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넷플릭스바낭] 꿈보다 해몽의 재미, '집에 오지 마' 잡담입니다

 - 2024년작입니다. 에피소드 여섯 개에 한 편 당 시간은 대략 40~50분 정도. 스포일러는 마지막에 적어 보긴 하겠는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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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넷플릭스 포스터 이미지에 뭘 바라겠습니까...)



 - 온 얼굴에 피멍이 든 '와리'라는 여성이 대략 5세 정도의 어린 딸 '민'과 함께 한 밤중의 도로를 달리고 있습니다. 이들이 한참 후에 도착한 곳은 와리가 30년 전에 엄마와 떠난 후 다시는 돌아가지 않았다는 시골의 대저택이구요. 그동안 아무도 살지 않아서 비만 오면 전기가 나가 버리는 낡은 집이지만 (사실 전기가 들어오는 게 이상...;) 어쨌든 거대하니까. 그리고 딱 봐도 와리는 가정 폭력을 피해 도망친 거니까요. 무섭고 자꾸 뭐가 보인다며 울상인 민을 설득해서 며칠 지내보려 하는데, 어느 날 밤 갑자기 폴터가이스트 현상 같은 게 막 벌어지더니 민이 사라집니다. 와리는 당연히 경찰에 신고를 하는데 출동한 경찰들이 조사를 해 보니 뭔가 수상한 것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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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엄마와 딸이 귀신 들린 집에서 무셔운 일을 당하는 호러... 로 일단 시작을 합니다.)



 - 플롯 구성에다가 아주 대놓고 열심히 장난질(?)을 치는 시리즈인 관계로 줄거리에 대해선 스포일러 없이 뭐라 얘길 하기도, 평을 하기도 어렵습니다. 신나죠. 덕분에 오늘의 뻘글은 어마어마하게 짧아질 테니까요.


 제가 여기에 대해서 스포일러 없이 할 수 있는 얘기는 이 정도입니다.

 대단히 참신하거나 새로운 시도는 아닙니다만. 그래도 보다 보면 와, 그래도 진짜 많이 애썼네. 그럴싸한데? 오오... 이러면서 보게 됩니다. 본격적으로 이게 대략 어떤 게임(?)인지가 밝혀진 후 부터는 그런 재미는 덜해지지만 대신에 아주 동양 이야기스러운 비극적 드라마가 좌라락 펼쳐지면서 그쪽 재미를 대체해 주고요. 사건을 수사하는 경찰들 쪽에도 주인공급 캐릭터를 하나 배치해서 서브 스토리를 전개하는데 이건 또 본편이랑은 아예 다른 맥락으로 괜찮은 구석이 있었어요. 결국 이래저래 시간 휙휙 보내면서 재밌게 볼 수 있는 이야기였는데... 치명적인 문제 하나가 있습니다.


 말이 안 돼요.


 다 보고 나니 딱 떠오르는 게 '너의 이름은' 이었습니다. 제가 이 영화를 좀 안 좋하는 편인데 그 이유가 이야기의 핵심이자 기둥 아이디어에 어떻게 애를 써봐도 절대 정당화가 안 되는 거대한 오류가 있다는 거였거든요. 각본을 직접 쓴 신카이 마코토가 그런 문제를 몰랐을 리도 없는데 걍 '아 이것만 대충 눈감아 주면 멋진 이야기 아니냐고!!!' 라는 느낌으로 밀어 붙인 것이 아닐까 싶고. 전 그게 많이 무책임하다고 생각을 합니다. 물론 반박시 제 말이 틀립니다

 암튼 이 드라마도 마찬가지에요. 정말 신경 써서 구성한 각본이라는 게 팍팍 느껴지고 참 정성이 가득한데... 어쨌든 대놓고 눈에 띄는 구멍이 플롯에, 그것도 아주 핵심적인 아이디어에 뚫려 있습니다. 이 역시 작가 본인이 눈치 채지 못했을 리가 없는 부분인데, '이것만 무시해달라고!!!' 라는 식으로 걍... ㅋㅋ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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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체 이런 가면들은 누가 만들어서 어떤 애들이 쓰고 다니는 것인지 모르겠으나 호러 영화엔 단골로 나오죠. 마치 인기 아이템인 것처럼!)



 - 근데 웃기는 건요.

