - 이렇다 보니 영화의 구성도 좀 특이해지는데요. 

 일단 전형적인 호러 영화의 '무서워 해주세요!' 장면이 처음으로 등장하는 게 영화가 시작되고 30분이 흐른 후입니다... ㅋㅋㅋ 그 30분 동안 당연히 부지런히 상을 차리는데 바로 위에 길게 적은 것과 같은 이유로 그 상차림 과정이 재미가 있어요. 그래서 '대체 언제부터 공포 영화가 되는 거야?' 같은 조바심은 들지 않습니다. 게다가 그 30분 동안 펼쳐지는 드라마가 참으로 부정적이고 암울하며 살벌한 기운이 넘쳐나기 때문에 딱히 호러 장면이 없어도 호러 보는 기분은 들구요.


 그래서 이제 본격적인 사건이 벌어지면 비로소 전형적인 호러 스토리가 진행되기 시작하는데요. 아 본 게임 들어가니 대략 무난해지는구나... 라는 생각이 들 때 쯤에 또 각본이 살짝 의표를 찌릅니다. 거의 마지막 즈음에나 나와야 할 것 같은 전개가 무심한 듯 시크하게 툭 튀어 나와서 살짝 당황하게 만드는데 뭐, 대단한 무언가가 있는 건 아니지만 최소한 각본을 쓰면서 관객들 반응을 예측해가며 흔한 이야기라도 최대한 재밌게 엮어 보려고 애를 쓰셨구먼. 이라는 생각이 들어서 기분이 좋았습니다. 게다가 그게 큰 무리수도 아니고 적절하게 수습을 하거든요.


 마지막으로 이 영화에서 가장 인상 깊었던 엔딩이 남아 있습니다. 아니 저는 정말 호러 영화에서 이런 엔딩을 본 적이 별로 없거든요. ㅋㅋㅋ 아예 없는 건 아니고 거의 없는 거긴 한데. 스포일러 없이 말하자면 '호러 영화 엔딩'이 아니에요. 그건 이미 한참 전에 지나갔고 마지막에 거의 10분을 차지하고 있는 건 그냥 주인공 단경 이야기의 마무리입니다. 이러다 깜짝! 하고 뭐가 나오겠지? 나오겠지...? 하면서 봤는데 그런 거 없고 그냥 궁서체로 진지하게, 환타지가 아닌 현실 영역에 발을 딛고 단경 캐릭터의 이야기를 정중하게 마무리해 줍니다. 그런데 그게 그동안 열심히 풀어 놓았던 잘 뽑힌 캐릭터 이야기의 끝이기 때문에 불만 없이 그냥 납득하며 보게 되더라구요. 다시 한 번, 감독님이 이 이야기와 캐릭터에 정말 진심이었다는 걸 깨달으면서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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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차피 OTT로 보고 있으니 이런 댓글들 장면 나올 때마다 잠깐씩 멈춰가며 읽어봤는데, 이런 부분들까지도 굉장히 꼼꼼하게 챙겨놨다는 게 또 인상적이었구요.)



 - 다 떠나서 그냥 호러 영화로서는 어땠니. 라고 물으신다면 '그것도 괜찮았다' 라는 정도의 답이 가장 적절할 듯 합니다.

 그러니까 말 그대로 '괜찮'습니다. 특별히 좋은 게 있냐고 하면 글쎄요... 지만 나쁘거나 구린 데가 있냐고 하면 그것도 아니고. 좋게 말해 무난하고 나쁘게 말하면 좀 평범했습니다만.

