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쿠팡플레이] 이 정도면 명작은 명작 맞는데... '배리' 잡담입니다
- 2018년에 시작해서 2023년에 막을 내린 시리즈입니다. 총 4시즌에 시즌마다 에피소드는 8개에 개당 런닝 타임은 30분. 스포일러는... 결말만 간단히 적어 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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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인공의 표정 변화를 통해 시즌별 분위기 변화를 짐작할 수 있습니다.)
- 사실 시즌 2까지는 예전에 웨이브에 올라왔을 때 보고 글도 적은 적 있습니다만 웨이브는 시즌 3, 4를 결국 안 올려줬기도 하고. 그게 또 백만년 전이라 걍 시즌별 이야기 없이 전체적으로만 적어 봅니다.
제목대로 '배리'라는 살인 청부업자가 주인공입니다. 매니저 역할을 하는 진상 아저씨 퓨크스라는 사람과 둘이 일 하는데, 원래 본거지는 클리브랜드였지만 가뜩이나 멘탈이 불안정한 배리에게 이 동네의 우울하기로 유명한 날씨 상태가 안 좋은 듯 하여 LA로 출장을 나왔다가... 어쩌다 이 인간이 쿠시노라는 퇴물 배우가 운영하는 연기 강습반에 등록하게 되면서 벌어지는 소동들을 그린 코믹 범죄물... 로 시작을 합니다. 일단 시작은 그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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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렇게 과장되고 귀엽게 웃기는 코미디를 바탕에 깔고 흘러갑니다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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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시에 아주 어둡고 진지한 주제를 다루는 이야기이기도 하구요.)
- 제목을 보면 아시겠지만 저는 이걸 결국 끝까지 아주 몰입해서 잘 봤는데요. 그래도 이걸 남에게 추천하려면 이 이야기는 꼭 해야할 것 같네요. 스토리상 스포일러 같은 건 아니고 이 쇼의 정체성에 대한 이야기인데... 어쨌든 한 번 아무 것도 모르고 시작해 보시고픈 분들은 아랫 문단부터는 읽지 않으시는 게 좋습니다.
그러니까 이 시리즈가 특이한 점은요. 분명 가볍고 유쾌한, 거의 시트콤 느낌의 코믹 범죄물로 시작해서... '브레이킹 배드' 내지는 '베터 콜 사울'로 끝나는 이야기라는 겁니다. 아마 이 시리즈를 기획하고, 각본 쓰고, 연출하면서 주연까지 해 낸 빌 헤이더가 분명히 저 시리즈들을 참고했을 거에요. 사실 저 두 시리즈도 처음엔 어설픈 아마추어들이 살벌 잔혹한 범죄 조직들을 상대하면서 살아 남고 점점 더 거대한 존재가 되어가는 구경을 시키며 어떤 쾌감, 즐거움 같은 걸 주는 시리즈였잖아요. 그러다 이야기가 점점 커지고, 그러다보니 캐릭터들이 결국 도덕적으로 돌이킬 수 없는 선을 넘어 버리고, 그러다 마지막엔 정말 장중하고 어두운 분위기로 끝을 내는... 그런 식이었는데요. 이 '배리'도 마찬가집니다. 제대로 된 악당으로 보기엔 어설픈 곳 투성이인 속물 개그 캐릭터들이 얼키고 설키면서 웃음이 팡팡 터지는 범죄 코미디로 가다가 시즌 1 마지막 에피소드에서 갑자기 '아니 이걸 어찌 감당하려고...' 싶은 사건 하나가 터지고. 그 사건을 대충 덮고 넘기는 게 아니라 다음 시즌부턴 대놓고 심각, 진지, 어두워지기 시작해요.
그러니 기분 전환용으로 좋은 귀엽고 즐거운 코믹 시리즈! 같은 걸 기대하신다면 절대 여기에 손을 대심 안 됩니다. ㅋㅋㅋ 꼭 기억해 주시구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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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기적인 속물 여자 친구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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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기적인 속물 연기 선생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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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기적인 속물 파트너 아저씨까지. 사람 보는 눈 최저에 인복 스탯이 -200은 될 듯한 배리의 인생은 너무나도 고달픕니다.)
