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넷플릭스바낭] 배두나를 좋아하신다면, '바이러스' 잡담입니다
- 올해 5월 개봉했지만 촬영은 2019년에 끝낸 창고 영화였다네요. 런닝 타임은 1시간 38분. 스포일러는 마지막에 흰 글자로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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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 이렇게 4각 관계 로맨틱 코미디일 거라 생각하고 틀었습니다만. 그런 이야기 아닙니다.)
- 작가가 되려다가 안 풀려서 동시 통역을 하다가 안 풀려서 번역가 일을 하며 살고 있다는 택선. 그런 것 치곤 본인 집도 따로 있고 사정은 괜찮아 보입니다만 본인피셜 예민하고 상처 잘 입는 성격 탓에 연애는 잘 못하고 관심도 없다고. 그러다 동생과 엄마에게 등 떠밀려 나간 소개팅 자리에 나온 의학 박사님 수필은 30분 늦게 나타나선 내내 실험용 쥐 얘기만 하다가 사라져 버리구요. 똥 밟았네... 하고 돌아왔더니 포기를 모르는 가족들은 택선도 모르게 수필을 집으로 초대해 놓고 튀어 버립니다. 당연히 금방 쫓아내 버리려고 했지만 아까와는 전혀 다르게 괴상할 정도로 택선에게 마구 달라 붙는 수필 때문에 당황해서 결국 하룻밤 재워주게 되는데요. 알고 보니 수필은 걸리면 마구마구 행복해지면서 호감 있던 사람에게 마구마구 사랑에 빠지는 바이러스에 감염된 것이었고. 이런 수필이 남긴 오뎅을 우걱우걱 씹어 먹다가 혀까지 깨물어 버린 택선도 감염의 길로. 그래서 오랜 세월 막연한 호감만 품고 있던 초등 동창에게 막 들이대는 등 보기 부끄러운 행각을 벌이게 되는데... 문제는 이 감염의 끝은 사망이고, 그걸 해결해 줄 수 있는 사람은 이 바이러스 연구에 일생을 바친 과학자 이균 박사님 뿐입니다. 과연 우리 택선의 미래는 어찌될 것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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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게 2019년 제작인 관계로 손석구는 아직 인기란 건 없는 신인이었죠. 비중도 작습니다.)
- 아니 왠지 배두나가 너무 젊다 했어요. ㅋㅋㅋ 창고 영화인 줄 전혀 모르고 봤거든요.
근데 보고 나니 이게 왜 개봉을 못 했는지는 이해가 됩니다. 완성도가 아니라 내용이 문제였던 거죠. 대놓고 펜데믹을 다룬 이야기인데 이걸로 로맨틱 코미디를 하고 있으니 코시국에, 혹은 코시국 종료 직후에 개봉했다면 화내는 사람들이 많았을 테니까요. 근데 그런 줄 모르고 지금 보니 오히려 코로나 난리를 소재로 삼아 만든 이야기처럼 보이는 게 신기합니다. 고개 돌리고 소매나 팔로 가리고 기침 하라든가, 공기론 전염이 안 된다든가, 사람 몸 밖으로 나오면 오래 못 산다든가... 하는 얘기들이 깨알 같이 이야기 속에 박혀 있어서 전 당연히 코로나 후에 쓴 각본일 거라 생각했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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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핫핑크 방역복... ㅋㅋ 장기하가 연기하는 걸 꽤 오랫만에 봤는데 그냥 '감자별' 때 연기를 그대로 하더군요. 역할과 어울려서 괜찮았구요.)
- 원작 소설이 있는 경우인데요. 호기심에 원작에 대해 찾아 보니 음... 원작자가 이 각색을 좋아했을까? 라는 생각이 드네요.
원작 소설은 대체로 꿈도 희망도 없는 요즘(이라지만 소설이 출간된 건 2010년입니다) 청춘들을 위로하는 취지의 이야기라는데. 이 영화엔 그런 부분은 거의 남아 있지 않습니다.