 중요한 건 이 영화 속 호러 장면들이 모두 주인공의 심리 상태나 처지와 직결된다는 것이고 그렇기 때문에 그냥 무난한 장면들임에도 불구하고 긴장감이 생기고, 또 상황에 따라 어떤 '감정'들을 느끼게 된다는 점이었습니다. 보는 입장에 따라선 호러 영화가 호러 보다 잿밥에 더 관심이 많다니 실망했다! 가 될 수도 있겠지만 전 위와 같은 이유로 괜찮았어요. 사실 '커미션으로 팔아 넘긴 그림대로 사람이 죽어 나가니 환장하겠네요' 라는 컨셉의 저예산 호러 영화를 보면서 이렇게 감정적으로 이입하는 체험할 하게 되리라고 기대하긴 힘든 것 아니겠습니까. ㅋㅋㅋ 확실한 장점이 있으니 뭐 이 정도면 괜찮았던 걸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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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배우님은 또 뉘신가... 했다가 정체를 알고 깜짝 놀랐네요. 소속 그룹이 아직 활동 중이라는 걸 알고 더 놀랐구요. 하하;)



 - 종합하자면... 계속 말했듯이 막 무서운 영화는 아닙니다. 순수하게 호러 영화로서의 장르적 재미만 기대한다면 좀 실망하실 수도 있어요.

 하지만 중심 소재나 등장 인물들을 공포 효과를 위한 토핑 취급하지 않고 진지하게 다루는 이야기라는 점에서 가산점을 주실 수 있으시다면 아주 만족하실 수도 있구요.

 듀나님의 별 셋에도 불구하고 그냥 대충 준수하게 뽑힌 전형적인 장르물 정도를 기대했다가 아주 기분 좋게 잘 봤습니다.

 이게 각본 겸 감독님의 장편 데뷔작이던데요. 앞으로 계속 호러를 하든 다른 장르를 하든 기본 이상은 뽑아주실 것 같아 기대가... 되지만 흥행이 너무 망했군요. orz

 좀 아쉬워요. 각본, 연출도 좋고 배우들도 참 다 잘 하고 열심히 해줘서 완성도 높고 재미도 있는 영화가 나왔는데 이 정도로 폭망할 상황이었나 싶어서 말입니다.

 요즘 극장가 정말 힘들구나! 라는 쌩뚱맞은 결론과 함께... 끝입니다.




 + 살인자 역으로 나오신 분이 은근 잘 하셨는데요. 이런 영화 빌런 캐릭터의 숙명으로 좀 오버스럽긴 하지만 아슬아슬하게 선은 안 넘으면서 잘 했고 일본어 연기도 문외한 귀에는 꽤 그럴싸하게 들리고... 그랬는데 엔드 크레딧 올라갈 때 익숙한 이름이 보이길래 읭? 하고 확인해 보니 그 분이 맞군요. YG 소속 아이돌 '위너'의 김진우였어요. 아이돌 활동 소식 들은지 한참 된 분이라서 거의 존재를 잊고 있었던... ㅋㅋ 연기력이 받쳐주는 것 같으니 앞으로 더 잘 풀리시길.



 ++ 이 영화 각본이 참 괜찮다고 생각했던 게요. 도입부에서 주인공에게 이 '커미션' 세상을 알려주는 모 캐릭터가 조잘조잘 떠들어대는 그 바닥 용어와 그걸 구사하는 말투가 민망함 전혀 없이 되게 자연스러웠거든요. 보통 이런 식으로 최신의 무언가를 소재로 삼는 영화들을 보면 이런 정보 전달 장면들이 남사스럽고 부끄럽고 민망하고... 그럴 확률이 되게 높은데. 감독님이 조사를 참 열심히 하셨든가 아니면 본인이 오타쿠이시던가... 하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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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설명은 생략합니...)



 +++ 국내 플랫폼들에 국산 컨텐츠 한글 자막을 요구합니다. 제발요. ㅠㅜ 심한 경우는 아니었지만 몇몇 장면들에서 대사가 안 들려서 짜증이 좀 났습니다... orz



 ++++ 스포일러 구간입니다. 


