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넷플릭스바낭] 그래서 이번엔 '키타로 탄생 게게게의 수수께끼' 잡담입니다

 - 2023년작입니다. 런닝 타임은 1시간 44분. 스포일러는 마지막에 흰 글자로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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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스터 이미지가 참 많은데 그 중에서 내용 반영이 가장 충실한 느낌인 걸로 골라 봤습니다.)



 - 그러니까 티비 시리즈가 있었고, 그 시즌의 보너스 개념으로 만들어진 극장판입니다. 그래서 키타로가 저는 뉘신지 모를 미소녀 한 분과 동행해서 어디 음침한 산골 마을의 폐허를 찾아가고 있죠. 이들을 뒤쫓는 집요한 기자 아저씨 한 분도 나오구요. 하지만 이들이 뭐 하는 일은 없구요, 인트로 격으로 뭘 좀 보여주다가 플래시백으로 수십 년 전으로 점프. 아까 주인공들이 헤매고 있던 마을이 멀쩡하던 시절로 돌아가 키타로의 기원담을 풀어 내기 시작합니다.


 그래서 본편의 시기는 1956년이고 주인공은 미즈키. 원작자의 이름과 같죠. 지옥 같던 전쟁에서 구사일생으로 살아 돌아와 세상은 약육강식~ 나도 살아 남아 보일 테다~ 라며 살짝 썩은 눈을 하고선 자신이 다니는 회사 사내 정치에서 승자가 되기 위해 수수께끼의 재벌 기업 '류가 제약'의 당주 장례식 겸 새 당주가 뽑히는 자리를 찾아갑니다.

 하지만 깊은 산골 속 폐쇄적인 마을 문화에 일단 당황하고. 또 이 류가 가문 사람들의 몰인정 살벌한 분위기에 당황하고. 새 당주 발표 자리에서 벌어진 기괴한 사건에 당황하다가 그만 살인 사건에 엮이고... 그 용의자로 마을 사람들에게 붙들려 온 괴인과 엮이고... 작품의 정체성이 있으니 그 뒤엔 당연히 음험한 요괴들과 마을의 비밀이 도사리고 있겠고... 뭐 그렇습니다. ㅋ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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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이 키타로이니 키타로도 나오긴 합니다만. 이게 본인 기원담이어서 그냥 찬조 출연 수준일 뿐이구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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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짜 주인공은 이 두 분. 낳아 준 아버지와 키워 준 아버지. 아버지s 콤비 되겠습니다.)



 - 저는 이 작품의 베이스가 되는 그 시리즈는 안 봤습니다. 사실 제가 본 게 딱 어제 글 올렸던 열 권 짜리 한국 정발판 만화책 밖에 없어요. ㅋㅋ 하지만 그래도 이 작품을 감상하는 데엔 거의 아무 지장이 없습니다. 제가 처음에 언급했던 그 뉘신지 모를 소녀도, 심지어 주인공 키타로도 내용상 아무 비중이 없거든요. 이야기의 끝이 키타로의 탄생담으로 연결되긴 하지만 그 전에 펼쳐지는 이야기들은 다 오리지널이라서요. 그러니 원작 잘 모르셔도 감상에 별 지장은 없는 작품이라는 것. 부터 말씀 드리구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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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폐쇄적인, 거의 치외법권 수준의 아주 구식 시골 마을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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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싸이코 대가족이 등장해 기괴한 방식으로 서로 죽여댄다! 라고 하면 딱 떠오르는 모 작품이 있죠.)



 - 일단 도입부가 되게 익숙한 느낌입니다. 어쩌다 보니 싸이코의 얼굴을 한 비밀 가득 음침한 가문의 분쟁에 휘말리는 주인공. 외부와 고립된 작은 마을에서 연쇄 살인 사건이 벌어지는데 하나 같이 다 참으로 정성스럽게도 기괴한 비주얼로 죽어 있구요. 그 싸이코 무리들 속엔 순수한 얼굴을 한 미소녀와 소년도 하나씩 있고... 이거 김전일이잖아요? ㅋㅋㅋ 아마도 정말로 참고를 한 것 같은데 그렇다고해서 뭐 오마주나 패러디 수준까지 가는 건 아니구요. 대략 분위기와 초반 전개 까지만 닮았습니다. 어차피 '범인은 누구인가' 라는 미스테리도 깔고 가는 이야기이니 참고할 만도 했죠. 김전일이 그렇게 대단한 시리즈라고 까진 생각하지 않지만 그래도 이런 기괴한 옛날 일본 마을 분위기를 잘 살린 수작 에피소드들이 꽤 있었으니까요.


