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이파이브' - 가디언즈 오브 서울

막 VOD 출시됐는데 쿠플에서 할인하길래 그냥 질러서 봤습니다.


한국형 히어로물이 최근에 드라마로는 나름 시도가 되고 있는 것 같은데 2년 전 대박났던 디플의 '무빙'이 대표적이죠. 막상 이 장르로 장사가 가장 잘 되는 영화로는 딱히 떠오르는 게 없는데 '마녀'가 나름 초능력자 배틀물로서 여기 속한다고 우길 수 있을지도 모르겠네요. 저는 괜찮게 봤는데 일반적으로는 망작으로 인식되는 연상호의 '염력'도 있었던...



결론적으로 제가 감상한 한국형 히어로물 중에서는 제일 재밌게 봤어요. '무빙'은 강풀 특유의 그 감성이 요즘 보기엔 좀 걸리는 부분들이 많았고 초능력자라는 소재를 후반으로 갈수록 남북 분단상황에 맞춰서 너무 진지하고 무겁게 풀어내다보니 보면서 부담스럽기도 했구요. 반면에 이 하이파이브는 밝고 명랑하고 유쾌합니다. 유치하고 오글거리기도 하는데 강형철 감독이 이런 거 전문(?)이다보니 부담스럽지 않도록 조화롭게 잘 요리해서 내놨기에 눈을 가리거나 몸을 베베꼬는 일 없이 볼 수 있었어요.



슈퍼파워도 캐릭터 별로 개성있게 잘 나눠줬고 빌런의 동기는 뻔하고 단순하지만 설득력이나 깊이가 없지는 않습니다. 액션도 씬마다 각자의 아이디어가 괜찮구요. 이 작품 중간에 나오는 카체이싱 씬에 대한 입소문을 좀 들으셨을텐데 정말 한국에서만 가능한 설정으로 키치하면서도 박진감 넘치는 나름 명장면으로 남을 수도 있을 것 같다는 생각이 듭니다. 올드팝송 활용 잘하는 감독답게 이 씬에서의 삽입곡도 반갑고 잘 어울렸구요. 빌런과 싸우는 장면들에서는 주로 액션을 맡는 캐릭터 특기가 있어서 마블 히어로 액션같은 느낌이 아니라 과장된 무술이라 주성치의 '쿵푸 허슬' 같은 작품들이 생각났어요. 그런데 또 클라이막스에서 스케일이 커지니까 타격감이나 주변 건물 파괴되고 이런 연출에서 어설픈 '맨 오브 스틸' 같기도 했습니다.



아쉬운 부분을 얘기해보자면 라미란이 맡은 야쿠르트 아줌마의 능력을 미스테리처럼 숨겨놨다가 후반에 가서야 발휘가 되는데 이게 정확히 어떤 식으로 적용되는 건지 연출상으로 애매해서 활약이 가장 미미하게 느껴집니다. 앞서 언급했듯이 주인공들에게 각자 개성있는 능력을 나눠주긴 했는데 피지컬이 초인급으로 업그레이드 되는 건 태권소녀 캐릭터 뿐이라 후반부 액션을 거의 혼자 다 해먹고 동료들은 나름 이거저거 도와주긴 하지만 그냥 사이드킥처럼 쩌리가 되는 활약상의 밸런스를 감독의 바램대로 속편이 제작된다면 더 신경써줬으면 합니다.


그래도 사실 그건 큰 단점처럼 느껴지지 않는 게 그 태권소녀를 바로 이재인 배우가 연기하기 때문입니다. 앙상블 영화지만 액션 분량도 그렇고 서사상으로 진주인공에 가까운데 이 작품에서 요구되는 귀여운 소녀스러운 매력이나 동료들과의 자연스러운 티키타카(이건 조연진이 다들 훌륭한 베테랑인 덕도), 각종 와이어 액션도 작품의 톤에 맞게 멋있게 소화해냈더군요. '사바하' 이후로 잘 안보여서 궁금했는데 제가 거의 안보는 드라마 위주로 활동을 했더군요. 그 사이에 주연도 여러번 맡고 잘 크고 계셨던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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역시 이재인은 진리였던 것입니다.



