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게임바낭] 방학 동안 했던 게임 셋 간단 잡담입니다

 - 글 제목을 보면 아시겠지만... 지난 주에 며칠 출근했고 내일은 오피셜 개학입니다. 으악. 추석 연휴까진 공휴일도 없네요. 으악으악!



1. 리틀 나이트메어 2 (PC, 엑박, 플스, 스위치 다 됩니다.)



제가 개인적으로 '림보가 잘못했지 참...' 이라는 생각을 하는 장르의 게임입니다.

그러니까 귀여운 듯 하면서 음산한 그래픽에, 싸움 같은 거 하나도 못하게 생긴 약한 주인공이 정체 불명, 의미 불명의 세상에 뚝 떨어져서 음침하고 기괴한 환경, 괴물들에 맞서 숨고, 피하고, 퍼즐 풀어내고... 하면서 진행하는 게임인 거죠. 조작은 걷기, 점프, 웅크리기, 잡아 당기거나 밀기... 정도가 끝이구요. 게임에 대사란 건 거의 존재하지 않고 자막으로 설명 같은 것도 없으면서 아무런 설명 없이 이상한 일들만 벌어지다가 그대로 끝나 버리기 때문에 스토리는 게이머가 게임 속 환경에 숨어 있는 힌트들을 해석해서 알아서 분석하구요.


뭐 이런 게임의 원조가 '림보'인지는 모르겠지만 그 게임의 대박 이후로 비슷한 류의 게임들이 매년 몇 편 씩은 쏟아져 나오니까요. ㅋㅋ

하지만 정말로 '림보'에 맞짱 뜰만한 완성도의 게임은 '인사이드'라고... 그 유명한 '림보' 제작진이 만든 게임입니다? ㅋㅋㅋ


그래도 그 많은 아류들 중에 요 '리틀 나이트메어'의 첫 편은 나름 준수한 완성도와 매력적인 비주얼을 뽐내며 인정도 받고 꽤 팔린 편이었고. 그래서 모바일용 외전 같은 것도 나왔고 이렇게 속편도 나왔고 아마 3편도 준비 중이라고 들은 것 같습니다.


그래서 정말로... 충분히 괜찮아요. 플레이 타임이 너무 길지 않은 것도 이 장르에선 장점이구요. 퍼즐은 직관적이며 술래잡기의 난이도도 크게 스트레스 받지 않도록 잘 조율되어 있어서 '난 게임 잘 못해요' 라는 사람들도 부담 없이 플레이할 수 있어서 좋구요. 뭣보다 그 황량하고 기괴하면서 무시무시한 분위기가 꽤 좋습니다. 그래픽 디자인 자체는 심플하지만 미술적으로 잘 디자인 되어 있고 광원 효과 같은 것도 잘 써서 좋습니다. 좋기는 한데...


그냥 제가 이런 류의 게임들에 좀 질렸습니다. ㅋㅋㅋ

그래서 '응 잘 만들었네' 라면서 살짝 시큰둥하게 플레이했네요. 게임의 잘못은 아니구요. 하하;



2. 나인 솔즈 (역시 전기종 다 플레이할 수 있습니다.)


(영어 제목이나 한문을 보면 아시겠지만 '소울즈'가 아니라 '솔즈'라는거... ㅋㅋ)


레드 캔들 게임즈. 그 이름만 믿고 플레이 해 본 게임이었습니다.

이 회사가 좀 재밌는 게. 일단 그 유명한 '반교(디텐션)'를 만든 회사입니다. 그 게임은 대만의 현대사를 학교 유령 이야기와 잘 접목 시킨 스토리 + '이것이 대만풍이다!'라는 듯한 아트 스타일로 대박이 난 경우였죠. 정말 돈 없이 만든 티가 나는 도트 2D 그래픽이었지만 디자인이 좋았고 다시 말하지만 스토리가 워낙 훌륭해서요. 아시다시피 나중에 영화로도 만들어지고 티비 시리즈로도 만들어지고 또 그 영화가 흥행 대박을 치고... 뭐 그랬는데요.