 그렇게 미스테리를 계속 깔고 가면서 주인공 미즈키와 유령족 남자 게게로의 교류가 진행 되고, 이 둘이 정말 친구로 맺어질 때 쯤에 마을의 비밀이 밝혀지면서 액션도 펼쳐지고 또 반전도 일어나고 등등... 이런 식으로 흘러가는 이야기입니다. 살짝 과장하자면 진짜로 요괴들이 나와 설치는 버전의 김전일이라고도 볼 수 있는데, 그래도 두 주인공의 스토리 비중이 꽤 커서 그렇게까지 닮았단 느낌은 들지 않아요. '그래도 비슷한 건 사실'이라는 정도? 대체 뭔 소릴 하는 거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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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실은 키타로 아버지 조차도 조연이에요. 단독 주인공은 이 분. 작가님과 같은 이름을 쓰시는 비슷한 인생사의 미즈키씨입니다.)



 - 별 생각 없이 보다가 살짝 당황하게 되는 것이... 이게 완전히 각 잡고 진지한 궁서체 사회 비판, 반전 스토리라는 겁니다.


 앞서 말 했듯이 우리 원작자님과 이름이 같은 캐릭터 미즈키. (사실 원작 만화책에도 같은 이름으로 등장하긴 하는데...) 이 분은 역시 원작자님과 마찬가지로 전쟁에 끌려 나갔다가 몸과 마음에 상흔을 남기고 살아 돌아온 사람이에요. 그리고 이 양반의 살짝 삐뚤어진 인생관에는 당연히 그 전쟁의 상처가 크게 자리잡고 있구요. 그런데... 삐뚤어진 건 삐뚤어진 거고, 그래도 옳고 그름에 대한 판단은 아주 정확한 사람입니다. 세상 잘못된 거 다 알고 윗분들 더러운 거 다 알고. 그저 '나 같은 게 뭘 바꿀 수 있겠어'라는 마음 때문에 삐딱선을 타고 있을 뿐 근본은 여전히 정의롭고 좋은 사람이죠. 


 그런데 이 미즈키가 그런 자신의 트라우마를 몇 번씩 떠올리며 전쟁의 참상과 그로 인한 자신의 비극을 되새김질 하는 가운데, 이야기의 빌런을 맡고 있는 류가 가문 사람들은 딱 그 대척점에 서 있는 사람들이에요. 전쟁으로 크게 한 몫 벌어서 부를 축적한 사람들이고, 이들이 그렇게 한 몫 해먹을 수 있었던 건 힘 없는 다른 누군가를 아주 무자비하고 잔혹하게 수탈했기 때문이죠. 그래서 결국 미즈키의 싸움은 그 망할 놈의 전쟁의 피해자가 그걸로 배를 불린 악당들과 벌이는 싸움이 되어 버리구요. 이야기 전개가 계속해서 그 관계를 노골적으로 드러내며 강조합니다. 


 말하자면 이게 반전 메시지를 토핑한 환타지 요괴 스토리인 게 아니라, 그냥 반전 영화입니다. ㅋㅋㅋㅋ 일본 만화계 레전드 인기 캐릭터의 기원담인 건 맞는데, 그 기원에 이런 메시지를 결합 시켜 버린 거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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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소녀 한 명 정도 나오지 않으면 일본 애니메이션 아니잖아요? ㅋㅋ 라지만 하찮게 '예쁨'으로만 소비되는 캐릭터는 전혀 아니구요.)



 - 근데 생각해 보면 이게 참 자연스럽고 또 당연합니다.