- 그런데 이 시리즈의 절묘한 점이, 그렇게 다크하고 심각해지는 와중에도 끝까지 코미디를 포기하지 않는다는 겁니다. 그런데 이 코미디가 이야기 속에 진지한 장면들과 똑같은 무게를 갖고 섞여요. 진지하게 흘러가던 상황이 갑작스런 개그 전개로 큰 전환을 맞았는데, 그 개그 전개로 인해 생긴 변화가 그대로 이후에 진지한 드라마로 이어지고, 그러는 와중에도 그 상황을 활용한 개그들이 쉬지 않고 튀어 나오는데 그게 또 아주 진지한 사건으로 연결되고... 이런 식이에요. 자칫하면 정신 사납고 설득력 떨어지고 감정 이입 다 날아가고... 그러기 쉬운 컨셉인데 그걸 참 납득할 수밖에 없도록 엮어서 보여줍니다. 이게 참 독특하면서도 대단하다... 싶었구요.
또 이 드라마는 캐릭터 묘사도 꽤 특이합니다.
기본 장르가 코미디인데도 그냥 편하게 정 줄 수 있는 캐릭터가 하나도 없어요. 일단 주인공인 배리부터가 살인으로 먹고 사는 사람이잖아요. 보다 보면 귀엽고 딱한 친구라 대충 그러려니 해주고 넘어가려고 하는데 드라마가 자꾸만 이 친구가 결코 귀엽게 봐주고 넘길 수 없는 인간이라는 걸 강조해서 사람 불편하게 만들구요. 주변 인물들 중에도 긍정적인 캐릭터로 봐 줄만한 인간이 하나도 없습니다. ㅋㅋㅋ 연기 사부 쿠시노란 양반은 정말 인성 개차반에 허세만 잔뜩 들어서 연기 학교 수강생들 무시하고 괴롭히는 재미로 사는 인간이구요. 배리와 연인이 되는 샐리는 무려 여주인공인데... 정말정말 자기 밖에 모르는 이기주의자이면서 그런 자기 성품 때문에 발생하는 온갖 문제들을 다 주변 사람들(특히 배리...) 탓으로 돌리며 정신 승리로만 달리는 인간이에요. 처음부터 끝까지 빌런 중의 빌런인 매니저 퓨크스 캐릭터야 말 할 것도 없고, 이 외에도 기타 등등 뭐 다 그렇구요.
그런데 이런 개차반들이 그냥 개차반이 아니라 굉장히 인간적으로 개차반들입니다. ㅋㅋㅋ 그리고 가끔씩, 아주 절묘한 타이밍에 예상치 못하게 그런 인간적인 면모들을 드러내요. 그것도 자신의 개차반스러움과 어긋나지 않게, 설득력 있게 인간적이어서 보다 보면 결국 다 정이 듭니다. 각 캐릭터 별로 배리의 뒷통수를 대략 30회씩은 치는 느낌인데, 그래서 '그냥 쏴 버려 배리!!!! 없애 버리라고!!!' 라고 외치다가도 또 그 순간이 지나가면 그냥 다 화해하고 잘 끝내면 안 되나... 이런 생각을 하게 만드는. 아주 스트레스 만빵의 매력 캐릭터들이어서 마지막까지 모두의 결말을 맘 졸이며 지켜 보게 만들어줘요.
마지막으로. 전개를 예측하기가 정말 힘듭니다. 이것도 이 시리즈의 아주 큰 장점이라 할 수 있겠는데요. 위에서 말한대로 진지함과 개그를 반반씩 섞어서 풀어 나가다 보니 정말 황당한 전개가 당당하게 튀어나와도 커버가 되거든요. ㅋㅋ 그래서 계속 다음 전개가 궁금해지고, 한 번 손을 대면 계속 달리게 만드는 면이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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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나마 가장 선량하고 인간적인 애들이 전업 조폭 보스들이라는 것도 웃기고 슬픈 포인트.)