촬영은 21년에 했는데 이런저런 어른의 사정으로 개봉이 밀렸다가 '어이가 업는' 모 배우가 대형사고를 치면서 결국 4년이 걸려 올해 개봉을 했는데 안타깝게도 그렇게 높지 않은 손익분기 관객수를 채우지는 못했더군요. 이렇게 가족단위로 즐길만한 웰메이드 상업영화도 힘들다니 요즘 한국영화가 얼마나 안되는지 실감이 됐습니다.


이재인의 태권소녀 히어로 캐릭터가 아까워서라도 감독이 원래 3부작으로 기획했다는 속편이 꼭 나왔으면 하는데 이래저래 걸림돌이 많네요. 그 배우는 집행유예 나왔다고는 하던데... 그래도 그 캐릭터가 작중에서 이미지가 얄밉다보니 최소한 '승부' 같은 영화랑 비교하면 너무 신경쓰이지 않게 볼 수 있었습니다.

    •  듀나님의 호평을 믿고 극장에서 즐겁게 보았는데 이게 손익분기점도 못 채웠다니 안타깝네요.(극장에서 볼 때 관객도 많았고 당시 분위기가 괜찮았다고 생각해서 저는 당연히 수익은 났을 줄 알았습니다.) 속편이 자연스럽게 이어질 줄 알았는데 이렇게 되면 너무 아까운데요. 이미 몇년 전에야 태권소녀였지만 이제 금세 커 버려서 태권여전사가 되면 또 그 느낌이 아니기도 하고요. 참;;;;  

      • 자세히 찾아보니 손익분기 290만인데 최종스코어가 약 188만 정도 되네요. 2차시장에서 분발해도 손해를 다 메꾸기는 벅찰 느낌입니다. 코비드 이전 같으면 이정도 웰메이드 가족영화면 입소문 잘타서 300만 정도는 찍을 것도 같은데 올해 상반기 흥행 1위 미임파 8이 390만인가 그렇다니까 정말 힘드네요.




        뭐 속편이 나올수만 있다면야 작중에서 시간이 몇년 지났다고 하면 그만이고 홍보활동 당시에 보니 이재인 배우가 나이 먹은 티는 나지만 그렇다고 아직 어른 같지도 않아서 괜찮을 것 같습니다.

    • '피지컬이 초인급으로 업그레이드 되는 건 태권소녀 캐릭터 뿐이라 후반부 액션을 거의 혼자 다 해먹고' 에서 눈이 번쩍 뜨였습니다만. 스크롤을 조금 더 내려 보니 역시 레이디버드님께서도... ㅋㅋㅋㅋ 이재인님은 더욱 더 잘 나가셔야 합니다. 제발요. ㅠㅜ 영화 첫 공개 날 감격해서 엉엉 우는 걸 보니 희미해졌던 팬심이 다시 불타오르더라구요. 하하.




      그래도 극장 가서 직접 본 사람들 평가는 대체로 괜찮았던 것 같은데. 애초에 그냥 관심을 크게 끌지를 못 했던 것 같습니다. 마블, 디씨도 시들해지는 판국에 한국 히어로물이라니 더더욱 그랬을 것 같기도 하구요. 암튼 이재인 원톱 시리즈물이 나올 뻔 했던 게 무산 위기라니 슬프네요...

      • '어른도감', '사바하'를 연달아보고 저도 이재인 양의 팬이 됐었거든요. 이후로는 제가 본 출연작이 없어서 팬이라고 하기 좀 민망하네요. 이것도 극장관람을 안했고 ㅠㅠ 아마 창고영화가 되서 오랫만에 개봉했고 본인 첫 상업영화 주연작이기도 해서 그런 여러가지가 벅차서 울었나봐요.




        요즘 국내 극장가 관객수를 생각하면 그래도 중간은 간 것 같은데 CG가 꽤 많이 들어간 편이라 그런지 제작비가 좀 쎘나봐요.

    • 각자의 능력치가 액션 영화를 염두하지 않은듯 무심하게 배분되어서 난감한 부분이 있었죠. 


