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깟 공놀이'
저는 SF의 S도 모르고 SF의 역사도 모르고 유명 작품을 읽어 본 경험도 거의 없다고 해야 할 정도입니다. 너무 모르는 분야라 이 짧은 글을 쓰면서도 용어를 잘못 쓸까 걱정이 되네요.
소설집을 다 읽고 나면 인상이 흐려질까해서 한 작품 읽고 그냥 모르는 것 투성이나 내 식으로 몇 자 적어 봅니다.
이 단편의 시간 배경은 화성에서 몇백 년 전부터 지구인이 살고 있다는 언급이 있는 걸 보면 아주 먼 미래라는 것만 짐작이 됩니다. 생물 인간과 기계들의 의식이 이식, 호환이 되고요. 그러니 더이상 의식 있는 기계가 인간이냐 아니냐를 따지거나 고민하지 않는 시대네요. 과학 발전에 있어 너무 먼 미래이고 우주적 상상을 배경으로 하는 얘기라 솔직히 처음 한두 페이지는 당황스러웠어요. 이 이야기에 내 인생과 접속할 지점이 어느 곳인가.
그런데 재미있습니다. 알 수 없는 상태에 처하여 위기를 겪는 모험이야기거든요. 또 인물이 미지의 것을 알아나가는 과정에서 우리가 갖고 있지만 당연시하는 것을 되짚게 하네요. 이런 것이 sf의 힘이겠죠? 듀나 님은 어떻게 이런 것들과 장면들을 쓸 수 있을까, 읽고 본 많은 작품의 축적이 이런 상상을 가능하게 하였다고 해도 저같은 사람은 그 머릿속이 신기할 따름입니다.
특히 저의 눈에 들어온 것은 외계의 존재와 소통하려는 노력 중에 주인공이 생각하는 인간의 언어에 대한 부분이었는데, 인간이 쓰는 각 언어가 가지는 유의어, 비논리성, 불규칙함, 애매모호한 뉘앙스...이런 것이 외계의 존재들을 괴롭히고 있다는 언급이었습니다. 저는 이 부분에서 내면이나 진실을 드러내는 데 있어 언어가 표현할 수 있는 것이 초라하다거나 한계가 있다는 주장을 생각해 보았네요. 그러나 사실은 인간의 언어가 불안정한 만큼 그 틈을 일구어 낼 수 있는 풍부한 것이고 파볼 만한 창조적인 영역이며 인간 역사의 모든 것이라는 생각. 그리고 언어의 한계는 사용자의 한계일 뿐임을... 한편으로 당연하지만 이 소설에서 마주칠 것이라 예상치 않은 생각을 잠깐 했습니다.
하여튼 이 짧고 이상한 이야기는 지구와 태양계의 조건을 위협하는 외계 문명이 나타나서 이들과 접촉하기 위해 우주로 보내진 인물이 활약하는 내용으로 되어 있고요, 이야기로서 결론도 안 납니다. 주인공도 마지막에 '궁금해 미칠 것 같았다' 라고 합니다.
매우 뻘플이지만 듀나님의 이 소설 제목을 들을 때마다 아래 둘 중 어느 쪽이 출처인 것일까... 라는 걸 궁금해하곤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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뭐 듀나님께서 슬램덩크나 H2를 읽으셨을 것 같진 않으니 그냥 인터넷 관용구 같은 걸로 생각하고 쓰셨겠지만요. ㅋㅋ
크...이 소설에서 공놀이하는 이들 표현이 귀엽게 나옵니다. 일종의 관용구로군요.
ㅎㅎ 야구 안 본 지가 어언 수십 년...은 된 거 같습니다.
크흐흐... 듀나 님 소설을 신간부터 시작하다니 정신 없으실만 하군요. 저는 들으니 아주 익숙하네요. 저는 아직 안 읽은 책인데, 단편 제목은 익숙해보이는게 다른 곳에 개제되었던 것 같군요. 저는 그래서 가끔 다시 읽는데 그럴 때마다 맛이 오묘합니다.
에세이만 여러 권 봤습니다. 소설은 오래 전에 [브로콜리 평원의 혈투]에 있는 단편들을 읽긴 했는데 오래 되어서...이번에 더 거침없는 느낌이 드네요. 신선했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