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티빙바낭] 안 뜨거운 일본 청춘물, '소녀는 졸업하지 않는다' 잡담입니다

 - 2022년작입니다. 런닝 타임은 2시간. 스포일러는 마지막에 흰 글자로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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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넷은 영화 속에서 단 한 번도 대화를 나누지 않습니다. 놀라운 반전이죠. ㅋㅋㅋ 그냥 같은 시기, 장소에서 진행되는 네 가지 이야기에요.)



 - 폐교를 코앞에 둔 어느 시골 마을의 고등학교를 배경으로 졸업 하루 전날 아침에 시작해서 졸업식 날 오후에 끝나는 이야깁니다.

 주인공은 네 명. 졸업생 대표로 답사를 하게 되었는데 왠지 학생들 반응이 좀 이상하고 본인도 불안해 보이는 마나미. 졸업식날 하루라도 소원해진 남자 친구랑 즐겁고 편하게 보내며 마무리하고 싶은 농구부 주장 고토. 졸업식 기념 무대를 멋지게 마무리하고픈 가운데 남들 모르는 비밀스런 사심을 숨기고 있는 쿄코. 그리고 3년간 아무에게도 말 걸지 않고 매일 도서관에 처박혀 숨어 살았지만 마지막 날이라도 다른 학생들과 함께 하고픈 맘이 들어 버린 사쿠타... 이구요.

 이 넷의 이야기가 정말 아예 얽히지 않는 가운데 느그읏... 하게, 일상 톤으로 흘러가요. 마지막에 살짝 얽히긴 하지만 뭐 일단 그렇구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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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냥 이 분 때문에 보았습니다! 카와이 유미!! 킥보드!! 근데 그 킥보드가 수영장 킥보드였다는 건 저만 몰랐나요...;)



 - 동명의 원작 소설이 있다고 하네요. 작가의 대표작이 '키리시마가 동아리 활동 그만 둔대'라고 하는데 전 그 내용을 전혀 모르지만 영화를 보고 나서 검색해 보니 작가의 일관성 같은 건 느껴지네요. 현실적, 일상적인 사건과 톤으로 고등학생들의 심리를 다루는 작품이고, 여러 인물이 주인공으로 등장한다는 점에서요.


 그래서 컨셉 재활용(...)의 느낌이 있지만 어쨌든 영리하게 짜여진 이야기라고 느꼈습니다. 이 영화의 주인공들이 겪는 일들은 그 중 하나 정도를 제외하곤 사실 다 별 대단한 일이 아니에요. 하지만 그 나이, 그 시절의 아이들에겐 일생일대의 사건처럼 느껴질 큰 일이구요. 이걸 하나 하나 뜯어 보면 '굳이 이걸 영화로?'라는 느낌이지만 그 이야기 넷이 엮이고 그게 '고등학교 졸업'이라는 이벤트로 연결이 되니 뭔가 되게 의미심장해지고. '지나고 나서 보면 사소한 일이지만 그 시절엔 정말로 절실했던 무언가'라는 느낌이 낭낭하게 살아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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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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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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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감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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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좋아하는 분들이 보시면 됩니다.)



 - 졸업식이라는 테마를 깔고 있기 때문에 자연스레 영화 속 모든 에피소드가 다 '이별'이라는 주제로 귀결이 됩니다만. 감정 대폭발 이런 거 없이 거의 차분하게, 일상 느낌으로 가는 것이 말하자면 아다치 만화 스타일 느낌이 있습니다. 이런 감성 좋아하시면 아마 볼만 하실 텐데... 그런 걸 감안해도 이야기의 템포가 참 여유롭긴 합니다. ㅋㅋ 영화의 컨셉과 정서를 생각할 때 그런 느긋한 템포가 딱 맞긴 하지만, 가뜩이나 큰 사건 없는 이야기들인 가운데 템포까지 이러니 보시는 분 취향에 따라선 별 내용도 없이 지루해... 라고 느끼실 수도 있을 테니 감안하시는 게 좋을 듯 하구요.


 그 외엔 정말 우리가 생각하는 일본 청춘물, 그 중에서도 대략 애상적 정서를 중심으로 삼는 청춘물의 모든 것이 다 들어가 있는 영화라고 할 수 있겠습니다. 그림 참 예쁘게 벚꽃도 피고. 자전거 타고 하하 깔깔 웃으며 등하교 하는 친구들 나오고. 속 깊은 동아리 회장이 나와서 남들은 이해 못하는 누군가를 챙겨 주고. 예쁜 도시락 싸들고 다니며 남몰래 데이트하는 커플도 나오고. 뭣보다 등장 인물들 중 나쁜 놈 하나도 없고 뒤끝도 없고 결국 모두 다 훈훈하게 마무리 되지만 그래도 애상은 남고... 그런 건데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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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결국 가장 중요한 것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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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와이 유미님께서 아름다우실 뿐만 아니라 연기까지 정말 잘 하신다는 겁니다. ㅋㅋㅋ 팬심 충족 성공!)