 주인공 단경은 현재 한국 최고의 인기 웹툰 작가 '다다익순'을 언니로 두고서 본인은 간신히 지방대 미대를 나와 동네 학원에서 그냥 강사도 아니고 보조 강사를 하고 있는 형편. 그 와중에 자꾸만 학생들에게 재능, 재능거려서 내심 맘에 안 들었던 동료 강사가 자작 웹툰으로 만화가 데뷔를 하게 되어서 더 맘 상하구요. 속상해서 한 잔 걸친 술김에 들어간 웹사이트에서 마침 그 동료 강사의 웹툰 캐릭터로 야한 그림을 그려 달라는 커미션 의뢰를 보고는 한 풀이 개념으로 한 장 그려서 팔았는데... 이 망할 놈이 그 그림을 바로 인터넷에 유포하고, 웹툰 출판사에서 그걸 신고하고, 체포되고, 결국 그림을 그려 준 단경까지 경찰을 만나는 신세가 됩니다. 


 며칠 전까지 같이 일하던, 웃는 얼굴로 축하하는 척하며 보내줬던 사람을 이런 식으로 만나게 되니 그 수치스러움은 이루 말할 수가 없겠죠. 그래서 눈물 콧물 다 흘리며 잘못했다고 비는 단경에게 매우 단호하게 분노하는 동료 강사인데요. 그때 나타난 레전드 작가, 단경의 언니 주경이 싹싹 빌며 함께 사과를 하자 동료 강사(였던 사람)도 마지 못해 화를 풀고. 합의금 천 만원으로 끝내주기로 합니다. 모아 놓은 돈도 없는 데다가 이 건으로 당연히 학원에서 잘린 단경을 위해 주경이 대신 돈을 주려고 하지만 단경은 의외로 단호하게 거절을 해요. 더 이상 언니 손 빌리긴 싫다. 라는 이유로 자기가 어떻게든 하겠다고 고집을 부리는 단경을 보고 주경은 꽤 괜찮은 제안을 합니다. 자신이 문하생으로 있었던 레전드 원로 만화가 목진필이란 양반이 처음으로 웹툰 연재에 도전하려는데 이쪽 지식이 있는 문하생이 필요하다더라. 내가 꽂아줄 테니 거기에서 한 번 더 도전을 하면서 돈도 벌어 보렴. 


 그래서 씐나게 달려간 단경이겠구요. 저엉말로 인자하고 사람 좋은 목진필, 오랫 동안 데뷔 못하고 숙성 되어서 마음이 한과 분노로 가득해 사사건건 단경을 못 잡아 먹어 안달인 1번 어시 성해건, 나이도 젊고 상대적으로 나긋나긋 사람 좋아 보이는 2번 어시 정재오와 함께 작업을 시작합니다. 그런데 문제는 의외로 정재오였어요. 나름 선배랍시고 이것저것 알려주며 챙겨주는 듯 하다가... 짭짤한 부업이라며 다크웹에다 포르노 짤 그려주며 커미션 장사하는 걸 알려주거든요. 


 암튼 그렇게 본격적으로 일을 해 보니 이거슨 너무나도 힘든 것이죠. 몸도 힘든데 성해건은 계속해서 잡아 죽일 듯이 갈궈대고. 그러다 손목이 나가서 그림 속도가 떨어지니 갈굼은 3배가 되고. 그 와중에 학원 강사 시절에 몰래 흑심을 품고 있었던 제자 녀석이 만나자 그래서 신나게 나갔다가 그 놈이 그 문제의 동료 강사와 연인 사이라는 걸 알게 되어 완전히 멘탈이 나간 단경은 결국 다크웹에 접속하고. 목진필의 만화 주인공 이름을 따서 '타이지'라는 닉을 만든 후 커미션 요청을 받았더니 이게 단순 포르노 같은 게 아닙니다. '한 살 짜리 아이를... #%)($%*$%*)#$%' 이라는 요청을 보고 구토를 하는 단경이지만 이미 맘을 먹었으니 그냥 승낙하고 원하는 그림을 그려 보내요. (물론 우리에겐 보여주지 않을 뿐더러 그 요청 내용도 중간 생략으로 넘겨 주는 센스. ㅋㅋ) 그래서 그렇게 번 돈과 어시스턴트 하면서 번 돈을 모아 동료 강사를 찾아가고 천만원 봉투를 내밀죠. 그런데 충격적이게도...