차기작으로 만들어 낸 '환원(디보션)'이 또 만만찮게 훌륭한 게임이었습니다. 

다만 이 게임은 '반교'와 비슷한 컨셉을 3D 그래픽으로 옮겨 놓은 경우라서 그렇게 막 새롭단 느낌은 없었죠.

그래도 역시 훌륭한 스토리와 미술 디자인 때문에 '와 역시 이 회사는 쩔어!' 라면서 감명 깊게 플레이 했어요. 


그런데 그 회사의 차기작이라고 나온 게... 이런(?) 게임이라서 좀 당황했거든요. 

그러니까 2D 메트로바니아 & 소울라이크 액션 게임인 겁니다. 허허. 어드벤쳐 게임만 두 개를 만들어 내놓고선 갑자기 이게 무슨? 이라 생각했는데요.


아. 역시 믿고 플레이해도 되는 회사였네요. 완성도가 정말 대박입니다.


사실 '메트로 바니아 도트 소울' 장르라는 건 이미 한참 전에 '할로우 나이트'가 개척도 하고 혼자서 완성도 해 버린 장르라서 이후로 대적할만한 게임이 없는 상태인데요.

후발 주자의 유리함을 반영하지 않고 그냥 완성도만 놓고 따져 본다면 그 전설의 '할로우 나이트'에 거의 밀리지 않을 정도로 훌륭합니다.


스토리는 갑자기 본격 SF가 되었는데 그냥 완성도로 말하자면 게임 속 SF 스토리들 중에 손 꼽힐 정도로 잘 다듬어진 이야기입니다. SF 세계관에 도교 사상을 합체 시켜 놓았는데 그게 새로운 건 별로 없어도 그냥 이야기의 완성도가 좋아요. 거기에다가 그런 컨셉을 아주 100% 이상 잘 살려주는 미술 디자인에 애니메이션도 부드럽고 극적인 상황이 벌어질 때마다 연출도 쩔고 음악도 좋고 캐릭터들도 정들고... 워낙 복잡한 이야기라 (액션 게임 치곤) 읽어야 할 텍스트가 많은 편이긴 하지만 거기 담겨 있는 이야기가 훌륭해서 단점이라 할 수 없겠구요.


또 플랫 포밍 구간들도 욕 나오게 어려운 듯 하면서도 계속 도전하다 보면 어떻게든 클리어 하도록 절묘하게 밸런스를 맞춰 놓았고. 방문하는 지역 별로 '다른 장소라는 느낌'도 낭낭하게 잘 집어 넣었구요. 별다른 힌트도 없이 막막하게 헤매고 개척해 나가면서 점점 넓어지면서도 유기적으로 연결되는 맵 디자인. 거기에 마지막으로 도트 '소울' 게임답게 액션 설계도 출중합니다. 그렇습니다. 그렇긴 한데...


그 액션 파트가 제겐 유일한 단점이었네요.

너무 어려워요. ㅋㅋㅋㅋㅋ

요즘 소울 쪽 게임들이 다 그렇듯 이 게임 또한 '패링'이 중요한 것인데요. (막판 보스들은 패링을 잘 못 쓰면 그냥 못 이깁니다.)

그걸 일반 패링, 점프 패링, 반격 패링... 이렇게 3종 셋트로 갖추어 놓고 상황 따라 골라 쓰게 한 다음에 막판 보스들은 그 중 가장 난이도 높은 반격 패링을 숙달해야만 깰 수 있게... 뭐 그렇게 해 놓았더라구요.


이렇게 패링이 중요하니만큼 적들이 정말 저돌적으로 미친 듯이 달려듭니다. 특히 보스야 뭐 거의 가만히 있는 모습을 거의 안 보일 정도로... 특히 막판 보스들은 오직 최상위 패링으로만 빠져나갈 수 있는 필살기들을 10단 15반 콤보로 마구 날려 대서 정말 환장합니다. ㅋㅋㅋ


그래서 이걸 방학 초에 시작했다가... 음...