일단 주인공 캐릭터의 나이 부터 안 맞아요. 정확한 나이는 안 나오지만 일단 배우가 2019년의 배두나니까 이미 40대. 어린 나이의 캐릭터를 맡았을 수도 있잖아! 라고 생각해 보려고 해도 이번엔 파트너가 말이죠. 원작에선 수필의 동료로 설정되어 있는 이균 박사가 영화 버전에선 수필의 사부쯤 되는 포지션인 데다가 배우가 김윤석입니다. 배두나랑 띠동갑에 그냥 딱 봐도 '청춘'이라고 볼 수는... ㅋㅋㅋ
이런 부분을 떠나서 봐도 이야기 속에 그런 요소들이 거의 없습니다. 그냥 퍽퍽한 인생 속에 시들시들하게 살아가던 주인공이 어쩌다 찾아 온 바이러스의 벼락 같은 축복으로 가슴 뛰는 삶을 살아 보면서 변화하는 이야기... 정도로 생각하면 대충 맞을 듯 싶구요. 그 와중에 그냥 '삶' 보다는 '로맨스' 쪽에 확실하게 방점을 찍고 가는 이야기이기도 하구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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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명한 배우들이 은근 많이 나오구요. 저는 아주 오랜만에 연기하는 걸 본 문성근씨가 반가웠으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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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장 반가웠던 건 오현경씨였네요. 큰 역은 아니었지만요.)
- 여러 장르가 뒤죽박죽 섞여 있습니다.
바이러스 감염 증상이 기분이 몹시 좋아지며 쉽게 사랑에 빠지게 된다... 이니 일단 코미디가 많습니다. 하지만 이게 치사율 100%의 바이러스라고 하니 또 스릴러, 그것도 의학 스릴러 쪽 요소들이 적잖게 들어가구요. 여기에 또 이걸로 큰 돈을 벌어 보려는 사악한 집단이 등장하면서 후반부엔 꽤 많이 진지 심각 다크한 전개도 한참 나오구요. 그러는 와중에 본체는 당연히 로맨스입니다. 뭔가 좀 어색하고 괴상한 기분이 자꾸 들긴 하는데 어쨌든 로맨스의 비중이 가장 커요. ㅋㅋ
근데 이런 요소들이 잘 섞여 들어가 멀쩡한 이야기를 들려주는가... 를 따져 본다면 그게. 음. 좀 애매합니다. 막 크게 덜컹거리고 튀는 건 아닌데, 되게 자연스럽게 섞여 있지도 않아요. 그러니까 이야기가 하나의 흐름으로 쭉 통일성 있게 흘러간다기 보단 코미디 모드였다가, 로맨스 모드였다가, 스릴러 모드였다가, 멜로 드라마였다가... 이렇게 기어를 바꿔 넣어가며 모드를 변환한다는 느낌이 들어서요. 방금 전의 캐릭터와 지금 보고 있는 캐릭터가 좀 다른 사람이란 느낌이 종종 드는 거죠. 대체로 자연스럽게 잘 연출된 코믹 파트 대비 살짝 어색한 로맨스 파트, 솔직히 좀 지루했던 다크한 스릴러 파트... 등등이 균질적이지 않은 느낌을 주는 부분도 있었구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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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윤석을 어떤 영화의 약점으로 지적한다는 건 매우 드문 일이겠지만...)