 우리 (전직) 강사님은 유명 만화가 어시를 하고 있다는 단경의 소식에 진심으로 축하하는 모습을 보이며, 전에 너무 심하게 군 것 같아서 내내 후회하고 있었다며, 오히려 사과를 하고 돈봉투도 그대로 돌려 보냅니다. 당연히 이 분의 의도와는 정반대로 단경의 멘탈은 완전히 나락에 떨어지구요. 비참한 심경으로 '나보다 더 바닥인 인간들이 존재한다는 걸 확인하고 싶었다'며 다크웹에 접속하면서... 드디어 이 영화의 빌런인 '한냐'가 접근합니다. 마침내!! ㅋㅋㅋ 암튼 이 분은 다짜고짜 '죽이고 싶은 사람 없냐?'면서 그걸 작품으로 승화해서 보여달라고 요구합니다. 돈은 얼마든지 내겠다며. 그래서 당연히 동료 강사님의 이야기를 꺼낸 단경은 커미션을 수락하고 심혈을 기울여 자기가 생각할 수 있는 한 가장 기괴하고 변태스러운 모양의 시체가 되어 있는 그 양을 그려요. 이때 단경이 작업하는 태블릿 속에서 뻘건 도트 같은 것들이 피어나 세은의 방을 가득 채우고 이와 함께 세은이 광기에 물들어가는 장면 연출이 나오구요. 완성된 작품을 전송 받은 한냐가 '당신의 작품에 깊이 감동받았다!'는 반응을 해주자 굉장히 기분이 좋아진 단경은 그날 일터에 나가서도 자신감 있게 의견을 내서 수훈을 세우고. 또 잠시 후 다크웹에 들어가 보니 자기 작품이 화제가 되어 팬이 왕창 생겼어요. 그래서 자존감 MAX! 가 되어 이전까지와 다른 사람이 되어 버리는 단경입니다. 예쁘게 꾸미기도 하고, 일 할 때도 선배들에게 기죽지 않고 자기 할 말 다 하면서 실력도 쑥쑥 늘고. 심지어 자기가 먼저 (일생 동안 자신이 주눅들어 살았던) 언니에게 연락해서 만남도 갖고 그래요. 


 그리고 이제야, 드디어 첫 살인이 일어납니다. ㅋㅋㅋ 죽은 사람은 당연히 단경이 언급했던 그 분이고 살해된 모양도 당연히 단경이 그린 그림대로. 멘탈이 나가 '너 대체 뭐야!!!?' 라고 묻지만 태연하게 '뭐긴요 단경님 1호 팬이죠.' 라며 두 번째 작품도 얼른 만들어 달라는 한냐. 하지만 단경이 들어간 그 다크웹의 사이트는 이미 이런저런 사정으로 한국 경찰이 감시 중인 곳이었고, 살인 현장과 똑같은 모양의 단경 그림을 단서로 사건을 수사하던 경찰이 단경에게까지 찾아 옵니다. 일단은 자긴 그런 거 모른다며 잡아 떼고 도망친 단경... 인데요.


 이 순간 밝혀지는 사실 하나. 지금껏 단경이 주절주절 자기 얘길 떠들던 대상은 바로 방금 전에 단경에게 찾아왔던 사이버 수사대의 여형사였습니다. 그냥 나레이션인가? 했었는데, 사실은 이미 대부분의 사실 관계가 발각되어서 경찰서에 끌려가 진술을 하는 중이었던 거에요. ㅋㅋ 그래서 형사는 대체 왜 그 날 곧바로 얘기 안 했니. 니 말이 사실이라면 그때까진 너에게 죄가 없었는데. 지금은 이미 너무 멀리 와 버렸는데... 라며 안타깝다는 듯이 얘길 하구요. 그에 대한 단경의 대답은 '그날이 제가 만손이 된 날이어서요.' 라는 겁니다.


 그러니까 정말로 신고하고 자백을 하려고 했는데, 그 순간 우리 목진필님께서 어시들을 모아 놓고 연재 확정을 축하하며 덕담 하다가 단경에게 이런 말을 해 버린 거에요. 내가 딱 보니까 니 손은 만화를 그릴 수밖에 없는 손이다. 만화 잘 그릴 손이니까 만손. 이제 정식 연재에도 변함 없이 너와 함께 갈 테니 잘 부탁한다.


