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마존프라임] 어찌저찌 끝을 봤네요. '업로드' 시즌 4 잡담입니다

 - 나온지 며칠 안 됐습니다. 편당 런닝 타임은 30분 남짓으로 에피소드가 네 개 뿐이에요. 스포일러는 마지막에 흰 글자로 간단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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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드라마에 이런 말 이상하지만 옛날 표현으로 '양키 센스'가 좀 강한 드라마인데... 포스터 이미지까지 딱 그렇네요. ㅋㅋ)



 - 사람의 뇌를 스캔해서 디지털화 하는 기술이 상용화된 가까운 미래입니다. 이 기술의 부작용이라면 머리가 터져 버린다는 건데(...) 그래서 곧 죽을 게 확실한 사람만 요 기술을 활용할 수 있구요. 그렇게 디지털화 된 데이터는 데이터 서버 상으로 구현된 가상 현실 휴양지로 업로드 되어 이론적으론 영생을 누릴 수 있어요. 물론 아주 비싸지만요.

 IT계의 신성으로 확 뜨다가 갑작스런 자율 주행차 사고로 목숨을 잃은 젊은이 네이선 브라운씨가 주인공이구요. 이 분의 여자 친구인 수퍼 울트라 속물에 허영 쩌는 갑부집 딸 잉그리드와 가상 현실에서 만난 미모에 성품도 좋은 서민 직원 노라 사이에서 삼각 관계 로맨틱 코미디를 펼치는 가운데 이 서비스를 운영하는 회사 및 미국 IT 재벌 기업들의 음모가 펼쳐지고... 대충 이런 내용의 드라마였어요. 장르는 시트콤에 가까운데 기둥 줄거리는 스릴러였고 뭐 대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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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인공 커플. 분명 주인공들이긴 한데 중반 이후로 너무 진지 심각해져서 재미가 떨어지더니 피날레에선 아예 중심 사건과 격리 되어 버립니다. 작가님들??? ㅋㅋ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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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웃기는 건 저들이 재미 없어지면서 치고 들어 온 진짜 주인공(?)들 역시 클라이막스 사건엔 거의 영향을 끼치지 않아요. 자... 작가님들???)



 - 매 시즌마다 글을 하나씩 올렸으니 이미 네 번째. 그래서 무슨 말을 해도 했던 말 반복인지라 이번엔 정말 짧게 적고 마무리 해보려구요.


 1. 장르도 오락가락. 스토리도 오락가락. 캐릭터 비중도 오락가락. 잘 만든 드라마라고 하긴 매우 어렵습니다. 뭐 애초에 기획할 때야 코미디, 로맨스, 스릴러를 혼합한 이야기로 IT 공룡 기업들의 어두운 면과 빈부 격차 등등의 사회적 메시지를 담아내면서도 웃기고 짠하고 감동적인 이야기를 만들려고 했겠습니다만. 그게 결국 잘 뭉쳐지질 않아서 요 짧은 런닝 타임 속에서도 이야기 톤이 수시로 널뛰기 하고. 또 이야기 굴리다가 '아 이 캐릭터 쓰다 보니 재밌네' 싶으면 단역이 조연이 되고, 조연이 주연이 되고, 그러다 또 갑자기 비중 사라지고... 이런 식으로 사방으로 굴러다니고 널뛰기 하던 작품이구요. 이번에도 슬픈 예감은 틀리지 않아서 마지막까지 이런 난감함은 수습되지 않고 그냥 그 상태 그대로 구르다가 끝이 났습니다.


 2.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걸 끝까지 볼 수 있었던 건 뭐 일단 처음엔 그럼에도 불구하고 꽤 재밌었고. 이후에도 아예 재미가 사라지진 않으면서 초장엔 별 거 없어 보였던 캐릭터 몇몇이 쌩뚱맞게(!) 매력을 터뜨리며 계속 지켜 볼 이유를 만들어줬기 때문인데요. 그러니까 콕 찝어서 갑부집 허영녀 잉그리드와 가상 현실 속 바보 친구 루크. 이 둘이 날이 갈 수록 귀여워지고 갸륵해지면서 그래, 주인공들은 됐고 대기업 음모도 상관 없으니 니들만 즐겁고 행복해주렴. 뭐 이런 맘으로 봤던 건데... 끝까지 다 본 결론은 흠. 50%입니다. 저 말고도 이거 보시는 분들이 아예 없진 않아서 자세힌 안 적겠지만, 한 쪽은 그럭저럭인데 다른 한 쪽은 상당히 화가 나네요. ㅋㅋㅋ 