 - 그래서 격하게 잔잔한 톤의 일본 청춘물을 좋아하시는 분이라면 한 번 보셔도 적당히 좋게 보실만한 작품이라 느꼈습니다만.

 유난히 강력히 추천해드릴 대상이 있다면 배우 카와이 유미를 아끼시는 분들입니다. '썸머 필름을 타고!'의 킥보드, '룩 백'에서 후지노를 맡았던 그 분 말이죠. 당연히(?) 저도 이 분 때문에 봤구요. ㅋㅋ 네 명의 여고생이 모두 주인공이긴 하지만 그 중에서도 카와이 유미가 맡은 캐릭터가 사연도 가장 드라마틱하면서 영화의 시작과 끝을 다 맡아주니 사실상 톱이라고 할 수 있겠고. 뭣보다 연기를 정말 섬세하게 잘 해 줍니다. 막판에 조금이나마 울컥하는 기분이 들었던 건 거의 이 분 연기 덕분이었구요. 게다가... 아주 예쁘게 나옵... (쿨럭;)

 뭐 그래요. 이야기 상으로나 형식적으로나 되게 특별할 건 없기도 하고. 이야기할 게 그리 많진 않지만 일단 저는 예상 외로(?) 만족스럽게 잘 봤네요. 이런 감성, 이런 컨셉 영화 좋아하는 분들이라면 120분이라는 적지 않은 시간을 쓰더라도 아주 많이 후회하진 않으실 듯 해요. ㅋㅋㅋ 그러합니다.




 + 바로 스포일러 구간입니다.


 1. 졸업식 예행 연습에서 마나미가 졸업생 대표로 답사를 하게 되었다는 게 알려지자 졸업 예정자들이 수군수군 동요를 합니다. 마나미도 뭔가 신경 쓰이는 눈치지만 별다른 말 없이 넘어가구요. 졸업식 담당 교사가 마나미를 불러다가 '지금 답사도 괜찮긴 한데 이 학교가 내일 사라진다는 것에 대한 아쉬움을 조금 담아주면 어떨까?'라고 제안을 해서 감성 충전을 위해 학교를 돌아보게 되는데요. 그러다 조리 실습실(진학을 조리 관련 학과로 합니다)에 들르자 갑자기 훤칠한 훈남 학생이 나타나네요. 마나미는 가방에서 도시락 두 개를 꺼내서 화기애애하게 나눠 먹고 이런저런 수다를 떨다 헤어져요. 그러고 집에 가서 잠이 드는데... 학교에서 자신이 어딘가를 향해 미친 듯이 달려가는 악몽을 꿉니다. 그래서 잠을 설치고 일어나서는 갑자기 요리를 해서 도시락을 싸고, 다음 날 일어나 등교하고, 조리 실습실에 가서 아무도 없는 그 곳에 자기가 챙겨 온 도시락을 두고 나옵니다.


 2. 농구 소녀 고토는 절친과 하하호호 신나게 떠들며 졸업식 후에 학교 옥상에서 불꽃 놀이를 하겠다며 먼 길 달려가 불꽃도 잔뜩 구입하고... 그러다가 어색해져 버린 전남친 얘기를 또 한참 하네요. 고토는 토쿄로 진학해 심리학을 전공할 생각인데 남자 친구는 이 동네 대학으로 진학해서 바로 이 마을에서 초등 교사가 될 거라나요. 그래서 헤어질 수밖에 없는 상황이고... 어쩌고 저쩌고. 그러다 친구와 장난으로 '이 자리에서 슛을 해서 한 번에 들어가면 오늘 전화해서 어색한 거 풀어 볼 거야!' 라는 내기를 하고, 슛은 들어갑니다. 그리고 저녁에 전화를 걸어 다음 날 아침에 함께 등교하는데. 졸업식 후 옥상에서 불꽃 놀이를 하자고, 니가 해보고 싶다고 그런 게 생각나서 내가 잔뜩 사놨다고. 등등 많은 이야길 하며 어떻게든 분위기를 풀어 보려고 노력하는 고토에 비해 남자 친구는 계속 삐진 반응을 보이구요. 결국 마지막엔 '니가 토쿄로 간다고 혼자 결정해 놓고선 어떻게 좋게 끝내길 바라는 건데!!!'라고 버럭! 한 후 사라지는 남자 친구. 