 혹시라도 내가 뭘 이해하지 못한 게 아닐까? 라는 생각에 한참을 복기해가며 정리를 해 봤지만 답이 안 나와서요. 그냥 시원하게 욕 한 마디 하고 접어 버릴까... 하다가 그냥 레딧 검색을 해봤거든요. 그랬더니 우왕 ㅋㅋㅋㅋ 이게 뭡니까. 이게 뭐 히트한 드라마도 아닌데 수많은 이용자들이 몰려들어서 열심히 가설을 세우고 토론을 하면서 말이 되는 설명을 탐구하고 있더라구요. 덕택에 꽤 한참 동안을 감탄도 하고 낄낄 웃기도 하면서 즐겁게 보냈습니다.

 뭐 결론은 그 중 한 댓글대로 "이봐들 작가는 절대 니들만큼 많이 생각하지 않았을 거얔ㅋㅋㅋㅋ" 라는 게 진실일 거라고 생각합니다만. 뭐 어떻습니까. 덕택에 이렇게 즐거운 시간 보냈으면 됐지요. 하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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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냥 이야기를 끌어 나가고 특히 시청자들에게 진상을 설명해주기 위해 등장하는 기능성 캐릭터에게도 나름 괜찮은 드라마를 얹어 주는 센스가 괜찮았구요.)



 - 그래서 결론은요. 

 꽤 폼 나고 멋진 미로를 설계하다가 그만 출구를 포기해 버린 결과물이랄까요. '너의 이름은'의 그 구멍이 뭐 별 거 아니었고 난 감상에 아무런 악영향이 없었다. 그냥 재밌게 잘 봤다... 라는 분들이라면 한 번 시도해 보실만 합니다. 아 그 전에 일단 호러/스릴러를 좋아하셔야겠고. 또 조금은 동양적인 가족 신파 스토리에 거부감이 없으셔야 하겠습니다만.

 어쨌든 저는 기대 이상으로 즐겁게 봤습니다. 가장 큰 문제점은 바로 위에 적은 대로 레딧 사람들의 꿈보다 해몽 놀이를 구경하며 극복했구요. ㅋㅋㅋ 첫 화가 살짝 늘어지는 감이 있어서 장벽이 될 수도 있겠지만 거기만 극복하고 나면 나머지 다섯 편 동안은 최소한 시간은 정말 잘 갑니다.

 감독님, 혹은 각본가님께서 다음 작품 내놓을 땐 좀 더 연구하셔서 이런 구멍 없이 즐길 수 있는 재미난 장르물 만들어주셨으면 좋겠네요. 하하.

 끝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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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차피 아무도 안 보실 거 알지만 암튼 저는 잘 봤다구요. ㅋㅋㅋ)



 + 스포일러 구간입니다. 도저히 깔끔하게 정리가 안 되는 이야기라서 이야기 전개 순서 무시하고 대충 핵심만 적습니다.


 1부는 호러입니다. 수십 년만에 찾아 온 폐허가 된 대저택. 딸의 눈에만 자꾸 보이는 귀신과 엄마의 눈에만 보이는 가면 쓴 여자 아이. 쓸 데 없이 거대한 자체 발전기와 할머니가 절대로 열면 안 된다고 당부했던 비밀의 문. 그리고 폴터가이스트 현상과 딸의 실종. 뭐 이런 내용이구요.


 2부는 추리물이 됩니다. 제 2의 주인공인 미모의 여형사님과 훈남 부하 경찰이 이 실종 사건에 달라 붙는데... 이 사람들이 볼 때는 아무리 봐도 요 엄마가 혼자 온 것 같단 말이에요. 이것저것 열심히 조사해 봐도 딸이 이 저택에 존재했다는 것을 입증할 단서가 하나도 없습니다. 게다가 애 엄마는 정서적으로 극도로 불안해 보이고. 딸의 존재에 대해 캐물을 때마다 히스테리 반응을 보여대니 경찰들은 이 여자가 사실은 멘탈이 나간 상태에서 자기 딸을 해쳐 버리고서 이러고 있는 게 아닌가... 의심을 하게 돼요. 그런데... 에피소드가 끝날 때 쯤에 반전 아닌 반전으로 '딸은 이 저택에 존재했다'라는 게 증명됩니다.