중반 넘긴 때 쯤부턴 난이도 조절 슬라이더를 쓰기 시작했습니다. ㅋㅋㅋㅋㅋ


무슨 보스인지에서 막혔는데, 정말 하루 종일 덤벼도 꿈과 희망이 안 보이길래 '이러다 방학 내내 이것 하나 하다가 끝나겠어...' 라는 공포가 밀려왔고.

결국 고심 끝에 난이도 조절로 해서 클리어했어요. 

덤으로 이건 결국 전투 난이도만 낮추는 거라 플랫포밍은 여전히 개고생이었고, 또 막판 보스들은 난이도를 어느 정도 낮춰도 패링 없이는 어림이 없는지라 그럼에도 불구하고 30여시간을 플레이해서 간신히 깼다는 거;


고로 저 같은 액션치 게이머들에겐 권하기 어려운 작품이겠습니다만.

그래도 게임패스 쓰신다면 한 번 해보시라고 말씀드리고 싶네요. 난이도를 낮춰서라도 할만한 게임입니다.

어차피 난이도 낮춰도 플랫포밍의 재미는 그대로이고, 그걸 또 탐험하고 다니는 재미와 보람을 충분히 챙겨주는 게임인 데다가. 스토리도 워낙 좋으니까요.


암튼 제작자님들, 제가 실력이 부족해서 죄송합니다. 그래도 정말 재밌게 플레이 했다구요(...)



3. 할로우 나이트 (역시 전기종 플레이 가능합니다)



어쩌다 보니 저 '나인 솔즈'와 플레이 순서가 바뀌었는데요.

사실 진작에 시작은 해 놓았다가, 아 이거 뭔데 어디로 가야 하는 건데 왜 이리 불편한 건데 또 왜 이리 어려운 건데... 하면서 접은지 몇 년 됐거든요.

근데 저 '나인 솔즈'를 끝내고 나니 왠지 이것도 제대로 해봐야할 것 같은 괴상한 의무감이 들어서 각 잡고 진지하게 플레이 해 봤습니다. 그랬더니...


바로 위에서 '나인 솔즈' 칭찬하면서 했던 얘기들이 그대로 다 대입됩니다. ㅋㅋㅋ

도트 그래픽이라지만 정말 세밀하게, 디테일 팍팍 살려 만들어 놓은 배경과 캐릭터들. 아름다운 애니메이션. 해도 해도 끝도 없이 새로운 발견이 튀어나오는 즐거운 탐험. '나인 솔즈'보단 '다크 소울' 시리즈에 가깝게 불친절하지만 그래도 대략 간단히 추리는 할 수 있게 만들어 놓은 스토리 라인... 등등 거의 완벽해요. 사실상 두 명이서 다 만든 게임이라고 알고 있는데 대체 이게 어떻게 가능한 완성도인지 이해가 안 가네... 하면서 정말 열심히 했습니다. ㅋㅋ 정말 진행이 완전히 꽉 막혀서 몇 시간을 헤매는 상황이 아니면 최대한 공략도 안 보고 플레이했는데, 전투가 쉽지 않아서 피로감이 올만도 한데 그래도 꾸역꾸역 컨트롤러 붙들고 플레이 하게 만드는 절묘한 밸런스가 특히 좋았네요.

(다만 이동에 시간을 왕창 잡아 먹게 디자인 해 놓은 건 아무리 탐험을 유도하기 위해서라고 해도 좀... 피곤했습니다. ㅋㅋ)


결국 공략을 처음부터 보지 않은 관계로 일반 엔딩 하나만 봐 둔 상태인데요.

멀티 엔딩 중 사람들이 '진엔딩'으로 쳐 주는 엔딩을 보려고 하니 이게 상당한 노가다와 고난이도 고생길이 열리는군요. ㅋㅋㅋ

좋게 말해서 그만큼 엔딩 후 컨텐츠를 빠방하게 넣어준 거긴 한데. 나쁘게 말하면 저 같은 똥손 액션치에겐 지옥문이 열리는 셈이라...;


그래서 이제 개학이고 하니 진엔딩까지 볼지 말지는 좀 더 생각해 봐야겠습니다만.