- 다만 문제는... 제가 말이죠. 일단 정 들어 버린 캐릭터들의 결말에 많이 집착하는 편이어서요. 근데 대략 2시즌을 마치고 나면 '아, 이거 해피 엔딩은 절대 불가능한 이야기구나' 라는 느낌이 아주 강력하게 찾아온단 말이죠. 그래서 시즌 3과 4를 볼 땐 정말 '내가 웃는 게 웃는 게 아니야' 모드로 이야기를 지켜보다 보니 좀 피곤하고 힘들었습니다. ㅋㅋㅋ 결말도 정말 최선의 방향으로 잘 맺은 결말이었다고 머리는 평가하는데 마음은 참 그랬구요. 그러니 다시 한 번, 분명히 웃기는 드라마임에도 편하게 즐길 수 있는 작품은 전혀 아니라는 거. 기억해주셔야 합니다! 제발요!! ㅋㅋ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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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돈 받는 연쇄 살인범으로 코미디라니!! 라는 비난을 받을 여지가 없는 드라마 되겠습니다. 정말로 그래요. ㅋㅋ)
- 대충 마무리하겠습니다.
흔한, 심지어 많이 철 지난 듯한 설정으로 흘러가는 코믹 범죄/스릴러물입니다만. 초반만 그렇고 조금 지나면 정말 진지하게 인간의 폭력성이라든가, 죄의식이라든가, 갱생의 가능성이라든가... 등등의 무거운 주제를 파면서 대책 없이 어두워지는 작품이구요.
근데 또 희한하게 그렇게 무겁고 진지해질 수록 완성도가 올라갑니다. ㅋㅋ 시즌 3, 4를 보면 미장센부터 해서 편집, 연출, 연기까지 다 함께 굉장히 고퀄로 펼쳐져서 '날 속였구나!' 라면서 접을 수가 없게 만들어요. 그토록 진상을 부려대는 비호감 캐릭터들에게 강력하게 정 붙이는 솜씨도 참 어마어마하고...
그래서 '이 정도면 명작'이라는 생각을 하며 마무리했고. 또 마지막까지도 재밌게 봤습니다만. 뭐... 그렇습니다. 어둠의 다크 속으로 끝 없이 침잠해들어가는 캐릭터 코미디랄까요. 이런 컨셉에 흥미가 가거나, HBO산 명작 드라마들은 다 챙겨 보고 싶으시거나... 이런 분들에게 추천해 드립니다. 잘 봤어요.
+ 중간에 쌩뚱맞게 한국어 한 마디가 계속해서 반복되는 장면이 있습니다. 다크웹에서 주문한 폭탄인데 안내 음성이 계속 한국어로... ㅋㅋㅋㅋ
++ 뒤로 가면 카메오인지 그냥 비중이 작은 역으로 출연하신 건지 헷갈리는 분들이 좀 보입니다. 근데... 사실 못 알아봤습니다. (쿨럭;) 특히 로라 산 지아코모, 마이클 아이언사이드 이 두 분은 드라마 다 보고 나서 캐스트 검색 해 보다가 깜짝 놀랐네요;
+++ 4 시즌 내내 대머리에 눈썹까지 밀고 나오는 우리의 노호 행크 담당 배우님의 평소 모습이 궁금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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뭐야 왜 잘 생겼어요... 행크에 대한 응원과 지지를 철회합니다. ㅋㅋㅋㅋ
++++ 결말만 간단 정리 스포일러입니다만. 정말로 간단할 리는 없겠죠.
이야기 말미에, 자신이 저지른 죄로 인해 쫓기게 된 배리와 오만가지 안 좋은 일들로 멘탈이 나간 샐리는 손 잡고 세상으로부터 도망쳐서 은둔자 생활을 시작하고, 8년이 흘러 자식까지 얻게 됩니다만. 계속 숨어 살다 보니 삶이 행복하진 않습니다. 그러던 와중에 뉴스를 통해 자신들의 이야기가 영화로 만들어지고, 거기에 쿠시노가 참여할 듯 하다는 소식을 접하게 되죠. 그래서 배리는 쿠시노를 없애기로 결심하고 LA로 갑니다.