 3. 이 학교 밴드 동아리엔 팀이 셋이나 있고 쿄코는 전체 대표이자 매니저 같은 위치인가 봅니다. 재학생들에게 졸업식 무대 순서 투표를 시켰더니 하필이면 그 중 유일하게 아무 실력 없는, 노래 음원을 틀어 놓고 핸드 싱크와 립싱크만 하는 퍼포먼스 놀이 팀(...) '헤븐스 도어'가 1등을 해서 마지막 무대를 하게 됐어요. 이 팀의 실체는 모두가 알고 있기 때문에 다들 장난으로, 놀리려고 한 투표일 게 뻔하지만 아무튼 모두가 결과를 알고 있기에 그 순서를 따르기로 해서 멀쩡한 다른 팀들과의 갈등이 생깁니다. 근데 이 헤븐스 도어의 리더는 쿄코와 중학교 때 부터 함께 한 동창이자 오랜 친구였구요. 가만 보니 쿄코가 이 놈에게 호감도 좀 갖고 있는 것 같고 그래요.

 운명의 졸업식 날. 아침에 등교 해 보니 헤븐스 도어의 분장과 악기들이 몽땅 사라졌고 립씽크를 위한 음원도 없습니다. 이걸 어쩌나 다들 고민하는데, 뭔 생각인지 쿄코는 리더에게 '무반주로 너 혼자 노래라도 해.' 라고 요구하는군요. 못한다는 리더에게 아주 강력하게 '니가 해야 해!'라고 못을 박는 쿄코. 얘는 또 왜 이러는지...


 4. 3년간 입 다물고 학교를 다닌 독서 소녀 사쿠타는 자신의 유일한 대화 상대인 도서관 사서 교사와 이런저런 대화를 나누는데... 이 아저씨가 갑자기 털어 놓는 자신의 과거. 사실은 자기도 사쿠타처럼 친구가 없었다네요. 그래서 졸업식 날도, 졸업식 후의 뒷풀이 타임도 자신에겐 지옥이었다고. 그래서 침울하게 혼자 먼저 하교해 버렸다는 얘길 하는데. 사쿠타가 친구 관계에 미련을 갖고 있다는 걸 눈치 챈 선생은 '정 그렇다면 오늘 당장 누구에게든 단 한 마디라도 말을 걸어 봐. 대신 상대방이 반응을 해주면 그땐 넌 아무 관심 없다는 듯이 행동해야 하는 거야. 알겠지?'라는 괴이한 조언을 해줘요. 그리고 교실로 돌아간 사쿠타... 의 옆에서 여학생들이 영화 수다를 떨고 있는데 아무도 제목을 기억 못하네요. 그때 사쿠타가 매우 조용히 그 중 한 명에게 '그 영화 제목은 캐리야.' 라고 말해줍니다. 그러자 그 친구는 반색을 하며 와 난 호러 영화 좋아하는데, 너도 좋아해? 라고 묻는데. 사서 선생의 괴이한 조언을 생각해 낸 사쿠타는 '아니. 난 잔인한 거 못 봐서 그것도 보다 말았어.' 라고 대꾸해 버려요. 좋았던 분위기는 어색해지고 그대로 그 날 하루는 종료. 

 방과후에 서점에 들러 책을 한 권 산 사쿠타는 귀갓길에 아까 그 사서 선생을 마주쳐 대화를 좀 나눠요. 쌤이 말한대로 했다가 망했는데요? 라고 하니 미안해 하는 선생. 그래도 사쿠타가 집에 가는 길을 바래다 주기도 하고 훈훈하게 작별 인사를 나눕니다.


 5. 그래서 대망의 졸업식 날.


 마나미는 졸업생 답사를 하러 무대로 오르다가 객석에 앉아 있던 어떤 애절한 표정의 아줌마와 눈이 마주치는데, 그 아줌마는 무릎 위에 마나미 남자 친구의 영정 사진을 올려 놓고 있어요. 그렇습니다. 남자 친구는 이미 한참 전에 교실 창문에서 떨어져 (이유는 나오지 않습니다) 죽었고 마나미는 그 일로 충격을 받아 한동안 정말 힘들게 학교를 다녔던 거죠. 얘가 답사를 한다니까 학생들이 동요했던 것도 '쟤 괜찮을까?' 라는 우려에서였구요. 지금껏 남자 친구의 등장 장면들은 다 마나미의 회상이었어요. 그 녀석과 함께했던 장소, 물건들을 볼 때마다 휘리릭 떠올랐던 거죠. 그래서 단상 위에 올라간 마나미는 부들부들 떨다가... 정확히는 안 나오지만 결국 답사를 하지 못하고 내려온 듯 합니다.


