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히치콕바낭] 오늘은 '나는 고백한다'와 '다이얼 M을 돌려라' 입니다

1. 나는 고백한다 (1953. 1시간 35분.)


?scode=mtistory2&fname=https%3A%2F%2Fblo

(좌측 하단의 그림은 뻥입니다! 헐리웃 사람들도 이렇게 구라 포스터를 만들고 그랬었군요. ㅋㅋㅋ)



 - 늦은 밤. 어느 집 안에 살해 당해 쓰러져 있는 남자가 보입니다. 장면이 바뀌면 성당이고 좀 과하게 잘 생긴 마이클 신부님이 예배당을 둘러보다가 성당 일을 하는 이민자 오토라는 아저씨가 혼자 기도하는 걸 발견해요. 대화를 좀 주고 받다가 고해성사를 하겠다길래 그러라고 했더니만 대뜸 방금 저지른 살인을 고백하는 오토. 마이클은 충격을 받지만 비밀 유지는 해야겠죠. 그런데 다음 날 갑자기 괴상한 짓을 하는 신부님입니다. 살해 당한 남자 집 앞에 굳이 찾아가요. 그러고 경찰에게 그 사람과 약속이 있었다고 뻥을 치며 두리번 거리구요. 그러다 그 집앞에 모인 군중들 속에서 한 여자를 찾아 내고는 '우린 이제 자유에요!' 라며 라랄랄라 떠나갑니다. 대체 이 양반은 왜 이러는 걸까요...



?scode=mtistory2&fname=https%3A%2F%2Fblo

(누군가가 신부에게 고해 성사로 정말 나쁜 짓 한 걸 고백하면 신부는 정말 난감하겠네? 라는 아이디어가 핵심이라 할 수 있겠습니다.)



 - 컬러로 몇 편 찍어 놓고 또 몇 편은 연속으로 흑백이네? 테크니컬러가 맘에 안 들었나? 같은 뻘생각을 하며 봤습니다. ㅋㅋ

 근데 배경이 성당이기도 하고. 또 동네 분위기도 뭔가 미국 분위기가 아니어서 확인해 보니 캐나다에서 찍었군요. 퀘벡이었대요. 이전 히치콕 영화들 대비 야외에서 찍은 장면들이 진짜 야외 느낌이 리얼하게 느껴져서 더 보기 좋네... 하면서 봤구요. 


 암튼 이야기는 또 전형적인 감독님 취향 누명 쓴 남자 스토리인데 주인공을 신부로 놓고 고해 성사를 아이템 삼아서 본인은 억울하고 범인이 누군지도 아는데 말을 못 한다는 참신한 상황을 만들었습니다. 정말 누명 쓴 남자 스토리 장인이랄까... ㅋㅋ 근데 이것도 원작이 있었대요. '우리의 두 양심'이라는 제목의 연극이 있었고, 그걸 가져다가 열심히 고쳐서 영화로 만들어냈다고 합니다. 가만 보면 히치콕의 이름 난 작품들을 보면 거의 원작이 있거나, 아님 유명한 작가에게 각본을 맡기거나... 그런 경우가 많은 듯 해요. 연출력도 연출력이지만 각본에도 신경을 많이 썼던 거겠죠.



?scode=mtistory2&fname=https%3A%2F%2Fblo

('이브의 모든 것'의 이브님도 나와 주시구요. 그만큼 재밌는 캐릭터는 아니라서 아쉬웠구요.)



 - 근데 이 이야기도 그냥 신부 - 살인자의 스릴러 구도로만 흘러가진 않습니다. 신부님과 옛 연인 간의 우여곡절을 사건과 연결 시켜서 멜로 드라마도 연출하고, 또 주인공에게 다방면으로 자신의 종교적 위치와 신념 때문에 고통 받는 상황을 만들죠. 그래서 드라마가 풍성해지... 긴 합니다만.

 그래서 이런저런 이야기를 오락가락 하다 보니 '살인 혐의를 뒤집어 썼는데 범인을 알아도 종교적 이유로 밝힐 수가 없다면 어쩔 것인가' 라는 핵심 아이디어가 중반 이후로는 좀 약해지는 감이 있습니다. 신앙이라는 소재의 존재감이 줄어들면서 '온 세상이 나를 억까하는구나!!' 라는 그냥 엄청나게 억울한 남자 이야기가 되어 버리는 거죠. 이런 부분은 좀 아쉬웠구요.