- 가장 큰 약점이라면, 로맨스 파트가 약합니다. 근데 이게 어쨌든 로맨스를 간판으로 내세우는 영화잖아요. ㅋㅋㅋ
일단 배두나 - 김윤석 조합부터가 좀 별로였습니다. 둘 다 능력자들이라 각자 맡은 역할은 참 잘 하는데 그냥 근본적으로 '이 조합이 맞나?'라는 생각이 자꾸 드니까요. 특히나 배두나가 참으로 오랜만에 블링블링하게 나와서는 대책 없이 귀엽고 사랑스러운 연기를 뿜뿜뿜하고 있는데 그 상대가... 음... 그랬단 말입니다. ㅋㅋㅋㅋ
그리고 둘이 대충 어떤 식으로 가까워지고 어떤 식으로 사랑에 빠지고 이런 걸 디테일하게, 다양한 이벤트들을 넣어가며 보여주며 관객들을 설득하는 게 이쪽 장르의 사명일 텐데. 딱히 기억에 남을 만한 장면이 없습니다. 특히 후반으로 가면 김윤석의 비중이 조금 더 커지는데, 이때 이 양반이 하는 일이란 게 바이러스 연구하고 악당들과 싸우고 뭐 이런 게 메인이고 로맨스에 공헌할 일을 별로 안 해요. 그래서 로맨틱 뽕이 차올라야 할 클라이막스 장면이 쌩뚱맞게 느껴지고. 뭐 그랬습니다. 그러니 혹시 보실 분들은 큰 기대는 하지 마시구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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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지만 어쨌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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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냥 배두나만 보고 있어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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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분이 좋아지니 저는 만족했습니다. ㅋㅋㅋㅋ)
- 근데 그럼에도 불구하고 최종적으로는... 뭐 킬링 타임용으로 가볍게, 즐겁게 한 시간 반 정도 보내기엔 나쁘지 않은 영화였습니다.
일단 코미디 쪽은 타율이 괜찮아요. 그냥 웃기기만 하는 캐릭터들이 나올 땐 소소하게라도 꾸준히 웃겨 주고요. 별로 맘에 들지 않았던 다크한 전개 장면들도 막 치명적으로 발목을 잡을 정도는 아니었구요. 그리고 무엇보다... 배두나가 정말로 빛이 납니다. ㅋㅋㅋ 아니 제가 이 분을 좋아하긴 해도 그렇게 팬까진 아니거든요. 근데 보는 내내 계속 '아니 이런 거 이렇게 잘 하는 양반이 왜 지난 20년 동안...' 이라는 생각을 하고 있었어요. 거의 런닝 타임 내내 바이러스 효과로 살짝 제정신 아닌 상태로 헤헤 웃으며 사랑스럽게 구는데 그게 정말 내내 귀엽단 말입니다. 그러니 배두나 팬 여러분들은 (이미 보셨겠지만!) 일단 이걸 보셔야 하는 겁니다. 이제 또 세월이 6년이 흘러 버렸는데 이 분이 언제 또 이런 역할 맡는 걸 볼 수 있겠어요. 제가 팬이라면 제발 블루레이 발매해달라고 매일 기도드리다가 나오는 즉시 구입해서 선반에 모셔 놓겠습니다. ㅋㅋ
뭐 그렇습니다. 재밌게 봤어요. 그것의 8할이 배두나라는 존재 하나 때문이었을지라도 어쨌든 즐거운 시간이었습니다. 끝.
+ 영화에서 이 바이러스를 설명하기 위해 고양이 기생충 '톡소플라즈마 곤디'라는 걸 끌어오는데... 검색해 보니 실제로 있는 거였네요. 이게 쥐에게 감염되면 쥐가 고양이 오줌 냄새에 끌리게 되어서 고양이에게 잡아 먹힐 확률을 높인답니다. 기생충의 세계는 신기하기도 하죠.
++ 엔딩 즈음의 어떤 전개는 매우 유명한 모 애니메이션에서 가져온 듯 한데... 이야기와 어울리지도 않고 또 잘 살리지도 못해서 참 뻘줌했습니다. 왜 굳이 그랬는지.
+++ 박희본이 카메오로 잠깐 나와요. '할 수 있는 자가 구하라'가 벌써 15년 전 작품입니다... ㅠㅜ
++++ 스포일러 구간입니다.
택선에게 바이러스를 옮긴 연구원 수필씨는 그날 밤에 죽습니다. 다만 그 전에 택선에게 음성 메시지로 '정말 미안하다. 근데 살아남으려면 무조건 도망쳐서 '이균 박사'라는 사람을 만나라. 살 길은 그것 뿐이다.' 라고 남겨 놓고 기특하게 떠나요. 다만 이때 택선은 이미 증상이 발현되어서 자기가 호감을 품고 있던 초등학교 동창 장기하씨에게 마구 들이대느라 정신이 없어서 연락을 못 받았죠.
