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넷플] 너~무 순한맛 '고백의 역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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너무 좋게 본 '십개월의 미래', '힘을 낼 시간'의 남궁선 감독의 상업영화 데뷔라고 해서 은근히 기대했던 작품이고 어제 넷플릭스에 올라왔습니다.



90년대말 부산을 배경으로 고3 박세리 양이 주인공이에요. 어릴적 좋아하던 남자애들에게 먼저 용기있게 고백을 했었지만 매번 뭔가가 엇갈려서 망했고 이후 아빠에게 물려받은 초강력 곱슬머리 유전자가 발휘되면서 인기없는 여자애로 여태 연애 한번 못해봤다는 설정입니다. 곱슬머리도 귀엽기만 하고 신은수 배우의 얼굴을 하고 있는데 그게 말이 되냐? 싶지만 그런 걸 따지면 안되니까 넘어갑니다.


공부, 운동 다 잘하는 키크고 잘생긴 김현이라는 같은 학교 최고 인기 남학생을 세리도 좋아하는데 컴플렉스인 곱슬머리 때문에 용기를 내지 못합니다. 때마침 서울에서 한윤석이라는 훈남이 전학을 오는데 또 어머니가 미용실을 하시고 서울에서 가져온 특제약을 써서 절대 풀리지 않는다는 슈퍼 매직 스트레이트 파마가 전매특허이십니다. 그만큼 비싸기 때문에 돈이 없는 세리는 윤석이의 부산 적응을 적극적으로 도와주며 아줌마에게 잘보이려고 하는데 그러면서 뜻하지 않게 둘이 친해지게 되겠죠?



제목에 썼듯이 정말 순한맛 그 자체의 풋풋하고 착한 십대 청춘 로맨스물입니다. 자극적인 양념은 1도 들어가있지 않아요. 그나마 후반부 극에 위기를 불러오기 위해 살짝 그런 전개가 있는데 그것도 엄청 심각하게 흘러가진 않구요. 뭐 그래서 나쁜 건 아니고 부담없이 훈훈하게 볼 수 있긴한데 아무래도 심심하긴 합니다. 거기다 엔딩 크레딧 빼고도 1시간 50여분 정도인데 다루는 이야기에 비해 좀 길어요. 비슷비슷하게 소소한 에피소드들 위주로 진행되는데 누가봐도 주인공이 처음에 짝사랑 하던 상대보다 전학생과 더 어울리고 진짜 이야기는 거기서 시작이라고 해도 되는데 짝사랑남에게 고백하기 위한 작전에 거의 초반 1시간을 쓰기 때문에 더 그렇게 느껴졌어요. 막상 진짜 로맨스인 후반부는 너무 늦게 발동이 걸려서 후다닥 러브모드로 갔다가 위기에 빠지고 결말로 직행.



좀 더 타이트하게 이야기를 편집했으면 훨씬 나았을 것 같고 아니라면 중간 중간 소소한 에피소드들이 좀 더 크게 재미를 줬어야 했을 것 같아요. 그리고 조연 캐릭터들도 너무 납작합니다. 주인공 친구들은 개개인 개성이 없고 그저 주인공의 연애를 돕는 치어리더 그룹일 뿐이에요. 주요 장르가 많이 다르지만 비슷한 시대, 공간배경인 '빅토리'에서는 주인공과 친구들 개성이 비중이 낮은 캐릭터들마저도 잘 살아났었기 때문에 아무래도 비교가 되더군요. 개인적으로 감독의 전작 두 편에서 보여줬던 특유의 색깔을 좀 더 대중적인 영화에서 어떻게 녹여낼지도 궁금했는데 거의 느껴지지 않더군요. 완전히 타협모드로 가신 것 같아요.



아쉬운 소리 위주로 썼는데 자극적인 컨텐츠들에 질렸고 그저 순수하고 풋풋한 고딩들의 사랑 이야기를 보고 싶으신 분들은 그냥 기대치 적당히 낮추고 보시면 괜찮을 작품입니다. 신은수 배우가 워낙 사랑스럽게 나와서 저도 아빠미소 지으면서 봤어요.


