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쿠팡플레이] 그냥 아무 생각 없이 웃고 싶어서 다시 본 '쥬랜더' 잡담입니다

 - 2001년작입니다. 런닝 타임은 1시간 29분. 스포일러는 없어요. 있어도 아무 의미 없는 영화지만요. ㅋㅋ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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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연히 '주랜더'로 기억하고 있었는데 어쨌거나 한국 제목은 '쥬랜더'입니다. ㅋㅋ)



 - 벤 스틸러가 지구를 지배하는 절세 미남이라는 대체 현실의 세계(?)입니다. '블루 스틸'이니 '페라리'니 하는 시그니쳐 표정 몇 개로 수 년간 패션 업계를 지배해 온 쥬랜더씨. 사실 그 실체는 천하 제일 바보 대회에 나가 우승할만한 압도적 멍청이지만 괜찮습니다. 어차피 업계 동료들이 다 같은 수준이거든요.

 그런 그에게 강력하게 도전해 오는 뉴 페이스 지젤. 쥬랜더는 엄청난 질투심에 사로 잡히지만 '올해의 모델' 시상식에서 수 년만에 그 자리를 지젤에게 빼앗긴 데다가 멍청하게도 당연히 자기가 될 줄 알고 발표도 안 듣고 뛰쳐나가 트로피를 거머쥐고 소감까지 말하다가 국제적 개망신을 당해요.


 그렇게 상심하고, 다음 날 기분 풀러 나갔다가 절친 모델들을 비극적 사고로 잃은 (주유소에서 기름총을 들고 서로에게 쏴대며 놀다가 담배 불을 붙입니다...;) 비극까지 겪어서 은퇴 선언을 한 쥬랜더에게 어둠의 패션계 리더 무가투가 접근합니다. 말은 자신의 새로운 야심 프로젝트에 널 주인공으로 써 주겠다! 지만 실상은 어린이 노동 착취 근절을 선언한 말레이시아의 수상을 암살하려는 것. 과연 이 엄청난 국제적 음모에 휘말린 바보 멍청이 절세 미남자 쥬랜더의 운명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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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잘 생겼다! 미남이다!!!)



 - 뭐 어차피 다들 잘 아실 영화라서 구구절절 설명하며 떠들기도 민망한데요.

 어쨌든 세기말, 신 세기 초까지 나름 매니아층을 형성함은 물론 대중적으로 흥행도 적당히 잘 되던 장르. 미국식 막 코미디 영화 되겠습니다. 생각해 보면 이런 영화들이 꽤 오랫 동안 깜짝 히트작들을 꾸준히 생산하며 사랑 받았던 것 같은데 언제부턴가 명맥이 끊겼어요. 왜 그랬을까요. 이런 장르 특성상 늘 좀 과하게 달리다 보니 요즘 세상 사람들 성향에 안 맞게 된 걸 수도 있겠고. 이젠 블럭버스터급 볼거리를 제공하지 않으면 무언가가 아니면 극장에서 인기 끌기 힘든 시장의 변화 때문일 수도 있겠죠. 로맨틱 코미디랑 비슷한 이유가 아닌가... 싶은데 뭐 이런 게 중요한 건 아니겠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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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 세계 어디에서나 절정의 인기!! 지구 최강 미남자 쥬랜더!)



 - 그래서 주인공의 직업대로, 패션 업계를 소재로 정말 무지막지한, 무자비에 아까울 정도로 막 나가는 브레인 스토밍 아무 거나 막 던지는 개그(...)를 쏟아 붓는 작품입니다. 모델들은 무식할 거야! 거물 디자이너들은 사실 다 음침한 변태일 거야!! 라는 두 가지 기둥을 갖고 마구마구마구마구 질러 대는데... 그게 웃깁니다. 제가 패션업계 종사자라면 어떤 기분이었을지 모르겠습니다만. 아무튼 웃깁니다. ㅋㅋㅋ 어쩌면 이렇게 자비심 없이 막 나가기 때문에 오히려 편하게 웃을 수 있지 않나 싶기도 했어요. 도무지 진지하게 봐 줄 틈을 0.0001도 남기지 않고 극단적으로 폭주하니까요. 누가 이 영화를 진지하게 볼 수 있겠습니까.