 3. 마지막 에피소드 두 개, 그러니까 시즌 4의 3, 4화 쯤 가면 '작가들이 이쯤에서 대략 포기했구나.' 라는 생각이 강력하게 듭니다. 내내 기둥 줄거리를 맡고 있던 거대 떡밥 몇 개가 정말 당황스러울 정도로 허망하게 강제 종료 되어 버리구요. 그 와중에 새로 투입한 떡밥은 초고속 진행으로 와다다 달리다가 클라이막스를 차지해 버리는데 그 아이디어 자체는 나쁘지 않지만 다 보고 나서 돌이켜 보면 그게 과연 이 시리즈를 마무리하는 중심 사건이 되는 게 맞나 싶고. 주인공 커플의 매력도는 지하를 뚫고 들어가 버려서 이야기에 집중도 잘 안 되구요. 음... 암튼 지금껏 봐 온 시리즈의 마지막 에피소드의 마지막 마무리 파트를 보면서 빨리 감고 싶어진다는 게 그다지 긍정적인 평가는 아니지 않겠습니까? ㅋㅋ 뭐 그랬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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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래서 쌩뚱맞게 클라이막스를 차지한 AI 클론님들. 이분들은 후반 시즌에선 좀 재밌게 나오긴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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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리고 내내 조연이다가 클라이막스에서 의문의 주인공행을 당한(?) 두 분. 당혹스럽지만 이 시리즈 각본이 원래 이럽니다... ㅋㅋㅋ)



 - 그래서 지금껏 하나도 안 보신 분이라면 그냥 안 보시는 쪽을 추천해 드립니다. 잉그리드가 너무 귀여워서 이 분만이라도 추천해드리고 싶지만 드라마를 그렇게 볼 방법 같은 건 없잖아요? ㅋㅋㅋ 

 아주 못 만든 이야기까진 아니라고 자꾸 생각하게 되는 게 그래도 '오피스' 만들었던 분들 작품이라 그런지 군데군데 부분부분 괜찮은 것들이 있거든요. 캐릭터든 로맨스든 코미디든 풍자든 가끔 먹히는 게 하나씩 툭툭 떨어지긴 해요. 하지만 전체적으로 얽혀 있는 상태가 워낙 메롱인지라... 역시 그냥 안 보시는 게 낫습니다. 

 다만 이미 두 시즌 이상 보셨고, 저처럼 잉그리드에 빠진 분들이라면 뭐. 어차피 길지도 않으니까 나머지도 다 보셔도 아주 화가 나진 않으실 듯 하구요. 저도 그랬습니다. 아 결국 예상대로 마무리 별로네. 하지만 잉그리드는 귀여웠으니까 뭐. 라는 정도로 만족하실 수 있다면... 그러합니다. 끝이에요. ㅋㅋ




 + 그동안 언급을 안 한 것 같은데. 이 시리즈 출연진 중에 가장 유명한 분은 아마 이 분이 아니었을까 싶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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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엑스파일 전설의 흡연남! 윌리엄 B. 데이비스님이십니다. 4개 시즌 내내 출연하셨네요. ㅋㅋ

 1938년생이시니 예전 한국식 나이로 치면 88세이신데 지금까지 활동 중이시고 공개 예정작도 몇 편 있고 그래요.

 더 더 오래 건강 장수하소서...



 ++ 스포일러 구간입니다.


 시즌 3에서 네이선은 두 버전으로 존재하게 됩니다. 하나는 DNA 복제로 만들어낸 본인 몸으로 '다운로드'된 네이선. 그리고 또 하나는 요 네이선이 사라졌다는 걸 감추기 위해 몇 달 묵은 백업 데이터로 가상 현실에 만들어진 네이선. 그리고 전자는 당연히 현실의 인간이자 원래 연인인 노라와 사랑을 하며 모험 다니고. 후자는 원본이 노라와 겪었던 결정적인 사건들 몇몇이 사라진 관계로... 달라진 잉그리드의 진심 어린 모습에 감동해서 잉그리드와 연인이 돼요. 결국 주인공 남자를 복제해서 둘로 만들어 삼각 관계를 해결해 버린 셈인데요.


 시즌 3 말미에 둘 중 하나가 잡혀가서 삭제 되었다! 는 떡밥을 던지며 끝났는데. 시즌 4 시작할 때 그것이 노라와 연인 관계인 원본 네이선, 그러니까 이야기의 진짜 주인공이란 게 밝혀집니다만... 당연히도 알고 보니 안 죽었다! 라는 반전이 나옵니다. ㅋㅋ 사망 처리된 이유는 요 '업로드' 서비스를 운영 중인 회사가 드디어 머리통 안 터지는 업로드 기술을 개발했는데, 그걸 시험해 볼 데가 없어서 어차피 법적 인간이 아니라 인권 따위 존재하지 않는 다운로드 네이선을 잡아가서는 죽어라고 업로드, 업로드, 또 업로드하며 실험을 하고 있었어요. 그러느라 몸에 무리가 가서 만신창이 폐인이 되지만, 마음 따뜻한 직원 한 명이 네이선과 노라의 기억들을 보고 감동 받아서는 '나도 모험을 하며 내 의지대로 살고 싶네요' 라며 풀어줘 버립니다. 그래서 요 네이선이 노라를 찾아간 후 부터 이 둘의 이야기는 시한부 멜로가 되구요.


 이렇게 적다 보면 또 너무 길어질 테니 간단 요약을 하면.


 1. 내내 시리즈의 메인 빌런으로 군림했던 IT 대기업 보스들은 부하도 없이 자기들끼리 노라와 네이선을 제거하려들다가 노라 친구 알리사의 제보를 받고 출동한 비밀 요원들에게 체포되어 영원히 못 돌아올 어딘가로 끌려갑니다. 데우스 엑스 마키나!!! 


