짧은 잡담 : 케이블에서 본 '사왕자' '사기사' 그리고 IPTV 직행한 '유니콘 뺑소니 사건'


 안녕하세요, DAIN_입니다. 오늘은 좀 짧은 잡담입니다. 


  1. 잠을 설쳐서 아침에 좀 일찍 일어나니 5시 무렵에 케이블의 셀레스티얼 무비 채널에서 사왕자(蛇王子)를 하고 있더군요. 사왕자 <= AMDB 링크

1976년 영화입니다. 적룡과 이런저런 배우들이 나오는 좀 컬트스러운 영화입니다. 뭐 그래도 조역 중에서 임위도와 서소강 정도는 바로 알아볼 수 있겠더군요.


 (스포일러 있습니다!)

 실제 중국 소수민족 전설이나 설화인지 모르겠지만 이야기 자체는 이런 부류에서 원형적인 내용입니다. 가뭄에 시달리던 시골 마을에 갑자기 외지인이 부하들과 찾아와서 자기는 이 동네에서 비교적 가까운 뱀 산에 사는 '뱀의 왕자'인데 이 마을 촌장의 딸을 주면 자기 신통력으로 가뭄을 해소해 주겠다~라는 제안을 하고, 당연히 싫어하지만 동네 유지의 막내딸이 스스로 자기가 뱀 왕자에게 시집을 간다고 해서 딜은 성사되고…

  뱀 왕자는 정말로 뱀 산의 중턱에 갇힌 물을 풀어서 마을의 가뭄을 해소합니다만, 이후 사람들은 먹고 살만해지면 딴 생각을 품는 전형적인 전개입니다. 물론 뱀 왕자가 젊었을 때의 미남 적룡이기 때문에 개연성은 충분합니다(하하).


  기본적으로 중국 설화 삘나는 옛스러운 세트와 복장과 미술이 사용된 옛날 영화입니다만 이게 좀 깨는게… 

  영화 중간중간에 뮤지컬 씬이 있는데, 이게 과거 60년대 초선 뮤지컬 영화 같이 옜날 중국 경극 스타일의 뮤지컬 보컬이 아닙니다. 그냥 '지저스 크라이스트 수퍼 스타'나 '에비타' 같은 현대 식 뮤지컬 보컬을 옛날 무협시대 같은 배경에서 중국어 가사로 부르는 거죠. 

 이 영화를 위해 만들어진 곡들인지는 모르겠지만, 드럼과 퍼커션 파트가 뻑적지근하게 잘 나오는 빅 밴드 스타일의 뮤지컬 곡들도 있고해서 "아니 옛날 설화 풍 분위기 뮤지컬인데 트래디셔널한 보컬이 아니라 이런 현대 보컬이라니" 하고 웃기게 되는 컬트감이 사는 거죠. 


 어쨌든 이후 동생이 잘 지내는지 확인한답시고 둘째딸과 첫째딸이 뱀 왕자의 굴에 찾아서 깽판을 시작합니다. 둘째는 보석들을 훔쳐서 몸에 두르고 마을로 돌아왔는데 마을에 돌아오니 보석인 줄 알았던 게 죽은 뱀의 허물들이고 허물을 몸에 감고 돌아온 거죠.

 첫째딸은 대놓고 뱀 왕자를 유혹하고 수작을 부리다가 소동이 벌어지고 몸싸움이 나서 막내딸을 유산시킵니다. 여자 몸에서 나온 커다란 뱀 알이 깨지고 그 안에서 새끼뱀이 기어도망가는 것도 나오는데 은근히 호러죠.

 그리고 자식이 죽어서 분노한 뱀 왕자(=적룡)가 '흡혈귀 물기'로 첫째딸을 물어서 죽이고 시체를 마을에 돌려줍니다. 


 이후 마을 젊은이들 중심으로 뱀 왕자 때문에 못살겠다 우리 마을 여자들 씨가 마르겠다(…)를 외치며 뱀 산에 쳐들어갑니다. 

 동굴 입구에서 유황을 태워서 뱀들이 뛰쳐나오게 하고 가시 박힌 그물로 뱀들을 잡아 칼로 푹찍하고 학살을 시작합니다. 

 막판에 뱀 왕자는 그래도 마누라가 된 막내딸을 안전한 방에 가두고 부하 둘과 함께 거대한 뱀이 되어 굴 밖으로 나와 괴수 액션을 좀 합니다만, 인간 머릿 숫자와 유황 때문에 둔해진 몸으로 집중 공격을 당해 거대화한 부하 둘은 먼저 죽음을 당하고…

 뱀 왕자는 거대한 뱀 상태에서 불을 뿜으면서 마지막 까지 저항하지만 많은 사람들이 쏘는 화살비를 맞고 결국 죽어버립니다. 근데 분명 뱀인데 본 모습은 인간인 것처럼 화살꽂이가 된 적룡 모습으로 돌아와서 죽었죠.

  방에 있던 막내딸이 뛰어나와서 죽은 적룡을 보고 슬퍼하다가, 스스로 화살을 자기 가슴에 박고 같이 죽어버리고…


 엔딩은 뱀 왕자와 막내딸 조각상을 화면 가운데에 세워놓고 "이 얼마나 아름다운 이야기인가"하는 노래가 나오는 뮤지컬입니다. 마지막 엔딩 만은 조금 옛날 민요스러운 보컬인데 하여튼 결말 생각하면 분위기가 완전히 반대라 웃겨요.