 이 작품이 원작자님 탄생 100주념 기념작이기도 하거든요. 그런데 이 양반이 '전원 옥쇄하라!' 같은 전쟁 비판 만화를 대표작 중 하나로 달고 계신 분이고. 또 요 키타로 시리즈에도 직접, 꾸준히, 반복해서 같은 메시지를 불어 넣으시던 분입니다. 그러니 주인공의 기원담에 아예 이런 메시지를 핵심으로 박아 넣어 버리는 게 전혀 어색하지 않을 뿐더러 오히려 원작 & 원작자 존중이라는 생각까지 하게 되는 거죠. 앞서 말 했듯이 작가님 본인의 이름을 달고 있는, 작가님 본인과 비슷한 경험을 한 사람을 주인공으로 내세우는 것도 마찬가지구요. 


 그리고 저엉말로. 끝까지 보고 나면 요 극장판의 각본을 쓴 사람들이 정말 매우 대단히 진심이라는 생각이 팍팍 들어요. 클라이막스에서 밝혀지는 최종 진실과 이후에 펼쳐지는 대살육 씬을 보고 있노라면 창작자들의 그 빌런들에 대한 강렬한 혐오감과 단호한 단죄 의지가 아주 리얼하게 와닿아서 말이죠. ㅋㅋㅋ 이 정도면 거의 메시지 측면에선 원작 초월 수준의 강렬함이 아닌가. 이런 생각을 하면서 봤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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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대가 원작보다 하안참 전이지만 생쥐 인간님은 당연히 나오십니다. 요괴인데 그 정도 세월 차이야 신경 쓸 것도 없지만, 원작 대비 너무 깨끗하신 것...)



 - 어쩌다 보니 메시지 이야기만 한참 하고 있는데요...

 그냥 미스테리 요괴물로서 따져 본다 해도 썩 괜찮게 뽑아낸 수작이라 할 수 있습니다.

 앞서 말 했듯이 강렬한 김전일 스타일의 음험한 분위기... 를 좋아하신다면 더 재밌게 보실 수 있겠고. 스토리상의 몇 번의 반전도 딱히 놀라울 건 없어도 효율적으로 잘 배치되어 활용되는 편입니다. 후반에 펼쳐지는 본격적인 요괴 배틀(?) 장면들도 기괴, 불쾌한 분위기를 충분히 잘 살리면서 박진감 있게 잘 연출했구요. 

 그리고 뭣보다 키타로의 두 아빠(?)가 펼치는 드라마가 꽤 몰입하고 이입할만 하게 잘 표현된 편입니다. 어찌보면 이 또한 전형적인 스토리들이긴 한데, 그래도 그걸 설득력 있게 잘 풀어내서 식상하단 느낌 없이 잘 봤어요. 심지어 막판의 어떤 장면에선 살짝 울컥하기까지... ㅋㅋㅋ 애 키우는 아빠 인생을 십 년 넘게 살아 버려서 그런 건지 요즘엔 이런 게 꽤 먹히는군요. 허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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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물론 살벌한 요괴들 나와서 매우 어린이들 보기 안 좋은 행각을 벌이는 장면도 많으니 걱정 안 하셔도 되구요.)



 - 그래서 뭐... 원작자와 원작에 대한 무한 뤼스펙을 바탕으로 참으로 성의 넘치게 잘 뽑아낸 이야기라고 생각하면서 봤습니다.

 탄탄한 드라마와 캐릭터로 뽑아낸 이야기는 물론이고, 작화나 연출 면에서도 거의 흠 잡을 데 없이 고퀄로 완성해낸 듯 했구요. 

 원작에 대해 그리 많은 지식은 필요 없도록 잘 짜낸 이야기라서 그냥 아무나 보셔도 감상에 지장 받으실 일은 없을 겁니다. 

 고로 일본풍으로 기분 나쁜(?) 요괴, 괴담 애니메이션 하나 보고 싶다... 라면 한 번 시도해 보실만 하구요. 원작을 좋아하신다면 당연히 꼭 보셔야겠죠.