      액션이 한 사람에게만 집중된다 정도가 아니라 다른 멤버는 얼쩡대다 스쳐도 사망일거 같은 불안함이 앞서구요.


      ‘슈퍼 폐’를 가지고 보여줄 아이디어가 그것밖에 없나 싶고…


      굳이 상대의 능력을 빼앗는 능력에 핸디캡을 줘서 수술로 강탈하는 불편한 장면이라든지 낙관적인 전체 분위기와 안맞는 부분도 있었구요.


      전체적으로 되게 덜컹거리는 느낌인데 그게 매력이라하면 할말없구요.


      이재인은 박보영이 그랬듯 앞으로 넉넉히 십년 동안은 고교생 역할 가능할거 같아요. 

      • 썼듯이 동료들 능력이 코미디 용도로는 괜찮았는데 액션 파트에서 너무 애매했던 건 맞아요. 그 수술 관련된 부분은 그만큼 욕망 때문에 그런 짓까지 하는 모습을 보여줌으로써 막아야할 사악한 빌런이라는 걸 강조하는 거라고 받아들이긴 했습니다.




        말씀대로 덜컹거리는 부분들도 많은데 저는 장점들로 충분히 덮을 수 있다고 봤어요.

    • 글제목을 읽고 데스티니 가디언즈의 한국 광고가 생각났습니다. 광화문 이순신 동상을 배경으로 "이봐 수호자. 시간이 됐어."하는 광고카피가 인상적이었거든요. 한국형 히어로...라. 사실 전우치도 있었고, 더 오래 전으로 가면 아라한 장풍대작전 같은 영화도 좋게봐서 가능할 것 같기도 한데 왤케 잘 안되는 걸까요 마치 한국 SF의 데자뷰가 느껴지는... 아 근데 K POP 데몬헌터스는 해냈...

      • 언급하신 전우치, 아라한 등이 좋은 시도이긴 했는데 한국형 히어로물이라는 장르가 자리잡는 계기까진 되지 못했던 것 같아요. 그러고보니 케데헌도 히어로물이라면 히어로물이네요. 주인공들 능력치가 하하;

    • 젊은 신구 연기의 디테일이 좋았습니다. 말씀하신 것처럼 저는 아직도 라미란이 무슨 능력자인지 모르겠고요. 후반 액션은 상영 시간도 줄일 겸 좀 덜어내는 게 맞지 않았나 싶구요. 액션 자체는 괜찮긴 했지만요. 이게 해외에서 잘됐다는 뉴스를 어디서 듣긴 한 거 같은데 속편 안나오려나요. 마녀 시리즈 좋아하는 1인으로서는 마녀 속편도 나오면 좋겠네요. 
      • 젊은 신구 역할 배우가 JYP 사장님과 동명이인이더군요. ㅋㅋ 말씀대로 디테일이 좋았어요. 특히 말투는 정말 신구 배우님이 젊었을 때 저랬을 것 같다는 느낌으로 모사를 잘했습니다. 라미란 능력은 활용하기에 따라서 엄청난 사기적인 능력으로 연출할 수도 있지 않았을까 싶은데 영화에서는 막판까지도 뭔가 애매했어요.




        마녀는 일단 2까지는 나왔고 김다미 카메오도 있었는데 3편이 또 깜깜무소식이죠. 박훈정 감독 스타일상 그냥 기대를 하지 말고 있다가 어느날 갑자기 깜짝선물로 받는 게 낫겠어요.

    • 이재인 배우는 사랑입니다. 그래도 전 이 작품에서는 진영 배우가 제일 좋았어요. 미지의 서울에서도 연기가 좋았는데 완전 다른 캐릭터라 그런지 오호라 이 사람! 하고 와 닿더라고요. 그래도 소장을 하는 이유는 물론 이재인 배우 때문이죠.
      • 이재인이 한국의 명배우가 되는 건 시간문제라고 생각합니다! 전 배우 박진영은 잘 몰랐는데 신구 말투 흉내도 그렇고 악역 연기도 인상적이었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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