 이렇게 인정 받고 기분 좋은 말까지 들었는데, 경찰에 신고를 해 버리면 더 이상 여기에서 일할 수 없어질 거란 생각에 단경은 신고를 포기하는데요. 그냥 포기만 할 것이지 쓸 데 없는 잔머리를 굴리다가 무덤을 팝니다. 그러니까 빈틈을 타서 작업실에 있는 어시 2호 박응태의 컴퓨터에서 vpn을 끄고 다크웹에 접속한 후 한냐에게 두 번째 커미션 그림을 보낸 거죠. 그래서 다음 날 곧바로 박응태는 경찰에 잡혀 가고. 그렇게해서 생긴 빈 자리에 단경은 자기가 좋아했던 그 학원 수강생, 죽은 강사의 남자 친구 였던 녀석을 넣어 달라고 목진필에게 부탁을 하네요. 그리고 이렇게 막 나가는 단경에게 성해건이 마구 화를 내다가 몸싸움이 벌어지고. 그 꼴을 보고 심한 스트레스를 받은 목진필은 쓰러져 병원에 입원합니다.

 그런데 이 무리한 인사 청탁(...) 때문에 성해건은 단경을 의심하게 되고, 끌려간 박응태가 남기고 간 인터넷 방송용 캠을 가져다 뒤적뒤적 해 본 결과 박응태의 컴퓨터에서 아주 수상한 무언가를 하고 있는 단경의 영상을 발견해요. 이렇게 된 상황을 알자 단경은 버선 발로 달려가 성해건에게 싹싹 빌고. 이 미친 놈이... 라며 화를 내던 성해건은 단경에겐 해서 안 될 말을 해 버리죠. 이 멍청아 나도 너도 다 목진필에게 속고 있는 거야. 우리에게 재능 같은 건 없어. 미래도 희망도 없다고. 언니 빽으로 어시나 하는 주제에. 우린 그저 1%의 성공을 위한 밑거름, 그러니까 똥이라고. 똥!!! 왜 이걸 몰라 이 멍청아!!!


 그래서 이성의 끈을 놓은 단경이 펜으로 성해건의 손을 찌르고. 몸싸움이 벌어지지만 아무래도 성별과 체격의 차이가 있으니 결국 성해건이 이기고. 이제 끝이다... 하는 순간 홀연히 나타난 한냐가 성해건을 죽이고 시신 처리까지 해 줍니다. 하지만 단경은 한냐에게 자긴 더 이상 커미션을 그릴 수 없다고 하소연을 해요. 난 만손이 되어야 한다. 목진필과 함께 작품 해야 한다. 내 꿈은 여기에 있다. 그러자 분노한 한냐는 놀랍게도... 화 좀 내다가 단경을 이해해줍니다. ㅋㅋ 그래서 깨끗하게 시신 처리해 주고 떠나요.


 그러자... 또 이 이야기를 듣던 형사님 등장입니다. ㅋㅋ 근데 그럼 그렇게 잘 마무리 된 일인데 왜 또 커미션을 그렸어? 라고 묻고요. 말 했잖아요... 언니 때문이라고. 라고 답하는 단경.


 목진필네 어시가 하나는 경찰서로 사라지고 다른 하나는 실종 되어 버렸으며 목진필 본인은 병원에 입원해 있다는 소식을 들은 언니 주경이 목진필을 찾아가요. 이러쿵저러쿵 하지만 결론은... 단경이를 해고하라는 겁니다? ㅋㅋ 나름 반전 비슷한 거였죠. 주경은 단경을 걱정하지도 않고 아끼지도 않습니다. 오히려 그 정반대로 혐오하고 눈 앞에서 사라져 주길 바라요. 그래서 '선생님께 보내면 본인 주제 알고 다 포기할 줄 알았던 건데!' 라며 단경이 편을 드는 목진필을 몰아 붙이구요. 대체 뭔 소릴 어떻게 한 건지 결국 목진필은 단경에게 해고 통보를 합니다. 그러자 억울해서 버릇 없게 덤비는 단경 때문에 목진필도 본의 아니게 좀 심한 말을 하구요. 그래서 절망한 단경은 다크웹에서 한냐를 소환하겠죠. 커미션 하나 더 하자.