암튼 정말 '이런 게 기적이구나!' 싶을 정도로 잘 만든 게임이었습니다. 액션, 레벨 디자인, 미술, 음악, 스토리 등등 모든 게 탑클래스인데 이걸 사실상 아마추어에 가까웠던 사람 둘이서 만들었다니. 세상엔 참 신기한 일도 많죠.



 + 아들놈이 하루 30분씩 보는 유튜브 같은 데서 이 게임 언급을 많이 봤나 봐요. 그래서 방학 중에 제가 이걸 하고 있으면 계속 뒤에 와서 구경을 해서 좀 난감했습니다. 똑같은 보스전 10번, 20번씩 반복 감상 시켜서 미안하다 아들아. 나도 한 번에 통과하고 싶었어... ㅠㅜ

 근데 그렇게 즐거워하면서도 자기도 해보겠단 생각은 안 하네요. 정확히는 딱 하루 해 보고는 포기했습니다. 주어진 게임 시간이 하루 30분이라 도저히 감당이 안 될 거라는 현명한 판단을 내린 듯 싶어요. ㅋㅋ

    • 그래서 셋 중에 로이님 손가락 부상의 원인은 무엇인가요.가 궁금합니다ㅎㅎㅎ

      근데 아빠 뒤에서 게임 구경하는 어린이라니…진짜 즐거워한거 맞나요… 뒤통수가 따갑진 않으셨나요

      개학 축하드립니다!!!
      • 나인 솔즈를 끝내고 할로우 나이트를 한참 하다가 그랬으니 둘 다 잘못한 걸로... ㅋㅋ


        아뇨 정말 진심으로 열심히 보더라구요. 현실 유튜브 시청이라고 해야 하나요. 게임 실황 직관과 같은. 하하.




        네... 진심으로 축하 해주시는 거 맞죠? ㅋㅋㅋㅋ

    • 게임은 저에게 동떨어져 있는 세계이긴 한데 트레일러들을 보니 재미있게 보이네요 ㅎㅎ. 
      1인칭 슈팅은 아니고 주로 어드벤쳐 아케이드 게임이라 부르면 되나요? 캐릭터들이 독특하구요. 
      셋중 고르라면 리틀 나이트메어인데 난이도는 제일 높을것 같네요.  
      취미로 즐길 수 있는 분야가 있다는게 좋은것 같습니다. 
      그나저나 올해 추석은 일주일도 넘는 황금 연휴라고 하던데 좋으시겠습니다 ㅎㅎ 
      • 요즘엔 게임들도 장르가 엄청 세분화 되어서 장르 따지는 데도 이런저런 수식어가 덕지덕지 붙고 그럽니다만 뭐 중요한 건 아니겠구요. ㅋㅋ


        아뇨 리틀 나이트메어가 가장 쉽습니다. 저쪽 장르 특징이 보기엔 어렵고 무서워 보이는데 정작 해 보면 할 수 있는 행동이 제한되어 있어서 그냥 술술 풀려요.




        그래서 연휴 중에 딱 하루 끼어 있는 금요일을 임시 공휴일로 해야 하지 않나 그런 얘기도 나오고 있습니다. 연휴는 좋지만 명절 연휴는 어르신들도 챙겨야 하니 별로 반갑지는 않아요... 그래도 이번엔 워낙 기니까 괜찮을 것도 같구요! 그때까지 쉬는 날이 단 하루도 없는 것만 빼면 좋습니다! 하하.

    • 오 할로우나이트까지ㅎ


      저도 할로우나이트는 백색궁전을 도저히 클리어 할 자신이 없어서 진엔딩은 빠른 포기했어요.

      계속 트라이하다간 손가락과 게임 패드가 남아나지 않겠다 싶어서 ㅋㅋ


      겜패스로 이제 명말 한번 가보시죠.ㅎ
      • 전 어제 진엔딩 조건 맞추려고 꿈의 보스인지 뭔지 클리어에 도전해 봤습니다만. 가장 쉬운 애 둘 잡는 데 두 시간이 넘게 걸린 걸 보면 아무래도 힘들 것 같구요... 오리보다 더 어렵다는 백색궁전이 궁금해서 한 번 입장은 해 볼 것 같습니다. 하다 못 해먹겠으면 포기하려구요. 의무감 갖고 스트레스 받으면 안 되는 것 같아요 이제. ㅋㅋ




        명말은 최근 패치로 조금 쉬워졌다길래 한 번 더 패치 나오길 기다리고 있습니다. ㅋㅋㅋ '피의 거짓'도 한참 후에 플레이했더니 난이도 내려가 있어서 좋더라구요(...)

