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즘 본 영화들에 대한 짧은 잡담...

[여인과 바다]
디즈니 플러스에 올라와 있는 [여인과 바다]는 여성 최초로 영국 해협을 헤엄쳐 건너는 데 성공한 거트루드 “트루디” 에덜리의 실화에 바탕을 두고 있습니다. 재작년에 나온 넷플릭스 영화 [나이애드의 다섯 번째 파도]도 비슷한 여성 실화를 바탕으로 하고 있기 때문에 자동적으로 비교될 수 밖에 없는데, 이야기와 캐릭터 측면에서 [여인과 바다]는 상대적으로 좀 심심하더군요. 그럭저럭 잘 봤지만, 전형적인 감동 실화 드라마 그 이상은 아닙니다. (**1/2)

[체스의 여왕]
미라 네어의 2016년 영화 [체스의 여왕]을 디즈니 플러스를 통해 뒤늦게 챙겨 봤습니다. 우간다의 한 빈민촌 출신 소녀가 체스를 통해 인생 역전하게 된 이야기를 다룬 본 영화도 꽤 전형적인 감동 실화 드라마이긴 하지만, 이 경우는 이야기와 캐릭터를 좀 더 성실하고 진솔하게 구축하니 마음에 더 와닿더군요. [퀸스 갬빗]급 체스 경기 장면을 기대하신다면 좀 실망하시겠지만, 감동 실화 드라마로 할 일 다 하는 편이니 툴툴거리진 말아야겠지요. (***)

[퀴어]
작년에 [챌린저스]에 이어 나온 루카 구아다니노의 또다른 신작 [퀴어]는 윌리엄 S. 버로우즈의 자전적 동명 소설을 원작으로 하고 있습니다. 척 봐도 버로우즈 본인이 많이 반영된 주인공의 지저분하고 한심한 연애담을 나른하게 전개하다가 나중에 [네이키드 런치]만큼이나 환각적이 되는데, 이게 좀 따분해서 실망스럽더군요. 다니엘 크레이그가 제임스 본드 시절을 뒤로 하고 이것저것 할 준비가 벌써 되었다는 걸 확인할 수 있어서 좋긴 하지만 말입니다. (**1/2)

[알파빌]
모 블로거 평
“It is ironic that Jean-Luc Godard’s 1965 film “Alpaville” is quite dry, distant, and abstract to the end without much feeling to sense. While the story itself seems to emphasize the importance of human emotion and spirit, this is another clinically cerebral exercise in style and genre from Godard, and I become more aware of its glaring flaws while admiring its striking style and mood enough for recommendation.” (***)

[라이언 일병 구하기]
모 블로거 평
“Steven Spielberg’s 1998 film “Saving Private Ryan definitely earns its own place in the pantheon of war movies via its stupefyingly stunning opening battle sequence, but it is much more than that. This is a seemingly modest but undeniably powerful drama about nobility, brutality, vulnerability, and humanity, and its somber but indelible human qualities do not age at all just like a number of impressive battle sequences in the film.” (***1/2)

[네이키드 런치]
모 블로거 평
“David Cronenberg’s 1991 film “Naked Lunch” tackles on an impossible task, and the result is alternatively interesting and baffling. Loosely based on William S. Burroughs’ controversial novel of the same name and his own messy (and dopey) life, the movie attempts to present a despairing hell of addiction driven by a stream of drugged conscience, and you may admire its bold cinematic experience even while often feeling repulsed or disoriented a lot during your viewing.” (***)

[니캡]
작년 아일랜드의 아카데미 국제 영화상 출품작이었던 [니캡]은 북아일랜드 벨파스트 출신의 아일랜드 어 힙합 그룹 니캡을 소재로 하고 있습니다. 척 봐도 뻔한 허구적 요소들이 느껴지는 가운데 멤버 3명 전부 다 본인을 연기할 뿐만 아니라 각본에도 참여했으니, 이게 얼마나 허구 혹은 자전적인지 간간이 의문이 들곤 하더군요. 이 생각을 잠시 접어둘 수 있을 만큼 재미있다고 생각하진 않지만, 어느 정도 흥미를 갖고 볼 수는 있었습니다. (**1/2)