 

 그렇게 허랑방탕한 이야기이니만큼 현실 패션 업계의 명암을 진지하게 들여다보는 무언가는 전혀 없습니다만. 대신에 일반인들이 외부에서 패션 업계를 바라보며 신기해 할만한 부분들을 성실하게 발굴해서 보여주기 때문에 중심 소재에 소홀했다는 생각은 들지 않았어요. 벤 스틸러 본인이 선택한 방향으로는 아주 성실하게 팠다고 할 수 있겠네요. ㅋㅋ 그리고 이런 '패션 업계에 대한 개그' 라는 컨셉이 확고하기 때문에 대충 어떻게든 웃기기만 하면 된다는 식으로 엉성하게 이야기를 뽑아낸 양산형 막장 개그 영화들과는 차별화되는 느낌도 있었구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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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패션 모델은 멍청해! 라는 걸로 적당한 개그를 하면 화가 날 수도 있겠지만 이 정도까지 간다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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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를 내기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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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애매하지 않겠습니까. ㅋㅋㅋㅋ)



 - 벤 스틸러가 이제 나이 먹고 스타일을 아예 갈아 탄 느낌이지만 한 때는 굉장히 촉망 받고 잘 나가던 코믹 배우 아니었겠습니까. 그 경력 중에서도 거의 화룡점정에 가까운 이 작품에서 벤 스틸러는 정말 작정하고 날아 다닙니다. 어찌보면 심하게 과장되고 유치할 수 있는 연기인데 그게 영화 톤과 본인 캐릭터에 너무 잘 맞아서 그냥 잘 하는 걸로만 보여요. ㅋㅋ 게다가 이 양반의 연기를 보면 그게 나름 다 근거가 있고 디테일이 있거든요. 그 전설의 '매그넘'을 생각해 보세요. 진짜 유치하기 짝이 없는 표정이지만 실제 남성 모델들 화보들에서 종종 볼 수 있었던 '모델 표정'을 어처구니 없고 괴상하게 과장해서 만들어낸 것이고. 그렇게 디테일이 받쳐주니까 그 유치한 표정이 참 미치도록 웃깁니다.


 옆에서 받쳐 주는 오웬 윌슨도 참 웃기게 잘 하고, 원래부터 심하게 웃기는 사람인 윌 퍼렐의 빌런 연기도 대단하지만 어쨌든 이 영화는 쥬랜더의 영화니까, 아마도 벤 스틸러가 가장 웃겼던 영화로 기억될 것 같습니다. 뭣보다 각본, 감독, 주연을 다 해먹었잖아요. 당연히 공을 인정해야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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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웬 윌슨은 이 해에 '로열 터넨바움'에도 나왔더랬죠. 어찌 보면 전성기처럼 보이기도 하네요.)



 - 그리고 배우 얘길 하자면... 말도 안 되게 화려한 카메오 & 조역 및 단역 군단으로 유명했던 영화이기도 하죠. 대충 떠올려 봐도 밀라 요보비치, 빌리 제인, 데이빗 듀코브니에 존 보이트, 빈스 본, 위노나 라이더, 데이빗 보위, 알렉산더 스카스가드, 크리스천 슬레이터, 쿠바 구딩 주니어에 나탈리 포트만, 레니 크라비츠, 그웬 스테파니, 하이디 클룸, 패리스 힐튼, 제임스 마스덴 등등... 에다가 '비틀쥬스2'에도 나온 저스틴 서룩스도 나왔더라구요? ㅋㅋ 거기에 참으로 쌩뚱 맞게 톰 포드나 타미 힐피거 같은 패션 업계 양반들이 본인 역할로 나옵니다. 그리고 이 사람들이 거의 다 나사 몇 개씩 뺀 역할들로 나오다 보니 그냥 출연자들 보는 재미도 상당해요. 시작부터 미국 대통령 가카가 나와 버려서 기분이 거시기하긴 했습니다만. 뭐 그냥 대사 한 마디만 치고 짧게 지나간 거니까... ㅠ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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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윌 퍼렐도 웃기고. 아직 '레지던트 이블' 전문 배우가 되기 전의 요보비치도 웃기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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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위 옹... 그립읍니다.)