근데 수필씨가 죽기 직전에 어찌저찌하다가 연구소의 실험 쥐들을 풀려나게 하는 바람에 연구소는 난리가 났고. 이 상황을 추적하다가 연구소 사람들이 택선의 존재를 알게 돼요. 그래서 같이 술 먹고 차에서 골아떨어져 있던 택선과 장기하씨에게 다음 날 곧바로 방역팀이 들이닥치는데, 뒤늦게 수필의 음성 메시지를 확인한 택선은 다짜고짜 방역팀을 문자 그대로 들이 받고서 탈출. 수필의 유언대로 이균 박사와 접선까지 성공합니다. 그리고 이균은 택선을 데리고 자기와 개인적으로 친분이 있는 병원으로 가서 검사를 하는데... 이 황당한 상황을 피하려고 혼자 돌아간 장기하씨는 연구소 사람들에게 붙들려 가서 시설 안에 격리 당해 버려요.
암튼 택선은 검사 결과 양성으로 나와서 감염이 확인되는데. 희한하게도 감염자에게 공통적으로 나타나는 반점이 생기지 않구요. 이미 죽었어야 할 시점이 지났는데도 멀쩡하게. 게다가 바이러스 효과 덕에 매우 활발하고 긍정적이며 행복하게 사방에 하트를 날려대며 평소보다 훨씬 잘(?) 살고 있단 말입니다. 결론적으로 택선은 이 바이러스를 무력화 시키는 수퍼 항체를 가진 선택 받은 인간이었고. 여기에서 이균 박사는 본인의 일생 목표였던 '부작용 없는 생물학적 우울증 치료제'를 만들어낼 수 있겠다는 희망에 불타오르게 됩니다. 그래서 택선의 허락을 받고 연구를 계속하려고 하는데... 이때 수필의 연구소 사람들이 들이닥쳐 이들을 회유, 설득합니다. 이 연구소는 매우 전형적이게도 돈 버는 게 최우선인 나아쁜 사람들이고 당연히도 이균과 상당히 안 좋은 과거지사를 갖고 있는데요. 어차피 이 연구소가 아니면 이균이 원하는 연구를 실현할 장비를 쓸 수 없는 상황이었고. 또 모든 연구를 이균 본인이 리드하게 한다는 약속을 받고 그냥 받아들이기로 해요.
(이때 중간에, 도망간 쥐들로 인해 감염된 시골 할매 할배들의 개그 에피소드 + 택선이 얼떨결에 이균 동생의 결혼식에 참석하게 돼서 이균과 로맨스도 조금 하고 또 이균이 우울증 치료 연구에 몰두하게 된 과거지사도 듣고... 이런 전개가 있지만 별로 안 중요하구요.)
그런데 당연히도 금방 끝날 줄 알았던 연구는 잘 안 풀립니다. 왜냐면 알고 보니 택선이 슈퍼 항체를 가진 사람이 아니었어요. 그냥 남다르게 매우 많이 버틸 수 있는 경우였을 뿐. 결국 택선에게도 반점이 생기고, 몸이 안 좋아져서 우울해지다가 결국 목숨이 경각에 달리고. 이때 그 빌런 연구소는 '이렇게 된 거 얘가 죽기 전에 이것저것 다 해서 실험 데이터라도 쌓아 보자'는 쪽으로 맘을 먹고 이균을 잘라 쫓아내 버립니다. 그리고 이제 택선의 수명을 더 짧게 만들 거라는 위험한 실험을 실행하기 위한 러시아 과학자들이 우루루 몰려오는데...
그때 이균과 택선이 잠시 신세를 졌던 의사에게서 연락이 옵니다. 그때 택선이 남기고 간 샘플을 꾸준히 관찰하고 있었는데, 이게 택선 본인처럼 상태가 안 좋아지는 듯 했는데 그대로 냅두니 결국 다시 좋아지다가 최종적으로는 바이러스를 다 죽여 버렸다는 거에요. 결론적으로 택선은 가만 냅두면 바이러스를 이기고 살아날 체질이었던 것이고, 연구소에서 그동안 실시했던 실험의 방향이 잘못되어서 택선이 위기에 처했다는 것.
