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가족 연쇄살인 영화와 포르노배우 게이 연쇄살인 영화 연달아보기

K0000010-1-W680.jpg


81e1ctxrls-L-UF894-1000-QL80.jpg


현재 영상자료원에서 뉴 프렌치 익스트리미티 라는 기획전을 하고 있습니다.

간단히 말하면 그 표현의 수위가 극으로 치닫는 폭력적인 프랑스 영화들을 묶어놓은 기획전인데요. 

고어한 표현을 그렇게 좋아하진 않는데 다만 신체를 훼손하는 건 또 좋아하는 저의 요상한 취향 때문에 이번 기획전은 꼭 챙겨보고 싶더군요.

한편으로는 영화가 어떤 표현을 어디까지 밀고 나갈 수 있을 것인가에 대한 묘한 호기심도 있었습니다.

이번 8월은 제 인생 최고로 영화를 열심히, 많이 봤던 한달이라 다른 작품들은 보지 못했습니다. 

아쉽지만 일단 토요일 날 두 작품부터 우선 봤습니다.


영상자료원은 갈 때마다 이 곳만의 독특한 인상을 받습니다.

이를테면 극장은 문화상품을 향유하는 대외적 공간으로서의 성격을 띄고 있는데요.

미술관 정도는 아니지만, 동네 편의점보다는 더 갖춰입고 멀쑥해보일 사회적 압력이 작동합니다.

영상자료원에서는 집 앞에 마실나온 차림의 노년층 관객들을 많이 보게 됩니다.

저 분이 저 영화를...? 하고 어떤 편견을 부수게 된달까요.

제 아무리 씨네필들의 독점적 공간인 것 같아도 영화라는 건 결국 공평하게 향유되는 것이겠죠.

한편으로는 제가 꿈꾸는 미래이기도 합니다.

상암쪽에 주거지를 마련하고 그곳에서 노년을 시네마테크와 보낼 수 있다면 얼마나 좋을까요.

가끔씩은 박찬욱 감독도 볼 수 있습니다ㅎㅎ 요새는 바쁘시겠지만...


이번에 봤던 두 편의 영화, [익스텐션]과 [칼+나이프]는 작품적 완성도와 무관하게 나름 흥미로운 영화들이었습니다.

작품 외적인 이야기를 좀 하자면 [익스텐션]은 2000년대 초반의 분위기를 물씬 느꼈다고 할까요.

어딘지 모르게 제가 디브이디 방에서 보던 그런 묘한 아우라가 있었습니다ㅎㅎ 

헐리웃 영화에서는 아이는 절대 죽이지 않는다는 금기가 있는데 이 영화는 그것도 가차없이 무시해버리더군요. 

물론 죽이는 장면을 실제로 보여주진 않았지만 말입니다.

헐리웃 영화의 관습으로 에이 저 아이는 이제 도망치겠네~ 라고 했는데 죽어버려서 좀 당황했습니다 ㅎㅎ


[칼+하트]는 뭔가 어수선하고 정돈이 안된듯한 느낌이 특이했습니다.

영화를 보면서 뭔가 끔찍하고 처절한 사건들은 이어지는데, 그게 관객에게 전달된다기 보다는 표현으로 남았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그런데 더 특이한 건 감독과 편집자가 그걸 충분히 의식하고 그대로 영화를 밀고 나간듯한 느낌이랄까요.

김경묵 감독은 이 영화를 캠피하다고 표현했는데, 예전에 듀나님도 자주 쓰던 표현이라 이런 게 캠피하다는 거구나 하고 좀 배웠습니다.

한편으로는 퀴어를 소재로 영화를 찍는데 영화 자체가 퀴어하지 않을 수 있는가? 라는 생각도 했습니다. 

그 지점에서 김경묵 감독과 이동윤 평론가는 대척점에 서있는 영화로 [콜 미 바이 유어 네임]을 들었는데 속으로 좀 웃음이 나왔습니다.

그 영화가 부유한 집안 자제의 비엘스러운 판타지를 충족시키고 있다는 점에서 이 영화와 너무 다르게 느껴졌거든요. 


이제 화요일에는 그 악명 높은 [티탄]과 [마터스]를 봅니다.

[티탄]은 일찍이 한번 봤지만 그 때 정말 정신못차리고 영화에 두들겨 맞은 느낌이라 아예 따라가지도 못했습니다.