 문제는 그 마지막 커미션이 완성되고 전송까지 한 순간에... 그 짝사랑 훈남에게 연락이 옵니다. 목 선생님이 단경씨랑 저랑 셋이서 연재 계속 하자고 연락하셨어요! 와 만세!!! 

 으아아아악!!!!! 하고 후회에 빠지는 단경이지만 한냐는 연락을 안 받구요. 결국 후다다다다닥 죽어라고 열심히 목진필 집으로 달려가지만 이미 목 선생의 목에 칼을 대고 있는 한냐. 단경은 제발 죽이지 말아 달라고 애원하지만 '이 놈 때문에 니 그림이 변질되어 버린 거잖아!' 라며 목을 그어 버리는 한냐구요. 그대로 단경까지 위협하다가... 단경이 오는 길에 이미 연락해 둔 경찰이 오는 소릴 듣고 도주합니다. 들어온 경찰들은 당연히 단경을 데려가겠고... 이제사 영화의 시작과 이어지는 순간이네요. 이대로 경찰서에 가서 진술을 하고 있는 거죠.


 그런데 이때. 은신처에서 자기가 받은 그림을 다시 보던 한냐의 표정이 일그러지고, 잠시 후 주경의 집에 칼을 들고 나타나서 주경을 위협하기 시작해요. 그리고 단경은 경찰이 건네 준 자신의 커미션 그림을 보다가 이상한 점을 발견합니다. 한냐는 '어떻게 자기 동생에게 그런 짓을 해!!!?' 라는 쌩뚱맞은 얘길 하며 주경에게 화를 내다가 손에 몰래 날카로운 펜을 숨기고 있던 주경의 반격에 목을 찔리구요. 죽어가면서 역시 영문을 알 수 없게 단경에게 사과하는 말을 하며, 가방에 있던 자기 태블릿을 꺼내 포맷을 하고는 쓰러져 죽어요.


 그리고 시간이 좀 흘렀네요.

 한냐의 증거 인멸 덕에 단경은 그간의 진술을 번복하고 '전 아무 것도 몰라염. 그냥 그림만 그려써염.' 이라고 우겨서 증거 불충분. 집행 유예로 풀려났습니다. 주경은 목진필이 단경과 작업하던 작품을 이어 받아 '제자의 손으로 스승의 작품을 완성하겠다!'며 연재를 하는 중이고 반응은 당연히 엄청나게 좋습니다. 그리고 단경이 꽂아 넣으려 했던 그 훈남 젊은이도 주경 밑에서 일을 하고 있네요. 그런데... 사회 봉사 일과를 마친 단경이 주경을 찾아가요. 그리고 털어 놓죠. 마지막 커미션은 내 것이 아니었어. 언니가 그린 거지?


 그래서 밝혀지는 진상은 대략 이렇습니다. 단경은 목진필을 존경했기에 진심으로 죽기를 바라지 못했어요. 그래서 어중간한 작품을 만들어 보냈는데 그 직후에 집을 나가는 바람에 '이딴 그림으론 안 된다고!' 라며 화를 내는 한냐의 반응을 보지 못했죠. 그때 주경은 목진필을 만나서 단경에겐 재능이 있고 자긴 그걸 믿어 보겠다는 목진필에게 화를 내고 나가다가, 목진필이 자신의 비밀을 눈치 챘다는 걸 깨닫습니다. 자신을 '만화 천재'로 만들어주며 대박이 났던 그 작품 후로 극심한 슬럼프가 찾아와서 신작 구상은 커녕 그림 한 장 못 그리는 상태가 되어 있었다는 걸요. 그러고 단경을 만나러 갔다가 단경의 노트북에 뜬 한냐의 메시지를 본 주경은 자기가 진심을 담아 그림을 새로 그려 보냈고, 한냐는 그걸 모르고 신이 나서 목진필을 죽였는데... 이후에 그 그림을 다시 보다가 깨달은 거죠. 이 그림은 언니가 그렸다는 걸. 그래서 주경을 죽이러 찾아가 '어떻게 동생에게 그럴 수 있어!!' 라며 화를 냈던 것이고. 죽어가면서는 그렇게 팬이라면서 단경의 그림이 아닌 걸 바로 눈치 채지 못한 자신을 자책했고... 뭐 그런 거였네요. 