 그리하여 저 또한 즐겁게 잘 봤다는 이야기였습니다. ㅋㅋ 이걸 본 김에 나중에라도 넷플릭스에 있는 티비 시리즈도 한 번 건드려 볼까... 라는 생각이 들지만. 언제나 그렇듯 기약은 없겠구요. 그러합니다. ㅋㅋ




 + 근데 뭐 일본이 일으킨 전쟁에 대해 비판적 시각을 드러내는 대부분의 다른 작품들과 마찬가지로, 비판의 포인트는 위정자님들 나빴어요, 이 전쟁은 뻘짓이었어요. 우리 민중들 속았고 착취 당했어요. 대략 이런 일본 국내 영역에 머무릅니다. 그러니까 일본이 침략한 다른 나라들에 대한 사죄와 속죄! 처럼 본격적인 부분까지 기대하시면 좀... ㅋㅋ



 ++ 제가 먼저 보고 재밌고 볼만 하면 원작 만화책에 한동안 빠져 살았던 아들래미에게도 보여줄까... 했는데. 재미는 있지만 도저히 애들 볼 수 있는 내용이 아니네요. 잔혹한 장면도 몇 개 있긴 하지만 그보단 이야기와 정서 측면에서 절대로 애들 보여줄 수 있는 게 아닙니다. 확인해 보니 넷플릭스의 등급도 15세로군요. 대신 티비 시리즈는 12세이고 정말 어린이 타겟이라고 하니 그 쪽을 고려해 보는 걸로...



 +++ 엔딩에서 크레딧과 함께 흑백 만화책 처럼 연출되는 이야기가 짧게 나오는데 여기까지 다 봐야 이야기가 완성이 됩니다.



 ++++ 스포일러 구간입니다만. 가만 생각해 보니 너무 설명할 게 많아서 역시 또 무식하게 뚝뚝 쳐내고 자른 버전으로...


 그러니까 고립된 산 속 마을에서 이 마을의 실질적 지배자인 (바깥 세상 법을 초월한 '폐쇄적 시골 커뮤니티'의 전형이라 할 수 있겠습니다) 우리의 빌런 가문 '류가' 패밀리가 하나씩 처참하고 기괴한 꼴로 죽어 나가는 게 메인 사건인데요. 이때 뉘신지 모를 외부인 하나를 붙잡아 와선 당연히 외부인이 범인이지! 하고 죽여 버리려는 걸 미즈키가 아이고 현대인들이 증거도 없이 왜 이러시냐고 뜯어 말려서 살려내요. 대신 너 때문에 살려주는 거니까 니가 얘 감옥 감시해. 라고 해서 둘은 강제로 오붓한(?) 시간을 많이 갖게 되고. 그래서 서로에 대해 많이 알게 됩니다. 그리고 당연히 이 남자, 딱히 이름을 안 밝혀서 미즈키 멋대로 '게게로' 라고 부르는 요 사람은 요괴겠죠. 한참 전에 실종된 아내를 찾아 다니다가 이 마을 쪽으로 정보가 흘러서 찾아왔다가 붙들렸다는 것. 


 여기에 이 사이코 집단 류가 집안에서 아직 제 정신을 유지하고 있는 두 명. 어여쁜 처녀 사요와 엄마 대신 사요를 열심히 따라 다니는 장래의 당주 소년 토키야가 주인공들과 인연을 맺는데요. 특히 우리 사요씨는 미즈키에게 단단히 꽂혀서 '나를 여기서 데리고 나가 달라'고 대놓고 들이대기까지 합니다. 