?scode=mtistory2&fname=https%3A%2F%2Fblo

(주연 배우님의 현실적 느낌 가득한 연기 스타일이 뭔가 진지 심각한 느낌을 불어 넣어주고 좋긴 합니다만, 이야기가 '이건 스릴러' 라는 쪽에 방점을 찍어 버려서 한계는 있구요.)



 - 그 외엔 전반적으로 매끄럽게 잘 흘러가는 평소의 히치콕 스릴러입니다. 몽고메리 클리프트의 리즈 시절 비주얼도 맘껏 볼 수 있구요.

 또 이 분이 연기를 되게 진지, 심각하게 하는데 그게 톤이 뭐랄까... 평소 히치콕 영화들의 주역 배우들과 좀 달라요. 이때까지 히치콕 영화의 주인공들은 연기를 잘 해도 뭔가 고전스런 느낌이랄까. 그런 게 있었는데 이 양반은 많이 현실적인 느낌을 줘서 영화의 전체적 분위기가 살짝 달라지는 기분이 들었고. 그것도 저는 꽤 맘에 들었습니다. 정작 감독님이랑은 스타일 안 맞아서 분위기 아주 안 좋았다지만요. ㅋㅋㅋ

 다른 더 유명하고 더 인기 많은 대표작들보다 뭐가 낫다, 특별하다고 주장할만한 부분은 잘 모르겠습니다만. 충분히 재밌게 잘 봤어요. 그랬습니다.

 


 + 살인자님이 찢어지게 가난한 이민자로 나오는데 독일 사람이고 이름도 '오토'입니다. 시절이 시절이니 독일 사람이 나쁜 놈으로 나오는 건 자연스러운 일이다... 싶지만 이걸 맡은 배우님도 실제 독일 사람이니 심경이 좀 복잡하셨을지도. ㅋㅋ 심지어 배우님 실명도 오토입니다.



 ++ 이번에 히 감독님은 아주 낭만 가득하게


?scode=mtistory2&fname=https%3A%2F%2Fblo


요렇게 아주 그림처럼 등장하십니다. ㅋㅋㅋ 화면비까지 딱 맞는 게 거의 인스타 갬성 아닙니꽈.




2. 다이얼 M을 돌려라 (1954. 1시간 45분.)


?scode=mtistory2&fname=https%3A%2F%2Fblo

(어렸을 때 제목만 듣고는 '다이얼 M'이 무엇인지 참 궁금했었다는 추억의 영화입니다. 돌리면 사람이 막 죽고 그러나?)



 - 배경은 런던이네요. 전직 테니스 선수였다는 사업가 토니, 그리고 부잣집 딸래미 마고. 둘은 부부구요. 마고는 남편 몰래 미국인 추리소설 작가와 바람을 피우고 있죠. 그리고 이런 사실을 눈치 챈 토니는 복수도 하고 사업 자금도 확 땡길 겸 마고를 살해하려고 하는데요. 당연히 완벽한 알리바이가 필요하니 열심히 궁리한 끝에 아주아주 오래 전에 스쳐 지나간 인연이었던 대학 선배에게 살인 청부를 맡기기로 해요. 그동안 몰래 미행, 감시를 해 가며 조사한 결과 이 양반의 큰 약점을 잡았고, 또 돈도 궁핍하다 하니 아주 두둑하게 사례를 해주면 거부하지 않을 거라 생각한 거죠. 그래서 이 선배를 집에 불러들여 협박과 구워 삶기를 시전하여 채용 성공. 자신이 철저하고 꼼꼼하게 준비한 시나리오를 전수하고 예행 연습까지 시킨 후 실행에 옮기게 되는데... 당연히 일은 계획대로 풀리지 않겠죠.



?scode=mtistory2&fname=https%3A%2F%2Fblo

(숨 막히는 막장 불륜 드라마 상황! 으로 시작합니다만. 의외로 주인공은 그 중에서 살인 음모를 꾸미는 자라는 거.)



 - 이것도 연극이 원작입니다. 영국에서 공연되던 작품이고 아마 그래서 영화로 만들면서도 배경 같은 부분을 굳이 건드리지 않은 모양이죠.