- 유명배우들 카메오가 있습니다. 좀 싱겁긴한데 뜬금없이 상당히 잘나가는 분들이 나와서 놀라웠습니다. 감독 전작들에 출연한 것도 아니고 어떤 인연인지 궁금하더군요.



    • 그래도 좋아하게 된 배우와 감독 조합이라 기대했는데.. 반응이 별로 없는 이유가 있었군요;; 아쉽... 리뷰 잘 읽었습니다.

      • 왓챠피디아 보니 전반적인 반응은 괜찮은 것 같은데 입소문으로 화제를 불러일으킬 정도는 아닌 것 같네요.

    • 초반부는 느린 페이스에 낮은 텐션의 전개에도 불구하고 예쁜 화면과 인어공주를 차용한 동화같은 이야기를 따라가는 재미가 분명 있었어요.  문제는 수학여행 고백으로 둘의 마음을 확인했는데 영화는 아직 40분이 더 남았다는거에요. 덕분에 그 후의 이야기는 죄다 괴상합니다. 영화 시나리오가 아니라 6부작 드라마 각본을 대충 줄여놓은 것같은 느낌을 영화 곳곳에서 받습니다.

      • 인어공주! 재밌는 비유네요.




        괴상하다고 할까... 전학생 남주 사정을 설명하는 대사에서 살짝 복선을 넣어놓긴 했지만 아쉬운 급전개였어요. 저도 이런 이야기 구조라면 차라리 미니시리즈로 조연들 캐릭터성 보충해서 만들었으면 더 완성도가 괜찮았을 것 같습니다.

    • 아뇨 아무리 그래도 이건 그냥 못 넘어가겠는데요. 남자에게 인기 없는 신윤수라니 성격 파탄이라는 설정을 덧붙여도 절대 무리 아닙니까. ㅋㅋㅋ 근데 신윤수 경력이 있는데 고등학생 역이라니? 하고 봤더니 워낙 일찍 연기를 시작해서 아직 24세로군요. 음(...)




      암튼 완성도는 기대만큼이 아니라 해도 말씀대로 신윤수가 매력적으로 나온다니 보긴 해야겠구요. ㅋㅋ 이런 순수한(?) 연애질 로맨스 영화가 요즘 드물고 하니 역시 한 번 봐 둘 가치는 충분할 것 같습니다. 소개 감사합니다!

      • 성격도 착하고 빠지는 구석이 없는데 그냥 곱슬머리가 문제라는 설정입니다. ㅋㅋㅋㅋㅋ 나이 얘기를 하셔서 생각났는데 전학생 역할의 공명도 촬영시기에 이미 서른을 넘겼었더라구요;;; 작중 비주얼이 아주 무리수까지는 아니지만 대학생 느낌?




        연애물은 널렸지만 이렇게 어처구니 없이 순수하고 청량한 작품은 드물죠. 올해 초에 감상글을 올렸던 대만영화 리메이크 '청설' 정도가 생각나네요.

    • 저는 예고편만 어딘가에서 봤는데 아니 머리가 뭐 어떻다고 그러나 생각만 들더군요. 두발 자유화 이전에 짧은 단발을 할 때 진짜 곱슬머리로 안정이 안 되는 머리카락 땜에 고민하던 반 친구 생각이 나서요. ㅎㅎ

      • 그런데 이게 심한 사람은 아침부터 머리 피는 것도 일이고 힘들다고 듣기는 했어요. 남의 입장에서 볼 때 그게 뭐 어떻냐고 생각할 수도 있지만 본인에게는 컴플렉스 심지어는 트라우마도 될 수 있는 것이 아닐까 싶기도 해요.




        물론 이 작품에서는 그렇게까지 진지하게 다루지는 않고 주인공이 생머리에 집착하는 것이 주로 개그 소재로 사용됩니다.

        • 네네 고민이 된다는 건 저도 십분 이해하죠. 근데 막 붕뜨는 머리칼을 가졌던 제 급우에 비하면 주인공은 충분히 예뻐서 비교가 됐나봐요...그래도 본인이 생머리에 집착하면 그럴 수 있겠죠.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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