 그리고 아직은 좀 삐뚤어진 멘탈에 지배되고 있던 미즈키는 이런 사요를 이용해서 류가 가문의 성공 비결이자 신비의 불로불사 아이템 'M'의 비밀을 캐내려 하구요. 게게로는 너 그렇게 여자의 진심 맘대로 이용해 먹는 게 아니라고 핀잔을 주지만 미즈키는 단호합니다. 그래서 이것저것 정보를 알아내긴 하는데, 그러는 와중에도 사람은 계속 죽어 나가고. 결국 빌런 본색을 드러내고선 자기들 뒤를 캐고 다니는 둘을 처단하러 나선 류가 가문의 호위 무사 & 주술사들에게 게게로가 두들겨 맞고 끌려가 버립니다. 그러고선 미즈키 넌 걍 입 다물고 얌전히 꺼지기만 하면 보내는 줄게. 라고 협박. 미즈키는 씁쓸해 하면서도 포기하고 돌아서는데... 그 자리에 사요가 찾아와서 자기도 데려가 달라고. 약속하지 않았냐고 따지네요. 그래서 잠시 고민하다 알겠다. 라고 승낙하는 미즈키. 하지만 떠나기 전에 꼭 해야 할 일이 있다... 라며 돌아서는데요.


 그때 류가 가문의 사람들은 두들겨 패서 봉인해 놓은 게게로를 끌고 마을 지하의 비밀 장소로 데려갑니다. 그 곳엔 엄청나게 많은 수의 마을 사람들이 거의 가죽이 뼈에 붙은 좀비 같은 상태로 묶여 누워 있었구요. 설명인 즉, 요괴를 잡아다가 그 피를 평범한 인간에게 주입하면 요괴 피에 담긴 강력한 무언가가 대략 중화되어서 인간에게 투여할 수 있는 약품이 된다는 겁니다. 그게 류가 가문의 비밀 대히트 아이템 M이었구요. 일본 정부가 이 약을 비밀리에 대량 구매해서 전쟁에 나선 병사들에게 써먹으며 오래오래 버텨왔었다는 것. 그러니 선량한 요괴들(?) 다수에다가 아무 것도 모르는 보통 사람들까지 마구잡이로 납치하고는 맘대로 죽지도 못하는 상태로 가둬 놓고 극한의 고통에 시달리게 만들어 그걸로 자기들끼리 잘 먹고 잘 살았던 게 류가 가문이고. 사실은 마을 사람들 중 대다수도 이런 사실을 알면서도 류가 가문이 제공하는 달콤한 떡고물에 눈이 멀어 묵인 내지는 협조를 하고 있었다는 겁니다. ㅋㅋㅋ


 대략 이런 설명이 끝난 후 빌런들이 게게로가 도망가지 못하도록 팔다리를 잘라 버리겠다며 도끼를 휘두르는 순간... 어느새 돌아 온 미즈키의 총알이 도끼를 날려 버립니다. 하지만 쪽수에서 압도적으로 밀리는 데다가 총도 금방 고장이 나서, 단도를 꺼내 들고 사요를 인질로 잡아 위협하며 게게로를 풀어달라고 외치는 미즈키입니다만. 우리 빌런 어르신들은 헤헤헤 넌 그런 짓 할 수 있는 애가 아닌데? 너랑 사요랑 서로 좋아하는 거지? 그것 참 놀랍네. 사요의 비밀을 모르나봐? 라고 나서는데. 이때 참으로 비장한 표정을 하고 아니, 나도 사요의 일은 알고 있다. 라고 대답하는 미즈키. 그리고 그 대답에 큰 충격을 받아 넋이 나가 버리는 사요... 인데요.


 그러니까 이 류가 가문은 사실 의학 쪽으로 뭘 잘 하는 집안 같은 게 아니라 음양사 집안이었던 겁니다. 그래서 요괴를 잡아다 생체 실험 같은 것도 할 수 있는 거였고. 또 가장 영력이 강한 자가 당주를 해왔는데 이런 집안 피를 전승 시키기 위해 근친 상간까지 서슴지 않았고. 그래서 얼마 전에 세상을 떴다는 할배 중의 할배 비주얼의 당주 놈이 죽기 전에 이미 여러 차례 사요를 성폭행하며 아기를 만들려고 하고 있었다는 거죠. 결국 잘 안 풀리고 죽긴 했습니다만. 


