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vod바낭] 영화판 '퇴마록(1998)' 초간단 잡담입니다

 - 1998년작이니 27년 전이군요. 런닝 타임은 1시간 38분. 스포일러는 신경 안 쓰고 마구 적... 겠지만 할 말이 너무 없어서 스포일러도 없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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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스터에서 준후를 아예 빼 버린 것만 봐도 제작진이 얼마나 원작에 관심이 없었는지가 확 느껴집니다. ㅋㅋ)



 - 대략 20년 전에 (70년대 후반 쯤이란 얘기겠군요) 어떤 사교 집단이 악마 소환 의식을 벌이면서 집단 자살을 하는 장면으로 시작합니다. 악마가 깃들 예정이었던 산모 뱃속 아가는 출동한 경찰 특공대에게 구조되어 간신히 살아나구요. 근데 이때 막판에 쫄아서 살아남은 사람 다섯 명이 있었대요. 그래서 현재 시점에선 이들이 잔인 끔찍하게 하나씩 죽어가겠죠. 그리고 그 아가는 추상미의 모습으로 자라나 '승희'라는 이름을 달고 자동차 정비사로 씩씩하게 살아가고 있구요. 

 주인공인 퇴마사들, 박신부와 현암, 준후는 대충 승희가 성인이 되면 다시 악마 소환 의식이 진행될 거라는 걸 알고 있었나봐요. 그래서 일단은 다섯 생존자를 구해 보려고 하지만 실패. 그래서 승희에게 달려가 사연을 얘기해 보지만 제정신인 인간이 그런 이야길 믿고 따라 가겠습니까. 뭐... 대충 이런 식의 이야기인 것인데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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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러니까 제가 이제 이 때의 안성기씨보다 나이가 많단 말이죠. 신현준이 5년 있으면 환갑이란 말이죠. 허헐. 그리고 준후로 나온 저 아역 배우님은 의외로(?) 꾸준히 연기를 이어가셨고 지금도 연극 배우로 활동 중이신가 봅니다.)



 - 일단 원작과의 차이점을 말해 보자면... 음. 아니죠. 공통점을 말하는 쪽이 빠릅니다.


 우선 승희는 이름 빼곤 원작과 아무 상관이 없어요. 남의 마음을 읽을 수 있는 능력이 있을 것이다... 라는 대사가 나오긴 하는데 그 외엔 거의 이름만 같은 오리지널 캐릭터라고 봐야 하구요.

 나머지 캐릭터들은 모두 원작과 같은 이름과 대충 비슷한 직업 내지는 나이를 갖고 등장하는데... 성격이나 하는 짓은 별로 안 비슷합니다. 그나마 박신부는 전직 의사였다는 얘기도 나오고 뭐 대충 덩치 빼면 크게 달라진 건 없다고 우겨 볼 수도 있겠지만 현암과 준후는 뭐... 격투술 & 부적을 쓰는 도술 위주 능력자. 뭐 이 정도를 제외하면 정말 별 상관이 없네요. 그나마 월향은 나오긴 하지만 생김새가 완전히 원작 파괴 수준이고. 이야기 측면에선 원작의 에피소드 중 하나를 가져다가 대충 느슨하게 써먹는 느낌이긴 합니다만. 워낙 총체적으로 개판난 완성도 때문에 그냥 오리지널처럼 느껴집니다. ㅋㅋㅋ


 어쨌든 분명한 건 원작의 팬이라면 정말 0.00001도 마음에 들 수가 없는 작품이라는 것인데요. 그렇담 원작을 떠나서 평가한다면 어떻냐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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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시절 하면 또 요 시커먼 메이크업이 포인트 아니겠습니까. ㅋㅋㅋ 제가 실물을 가까이서 목격한 몇 안 되는 배우님 추상미씨. 잘 지내시겠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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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와! 끝내주지 않아!!? 라는 기분으로 만드신 장면이겠고, 그 시절 기준 칭찬 받아 마땅한 시도이겠지만 이야기 속에서 철저하게 아무 의미가 없습니다.)



 - 상식을 초월하는 완성도의 영화입니다. 네, 초월적으로 못 만들었단 얘기죠.

 연기력이니 액션 연출이니 특수 효과니 미장센이니... 뭐 이런 식으로 세부적으로 따지고 들어가는 게 무의미한 작품입니다. 뭐랄까. 그냥 이 장면 저 장면들이 별 맥락 없이 덕지덕지 붙어서 아주 흐릿하게 극영화의 형태만 갖추고 있어요. 