 그리고 이게 무려 3D 영화였군요. ㅋㅋㅋ 뭐 지금 왓챠에서야 당연히 불가능하지만 원래 그렇게 찍었답니다. 그렇담 아마도 '연극 원작'을 3D와 결합해서 극장에서 연극 무대를 보는 기분을 느끼게 하는 실험 같은 걸 해 보고 싶었던 게 아닌가 싶구요. 암튼 그래서 출연하는 인물 수도 매우 적고 극중 배경도 90% 이상을 주인공 부부의 집 내부로 한정 지어서 풀어가요. 어떤 장면들은 그냥 연극 무대에서 관객들을 앞에 두고 연기하는 배우의 모습이 떠오르기도 하구요. 일단 이런 컨셉을 갖고 있구요.


 암튼 사알짝 '열차 안의 낯선 자들'과 닮은 구석이 있는 설정입니다. 완벽한 알리바이를 만들기 위해 아무 동기가 없는 사람을 꼬드겨서 자신과 가까운 사람들 죽이게 하려는 범죄자의 이야기니까요. 이 시절의 이런 추리물들이 이렇게 동기와 알리바이 조작에 집중하는 걸 보면 참 정겹고 또 그립기도 한 것이, 과학 수사가 보편화 되고 핸드폰과 cctv가 지천에 널린 요즘 세상에는 씨알도 안 먹힐 방식이라서요. ㅋㅋ 뭐 아예 도움이 안 되지야 않겠지만 저게 무슨 혐의에서 완벽하게 벗어날 필살기 같은 건 될 수가 없죠. 아아 낭만(?)의 시절이여... ㅋㅋㅋㅋ


?scode=mtistory2&fname=https%3A%2F%2Fblo

(입체 영화라는 걸 알고 나니 이 장면의 의미(?)를 확실히 알게 되었구요.)


?scode=mtistory2&fname=https%3A%2F%2Fblo

(막판에 갑자기 주인공 포지션이 되어 버리는 이 형사님. 담당 배우님 존함이 무려 '존 윌리엄스'이십니다.)



 또 한 가지 이 영화의 포인트라면 범죄자이자 내용상의 빌런이 주인공으로 끌어가는 이야기라는 점입니다. 부잣집 딸 마고나 추리 소설가 마크는 주인공의 앞길을 막아서는 장애물일 뿐 한 번도 이야기의 중심에 서지 않아요. 이야기는 처음부터 거의 마지막까지 완전 범죄를 저지르려는, 그리고 그러다 꼬여 버린 상황을 극복해내고 목표를 완수하려고 발버둥 치는 토니의 시점에서 진행이 됩니다. 그래서 관객들을 은근슬쩍 공범으로 끌어 들이면서 심경을 복잡하게 만들죠. 이 나쁜 놈이 붙들렸으면 좋겠는데. 하는 건전한 마음과 이 위기를 어떻게 빠져 나갈까? 라는 기대감이 동시에 발생하니까요.


 그래서 영화에서 가장 재밌었던 건 초반부였습니다. 토니가 차근차근 계획을 세워 아내와 내연남을 함정에 빠트리고. 또 용역(...)을 불러다 놓고 유려한 말빨로 압박해 들어가서 포섭에 성공하고. 또 본인이 세밀하게 짠 작전을 직접 퍼포먼스를 해 가며 가르치고, 연습하는 장면이요. 특히 그 가르치는 장면 같은 건 연극 무대에서 봐도 참 재미나고 근사할 것 같더군요. 물론 뒷부분도 재밌었어요. 역시나 현대 과학 수사(...)에 익숙해진 관객 입장에선 많이 어설프지만, 그 시절 추리물 특유의 재미는 충분했구요.



?scode=mtistory2&fname=https%3A%2F%2Fblo

(기억이 맞다면 최소 두 번째... 로 본 것입니다만. 이 날 이 때 까지 이 분이 그렇게 유명한 명배우였다는 걸 전혀 모르고 살았습니다. 죄송합니다...;)



 - 이야기의 규모부터 작기도 하지만 그냥 뭐랄까. 좀 편하게, 야심 없이 만든 소품 같은 느낌의 작품입니다.