 암튼 이 이야기가 터져 나오자 절망해서 오열하던 미즈키는 한참을 그렇게 울다가... 콰콰카ㅘㅇ쾅! 하고 각성하며 본색을 드러냅니다. 사실 이 영화에서 지금껏 벌어진 기괴한 연쇄 살인들은 모두 사요가 저지른 거였어요. 당주가 죽자 대를 이어 자신을 성폭행 하려는 아저씨. 자신의 비밀을 미즈키에게 알리겠다고 협박했던 아줌마. 등등 자신에게 원한을 품게 한 사람들을 하나씩 하나씩, 자신을 잠식해 들어간 악귀를 활용해 죽여왔던 것. 그래서 완전히 절망에 빠진 사요의 악귀는 그 자리에서 폭주하며 거기 있던 빌런들을 다 처참하게 찢어 죽이구요. 미즈키까지도 죽이려는 듯 하는 순간에 그나마 숨통 남아 있던 빌런 하나에게 사요는 사망. 그 빌런도 직후에 쓰러져 죽어요.


 결국 둘만 남은 우리의 주인공 미즈키와 게게로. 둘은 사라진 게게로의 아내를 찾기 위해 마을에서 가장 강력한 요기가 새어 나오는 깊은 우물 바닥으로 달려갑니다. 그리고 그 곳에서 둘을 맞이하는 건 이미 죽었다던 당주 할배. 사요를 따라 다니던 귀여운 집안 막내 소년의 몸을 빼앗아 부활해 버렸구요. 그 우물 바닥엔 수십 년 이상을 피를 빨려 다 죽어가는 수십 수백의 요괴들이 잠들어 있었습니다. 그리고 이 요괴들의 원한에서 나온 악귀를 조종해서 둘을 농락하는 당주님. 이제 숨통을 끊기 전에 인사나 시켜 주겠다며 게게로의 아내를 보여주는데, 다행히도 아직 숨이 끊어지진 않았어요. 그런데 게게로를 보며 아내가 알려주는 사실이... 사실 자긴 이미 게게로의 아이를 임신한 상태였다는 겁니다. 그래서 더더욱 죽지 않으려고 힘껏 버텨 왔다는 것. 이 이야기를 듣고 더더욱 분노가 차오른 게게로가 당주에게 저항해 보려 하지만 당주가 조종하는 악귀의 힘은 너무나 강력했을 뿐이고. 그래서 정말 게게로와 아내가 한 방에 숨통이 끊어지려는 순간... 엄마 뱃속의 키타로가 힘을 발휘해 순간 위기를 넘기고. 이때 슬금슬금 도끼를 들고 당주에게 다가간 미즈키가 절호의 찬스를 잡습니다. 당주는 당황해서 "야. 내 말 잘 들으면 내가 회사 몇 개 떼어줄게" 라고 제안하지만, 피식 웃으며 "너 생각보다 너무 유치하구나?" 라며 힘차게 휘두른 미즈키의 도끼가 악귀를 컨트롤하는 당주의 아이템을 박살내고. 악귀들은 곧바로 당주에게 달려들어 요절을 내 버립니다.


 문제는 이 악귀들, 정확히는 피 빨려 죽은 요괴들과 마을 사람들의 원한들이 자기들을 컨트롤하는 자가 사라지자 마구잡이로 폭주. 마을 사람들을 닥치는대로 잡아 죽이게 되었다는 건데요. 이건 뭐 싸워서 어떻게 해 볼 레벨이 아니어서 어찌하나... 하는데 게게로가 결단을 내립니다. 내가 이 우물에서 악귀들을 내 몸 바쳐 봉인하겠다. 넌 내 아내를 데리고 마을을 벗어나라. 그리고 꼭 내 아이를 지켜 달라. 그래서 대략 그렇게 되구요. 게게로는 자신이 감당할 수 있는 수준을 한참 넘어선 악령들을 봉인하다가 그대로 몸이 무너져 내려 버리고. 미즈키는 간신히 마을 밖까지 도망치긴 했는데 그러고 기력이 다 해서 쓰러지고. 잠시 후 도착한 경찰들이 깨웠을 때는 머리가 하얗게 되어 있습니다. 그리고 게게로의 아내는 어디론가 사라졌네요.