 3부는 이후 전개를 위한 빌드업 구간입니다. 우리 여형사님께서 경찰서장과 맺고 있는 부적절한 관계, 그런 형사님을 짝사랑하는 듯 애틋하고도 든든하게 챙기며 도와주는 부하 경찰의 스토리도 좀 나오고. 와리와 민의 남편 캐릭터가 등장하면서 혹시 이 인간이? 라는 식으로 가짜 떡밥도 뿌리고. 또 와리의 비극적인 사정을 조금씩 알아가는 여형사님이 와리와 가까워지며 응원하게 되는 드라마 같은 것도 나오고... 하다가 저택의 그 비밀 문짝을 뜯어내고 들어간 지하실에서 정체 모를 커다란 기계 설비와 그 설비 위로 쭉 쭉 이어지는 검게 그을린 자국 같은 걸 발견하구요. 마지막에는 와리가 집안에 침입자가 들어온 것 같다며 권총(나중에 밝혀지지만 군인인 남편 것을 몰래 빼돌려서 그걸로 남편을 위협하고 탈출했다는 사정이 있습니다)을 들고 집안을 헤매다가... 민이 실종되던 날 밤 폴터가이스트 쑈를 보여줬던 옷장 속으로 끌려 들어가서 사라져요.


 4부부터가 이제 해답편이 되는데요. 갑자기 때는 1992년. 와리가 다섯 살이고 와리 엄마 아빠가 다 멀쩡히 살아서 그 저택에서 지내던 시기인데요. 근데 발전소에서 기술 책임자로 일하던 유능한 와리 엄마와 경제적 능력이 없는 아빠 간의 불화 같은 게 좀 나오고. 너무 바빠서 가족에 소홀히 하다가 그만 자신의 잘못 때문에 남편과 딸을 다 잃어 버린 후 좌절하는 와리 엄마의 모습이 한참 나오고. 그런데 직장에서 돌발적으로 발생한 기괴한 현상을 목격하고서는... 그게 일종의 타임머신처럼 작동하는 무언가라는 걸 깨닫습니다. ㅋㅋㅋㅋㅋ 뭐 이 뒤는 설명할 것도 별로 없겠는데요.


 그래서 남은 이야기... 는 생략하고 결론만 말하자면 이렇습니다.

 엄마가 타임머신을 만들어서 드디어 작동! 하긴 했는데 뜻대로 작동하진 않아요. 그래서 좌절하고 있는데 갑자기 기계에서 뚝 떨어진 것이 바로 민입니다. 민의 실종은 이렇게 설명이 되구요. 엄마는 (그러니까 민에겐 외할머니겠죠) 잃어버린 자기 딸과 같은 나이 또래의 여자애를 득템하니 한동안 어쩔 줄 몰라 하다가, 결국 정들어서 자기가 키우기로 결심을 해요. 그러고 한참을 잘(?) 지내고 있었는데... 어느 날 밤 문득 자기 진짜 딸을 되돌리려던 처음의 마음이 떠올라서 남몰래 타임머신을 한 번 더 작동해 보는데요. 이번에 떨어지는 것이 바로 와리입니다. ㅋㅋㅋ 이렇게 두 번째 실종도 설명 완료... 인데.


 문제는 갑자기 다 큰, 자기랑 비슷한 또래의 여자가 나타나서는 "엄마! 내가 엄마 딸이야!!!!" 라고 외쳐대니 이걸 믿을 수가 없는 거죠. 게다가 자기 딸은 분명히 다섯 살에 죽었는데 어떻게 다 큰 여자로 나타날 수가 있습니까. 그래서 고민에 고민을 거듭하던 엄마는 일단 집안 일 봐주는 남정네를 시켜서 와리를 포박해서는 경찰서에 보내려고 하는데요. 그걸 자기를 죽이려는 걸로 알고 차에서 난동을 부리는 바람에 거하게 교통사고가 나고, 그래서 와리는 경찰서엔 못 가고 다시 감금을 당해요. 하지만 왜 엄마가 자기에게 이 난리인지, 왜 자기 손녀를 굳이 자신에게서 빼앗으려는지 이해가 안 가는 와리는 계속해서 머리를 굴리고 난동을 부리다가 결국 감금 해제에 성공하고 뛰쳐나가 내 딸 돌려달라며 엄마와 대치하게 되는데. 가뜩이나 자기 딸이라는 것도 도저히 못 믿겠는 미친 듯한 여자가 손에 흉기를 들고서, 완전 소중 자기 대체 딸(...)을 내놓으라고 난리를 쳐대니 엄마는 풀파워로 대치하며 몸싸움을 벌이고. 그러다 와리는 2층 난간에서 떨어진 후 추락한 샹들리에에 깔려 몸에 불까지 붙어서는 처참하게 죽습니다. (쿨럭;)