쿠시노는 배리를 배신하고 감옥으로 보냈다가, 배리가 탈옥했다는 소식을 듣고 공포에 떨다가 그만 실수로 자기 아들을 총으로 쏜 후 8년간 실종된 상태였어요. 그러고 이스라엘에 가서 도를 닦다가 영화 제작 소식을 듣고는 배리를 영웅처럼 묘사하게 두지 않겠다, 재니스의 비극을 상업적으로 이용하면 안 된다... 등등 멋진 말을 하며 영화 제작을 막겠다고 합니다만. 나중에 밝혀지는데 결국 이 또한 헛소리였고 걍 본인이 주목 받고 싶었던 겁니다. 사람 참 안 변하죠.
퓨크스는 배리와 같은 감옥에서 지내다가 배리가 탈옥해서 혼자 남겨진 후 배리에 대한 정보를 요구하는 교도관들에게 매일매일매일매일 심한 폭행을 당하지만 끝까지 입을 다물고 버텨냅니다. (사실 제공할 정보도 없었...) 그런 식으로 8년을 살고 출소할 때가 되니 그간의 찌질한 모습을 벗고 완전 강력한 카리스마 근육남이 되어 충성하는 똘마니들까지 잔뜩 거느린 갱단 리더님이 되셨죠. 그러고 나와서는 사업가로 성공한 행크를 찾아가서 '내가 열심히 니 사업 도와줄 테니 사라진 배리를 찾아서 내 앞에 끌고와 달라'는 요구를 하죠.
행크는 그냥 대충 해주겠다고 말만 하고선 그 부탁은 뭉개 버릴 생각이었는데... 술 취한 퓨크스가 행크의 트라우마(자신의 안전과 성공을 위해 진심으로 사랑하던 파트너를 죽였습니다)를 해집어대자 격분. 퓨크스를 죽이려다가 오히려 탈탈 털리고는 정말로 배리를 잡아다가 바쳐야만 하는 처지가 되어 버립니다.
LA에 도착한 배리는 쿠시노를 죽이기 위해 그 집으로 찾아가는데, 이때 돌아가는 상황을 보고 배리의 등장을 예감한 재니스의 아빠가 매복하고 있다가 오히려 배리를 잡아가요. 그러고는 심문을 한참 하다가... 넋이 나간 배리가 아무 말 대잔치를 벌이던 중에 '쿠시노에게 25만 달러를 줬다'는 말을 하구요. 이 말을 들은 재니스 아빠는 엉뚱한 오해를 해 버립니다. 그러니까 애초에 쿠시노가 흑막이었고, 얘가 체첸 갱들과 비즈니스를 하며 검은 돈을 벌어들이는데 그걸 쿠시노랑 사귀던 재니스가 눈치를 챘고. 입을 막기 위해 쿠시노가 재니스를 죽이고선 자신을 따르는 전직 군인 배리를 가스라이팅 해서 흔적을 지우고 등등.... 그래서 재니스 아빠는 경찰과 함정 수사를 해서 쿠시노를 캐구요.
이때 불안감에 아들을 데리고 배리를 찾아 LA로 따라온 샐리. 배리에게 연락이 닿지 않자 유일하게 자기가 의지할 사람, 쿠시노에게 연락을 하고 쿠시노는 자긴 급한 일이 있으니 저녁에 보자면서 일단 자기 집에서 기다리라고 합니다. 그러고 쿠시노가 간 곳은 '다니엘 데이 루이스가 당신 역할로 컴백하고 싶어한다'는 떡밥을 들고 온 에이전트와의 미팅이구요. 신이 나서 희희낙락하며 (영화화 반대한다더니 ㅋㅋ) 졸졸 따라갔다가 만나게된 건 다니엘 데이 루이스가 아니라 재니스 아빠와 형사들.