 ...까지가 과거의 일이었고. 이제 현재로 돌아와 키타로와 미소녀, 신문 기자의 장면입니다. 키타로는 이제 폐허가 된 이 마을에 남아 있던 마지막 원령을 만나는데... 대략 제압한 후에 얘길 들어보니 어익후. 참으로 불쌍하게도, 마지막에 당주에게 몸을 빼앗겼던 그 소년의 영혼이었습니다. 이때 키타로는 얘를 처음 봐도 키타로의 눈알 아빠는 재회였던 거죠. 그래서 아빠의 위로의 말을 듣고 소년의 혼은 성불. 이렇게 엔딩이에요.


 이후에 이어지는 크레딧 장면은... 생략합니다. ㅋㅋㅋ 지금까지 적어 놓은 것만 스스로 다시 읽어 봐도 이게 뭔 이야긴지 도저히 이해가 안 되는지라. 여기에 뭘 더 보태지는 않는 걸로 하겠어요. 하핫. 여기까지 다 읽어주신 분들에게 사과드립니다...;;

    • 일본 요괴물 좋아하는데, 재밌겠네요. 잘 보겠습니다.  어릴 때 부터 일본 tv를 늘상 보고 자라서,  일본 가요나 영상물에 일종의 '향수'를 지니고 있어서, 80년 대초의 cf 나, tv 프로 intro를 유튜브로 찾아서 보곤합니다. 특히 영화 프로인 '수요 로드쇼'의 오프닝 뮤직은 


       기분이 울적해질 때 찾아서 들으면, 아직도 마음이 편안해지고 어려지는 감성을 잠시 느껴볼 수 있더라구요.  ('미즈노 하루오'가 아직 살아계시더라구요.) 일본의 요괴 자체가 '전통적 뿌리'가 있어 캐릭터로 그림이나, 만화,영화에 많이 사용되는게 부럽긴 합니다. 



      • 일본 대중 문화 쪽이 그런 걸 정말 잘 해놓아서 오래오래 잘 먹고 잘 살고 있단 생각을 자주 합니다. ㅋㅋ 사무라이, 닌자, 요괴, 괴수 이런 단어들이 영어권에서도 아예 고유명사 내지는 대명사가 되어 버렸잖아요. 또 그런 것에 만화, 애니메이션이 정말 큰 공헌을 한 걸 보면 역시 일본은 애니메이션의 나라인 것...

    • 일본 요괴물 좋아하니 보겠습니다. 재미있을거 같아요. 안 그래도 보고 있는 애니시리즈가 떨어져 가는데 추천 감사합니다.


      근데, 마지막 짤 아래

      (물론 살벌한 요괴들 나와서 매우 어린이들 보기 안 좋은 행각을 벌이는 장면도 많으니 걱정 안 하셔도 되구요.)

      이 문장을 이해 못하겠습니다ㅜ 농담이신건지 아닌지 모르겠어요ㅜㅜ
      • 아. ㅋㅋㅋ 반농담이었던 것인데요. 일본 요괴 애니메이션이고 하니 아무래도 살벌한 볼거리를 기대하실 분들에게 그런 거 충분히 나오니 애들 애니메이션 수위일까봐 걱정 마세요 ~ 라는 말씀 드린 거였습니다. 제가 애매하게 적어 버렸군요. ㅋㅋㅋ
        • 아항!! 그런 거였군요. 이런 멍충이ㅋㅋㅋㅋ

          요즘 제가 정신 없는 시리즈를 보고 있어서 더 멍청해진 거라고 변명을 해봅니다ㅋㅋㅋ
    • 잘 읽었습니다. 일단 넷플릭스에 올라와있는 키타로 TV시리즈는 2007년판이고, 이 '키타로 탄생'과 연결되는 TV시리즈는 2018년판인데 이건 넷플릭스에는 없고 Btv+ 같은 케이블 VOD로 볼 수 있습니다. 2018년판은 1화부터 미즈키가 회상씬으로 잠깐 나오기 때문에 이 극장판을 보고 18년판을 보면 감정적으로 꽤 먹힐 겁니다. :DAIN_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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