그래서 이균은 자기 편 연구원 하나 + 그 의사님과 함께 연구소에 잠입해서 택선을 데리고 나옵니다만. 탈출 성공 직전에 연구소 직원들에게 들통 나서 붙들리고. 그러자 이균은 택선과 키스를 한 후 "나에게 바이러스와 항체가 모두 들어온 것이니 택선은 보내주고 나를 붙들어라!" 라고 모처럼 로맨틱 비슷한 일을 하는데... 연구소 사람들은 "그럼 둘 다 잡아야지 ㅋㅋ" 라며 무시하구요. 결국 이균은 바보가 되고 모든 게 망하려는 찰나에... 갑자기 경찰이 들이닥칩니다. 아니 이게 뭐야? 했더니 이균과 친구들이 일으킨 혼란을 틈 타서 우리 장기하씨가 탈출을 한 거였어요. ㅋㅋㅋ 그래서 본인 폰으로 동창 형사와 부하들을 불러 이곳이 불법 감금과 인권 유린 연구 시설이며 수상한 러시아 사람들(...)까지 잔뜩 어슬렁 거린다고. ㅋㅋ
이후는 후일담입니다. 결국 그 빌런 연구소는 자기네 잘못을 모두에게 인정하고 사죄하는 절차를 밟았고. 이균은 우리 편 의사님과 함께 택선의 항체를 연구해서 진짜로 '부작용 없는 생물학적 우울증 치료제'를 개발하는 데 성공합니다. 그리고 택선의 선택으로 이 기술을 전세계에 무료로 보급하기로 했다고.
그런데... 이 바이러스에 감염되어 지나치게 행복해진 동안의 일들은 완치가 되고 나면 기억에서 사라질 수가 있다. 이런 얘길 내내 했었는데. 그래서 택선은 완치 후에는 그동안 이균과 쌓아 올렸던 로맨틱 스탯을 다 잊어 버리고 그냥 혼자 열심히 살게 됩니다. 그러다 우리 불쌍한 수필씨의 1주기가 되던 날 수필의 납골당에 들렀다가 이균을 다시 만나게 되구요. 어색하게 인사하고 헤어지려다가... "근데 정말로, 그때의 일들 다 잊었어요?" 라는 이균의 말을 듣고 어색한 미소를 짓다가. 마주 보고 환하게 웃다가. 일단 가서 차 한 잔 마셔 보기로 해요. 이렇게 "너의 이름은!!!!!!" 엔딩으로 끝입니다.
배두나의 라떼 드라마 RNA 이야기인줄 알고 허겁지겁 달려왔으나....이런 게 있었네요?? 한 번 찾아봐야겠슴다
크하하. 그런 드라마가 있었죠! ㅋㅋㅋㅋ
짤에서 김윤석이 ' 갸 엠지 하나 떼어 와라' 하는 것 같은데요...
무려 수줍은 로맨틱 장년으로 나오십니다. ㅋㅋ
오래 묵혀놓은 창고영화인데다가 결국 개봉한 뒤 무슨 엄청난 망작이 나온듯한 초기 관객들 반응과 처참한 흥행성적에 저도 별 기대는 안 하고 봤는데 나름 독특한 롬콤물로서는 충분히 괜찮더라구요. 나름 클라이막스-엔딩도 긴장감(?)있고 여운도 좋았는데요. 차라리 팬데믹 당시 우연히 소재랑 얻어걸린 셈 치고 그냥 개봉이나 넷플 공개라도 밀어붙였으면 '창고영화'라는 선입견이라도 없는 상태에서 관객들이 좀 더 너그럽게 봐줄 수도 있지 않았을까 싶구요.