그리고 쿠시노 집 앞에서 서성이던 샐리와 아들을 행크의 부하들이 냅다 잡아갑니다. 그리고 배리에게 연락을 하겠죠. 이때쯤 재니스 아빠 집에서 탈출한 배리는 행크의 연락을 받고 격분해서 와장창 총기류를 구입하고 행크의 본진으로 차를 달려가는데...
행크에게서 소식을 들은 퓨크스는 배리에게 아들이 생겼다는 얘길 듣고 동요하는 모습을 보입니다. 그리고 자기 부하들을 끌고 행크네로 가서 행크 & 부하들과 대치하는데. 이때 굳이, 또 다시 행크의 트라우마를 후비적거리며 "니가 너 하나 잘 살자고 애인 배신하고 죽였다는 걸 인정하면. 자신의 못남과 이기심을 인정할 용기가 있다면 내가 곧바로 여기서 부하들 데리고 영원히 사라져줄게. 인정할 수 있어?" 라고 이죽거리고. 결국 분노를 이겨내지 못한 행크로 인해 총격전이 벌어집니다. 이때 양측 대부분이 죽지만 특히 행크 편은 몰살. 행크도 짠하게 눈을 감구요.
사방이 피바다가 된 상황에서 퓨크스는 배리 아들의 눈을 가려주며 조용히 건물 밖으로 데리고 나갑니다. 마침 그때 배리가 그 장소에 도착하는데, 멀리서 그런 배리를 발견한 퓨크스는... 그냥 아들을 배리에게 보내줍니다. 그러고 폼나게 배리에게 손짓, 눈빛으로 작별 인사를 하고는 떠나가요. 원래는 복수(?)하고 죽일 생각이었을 텐데. 아들을 보고 마음이 바뀐 듯 하구요. 그래서 배리, 샐리, 아들은 무사히 재상봉하여 일단 인근 호텔에서 하루 묶고 떠나기로 하는데...
이때 뉴스에 쿠시노가 재니스를 살해한 범인이라는 소식이 뜨고, 종신형이 유력하다는 얘기가 막 흘러나와요. 이 뉴스를 본 샐리는 배리에게 "이건 아니잖아. 당신이 자수해야 하지 않을까?" 라고 묻지만, 가족 재상봉의 기쁨에 들뜬 배리에게 이런 얘긴 귓등에도 안 들어오겠죠. 특히나 그동안 쿠시노에게 당한 게 있는데! 그래서 "아 뭐 그래 일단 오늘밤은 자고 생각해 보자. 우리 지금 좋잖아? ㅋㅋㅋ" 라며 행복하게 잠이 듭니다만. 다음 날 아침에 일어나 보니 샐리와 아들이 사라져선 전화도 안 받네요.
당황해서 둘을 찾으려는 배리지만 어디로 갔는지 알 길이 없고. 결국에 찾아가는 건 또 쿠시노의 집입니다. 여기다 숨겼지! 내놓으라고!!! 라며 행패를 부리려는 찰나 총성이 울리고. 가슴팍에 총을 맞고 피 흘리며 당황하는 배리가 뭐라 말을 꺼내려는 순간 다음 총성이 울리고 헤드샷으로 배리는 죽습니다. 총을 쏜 건 당연히 쿠시노였구요. 암전.
또 세월이 흘렀습니다. 샐리는 도망자 생활을 그만두고 (그럴 이유가 없어졌으니까) 연기 선생을 하며 홀로 아들을 키우네요. 사람들에게 인정 받고 잘 사는 듯 합니다.
그리고 이젠 청소년이 된 아들은, 친구네 집에 놀러가서 엄마 모르게 영화화된 배리 이야기를 시청합니다. 근데... 이게 마지막에 공식으로 확정된 이야기를 기반으로 하다 보니 실제 사건과 매우 달라요. ㅋㅋㅋ 배리는 그저 상처 입은 유능한 군인이었고, 무시무시한 빌런 쿠시노가 재니스를 살해하는 걸 목격하고 그에 맞서려 하지만 오히려 살인 누명을 뒤집어 쓰고 쫓기게 되구요. 결국 탈옥도 하고 쿠시노의 부하들(ㅋㅋㅋ)에게 잡혀간 아내와 아들도 구해내고. 마지막으로 쿠시노를 추적해서 잡아 넣으려는 순간 총을 맞고 비극적으로 죽었다... 라는 얘깁니다. 그러니 세상 사람들 & 아들은 이런 스토리로 아빠를 기억하게 되겠죠. 그게 아니라는 걸 아는 건 샐리 뿐이지만 샐리야 그런 건 알 바 아니겠고.