 2. 메인 빌런과 기둥 스토리 라인이 저렇게 허망하게 퇴장해 버린 후 클라이막스를 장식하는 건 악덕 기업 리더의 잘못된 선택으로 인해 만들어진 흑화 초강력 AI 직원입니다. 시리즈 내내 1인 다역으로 등장하던 바보 AI들 중 하나가 다른 AI들을 다 흡수하고 특이점을 넘어서서 인간들을 노예로 만들겠다고 가상 현실에서 네트워크를 타고 현실 세계로 들어오려 하는데, 이걸 막아 줄 구세주는 바로 시즌 3에서 테스트 삼아 현실 세계로 보냈다가 그대로 내버리고 방치해 버렸던 바보 AI였어요. 이 놈이 현실을 살며 인간들과 어울리다가 무슨 예수님급 존재가 되어 버렸던 거죠. 그래서 이 구세주를 가상 현실에 업로드 해서 흑화 AI를 무찔러 보려는데, 이 놈이 현실에서 뭔 경험을 그리 많이 했는지 용량이 너무 커져서 업로드에 시간이 걸립니다. 그래서 그 전에 탈출하려던 흑화 AI를 막아서고 영웅적으로 시간을 끌어 주는 게 바로 우리의 멍청 친구 루크였는데요. 어느 정도 시간을 끄는 덴 성공하지만 결국 흑화 AI에게 붙들려 데이터 소멸의 운명을 맞습니다. 백업은 다 어디 갔는지 모르겠지만 소멸하구요. 그 장면에서 두어 명 정도가 잠깐 슬픈 표정 지은 후 끝이에요. 야 이 작가놈들아!!!!


 3. 잉그리드와 백업 네이선은 결국 결혼식까지 올리고 행복한 커플이 됩니다. 마지막엔 잉그리드가 네이선을 '다운로드'해서 현실 세계 부부가 되고. 금슬 좋은 부부로 애까지 만들어서 매우매우 행복해져요. 시즌 3 이후부턴 잉그리드가 사실상 주인공급 대접이었으니 그러려니 하구요.


 4. 주인공 커플은 시한부 멜로 놀이 하느라 시즌 4 클라이막스의 대결, 액션에서 아예 빠져 버립니다. ㅋㅋㅋㅋ 나머지 캐릭터들이 목숨 걸고 싸우고 난리 치는 동안 얘들은 그냥 현실에서 데이트 하다가, 네이선 몸이 더 안 좋아지니 가상 현실에서 데이트 하다가... 결국 네이선은 죽고. 노라는 네이선이 선물한 반지를 끼고 기혼자의 기분으로 홀로 씩씩하게 살아가는데요. 사실 이 반지가 네이선이 준비한 게 아니라 이 양반이 악당 시설에서 탈출할 때 자길 내보내준 직원이 '여기에 생체 실험 시작 당시의 니 데이터를 담아뒀으니 필요할 때 써라' 라고 준 걸 넙죽 받아왔던 거거든요. 바보 아닙니까. 왜 그걸 얘길 안 해줘. ㅋㅋㅋㅋ 그래서 마지막에 노라가 그게 '어떤 데이터가 담긴 것'이라는 걸 깨닫는 모습을 보여 주며 열린 척하는 닫힌 해피엔딩이에요. 끝.

    • 다 보셨군요! 저는 잉그리드가 행복한 모습을 봐야 하니까 볼 거에요. 아마도 몇 달은 지나야 볼 수 있겠지만 후반부에 작가들이 포기하면 포기한대로 뒤죽박죽이라도 볼 준비는 되어 있습니다. 시즌2까지만 본 입장에서도 누군가에게 추천까지 하기는 뭣하지만 어쨌거나 귀여운 구석이 있는 작품이라 완결은 보고 싶어요.
      • 그런 마음가짐이라면 끝까지 보셔도 크게 후회하진 않으실 겁니다. ㅋㅋㅋ 막판에 보면 이건 작가들도 잉그리드 쪽에 감정 이입 해버렸나 싶을 정도로 원래 주인공들이랑 비중이 동등해지고, 오히려 더 매력적이거든요. 어차피 아마존 프라임에선 내려가지 않고 오래오래 있을 테니 천천히 여유 되실 때 한 번 보시길!

        • 제가 작가라도 잉그리드에게 마음이 갔을 듯 해요. 주인공 커플이 영 그러다 보니 더더욱요. 잉그리드는 초반에도 배경이나 성격을 많이 보여줘서 좋았어요. 애(보다는)증의 아마존 프라임을 보지 않은지 한참이지만 잉그리드를 보기 위해서라면 결제 한 번 당길 수 있습니다. 기다려, 잉그리드!
          • 자기들이 그렇게 만들었으면서!! ㅋㅋㅋ 다행히도 아마존 프라임 비디오는 이런 류 서비스들 중에선 많이 싼 편이긴 하죠. 딱 한 달 비용이면 크게 아깝진 않을 듯 합니다. 하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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