TRANS라는 단어를 이 영화가 어디까지 밀고나가는지 이번엔 정신 차리고 봐보겠습니다 ㅎ 

크로넨버그의 [크래쉬]도 보았으니 이제 이 '살점유린'의 유망한 후계자님이 뭘 보여주고 싶어했는지 제대로 만끽해봐야겠습니다.

[마터스]는... 좀 걱정스럽긴 하네요. 무슨 내용인지도 모르고 그냥 보다가 뛰쳐나올 뻔 했다는 이야기들만 들었어서... 


독한 영화를 하루에 두편씩 보니 의식세계가 좀 피로해집니다 ㅋㅋ

    • 이런 영화는 하루 한 편도 버거울 수 있는데 두 편을 보시는군요. 저는 감당이 어려운 분야네요.ㅎ


      8월에 극장을 많이 찾으셨다니 내공 쌓는 기간이 되셨겠습니다. 


      마실나가듯, 시네마테크 있는 동네에 살기가 저도 희망사항입니다만 실현이 어렵게 느껴지네요. Sonny 님은 실현하시길.

      • 오죽하면 김봉석 평론가도 강연을 하면서 시네마테크에 이렇게 경고문구가 덕지덕지 붙어있는 건 처음 봤다고 하더군요 ㅎ 아마 취향이 맞지 않는 분들에게는 거의 정신적 고문이 될 듯 합니다.


        thoma 님도 저도 시네마테크 있는 동네에서 살 수 있으면 더 할 나위가 없을 텐데요...ㅎㅎ

    • 몇달 전에 시네마테크에 <나는 고양이로소이다> 보러오신 박찬욱 감독님 만나서 인사드린 적이 있습니다. ㅋㅋ 몇년 전에 나루세 특별전 보러오셨을 때도 목격했었는데 꾸준히 오시는구나 싶어서 신기하고 재밌었어요.
      • 엇! 인사 잘 받아주시던가요? 저는 인사드렸더니 굳은 미소로 "예에..." 하고 지나가서 좀 겸연쩍었어요 ㅋㅋㅋ

        • 약간 쑥스러운 미소로 감사하다고 하셨는데, 그나마 '어쩔수가없다' 기다리고 있다고 말해서 덜 경직되신 상태로 대꾸해주신 거 같아요 ㅋㅋ
          • ㅎㅎ 다행입니다 저는 다시 인사드릴 엄두는 안나네요 이번 작품 흥행 잘 되면 좋을텐데요

    • '엑스텐션'을 보셨고, '마터스'도 관람 예정이시라면..


      '프론티어'와 '임프린트'도 어떤 경로든 보시기를 추천합니다. 


      이미 보셨을 지도 모르겠지만요 ㅎㅎ

      • 헐 영화 끝나고 지브이 할 때 김봉석 평론가가 그 계보의 대표적 작품들이라고 소개했던 작품들이군요


        뭔가 무섭습니다 ㅋㅋ

게시판 2012

번호 제목 글쓴이 조회 날짜
[공지] 게시판 규칙, FAQ, 기타등등 462,402 01-31
[공지] 게시판 관리 원칙. 147,937 12-31
제 트위터 부계입니다. 3 122,148 04-01
130354 새해복 많이 받으세요 10 183 12-31
130353 아바타 3를 보고 유스포 2 188 12-31
130352 [핵바낭] 올해 잉여질 결산 잡담 14 329 12-31
130351 아바타: 불 과 재 보고 왔어요 짤막 소감 6 225 12-31
130350 [영화강추] '척의 일생' 8 245 12-31
130349 흑백요리사 2 8~10회, 싱어게인 4 탑 4 결정 6 283 12-31
130348 Lacombe Lucien(1974) 7 126 12-31
130347 [관리] 25년도 보고 및 신고 관련 정보. 15 321 12-31
130346 Isiah Whitlock Jr. 1954 - 2025 R.I.P. 2 133 12-31
130345 [왓챠바낭] 우편배달부 말고 '포스트맨은 벨을 두번 울린다' 잡담입니다 12 264 12-31
130344 [넷플] 말 많고 탈 많은 '대홍수' 드디어 봤습니다 14 449 12-30
130343 [반말주의] 다들 올해 고생 많았어!! 새해 모두 건강하고 복 터지길 바래!! 12 182 12-3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