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추천] '라이즈' 웰메이드 힐링물은 항상 옳습니다.

프랑스 파리 한 발레단의 주역 발레리나인 엘리즈는 하필 중요한 공연 시작 직전에 멘탈이 크게 흔들리는 일을 겪게 되고 집중이 안되는 상황에서 억지로 퍼포먼스를 이어나가다가 결국 큰 부상을 당하고 맙니다.
아무래도 수술을 해야할 것 같은데 회복에 평균 2년이 걸린다고 합니다. 20대 중후반에 접어드는 발레리나에게는 커리어 전성기를 허무하게 날려버릴 수 있는 시간인 거죠. 대부분의 무용수들이 그렇듯이 어릴적부터 발레 하나만 바라보며 살아왔고 다른 커리어는 생각해본 적도 없는 엘리즈는 당연히 육체, 정신적 상태가 모두 바닥을 칩니다.
무엇보다 당장 먹고살게 걱정인데 다행히 오랜만에 재회한 친구와 함께 출장 케이터링 일을 하게 됩니다. 날씨, 경치가 좋은 브루타뉴에서 아티스트들이 단체로 머무르며 워크숍 같은 것을 하는 장소에 출장을 갔다가 자유로운 컨셉의 춤을 추는 현대 무용단을 만나게 되고 아주 조금씩 재활과 회복의 길에 올라서게 됩니다.

처음에 언급한 오프닝 씬에서의 약간(?) 불미스러운 일 하나를 제외하면 이후 나쁜 사건이 벌어지거나 사악한 인물이 등장하지도 않고 호감형의 착한 주인공이 호감형의 착한 가족, 친구, 동료들의 도움을 받으며 상처를 극복해나간다는 참 밝고 긍정적인 힐링물입니다.
그럼에도 너무 낯간지럽거나 하지않게 적절히 들어간 유머들과 정말 자유로워 보이고 역동적이며 해방되는 느낌의 댄스 씬들이 있기 때문에 시니컬해질 틈도 없이 즐겁게 감상했습니다. 다소 단순한 힐링 스토리인 것에 비해 거의 2시간에 가까운 러닝타임이 약간 길게 느껴지기는 하는데 한단계 한단계 차근차근 힘든 재활의 길을 걷는 주인공의 페이스에 영화가 맞춰주는 느낌이라서 나쁘지 않았어요. 초반 시놉시스인 것처럼 써놨지만 현대 무용단과 만나서 본격적으로 다시 춤을 시작하는게 거의 영화 중반부터거든요.
착하기만 한 영화에 거부감이 있는 게 아니라면 다들 좋게 보실 것 같아요. 예쁜 브루타뉴의 풍경과 공연할 때의 무대 세트도 훌륭하고 음악도 좋고 춤 안무도 좋고 적절하게 캐스팅 된 배우들도 비주얼, 연기 다 훈훈합니다.
주연을 맡은 마리옹 바르보는 오프닝의 발레 공연을 직접 소화하는 모습만으로도 바로 감이 왔지만 역시 찾아보니 실제 프랑스에서 매우 잘나가는 발레리나라고 하네요. 영화 속 엘리즈처럼 드라마틱한 일을 겪은 건 아니지만 비슷하게 발레만 하다가 한 현대 무용단과 함께 일하게 되면서 좀 더 자유롭게 여러 영역을 오가며 퍼포먼스 예술을 하는 걸로 더 유명해졌다고 합니다. 정식 연기는 이 작품이 처음이었다고 하는데 보시면 알겠지만 매력적인 퍼포먼스로 단번에 눈도장을 제대로 찍었고 이후에도 4편의 영화에 비중있는 역할로 출연했더군요. 앞으로 전문 연기자로 쭉 잘나가셔서 국내에 다른 출연작도 수입되길 바랍니다.


추가로 저는 이 작품에 대해 아무런 사전정보가 없었고 듀나님, 조성용 회원님 호평만 보고 댄스영화라는 정도만 알고 봤는데 다 보고나서 확인하니 세드릭 클라피쉬 감독님의 연출이었더군요. 바로 제가 여기에도 소개한 적이 있는 '가장 안 유명한 삼부작'을 10여년에 걸쳐서 만드셨고 올해 초에 우연히 찾아냈던 후속 아마존 프라임 시리즈까지 만드셨던 분입니다. 전혀 예상도 못했다가 반가운 이름을 봐서 더 기분이 좋았네요. 아무래도 저랑 이 감독님 작품이 굉장히 잘 맞나봐요. ㅋㅋㅋ

프랑스 원제는 몸에, 몸에 의해 등의 뜻이라는 'En Corps'이고 영어제목이 국내에서 그대로 가져온 'Rise'이고 2022년작인데 하필 NBA 선수 안테토쿤보의 자전적 이야기를 다룬 동명의 영어제목 영화가 같은 해에 나와서 검색이 겹칩니다. 뭐 포스터만 보면 구분이 바로 가기는 해요.
왓챠에서 1400원에 대여로 감상하실 수 있습니다. 다른 OTT나 유튜브에도 비슷한 가격으로 나오네요. 마지막으로 엔드 크레딧 올라갈 때도 아주 멋진 퍼포먼스가 보너스로 나오니까 거기까지 감상하신 분들은 놓치지 마세요!
글 잘 읽다가 감독님의 정체 적어 주신 부분에서 웃었습니다. 정말로 이 감독님은 레이디버드님과 인연인가 봐요. ㅋㅋㅋㅋ
저도 듀나님 리뷰를 읽긴 했는데 내 취향은 아닌 것 같아... 해서 잊고 있었거든요. 근데 이 글까지 읽은 김에 일단 기억해두겠습니다! 듀게에 누군가가 유료로 결제한 vod 소감을 올리면 조만간 어딘가에 무료로 풀리더라는 징크스를 믿고!! 하하하.
아니 올해 초에 저 후속 시리즈 우연히 찾은 것도 그렇고 이 영화는 감독이 누군지는 전혀 생각 안하고 봤다가 알게 된 것도 그렇고 진짜 올해 이 감독님이랑 뭔가 있어요! ㅋㅋㅋ
과자 한봉지 or 음료수 한캔 사먹는 대신 2시간의 힐링을 한다고 생각하면서 과감하게(?) 질러보시는 건 어떨지요? 하하!
작정하고 삭막하고 우울한 두 시간 사십 여분 짜리 이란 영화를 막 보고 나니 상당히 합리적이고 그럴싸한 권유로 느껴지긴 합니다만. 일단은 게임부터 하겠습니다... 하하!
맞습니다. 이미 보셨군요! ㅋㅋ 이란 영화들 무서워요... 영화 몇 편만으로 이란에 대한 공포와 증오심이 타오르는 걸 보면 감독님들 자기 나라에서 쫓겨날만도 했다 싶구요. ㅋㅋ
저도 몸치라서 이렇게 춤을 잘 그려낸 작품들을 보면서 대리만족을 합니다. ㅋㅋ 여기선 뭔가 해방되는 느낌이라서 더 황홀했어요.
영화만 보고도 기분이 좋아졌는데 두 배의 기쁨이 생겼죠. 힐링 받고 싶을 때 생각나면 꼭 보세요.
중간에 평상시 옷 입고 동작하는 세 분의 모습도 넘 우아하네요.
'빌리 엘리어트'도 발레를 배우는 과정 중에는 빌리가 얼마나 우아해지던지 생각이 납니다.
사실 발레는 오프닝 공연이랑 그 사진에서 잠깐 시범 보여주는 정도만 나옵니다. 대신 비중있게 다루는 현대무용이 참 멋지더라구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