[F1]
모 블로거 평
““F1” drives fairly well along a familiar course, and I enjoyed that to some degree. Although predictably following numerous genre conventions and clichés, the movie gives us a series of top-notch car racing sequences definitely worthwhile to watch on big screen, and they will probably make you overlook its generic story and characters at least for a while” (***)

[바람계곡의 나우시카]
모 블로거 평
“Hayao Miyazaki’s 1984 animation feature film “Nausicaä of the Valley of the Wind” is still a rich and enchanting work of awe, wonder, and interest. Although it was only his second animation feature film, the style, mood, and ideas observed from many of subsequent works from Miyazaki are already evident here this film, and it is all the more amazing to observe how much he has advanced from his first big break during last four decades.” (***1/2)

[샐리]
얼마 전 디즈니 플러스에 올라온 다큐멘터리 영화 [샐리]는 최초로 우주로 간 미국 여성 샐리 라이드의 일생과 경력을 둘러다 봅니다. 차별과 편견을 이겨내고 맞서면서 정상에 올라가는 동시에 성소수자인 자신을 숨겨야 했던 그녀의 이야기는 여러모로 흥미진진하고, 다큐멘터리는 그녀의 복잡한 면들을 그녀의 인생 파트너를 비롯한 여러 인터뷰 대상자들을 통해 잘 전달하고 있습니다. 전반적으로 인간 극장 다큐멘터리 그 이상을 아니지만, 할 일은 다한 편입니다. (***)
어쩌다 보니 '퀴어'와 '네이키드 런치'를 1주 정도 시차를 두고 보게 되었는데 참 묘한 경험이기는 했습니다. 원작자의 자전적인 이야기를 두 영화감독이 자기 스타일에 맞추어 풀어내는데, 시작적으로 흥미롭지만 줄거리가 너무 초연실적이라 그런지 살짝 겉도는 느낌이랄까요. 그래도 주인공을 이해하고 공감하기 쉬운 '퀴어'는 정서적으로 다가오기라도 했지, 엄청 편집한 TV판을 보고 갸우뚱 했던 '네이키드 런치'는 무삭제판을 봐도 그냥 크로넨버그 풍 기괴쑈를 본다는 느낌을 떨칠 수 없었습니다. 원작 소설이 대단하긴 한 모양인데, 원작을 읽으면 좀 더 다가오는게 있을까요?
저도 곧 있다가 [네이키드 런치]를 보는데, [퀴어]를 보면서 ally님이랑 좀 비슷한 감상을 느꼈어서 이번에는 원작 보고 보려고 하고 있습니다. 종잡을 수 없는 이미지들이 튀어나와서 제가 아무리 크로넨버그 팬이더라도 한번에 다 받아들이기 어려울 것 같기도 하더라고요....
라이언 일병 구하기는 당시에 좀 삐딱하게 바라보는 사람들도 많았던 기억이 있습니다. 아 그 상륙 작전 씬은 확실히 쩔긴 하는데 후반부로 가면서 너무 감동 강요하고 그러지 않아? 미국 만세야 뭐야?? 뭐 이런 식으로다가. ㅋㅋㅋ
몇 년 후에 나온 '블랙 호크 다운'도 이 영화의 자장 안에서 만들어진 작품이었다는 건 당연하겠고. 사실 이후 게임들에 미친 영향이 정말 지대한 게 '라이언 일병 구하기'였던 것 같아요. 메달 오브 아너나 지금도 지구 최강 인기 게임으로 군림하는 콜 오브 듀티 같은 게임 시리즈도 이 영화가 존재하지 않았다면 지금과는 많이 다른 모양새였을 듯.
쌩뚱맞게 '블랙 호크 다운'이 다시 보고 싶어지네요. 극장에서 그거 보고 나오면서 온 몸에 진이 다 빠진 기분이었던 게 생생하게 기억이 나요.
[니캡] 보았어요. 영화 얼척없어요. 제 기준으로 엄청 웃겨요. 아무 생각없이 봐도 되는데 제법 묵직한 메시지도 있어요.
아주 유명한 배우가 조연으로 나오는데 울림이 큰 역할이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