    • 게임은 '보글보글' ( Bubble Bobble) 마지막 단계 대왕 버블을 깨뜨린 이후,(동전 무한 투입, 물량 작전으로 마지막판 STAGE 100 까지..) 1945, Raiden 등 슈팅 게임..하다가 스타크래프트 나오는걸 보고.. 내 세대가 아닌가벼.. 하고 오락실 게임 더 안했습니다. 지금은 아케이드게임 핸펀으로 하긴하는데, 게임 스트레스가 없는 편안한 것만 하죠..ㅋㅋ 


      게임이 갖는 문화 경제적 위치가 어마 어마해진 지금, 위의 게임 못하면 뭔가 뒷방 할배가 된게 아닌가 싶습니다. ㅋㅋ

      • 근데 예나 지금이나 게임 쪽은 돈 잘 버는 것에 비하면 여전히 사회적 인식이나 대접이 격하게 안 좋아서 위의 것들 하나도 모르셔도 상관이 없습니다... ㅋㅋ


        말씀하신 오락실 게임들은 다 저도 많이 했던 것들이네요. 시작은 갤러그 제비우스 알카노이드였던 것 같구요. 하하.

    • 게임 플레이나 트레일러 같은 걸 보면 늘 우와 하긴 하는데 현생이 늘 골치가 아프다보니 막상 실제로 하려면 뭔가 과제가 주어지는 게 스트레스만 받게 되더라구요. 그럼에도 불구하고 듀게 공식 컨텐츠 소비 전문가 로이베티님이 이렇게 칭찬하시니 몹시 궁금하네요.
      • 이게 나이 먹으면서 점점 반사 신경도 떨어지고 단기 기억력도 약해져서 어려운 액션 게임이나 복잡하게 길 꼬인 게임 같은 건 저도 부담스럽고 그렇습니다. ㅋㅋ 글에 적은 건 다 잘 만든 좋은 게임이긴 한데, 그런 측면에서 부담이 좀 있는 작품들이라 적극적으로 권해드리진 못하겠네요. 걍 애초부터 공략 찾아보면서 하면 부담은 좀 덜한데 재미가 떨어지는 면도 있구요...

    • 제가 무척 좋아하는 게임 세 가지를 가장 좋아하는 리뷰어 로이배티님께서 해주시다니... 댓글을 안 달 수가 없겠습니다 ㅠㅠ.

      리틀 나이트메어 시리즈는 아트가 참 훌륭하긴 하지만 어딘가 아류... 느낌이 있죠. 말씀하신대로 림보-인사이드의 영향을 크게 받았고요. 선보이는 분위기도 센과 치히로의 행방불명이라든가, 팀 버튼 작품이라든가, 헨리 셀릭의 스톱 모션 애니메이션에서 언젠가 본 적이 있는 그 익숙한 느낌(...)을 줍니다. 다만 그 결과물이 대단히 보기 즐겁다는 건 부인하기 어렵죠. 또 1편의 스토리는 그냥 그런갑다~... 하는 수준에서 멈췄더라면, 이번 2편에는 그래도 꽤 인상에 남는 순간들이 있었어요. 단적으로 결말의 그 루프 엔딩은 좀 충격적이었습니다. 올해 예정된 3편도 그렇고 앞으로도 시리즈가 흥행해서 오래오래 장수하길 바라봅니다. 