 이 사건이 일어난 며칠 후, 엄마는 민을 데리고 저택을 떠나기로 결심하는데. 떠나는 이 둘을 이 집 지박령 귀신이 된 와리가 지켜보고 있어요(...) 이걸로 초반에 몇 번 나왔던 귀신의 모습도 해결. 그리고 민이 이때 자기 엄마랑 외할머니(인 줄은 모르지만 암튼)가 싸우다 엄마가 불 타 죽어 버리는 걸 본 충격으로 기억 상실증이 생기구요. 이참에 민의 이름을 '와리'로 바꿔서 키워 버리는 와리 엄마님... ㅋㅋ 이후는 슬픈 주제가와 함께 와리가 된 민의 성장 과정을 몽타주로 보여줍니다. 그냥 잘 자라구요. 근데 자랄 수록 그 얼굴이 과거에 자기가 죽인 미친 여자랑 똑같아지니 엄마는 "아아 정말로 그 여자가 너였어!!!" 라며 반쯤 실성해 버린 상태로 와리를 붙들고 이 말을 반복합니다. "집에 오지 마!!!" ㅋㅋㅋ 이게 제목의 진정한 의미였구요. 


 그러다 엄마는 세상을 떠나고. 홀로 남아서도 씩씩하게 잘 살던 와리는 운명처럼 그 나쁜 남편놈과 또 만나 다시 결혼을 하고. 민을 낳아 키우고. 학대를 당하고. 한밤중에 민을 데리고 도망치고. 시리즈의 첫 화와 똑같은 차림을 하고서 똑같은 구도로 한밤에 차를 타고 달립니다. 그리고 뒷좌석에 탄 민이 시리즈 첫 화의 첫 대사를 반복해요. "엄마, 우리 어디 가요?" 그리고 센스 있게도 그에 대한 와리의 답은 들려주지 않으면서 크레딧이 올라가고, 엔딩입니다. 계속해서 반복이 될지 어떨진 모른다는 거겠죠. ㅋㅋ


 아. 그렇게 중요한 건 아니지만, 와리와 민의 사건을 수사하던 형사님은 유부남 경찰서장과 불륜 관계로 그 사람의 아기까지 임신한 채로 일을 하고 다녔는데요. 이 사건을 수사하면서 와리랑 좀 엮이고, 또 그동안 자기 눈에 씌였던 콩깍지를 깨닫게 되고서는 마지막에 그 경찰서장을 시원하게 차 버리고 다른 경찰서로 떠납니다. 다만 아가는 그냥 낳았구요. 마지막까지 자기 신경 써주며 다가오는 훈남 후배와의 러브라인까지 쿨하게 거부한 채 폼나게 떠나십니다.


 ++ 그래서 제가 뭐가 문제라고 생각한 거냐면요. 이게 제가 정리를 개판으로 해서 감이 안 오실 수도 있는데 드라마를 직접 보면 너무 빤히 보입니다. 그러니까 이 이야기는 결국 타임 패러독스 장난인 것이고. 민과 와리는 같은 사람. 그러니까 와리가 민을 낳았고 민이 자라서 와리가 된 다음에 또 민을 낳고(...) 뭐 이렇게 되는 설정인 겁니다. 여기에서 좀 더 생각해 보면 와리가 된 민은 결국 자기 아빠랑 결혼해서 자신을 임신하는 것도 되겠죠. (쿨럭;) 드라마 마지막 쯤에 이 둘의 DNA가 일치하는 걸로 밝혀져서 확인 사살까지 해 주는데요. 문제는 이게 그래서 대체 '최초의 민'은 어디에서 어떻게 발생(?)해서 엄마 앞에 뚝 떨어진 것인가... 를 전혀 설명하지 못한다는 게 문제입니다. 물론 이게 꽤 흔하게 여기저기 활용되는 시간여행 패러독스이긴 한데, 그걸 이야기에 제대로 결합해내지를 못 했어요. 아마도 가정 폭력이란 소재를 다루면서 '끝없이 반복되는 악몽' 같은 의미를 부여하기 위해 이런 반전을 넣은 것 같고 엔딩 장면을 통해 그 의도 자체는 잘 전달이 된 듯 한데. 그래도 이야기가 영 괴상해져 버리니까... 아쉬웠습니다. ㅋㅋ

    • (어차피 아무도 안 보실 거 알지만 암튼 저는 잘 봤다구요. ㅋㅋㅋ)




      ㅋㅋㅋㅋㅋ


       





      • 제가 취향이 좀 이렇습니다... ㅋㅋㅋㅋㅋ

    • 결국 이것도 보셨군요 ㅎㅎㅎ 저는 진작에 보고 리뷰를 기다리고 있었습니다..  매화마다 장르가 바뀌는 재미에 보다가 나중에 아니 이게 뭔가 했지만.. 저도 이런 것 좋아합니다. ㅋ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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