 '헤븐스 도어'의 소품과 악기들을 훔쳐가 버린 건 사실 리더 겸 매니저 쿄코였습니다. 그걸 눈치 챈 후배 매니저에서 털어 놓는 사연인 즉, 원래 저 팀 리더는 멀쩡하게 노래 잘 하는 놈인데 고등학교 온 후로 저런 우스꽝스러운 것만 해서 놀림 거리가 되었다. 마지막으로 한 번 저 녀석이 제대로 노래하는 걸 아이들에게 들려 주고 싶어서 그런 거니까 눈 감아 달라. 쟤가 진짜로 노래하면 다들 반해버릴 테니까 난 사실 비밀로 하고 싶었지만 오늘은 마지막이니 괜찮겠지? 라며 싱긋 웃네요.

 잠시 후 그 리더가 무대에 오르고, 학생들은 또 얼마나 웃길까! 하고 낄낄 웃지만 잠시 후 리더가 무반주로 'Oh, Danny Boy'를 부르기 시작하니 모두 감동해서 입을 다물고 맙니다. 그리고 쿄코도 뿌듯하면서도 애틋한 표정을 지으며 그걸 지켜보겠죠.


 이후로는 이 노래가 학교 안에 울려 퍼지는 가운데...


 고토는 아침에 남자 친구와의 관계 회복에 실패하고는 체념해서 동아리 여자 후배들과 기념 사진을 찍어요. 근데 그때 동아리 남자 애들이 나타나고 주변 사람들의 권유로 이들은 단체 사진을 찍습니다. 그런데 이때 남자 친구가 슬쩍 다가와 '아침엔 미안했다'라고 사과를 하구요. 고토는 아냐 다 이해해... 근데 아직도 불꽃놀이 하고 싶니? 라고 묻네요. 둘은 옥상에 올라가 불꽃놀이를 하고. 펑펑 쏟아진 연기에 깔깔대고 웃다가 연기 핑계를 대며 눈물도 좀 흘리고. 그러면서 결국 편안한 분위기가 조성이 됩니다. 


 졸업식 후 교실에서 멍 때리고 있던 사쿠타에게 어제 딱 두어 마디 나눴던 캐리 소녀가 다가와 졸업 앨범에 인삿말을 나누자고 제안합니다. 너무나 감격해서 눈물까지 글썽이며 자기 앨범에 적히는 인삿말을 바라보는 사쿠타. 잠시 후 도서관에 찾아가 사서를 만나 앨범 자랑을 해요. 보아하니 캐리 소녀의 친구들까지 다 한 마디씩 적어 줬네요. 잘 풀려서 다행이라며, 앞으론 잘 지낼 수 있을 거라며 격려해주는 사서 선생. 그 앞에서 방긋 웃던 사쿠타는 요 선생이 3년 전에 권해줬던 책(그리고 그걸 지금껏 반납 안 했습니다;) 이야길 꺼내고, 이 장소와 선생님, 그리고 그 책이 자신에게 그동안 힘이 되어줬다며, 이제 졸업을 하니 자긴 어제 새 책을 샀다며 원래 책을 들이밀어요. 그러자 선생은 '그 책은 3년간 너의 기억이 담긴 거잖니. 그걸 가져가고 새 책을 날 주렴.' 이라고 허허 웃으며 이야기 합니다. 사쿠타는 결국 또 눈물을 흘립니다. 정말 고마웠어요. 전 졸업하고 싶지 않아요 선생님. 


 답사를 망치고 망연자실해서 조리 실습실에 널부러져 있는 마나미 옆에서 마나미 학급 친구가 위로를 해주고 있네요. 그러다 아침에 마나미가 남자 친구를 생각하며 갖다 놓은 도시락을 발견하고, 죽은 친구에 관해 대화를 나눠요. 그러던 중에 강당에서 'Oh, Danny Boy'가 들려 오고, 이걸 누가 부르는 거야? 하고 강당으로 가는 둘. 그 곳에서 3년 내내 개그만 하던 리더가 이렇게 감동적으로 노래하는 걸 본 마나미는 울컥 눈물을 쏟으며 말해요. "이 얘길 그 아이에게 꼭 해주고 싶은데. 정말로 놀랄텐데..."