 - 근데... 에...

 이게 할 말이 없네요. ㅋㅋㅋㅋ 그냥 웃깁니다. 아무 생각 없이 웃기고 그냥 또 웃겨요. 보고나서 뭔가 남길 거라곤 완벽하게 아무 것도 없지만. 다 큰 어른들이 이렇게 우루루 몰려 나와 다 함께 이렇게 뇌가 없는 캐릭터들을 이토록 훌륭하게 연기해도 되는 걸까. 라는 이상한 의구심이 들긴 하지만 어쨌든 웃기려고 만든 영화인데 확실히 웃깁니다. 그러면 된 거 아니겠나요. 하하.

 애초에 이런 막장 코미디라는 장르 자체가 특정 고객층'만' 노리고 만들어지는 것이니만큼 이 쪽에 관심 없는 분들이라면 앞으로도 그냥 계속 안 보고 사셔도 좋겠고. 이쪽 장르 좋아하는 분들이라면 이미 오래 전에 다 챙겨 보셨을 테니 추천이란 게 별 의미는 없겠구요. 그냥 20여년만에 다시 봤는데도 여전히 웃기더라. 그래서 아주 즐겁게, 재감상의 목표대로 깔깔 웃으며 잘 보았다... 라는 소감으로 마무리합니다.




 + 아. 이 짤을 빼먹을 뻔 했네요.


전설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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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그넘!!!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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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척 노리스 저리가라 하는 그 분의 섬세한 표정 연기들도 웃깁니다.



 ++ 아. 본문에 적으려다 깜빡한 이야기 하나.

 24년 묵은 그 시절 막장 개그 영화치고는 특이하게도(?) 요즘 기준으로 봐도 성적인 걸로 불쾌하게 장난치는 장면이 없는 편입니다. 거의 없다고 해도 되겠구요. 여성 캐릭터들 대접도 좋은 편입니다. 어차피 주인공은 쥬랜더이지만 어쨌든 하찮게 취급하진 않아요. 섬세했던 남자 벤 스틸러씨... ㅋㅋㅋ



 +++ 쥬랜더 캐릭터와 설정이 이미 수 년 전에 만들어져 있었고 방송까지 된 거였다는 걸 이제사 알았습니다.



 영상 설명에 보면 1997년에 'VH-1 Fashion and Music Awards'를 통해 방송된 내용이라네요. 애초에 패션쇼 이벤트용으로 만들어진 맞춤 캐릭터였나 봅니다. ㅋㅋ

    • 하하   이거 정말 봐야겠다는 느낌이 팍팍 드네요. 최근에 아들과 함께 엑설런드어드벤쳐를 보며 새삼 걸작이라는 생각을 하던 중이었는데..  진짜 80년대 90년대 특유의 막나가고, 낙천적이고.. 이런 류의 영화는 보기가 힘들어진것 같아요. 

      • 아들과 함께 엑설런트 어드벤쳐라니! 저도 나중에 한 번 해봐야겠다는 생각이 드네요. ㅋㅋㅋ 마침 아들이 이제 제가 그 영화를 처음 봤을 때 나이랑 비슷해지기도 했구요.


        그렇죠? 이제 이런 스타일의 영화들은 잘 나오지도 않고, 나와도 당연한 듯이 다 OTT용으로만 나와서 큰 반향 없이 흘러가는 느낌입니다. 전세계 중장년들(...)을 대상으로 그 시절 스타일 영화 같은 것 좀 나와도 좋을 텐데요. 흥행이 안 되려나요... 하하;

    • 주랜더 되게 웃겨서 재밌게 봤었습니다.  코메디 배우중에서, 벤 스틸러는 되게 웃기고 좋은데, 이상하게 아담 샌들러는 유치하고 재미없더라는 느낌.....