아들이 본 영화의 마지막 자막을 보면 배리는 결국 모든 누명(ㅋㅋㅋㅋ)을 벗고 무려 국립 묘지에 안장되었구요. 쿠시노는 종신형을 받고 죽을 때까지 복역하게 되었답니다.
이걸로 끝입니다.
++++ 되게 정신 없이 흘러가지만 결국 아주 심플한 공식으로 끝이 납니다. 자기 안위를 위해 남을 해친, 정확히는 '죽인' 사람들은 모두 죽거나 감옥에 가요. 아닌 사람들은 어떻게든 살아 남구요.
다 보고 나면 가장 딱해 보이는 건 당연히 주인공인 배리지만... 죽이기도 너무 많이 죽인 데다가 중반 이후부터는 종종 그냥 자신의 분노를 주체 못해서 사람을 죽이는 일도 잦아서요. 결국 죽여 없애는 것 말고 다른 엔딩이 없긴 했습니다. 그래도 자기 소원대로 아들이 자신의 추악한 과거를 영영 모르고 오히려 멋진 영웅으로 기억하게 되었으니 저승에서 일말의 위로를 삼을 수 있겠구요.
어찌보면 가장 드라마틱한 캐릭터 변화를 보여준 행크. 초기의 해맑고 귀여움을 기억해보면 슬프지만, 이 역시 조폭으로서 그동안 손에 피를 너무 많이 묻힌 데다가 자기가 진심으로 사랑하던 사람을 배신한 죄책감으로 속이 바스락 바스락 말라가고 있었으니 이렇게 죽는 게 그렇게까지 배드 엔딩은 아닌 듯 하구요.
샐리는 뭐... 자기 혼자 세상 억울하고 불쌍한 척 하면서 그동안 배리나 주변 사람들을 그렇게 이용해 먹은 걸 생각하면 마지막에 홀로 그렇게 해피 엔딩을 맞는 게 좀 얄밉긴 하지만 생각해 보면 샐리는 그냥 사람이 많이 유약하고 모자랐을 뿐 범죄자는 아니었으니까요.
쿠시노는 얼핏 보면 샐리와 비슷한 입장 같지만 결국 마지막에 배리를 죽였죠. 잠시나마 얻었던 명성과 명예를 다 날리고 배리의 죄를 억울하게 뒤집어 쓴 채 감옥에서 여생을 보내게 된 데다가 그 와중에 유일한 혈육에게도 야멸차게 버림 받는 등. 본인 입장에선 억울할 게 많겠으나 어쨌든 시리즈 내내 부동의 넘버 2 빌런이면서 딱히 좋은 일 하나 한 것도 없고 결정적으로 정당방위도 아닌 그냥 살인범이니까 그러려니 하구요.
마지막으로... 제게 가장 의외였던 게 퓨크스였습니다. 이 캐릭터는 정말 넘버 1 빌런이었거든요. 어찌저찌 운 좋게 배리가 해피 엔딩을 맞으려고 할 때마다 불사신처럼 돌아와서 엿을 먹이고, 판을 다 깨 버리고, 심지어 이쪽 저쪽 범죄 조직들이 몇 차례 몰살에 가까운 피를 흘리는 데에도 결정적인 역할을 했고... 아무리 감옥을 다녀왔다지만 그 이후에도 결국 이 양반 때문에 피바람이 불게 되니 그쪽은 전혀 속죄가 안 됐는데요. 그런데 마지막에 그렇게 개심을 하고서 무려 폼 나는 퇴장을 하면서 목숨까지 건지게 하다니. 이해는 안 되지만 뭐 대충 그러려니 합니다. 어차피 '배리'의 세계는 혼돈 그 자체라서 각자 자기 죗값 제대로 받는 게 오히려 어색하니까요. ㅋㅋ
암튼 그렇게 끝입니다. 끄읕!