      나인 솔즈는 말씀하신 대로 게임 완성도가 정말 뛰어나지만, 그중 백미는 호러 파트였다고 생각합니다. 레드캔들게임즈의 호러 DNA가 느닷없이 게임 중 튀어나오는데, 역시 짬은 어디 안 간다는 생각이 들더군요. 메트로이드 최근작인 드레드에도 호러 요소는 있었지만, 이렇게 대놓고 호러스러운 메트로바니아는 처음 봤습니다. 거기에 세키로식 전투 방식에, 매력적인 카툰 그래픽에, 도교펑크라는 멋진 세계관까지... 가히 종합선물세트 같은 게임이었습니다. 예전에는 게임성, 특히 메트로이드 스타일의 치밀한? 맵 설계는 닌텐도 같은 명가에서 선보이는 '시그니처' 느낌이 있었는데요. 요즘은 소규모 인디 제작사에서도 이런 걸작이 왕왕 튀어나오니 신기한 느낌입니다. 그래서 자연스럽게 AAA 게임보다 인디게임에 눈이 가게 되구요. 하데스, 스타듀밸리, 할로우 나이트 같은 게임들은 그 장르의 대표작으로 꼽아도 아쉬움이 없는 작품이라고 생각합니다.
       
      할로우 나이트에서 제가 제일 감명 받은 건, 게임 내 설정과 메트로베니아적 요소가 자연스럽게 맞물려 떨어진다는 점입니다. 일례로 게임 내 주요 거점인 눈물의 도시가 있는데요. 이 눈물의 도시는 설정상 신성둥지의 수도로, 쇠락한 왕국을 상징하는 곳입니다. 게임 내 지도 상으론 푸른 호수 바로 아래에 위치해 있는데요. 왕국이 (스포일러) 때문에 몰락하자 천장을 보수할 벌레들도 몽땅 죽어버렸고, 때문에 갈라진 천장 틈으로 호수의 물이 쏟아지게 된 겁니다. 그래서 백날천날 비가 내리는 '눈물의' 도시인거죠. 기가 막히지 않습니까... 이런 명작을 만들어놓고 6년 넘게 기약 없이 후속작만 기다리게 한 팀 체리는 그래서 지탄받아 마땅하다고 생각합니다 ㅋㅋ.

      여담으로 항상 궁금했던 점이 있었는데요. 혹시 왕국의 눈물은 해보셨는지 궁금합니다. 몇 년 전에 야숨을 대단히 호평하신 게 아직까지 기억에 남아서요. 혹시 아직 해보지 않으셨다면 아래 트레일러로 살포시 불을 지펴봅니다 ㅋㅋㅋ... (https://www.youtube.com/watch?v=2R6gtTWmihE&t=1s) 사실 저는 임팩트 면에선 전작인 야숨이 낫다고 보는데, 이 트레일러는 살면서 본 것 중 최고였어요. 젤다의 전설 전통의 그 브금이 나오는 장면은... 백문이 불여일견입니다.  
      • 정말로 림보, 인사이드가 문제입니다. 너무 잘 만들어 버려서 비슷한 컨셉으로 나온 다른 게임들을 죄다 아류로 만들어 버리는... ㅋㅋㅋ 전 1편 엔딩을 보고도 리틀 나이트메어 스토리를 거의 모르는 채로 플레이해서 엔딩에서 살짝 충격 받았죠. 그렇게 이어질 줄이야!! 근데 이 꿈도 희망도 없는 스토리를 어떻게 마무리할 것인지, 마무리 할 생각은 있는 것인지도 좀 궁금하구요.




        아 맞아요. 레드캔들 게임즈 게임답게 가끔씩 들어가는 호러가 정말로 무시무시했죠. 이런 그래픽에 이런 캐릭터들을 갖고 그런 호러라니! 감탄했습니다. 




        저도 요즘엔 대작급 게임들보단 거의 인디 게임들을 잡게 되더라구요. 게임 만드는 데 돈을 너무 많이 쏟아 붓다 보니 AAA급 게임들은 뭔가 다 안전빵에 다 비슷비슷한 느낌이라 시작과 즉시에 질려 버리는 경우가 많아서요. 뭣보다 보이고 들리는 쪽에 과하게 투자를 해서 게임이라는 장르의 핵심인 '내가 플레이한다!'는 재미가 한참 뒷전으로 밀리는 느낌. 하데스도 사람들이 하도 극찬하길래 '뭐가 그렇게 재밌는데?'하고 시작했다가 수백 시간 투자했던 즐거운 추억이 있네요. ㅋㅋ 속편을 내놓아라! 라고 몇 년째 외치고 있는데 아직 소식이 없네요...