저도 배두나님 팬인데 어째 이런 사랑스러운 면모를 보여줄 수 있는 역할이 최근에 거의 없었나 모르겠어요. 뭐 아무리 스타배우라도 들어오는 작품들 중에서 선택해야 했을테니 이해는 합니다. '레벨 문'에서도 참 주어진 캐릭터 컨셉이나 전체적으로 안타까웠는데 올해 공개를 앞둔 할리우드 차기작 '알파 갱'에서 동료 출연진이 케이트 블란쳇, 크리스 파인, 레아 세이두, 바티스타, 라일리 키오프 등 아주 화려한데 그래서 분량이 안습할까봐 걱정되네요.
여담으로 장기하씨는 이거 찍고나서 자신감이 생겨서 '패스트 라이브스' 해성 역에 도전하셨었나봐요. ㅋㅋㅋㅋ
전 요즘 '초기 관객 반응'이란 게 참 별로에요. 외국도 그런지 모르겠는데 한국 영화 커뮤니티에 모여 사는 양반들은 가벼운 대중 오락 영화들에 유독 너무 엄격하달까... 뭐 그런 느낌이 좀 있습니다. 아쉬운 점은 분명히 있지만 전 충분히 낄낄 웃으면서 잘 봤는데요. 상대 남자가 배두나랑 비슷한 나이 배우이기만 했어도 만족도가 훨씬 높았을 것 같구요. ㅋㅋ
배두나가 유독 그렇게 해외 영화들에 잘 캐스팅 되는 게 신기합니다. 뭐 신기하고 좋긴 한데 말씀대로 그런 영화들에서 맡는 역할이나 비중들이 좀 그래요. 뭐 한국에서 딱히 좋은 시나리오와 역할이 잘 안 가서 저런 거라도 하나 보다... 라고 생각하고 맙니다만.
본문에도 적었듯이 사실 '감자별'에서 보였던 연기랑 똑같아요. 전혀 늘지 않았지만 그것만으로도 상당히 웃겨서 즐겁게 봤네요. 하지만 '패스트 라이브스' 주인공 역할은 음... 잘 모르겠습니다. ㅋㅋㅋㅋㅋ
워쇼스키 자매가 연달아 캐스팅 했던 걸 보면 뭔가 해외 제작자나 감독들 눈에도 뭔가 보이는 건 있는데 그 작품들 속 배역만 봐도 그냥 좀 독특한 매력의 동양인 하나 추가해서 다양성 점수를 높이는 용도(...) 이상은 아닌 것 같아서 그렇긴 해요. 그런 한계를 뚫을만한 능력을 보여줄만한 기회가 있어야하는데 예전에 비해 훨씬 나아졌다고는 하지만 아직은 좀 아닌 것 같아요. 한국에선 그래도 스타배우 대접을 받는데 역할이 더 낫다기 보다는 그냥 해외에서 어디까지 갈 수 있나 도전해보는 것 같습니다.
거기서 뜬금없이 주인공 친구 2 같은 역할로 나와서 웃겼는데 원래는 주인공 역할 오디션을 봤다는 그런 뒷이야기가 있더라구요. 진짜 장기하가 맡았으면 여주의 "너무 전형적인 한국남자 같아." 이 대사가 조금은 더 그럴듯하게 들렸겠어요. ㅋㅋ
극장에서 예고편을 보면서 배두나는 어떻게 40대인데도 저렇게 동안일 수 있지 궁금해 했던 그 영화로군요. 한국 로맨틱 코미디는 일반적으로 제 취향이 아니라 볼 생각은 별로 없지만 궁금증은 풀었습니다.
이 영화를 찍을 때 옛 한국식 나이로 딱 40인가 41인가 그랬을 겁니다. 가까스로 40이긴 했지만 그걸 감안해도 너무 젊어 보이더라구요. 근데 그래서 김윤석과의 부조화가... ㅠㅜ
김윤석도 연기는 늘 그랬듯이 충분히 잘 했는데요. 물리적 한계(?)가 극복이 안 되더라구요. ㅋㅋㅋ 아무래도 장르가 장르이다 보니 미스 캐스팅이었던 것 같아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