확실히 재밌습니다. (진지) ㅋㅋㅋ 뒤로 갈수록 무거워진다는 것만 감안하신다면 최소한 재미 없게 보시진 않을 거에요.
아마존 프라임 쪽이라면 전에 시즌 2까지만 보고 만 '보슈'를 마저 달려 볼까... 하다가 얼떨결에 '폴아웃'을 시작했어요. 이걸 다 보고 나면 다시 '보슈'를 볼까 아님 아직 몇 시즌 안 나와서 부담이 적은 '리처'를 시도해 볼까 하고 있었죠. ㅋㅋ
혹시 '보슈'는 이미 보셨나요? 건조한 톤의 형사 느와르물 좋아하신다면 이만한 드라마도 별로 없거든요. 근데 시즌이 좀 많아서 무서워요. 못 보겠어요... ㅋㅋㅋ
기왕 영업(?)하는 김에 유명한 시리즈 오프닝 영상도 얹어 봅니다.
드라마 분위기도 잘 살리고, 그냥 영상미도 좋으면서 음악도 좋고 그렇습니다. ㅋㅋ
작품 자체는 잘 마무리되었군요. 2시즌인가 보고 중단했었는데 기회 봐서 이어야겠습니다. 근데 앞 부분 세부 내용이 잘 기억이 안 나네요. 완결 안 된 미드 시작하면 이게 문제입니다...
저도 그래서 시즌 1, 2 부분은 아예 처음부터 다시 봤습니다. 하하핫; 대신 재감상은 1.5배속으로 했지요. 마지막으로 본지 3년이 지났으니 어쩔 수 없는 일이고 제 기억력 탓은 아닌 걸로! ㅋㅋㅋ
하지만 그렇게 재감상까지 한 결과... 대충 중요 캐릭터들과 갸들 관계들만 기억하신다면 시즌 2 마지막 에피소드 두 개 정도만 보시고 시즌 3으로 넘어가도 상관 없을 거에요. 언제 보시든 저처럼 즐겁게 보시길!!
SNL 시절부터 빌 헤이더가 호감이었고 이 시리즈 소재가 참 신박하다고 생각하면서도 아직 한번도 못봤는데 작품성도 점점 올라가면서 시즌 4에서 깔끔하게 잘 마무리 된다니 갑자기 끌리네요. 진짜 엄청나게 방대한 장기 플랜이 있지 않는 한 TV 시리즈는 4~5시즌 정도에서 끝내는 게 적당한 것 같아요.
아직 한 번도 안 보셨다니 복 받으셨네요? ㅋㅋ 전체 에피소드 32개에 편당 30분이니 16시간이면 다 보실 수 있습니다. 얼른 달려주세요!!!! ㅋㅋㅋ 물론 농담이구요.
공감합니다. 무슨 가족들이 대를 이어가는 스토리가 아닌 이상에야 그 이상 길어지면 아무리 잘 만들어도 보다가 지치더라구요. orz
전에도 말씀드렸듯이 학기 중에는 심적 부담(?) 때문에 시리즈는 도저히 못 달리겠더라구요. ㅋㅋ 그리고 사실은 이번 방학에는 게임을 좀 많이 해볼까! 하고 하나를 시작했는데 너무 어려워서 진도가 안 나가서 시리즈 감상으로 도피 중입니다. 하하;
이런 몹쓸 닐 게이먼 같으니라고... ㅠㅜ 일단 멘탈 회복하시고 천천히 생각해 보세요. ㅋㅋ 그 시청 스트레스란 대략 '브레이킹 배드' 볼 때 느끼는 그것과 비슷한 종류의 것이니 참고하시구요. 그래도 그 드라마와는 달리 '배리'는 짧고 빨라서 대충 스트레스 받아내며 달릴만 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