 일단 편집이, 장면과 장면의 연결이 참으로 해괴해서 방심하고 건성으로 보면 전혀 이야기를 따라갈 수가 없고, 진지하게 집중하고 보면 도무지 이야기를 이해할 수가 없습니다. 아니 방금 전의 인서트 샷은 왜 나온 거지? 지금 얘네들은 뭐하러 어딜 가고 있는 거야? 어? 대체 이걸 왜 보여주는 거지? 음? 이런 대사를 치려면 전에 뭔가 설명이 있었어야 하는 거 아닌가? 어? 어라? 나닛??? 이렇게 되거든요. 이렇게 마치 꿈결처럼 쓰여진 각본을 갖고 주연 배우들이 대동단결 발연기를 펼쳐 보이니 이해의 난이도는 x3. 뭐 그렇구요.


 덧붙여서 장면 연출도 참 해괴합니다. 이것도 편집의 영향이 크긴 하겠는데, 덧붙여서 음향이나 촬영이나 뭐 기타 등등 모든 부분들이 다 어긋나고 망가져 있어요. 그래서... 이걸 대체 어떻게 설명해야 할지 모르겠는데. 그냥 모든 장면이 다 존재감 없이 스르륵 스르륵 흘러가 버립니다. 이 장면이 그 장면이고 그 장면이 저 장면이자 이 장면이고... 어차피 세상 모든 것이 하나인데 너와 나를 가르는 것이 무슨 의미이며 모든 것이 헛되고 헛되며 헛되고 헛된 일인데 니가 이 장면을 이해해 봐야 무엇하겠느뇨? 라는 기분. 이 영화에선 그 무엇도 다른 것보다 중요하지 않아요. 그렇습니다 형제여... (쿨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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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 지금도 도대체 왜, 어떤 이유로, 어떻게 해서 악령이 이 군인 몸으로 들어가 승희를 노렸는지 이해하지 못합니다. 누구 아시는 분?)



 - 뭐 그렇습니다.

 굳이 원작 파괴의 측면에서 비판을 할 이유가 없지 않나 싶을 정도로 그냥 불가사의할 정도로 못 만든 영화였구요.

 이런 영화를 만들어 걸었는데도 손익 분기를 넘겨서 감독이 차기작들을 계속 작업할 수 있게 해 준 당시의 한국 관객들은 얼마나 관대한 분이었던가... 라는 생각이 들구요.

 그래도 굳이 의의를 찾아 본다면 당시의 홍보 포인트대로 컴퓨터 그래픽을 비롯해서 이것저것 특수 효과에 많이 투자했던 작품이었다는 거겠죠. 영화는 망했고, 영화 속의 특수 효과도 사실 거의 망한 퀄리티였지만 어쨌든 이런 단계를 거쳤기에 한참 후에 나올 상대적으로 멀쩡한 특수 효과들이 존재할 수 있었던 거니까요. 

 또 한 가지 의의... 는 이게 대략 '한국형 블럭버스터를 만들겠다!'는 유행의 시발점이 된 작품이거든요. 그래서 이후로 돈만 많이 들인 망작들이 우루루 쏟아져 나오는 계기가 되었으나... 어쨌든 그 시절의 경험 역시 후대 한국 영화들에 꽤 훌륭한 자양분이 되어준 건 분명하니 '의의'인 걸로 하겠습니다. ㅋㅋ

 나머지는 그냥 잊겠습니다. 그러합니다. 끝!

    • 왠만한 영화들의 스토리를 잘 말아주던 로이배티 님이 스포일러 부분도 없이 종처버리다니... 얼개나 뼈대 조차도 없는 영화인가 보군요. 손익분기를 넘겼다는 전혀 몰랐던 사실을 알고 갑니다.
      • 사실 스포일러를 적어 볼까? 하는 유혹이 꽤 있긴 했습니다. 이 영화의 장면과 장면들이 어떻게 이어지는지를 정리해서 읽어보면 정말로 웃길 것 같아서요. 하지만 본문에서 너무 격하게 욕을 해버린 터라 그렇게까지 하면 부관참시일 것 같기도 하고... 아무리 못만든 영화지만 저한테 무슨 나쁜 짓을 한 것도 아닌데 그렇게까지 악의를 품는 것도 이상하기도 하고... 해서 스킵했습니다. ㅋㅋㅋ




        워낙 완성도로 혹독하게 까여온 터라 이미지가 시궁창에 가 있지만 흥행은 꽤 괜찮게 되어서 이후 '한국산 대작 환타지' 영화들이 쏟아져 나오는 데에 '은행나무침대'보다도 더 큰 공헌을 했다더라... 는 평가가 있습니다. ㅋㅋ 의외이긴 하죠.

    • 저는 이 영화를 리얼타임으로 극장에서 봤는데 당시에도 지금에도 엄청 본전 생각나는 영화였습니다. 기대와 다른 건 참는데 결과물 자체가 그리 좋지 못했던 건 인정해야 하지 않을까 싶습니다. 