 단경은 주경에게 '난 그저 누군가에게 칭찬 받고 인정 받고 싶었을 뿐인데 그것까지 빼앗아 가냐!' 며 호소합니다만. 주경은 싸늘하게 '하여튼 씹덕들 망상이란...' 이라고 잡아 떼구요. 단경은 주경에게 '적어도 다크웹에서 그림을 그리던 나는 진짜였다. 하지만 넌 이미 다 끝나서 다른 사람 흉내나 내고 있을 뿐, 이제 곧 잊혀지게 될 거야.' 라는 말을 남기고 떠나요.


 그리고 자기 집으로 짝사랑 훈남을 부른 단경은 다크웹에 접속해 자신의 작품들을 훈남에게 보여줍니다. 이때 단경이 처음 커미션을 그리던 때 처럼 화면 속에서 날아 오른 붉은 도트들이 방을 가득 채우고, 마치 그 훈남에게 단경의 상태가 전이되는 것 같은 연출이 나와요.


 그렇게 본인 ip로 다크웹 아이디에 접속하는 바람에 단경은 스스로의 혐의를 입증해 버린 셈이 되었고, 태블릿을 손에 들고 터덜터덜 걸어 나와 이미 출동한 경찰차에 스스로 올라요. 사실 단경에게 좀 애잔한 맘을 품고 있었던 사이버 수사대 형사님은 대체 왜 이랬냐고 묻고. 눈물을 흘리며 '타이지에겐 독자가 필요해요' 라고 말하는 단경의 모습으로 엔딩입니다.

    • 저도 이거 듀나님 리뷰보고 기억해뒀는데 하필 올라온 게 티빙이군요. 제가 지금 안쓰고 있는... 다른 곳에서는 대여비용이 좀 들긴 하는데 글을 읽어보니 정말 웰메이드인 것 같아서 한번 질러볼까 싶습니다. 저는 어차피 순수(?)호러물 보다는 이렇게 바탕으로 깔아놓으면서 다른 이야기를 잘 섞어놓은 작품들을 더 선호하거든요.




      그런데 출연진은 이름도 다 생소하고 올려주신 사진들로도 무슨 그룹의 누구신지 전혀 못 알아보겠네요. 하하;; 일단 보고나서 검색해보는걸로!

      • 티빙은 사실 저라고 해도 딱히 가입하고 싶은 서비스는 아니긴 합니다. ㅋㅋ 가족님이 갖고 계신 계정에 기생해서 이용 중인 건데 그래도 은근 쏠쏠하게 뭐가 올라오긴 해요. 웨이브랑 합쳐지면 좀 더 나아지지 않을까 싶은데 몇 년 째 협상만 하고 결론이 안 나네요...;




        말씀대로 코어 호러 팬보다는 호러도 보는 일반 관객(?)들에게 오히려 더 호평을 받을만한 영화라는 생각을 했습니다. 일단 호러로서는 많이 무섭지도 않고, 또 슬래셔물 주제에 잔혹한 묘사는 일부러 열심히 피해가는 작품이기도 하거든요.




        음. 그렇다면 레이디버드님도 저와 마찬가지로 '펜트하우스'를 안 본 희귀한 한국인인 것입니까... ㅋㅋㅋ 주인공 맡은 김현수씨의 가장 큰 히트작이 그거거든요. 위너 김진우는 제가 위너 활동 초기의 모습만 봐서 그런지 얼굴 느낌이 많이 변했더라구요. 벌써 10년이 넘었으니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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