 하지만 '난 이렇게 가볍게 만들어도 이 정도지롱?' 이라는 느낌으로 참 잘 뽑은 소품이었구요. 옛날식 추리물의 낭만(?)도 가득하면서 히치콕식 유머와 스릴까지 나무랄 데 없이 적절하게 잘 짜여져 들어가 있는. 아주 재미난 영화였어요. 특히 주인공을 맡은 레이 밀랜드 배우님의 연기가 참 리얼하면서 유머도 풍부하고 좋았는데요. 검색을 해 보니 이 영화를 찍기 전에 이미 칸과 아카데미에서 같은 작품으로 남우 주연상을 석권한 경력의 소유자셨다고. ㄷㄷㄷ 몰라 뵈어서 죄송합니다... 하하;

 암튼 그러합니다. 지금 봐도 나무랄 데 없이 재밌게 즐길 수 있는, 가볍고 경쾌한 고전 영화 한 편 보고픈 분들께 추천해드려요. 끝.



 + 바로 위에서 주연 배우님 칭찬을 막 해놨는데... 이 분이 또 그레이스 켈리랑 불륜 관계도 한참을 이어간 적 있으시다구요. 음(...) 



 ++ 그래서 히감독님은요


?scode=mtistory2&fname=https%3A%2F%2Fblo


극 중에서 중요한 역할을 하는 사진 속에 등장하십니다. 

근데 이거 합성 티가 너무 나지 않나요. 왜 이렇게 만들었을꼬...

    • 저 위 감독님이 서 있는 계단은....뭐랄까 조커가 팽귄이 된 건가요?--몽고메리 클리프트 이름도 참 멋있지요/  다이얼 M을 돌려라는 뭔가 소소한 재미가 있어서 여러 번 돌려봤습니다. 아니 그리고 왜 영국에는 여자한테 빌붙어 살다가 죽이고 돈을 뺏으려는 놈들이 저리 많을까 생각했지요. 가스등이라던가...애거서 크리스티의 소설이라던가...  

      • 그러고보니 정말 그 계단 느낌이 있네요. 하하.


        외모는 말할 것도 없고 말씀대로 이름도 멋지고 인생도 불꽃 같았고 다 좋은데 끝이(...)


        맞아요. 막 명작이네 전율이 느껴지네 이런 류의 영화는 아니고 소소하게 재밌고 즐거운 쪽인데 그 소소함이 참 훌륭하달까. 말이 안 되지만 암튼 그런 느낌입니다. ㅋㅋ




        옛날 영국 이야기들 보면 누구 죽이고 재산 빼앗는 악당들 이야기가 참 많았던 것 같아요. 그리고 아무래도 시대가 시대이다 보니 범죄자를 남자로 설정하는 경우가 많았을 거고. 그러다보니 자꾸 여자를 죽이고... 그런 게 아니었을까 생각해 봅니다.

게시판 2012

번호 제목 글쓴이 조회 날짜
[공지] 게시판 규칙, FAQ, 기타등등 462,410 01-31
[공지] 게시판 관리 원칙. 147,944 12-31
제 트위터 부계입니다. 3 122,155 04-01
130354 새해복 많이 받으세요 10 189 12-31
130353 아바타 3를 보고 유스포 2 194 12-31
130352 [핵바낭] 올해 잉여질 결산 잡담 14 336 12-31
130351 아바타: 불 과 재 보고 왔어요 짤막 소감 6 234 12-31
130350 [영화강추] '척의 일생' 8 250 12-31
130349 흑백요리사 2 8~10회, 싱어게인 4 탑 4 결정 6 287 12-31
130348 Lacombe Lucien(1974) 7 131 12-31
130347 [관리] 25년도 보고 및 신고 관련 정보. 15 325 12-31
130346 Isiah Whitlock Jr. 1954 - 2025 R.I.P. 2 139 12-31
130345 [왓챠바낭] 우편배달부 말고 '포스트맨은 벨을 두번 울린다' 잡담입니다 12 269 12-31
130344 [넷플] 말 많고 탈 많은 '대홍수' 드디어 봤습니다 14 456 12-30
130343 [반말주의] 다들 올해 고생 많았어!! 새해 모두 건강하고 복 터지길 바래!! 12 188 12-3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