      그리고 예전에도 언급한 적이 있습니다만, 이 실사 영화 [퇴마록]은 96년작 일본 호러 영화 [에코에코 아자라크2 마녀의 탄생]에서 따온 부분이 상당히 있다고 봅니다. 우선 악령이 들린 군인에게 승희가 쫓기고 현암이 구하는 부분이라던가가 꽤 비슷한데, 에코에코 아자라크2에서는 악령이 들린 경찰이 나와서 쿠로이 미사라는 마녀의 피와 자질을 가진 여주인공 캐릭터를 쫓는데 그녀를 지키려고 마녀 집단이 보낸 남자가 나와서, 둘을 뒤쫓는 경찰과 건물 안에서 액션 하는 부분 등이 상당히 비슷합니다. 막판에 이상한 마법진 펼쳐진 방에서 결국 여자는 완전한 마녀로 각성하고 남자는 죽는데, 퇴마록 영화는 남자가 여자를 죽이는 결말이 된다는 정도가 다르지 않나 싶은 정도네요. 사실 이런 스타일 추격극은 이미 [터미네이터]가 있는 마당이라, 대놓고 표절이라곤 못해도 분명히 꽤 영향은 받았다고 생각합니다.


      별 상관 없는데 박신부가 초반에 대화하는 노인 신부는 오징어게임 오일남 역으로 뜨신 그 분이더군요. 리얼타임 때엔 몰랐죠… OTL :DAIN_

      • 그렇죠. 원작 재현도를 따지기 이전에 먼저 영화가 되어주지 않겠니? 라는 느낌. 그 시절 한국 영화라는 걸 감안해도 기본기가 너무 없더라구요. 




        이 영화도 그렇지만 요 감독님의 이후 작품들을 보면 말씀하신 영화(전 모르지만!)를 베꼈을 가능성이 매우매우 높다고 봅니다. 대체로 레퍼런스 하나 구해다가 대충 한국식으로 뚝딱 고쳐다가 영화로 만드는 타잎이셨던 듯 해요. 근데... 중앙대 연극영화과 -> 뉴욕대 영화과 졸업하신 분이 어쩌다 이렇게 기본도 안 된 연출을 보여줬는지 모르겠습니다. 흠(...)




        맞아요 터미네이터 생각 나는 장면이 노골적으로 좀 있더라구요. 뭐 그 시절이면 그 영향을 아예 뿌리치기 힘들었을 건 이해하지만요. ㅋㅋ




        듣고 보니 그 얼굴이군요! ㅋㅋ 어제 검색해 보다가 그 시절 기사에 그 배우 소개가 적혀 있는 것도 읽었는데 그러고도 아무 생각이 없었습니다. 하핫;

    • 프롤로그의 경찰특공대 장면을 서바이벌 동호회 사람들이 했다는 카더라를 들은 것 같습니다.
      • 다시 보고 나서 검색해 보니 그 얘기 적혀 있더라구요. ㅋㅋ 동호회 사람들치고는, 그리고 이 영화 치고는 상당히 준수한 모습이었던 것 같긴 한데. 쓸 데 없이 어둡고 정신 없이 흔드는 카메라 때문에 큰 인상은 남기지 못했구요... ㅠㅜ

    • 극장에서 봤는데 영화 줄거리가 말이 되지 않아서 인지 거의 생각나지 않습니다. 그래도 괜찮은 배우들을 데리고 이딴 영화를 만들었다니 하고 한탄했던 기억은 나네요. 유일하게 생각나는 부분은 추상미가 흑화되자 갑자기 까만 눈화장에 까만 립스틱으로 등장하는 장면인데 여기 사진도 있네요. 그래도 얼굴 화장은 그러려니 했는데, 팔과 가슴에 그린 까만 패턴은 너무 메이크업 쇼의 촌스런 분장 느낌이라 무섭지 않고 실소만 나왔었습니다.   

      • 이게 정말 기억해내기 쉽지 않은 이야기입니다. ㅋㅋ 사실 이야기 자체는 아주 단순한데 그걸 정말 못 알아 먹게 연출하고 편집해 놓아서;


        대충 '은행나무 침대'로 확 떴던 신현준이 이 영화의 연기로 욕을 먹기 시작해서 이후로 꽤 오랫 동안 '연기는 참 못해'라는 이미지로 고정되었던 기억이 나네요. 그래도 영화 주연들 계속 맡으며 잘 나가고 히트작도 몇몇 내놓긴 했지만요.




        막판 흑화 승희의 그 패턴 메이크업(?)들은 아마도 게임 캐릭터들에서 줍줍 해 온 컨셉이었을 거에요. 당시 RPG 게임에 나오는 마녀들 보면 저런 식으로 몸에 문양을 그리고 나오는 경우가 많았죠. 물론 망한 컨셉이었습니다만... orz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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