 이제 에필로그입니다.


 마지막으로 졸업식이 열렸던 강당에 마나미가 홀로 있습니다. 한참을 멍하니 있는데 죽은 남자 친구가 나타나요. 말 없이 다가가서 포옹을 하고, 추워 보인다며 자신의 자켓을 벗어 입혀 주고, 내가 오늘 답사로 쓴 글인데 들어줄래? 라며 차분히 읽기 시작해요.


 그러는 가운데 나머지 세 주인공의 이야기가 마무리 됩니다.

 모든 행사가 다 끝났고 이제 다들 학교를 떠나는 길에, 쿄코가 교문 앞에서 헤븐스 도어 리더를 기다리고 있어요. 하지만 방금 전 무대로 대반전의 인기 스타가 되어 버린 리더님에게 친구들이 달려들어 열심히 사진을 찍고 인사를 나누고. 그러면서 모처럼 환하게 웃는 리더님의 모습을 보며 잠시 아쉬워하던 쿄코는 이내 흐뭇한 미소를 띄며 혼자 떠납니다. 도서관을 나온 사쿠타는 학교 복도를 걸으며 마지막으로 이 곳을 기억에 담아 두겠다는 듯이 주위를 둘러 보며 작별 인사를 하구요. 고토와 남자 친구도 웃으며 함께 집으로 가다가 갈림길에서 작별을 고합니다.


 다시 강당의 마나미로 돌아와서, 울컥 하면서도 천천히 힘을 주어 답사를 끝까지 읽은 마나미가 손을 뻗더니 자기 맞은 편 바닥에 놓인 자기 자켓을 끌어당겨요. 당연히 남자 친구의 유령 같은 건 찾아 오지 않은 거였겠죠. 하지만 진짜로 남자 친구가 조금 전까지 그걸 입고 있었다는 듯이 자켓을 꼭 끌어 안고 떨리는 숨결을 다스리는 마나미의 표정으로 엔딩입니다.



 + 원작 소설에는 일곱 학생의 이야기가 나온다고 합니다. 세 명이 삭제된 것이고. 또 그 주인공들 이야기가 영화 버전보단 많이 얽혀서 영향을 주나 봐요. 예를 들어 영화 버전에선 '헤븐스 도어' 리더가 고등학교 와서 그냥 아무 이유 없이 이상해진 걸로 나오지만 원작에선 이 리더가 마나미 남자 친구의 절친이었고, 갸가 죽는 바람에 그 후로 이상해진 거라는 식으로요. 마지막에 부르는 그 슬픈 노래도 가사 내용을 보면 죽은 친구를 추모하고 기리는 메시지로 해석할 수 있고 그렇더군요.

    • 저도 여태 당연히 길에서 타는 그 킥보드인줄 알았는데요. ㅋㅋㅋ 하여간 저도 '썸머...'를 보면서 킥보드양이 가장 포텐이 높아보인다 싶었는데 출연작 검색해보니 이후로 정말 소처럼 열심히 일하셨더라구요.




      같은 원작자의 작품이라는 '키리시마가...' 영화는 국내 개봉했을 때 봤는데 한 사건을 계기로 학교 내의 여러 다양한 계급(?)의 학생들의 관점에서 입장을 살펴보는 상당히 세심한 작품으로 기억하는데 이것도 역시 비슷한 느낌이 있겠네요. 웰메이드 일본 청춘물은 항상 환영인데 카와이 유미가 그렇게 돋보인다니 꼭 챙겨보겠습니다.

      • 그렇죠? 저만 그런 거 아니죠? ㅋㅋㅋ '썸머, 필름을 타고!'를 본 후로 주기적으로 카와이 유미를 검색하며 경력 피기를 기원하고 있었는데 이번에 오랜만에 다시 확인해 보니 이젠 그런 기원이 필요 없는 레벨로 성장했더라구요. 벌써 출연작이 40여편에 그 중에 깐느 초청작이 있어서 직접 다녀오시기까지 했구요. 허허; 덤으로 중요한 건 아니지만 팬들이 이 분 인터뷰를 바탕으로 과거지사를 털어 보니 고등학생 때 '손유미'라는 이름을 썼다고 해서 한국계 아닌가 하는 얘기도 한국팬들은 하고 있고 그렇다네요.




        '키리시마...'는 찾아 보니 넷플릭스에 있는 듯 하더라구요. 그것도 한 번 볼까 생각 중입니다. 카와이 유미는 안 나오니 천천히!! ㅋㅋㅋ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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