 중간중간에 야시시한 장면도 좀 있는데, 그나마 한국 셀레스티얼 무비 채널 방송판에선 수위 때문인지 좀 잘려나간 것 같습니다. 

  괴수영화로는 큰 뱀 인형이 막판에 잠깐 나오는 정도라 큰 존재감은 없습니다만, 시대착오의 뮤지컬 스코어 때문에 중간중간이 제법 웃기는 영화라고 하겠습니다. 

 옛날 설화 풍의 이야기인데 팝스 분위기의 BGM과 뮤지컬이 나오는게 깨고 즐겁습니다만, 미술적으로는 나쁘지 않았습니다. 무협 영화에서 흔히 보는 중국 한푸 계열이 아니라 소수민족 전통복장에 가까운 옷이 나오고 이런저런 미술적인 면에선 재미있는 영화였습니다. 

 하여튼 인간들은 은혜와 혜택 같은 걸 잘 구분 못하는 것이지요. (뱀 왕자 트럼프가 대가 없이 자의적으로 잘 해줄 거라 생각은 안하지만 나쁘게 지내서 좋을 것은 없으니 잘 추켜세워주고 해야죠)



2. 그러고보니 한참 전에 사기사(四騎士)를 본 게 떠올랐습니다.

 적룡과 강대위가 나오는 70년대 무협 삘 액션 영화의 연장선에 있는 영화인데, 이 영화의 특징은 1950년대 이승만 때 한국을 무대로 한 중국영화란 것이겠네요.

 어째선지 한국군에 복무하고 있는 적룡과 강대위가 나오고 어설픈 한국어 대사도 합니다. 이런저런 이유로 빡쳐서 장군을 때리고 제대한 적룡 포함 4명의 젊은이가 한국의 범죄조직에 얽히고 당연히 썩은 군부도 좀 얽히고 그런 상황에서

 한국이 실제 이 영화에 관련된 건 옛날 한국 군복 제공 좀 하고 장충체육관인가 어딘가 주변 풍경 좀 보여주고, 옛날 항구도 좀 나오고… 하여튼 옛날 한국 서울이나 시내 풍경 배경으로 좀 나오는 정도입니다.  

 하여튼 누명과 이런저런 사연이 엮여서 한국 군과 범죄자 조폭들과 막판에 장충체육관처럼 보이는 셋트에서 박터지게 싸우는데 진짜 한국 군이 몰려와서 일제사격으로 적룡도 강대위도 벌집이 되서 죽습니다. 

 범죄조직과 얽힌 장군은 헌병에게 끌려가긴 하지만 배드 엔딩인거죠. 



3. 그리고 마지막으로 예전에 게시판에서 짧게 언급한 기억이 있던 "유니콘의 죽음"이란 코메디 호러 영화가, 결국 한국에선 극장 개봉은 안하고 바로 iptv 직행한 모양인데, 

 한국 제목이 무려 "유니콘 뺑소니 사건"이 되었습니다. HAHAHA 뭐냐 이 센스는 ㅎㅎㅎ (내용적으론 맞긴 한데 이거 원…)

강추까지는 아니지만 배우들 좋아하면 한번 볼 만한 영화라고 생각합니다. (폴 러드와 제나 오르테가가 나오니까!)


잠을 설쳐서 아침에 일찍 일어난 김에 잠깐 적습니다. (허허)


:DAIN_

    • 1. (그 시절 기준) 현대 팝이 나오는 홍콩산 사극 환타지 뮤지컬이라니 귀하군요... ㅋㅋㅋㅋ 젊은 적룡 아저씨가 멋지게 나온다니 궁금하긴 한데 케이블 채널이 아니면 보기 쉽지는 않을 듯 해서 아쉽구요.




      2. 설정이 정말로 그 시절 홍콩 스타일이네요. 글로만 읽어도 패기가 넘쳐요. ㅋㅋㅋ 적어주신 결말을 보면 뭔가 '영웅본색' 결말도 떠오르고 그렇지만 영화는 전혀 다르겠죠... 하하. 암튼 그 시절 한국 풍경이 나오는 홍콩 영화라는 것만으로도 역시 흥미가 동하지만 구해서 보기가(...)




      3. 예전에 적어 주셨던 거 기억 납니다. 어디서든 볼 수 있게 되면 얼른 봐야겠어요. 말씀대로 폴 러드와 제나 오르테가가 나오니까요. 이번에도 한국만 빼고 전세계 거의 1등을 먹었다는 웬즈데이지만 슬퍼하지 말아주길. 저는 뜨자마자 봤다구요!!! ㅋㅋㅋ

      • 1. 요즘은 그런 식으론 절대로 만들지 않겠죠. 알라딘 실사판의 신곡 스피치리스 정도까진 아니지만 70년대 팝스 삘나는 곡들이 나오고 전형적인 지역특색적인 트래디셔널한 음악이 나오진 않아서 그게 정말 깨긴 했습니다. 


        2. 전체적으론 그냥 당산대형 마이너 버전 비슷한 느낌 아닌가 싶은데, 옛날 민짜 군복 입은 가짜 한국인들로 분장한 홍콩 사람들과 싸우는 게 적룡과 강대위라면 이야기가 다른 거죠. ㅎㅎ


        3. 근데 제목이 좀 그래서 누가 챙겨 볼까 싶어지기는 기분도 있어서 여기저기 글을 쓰고 있습니다 "유니콘 뺑소니 사건"이라니 원 ㅎㅎ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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