        할로우 나이트는 뭐. 제작진이 워낙 아담하니 (두 명이었다가 '실크송'은 셋이서 만들게 됐다고 ㅋㅋ) 오래 걸리는 건 이해하지만 그래도 기다리는 팬들 입장에선 힘들 수밖에 없겠죠. 저야 연말 발매에 맞춰 지금 플레이했으니 괜찮습니다만. ㅋㅋㅋ


        설명해주신 것처럼 그렇게 디테일한 설정들 같은 게 여기저기 숨겨져 있는 게 참 대단하더라구요. 만든 사람들의 진심과 집착(...)이 느껴지고 그렇습니다. 하하. 보스급 캐릭터들도 보면 다들 배경 스토리가 있고 거기에 맞춰 대사를 하고...




        왕국의 눈물은 아직 안 해봤습니다만. 이번에 스위치2를 구입한 아들래미가 관심을 보이니 언젠간 해보게 되겠죠. 다만 플레이타임이 엄청난 게임이라 하루 주어진 게임 시간이 30분인 아들래미가 할 수 있을지 모르겠습니다. ㅋㅋ 방학 때 시간 제한 풀어주고서 한 번 시켜볼까 싶기도 하구요.




        암튼 장문의 정성어린 댓글 정말 감사합니다!

    • 아니 애들 재우시고 야밤에 게임하시는거 아니셨나요?




      지금 나인솔즈 최종보스 역공 트라이 중인데 인제 1페이즈 익숙해지니 2페이즈는 막막하네요... 근데 정말 신기하게 계속 죽어가면; 조금씩 늘긴 느는 정직한 게임이라 이번주 안에 깰거 같긴 합니다 ㅋ




      저도 네이버에 게임패스가 들어와서 게임패스 게임 찍먹하려는데 혹시 게임패스에서 이것만은 꼭 해보라는 추천작 있으실까요?

      • 보통은 그러는데 방학 중이라 낮에도 많이 했거든요. ㅋㅋ 




        와 난이도 안 낮추고 최종 보스 진출이라니 훌륭하십니다! 최종 보스는 전 1페이즈도 '아 이거 난이도 안 낮췄음 절대 못 깼겠다' 그랬어요. 그래도 명색이 취미로 하는 게임인데 이런 습관 들이면 안 되겠지만 그래도 치트를 쓴 건 아니니까... 라고 정신 승리를. ㅠㅜ




        나인 솔즈를 마지막까지 플레이 하실 정도면 게임패스 등록 수작 게임들 중 안 해보신 게 거의 없으실 듯 하지만 대충만 말씀드려 보자면.


        저는 안 해 봤지만 '33원정대', '프로스트 펑크', '발라트로', '블루 프린스', '뱀파이어 서바이버'는 언젠가 꼭 해 보려는 게임이구요. 해 본 것 중엔...




        '코쿤'은 당연히 하셨겠지만 안 해 보셨다면 꼭 꼭 해보시라고 말씀드리고 싶고. 게임 플레이보단 시청각적 재미에 치중한 작품도 괜찮으시다면 '제네시스 느와르'.'하이파이러시'도 빠지는 구석 없이 잘 만든 액션 게임이겠구요. 오리 1, 2야 말 할 것도 없겠고. 나인솔즈 하시느라 패링 마스터가 되셨을 테니 '시푸'도 재밌게 할만 한 쿵푸 액션 게임입니다. 레트로 일본식 RPG 좋아하시면 '옥토패스 트래블러' 1편 2편이 다 있구요. 1인 제작 젤다 짭(...) 어드벤쳐 게임 '튜닉'도 재밌게 했던 기억이 있네요.




        ...근데 적고 나서 보니 이미 다 유명한 게임들이라 전혀 도움이 되지 못할 것 같은데. ㅋㅋㅋ 암튼 그렇습니다.

        • 추천 감사합니다!! 해볼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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