      • 미국식 코미디라고 해도 그 안에서 종류도 다양하고 그에 따라 배우들 스타일도 다양하고 그렇죠. 짐 캐리, 벤 스틸러, 아담 샌들러, 윌 퍼렐 등등이 다 스타일이 달라서 이 중 몇몇은 취향에 맞고 몇몇은 또 영 안 맞고... 그렇게 되는 것 같습니다. 아마도 아담 샌들러 스타일이 잘 안 맞으시는 듯. ㅋㅋ 근데 이제는 두 배우 다 진지한 정극 위주로 활동하는 사람들이 되어 버렸네요...

    • 아마도 극장에서 재미있게 봤던 것 같은데 다 잊은 영화 중 하나입니다. 포스터도 자주 봤다고 생각했는데, "체지방율 3%, 뇌활동률 1%"같은 귀에 쏙 들어오는 캐치프레이즈가 있는 줄 도 몰랐네요.^^ 

      • 사실 애초에 꼭 그렇게 기억하라고 만든 영화도 아닌 것 같기도 합니다. ㅋㅋ 보는 동안 즐거우면 됐지! 라는 느낌인데요. 사실 이게 극장 흥행은 그냥 그랬고 이후에 비디오, 디비디, 케이블 등을 통해서 팬을 넓게 확보한 경우라고 하더군요. 그래서 한 세월 후에 속편까지 만들어졌으나 그 영화의 상태는... (눈물;)

    • 2000년대 초반 온라인 상에서 이 영화가 그렇게 웃기다는 칭송이 자자해서 저도 기대하면서 봤는데 현지 패션 모델 업계에 대해 전혀 몰라서인지 풍자 포인트를 잘 못잡아서 그렇게 즐기진 못했던 것 같아요. 물론 가만 있으면 멀쩡한 얼굴의 벤 스틸러, 오웬 윌슨을 포함 초호화 카메오들이 망가지는 것 자체는 당시 제가 보기엔 정말 신세계 수준으로 신기하고 재밌긴 했죠.




      벤 스틸러는 감독으로서 첫 시작이 '청춘 스케치'였을텐데 이후 커리어에서 희극-정극 사이를 참 오묘하게 줄타기하고 있는 느낌입니다. '트로픽 썬더'에서 진짜 또 완전 막가기도 하고 최근 애플 '세버런스' 같은 쇼를 제작하기도 하구요.

      • 그냥 벤 스틸러의 개그 스타일이 안 맞으셨던 거겠죠. 저 역시 패션 모델 쪽엔 문외한이지만 그냥 웃겨서 잘 봤거든요. ㅋㅋ 와장창 나오는 카메오들과 그들이 짧게 보여주는 개그들도 좋았는데, 2편을 보고 나니 그것도 영화 본편이 받쳐주니 웃겼던 거구나. 라는 당연한 깨달음을 얻었습니다. 2편은 정말 한숨만......;;




        말씀대로 줄타기를 하고 있었는데... 최근 상태만 놓고 보면 코미디 쪽은 거의 놓은 게 아닌가 싶구요. 최소한 연출 쪽으로는 이제 9년 된 '주랜더 리턴즈' 이후로 코미디를 아예 안 하고 있더라구요.

        • 그래도 '메리에겐 뭔가 특별한 것이 있다', '미트 페어런츠' 등은 나름 많이 웃으면서 봤었는데 말이죠. 하여간 덕분에 생각났으니 오~랜만에 재감상을 해봐야겠네요. 2편은 안보겠습니다. ㅋㅋㅋ

          • 특별히 중요한 건 아니지만 그 두 영화는 벤 스틸러가 연기만 했지 각본이나 연출엔 참여를 안 했으니까... 일지도요. ㅋㅋㅋ 사실 벤 스틸러가 직접 연출하고 주연 맡은 장편 코미디 영화가 얼마 없습니다. 케이블 가이, 쥬랜더 1, 2편과 트로픽 썬더 정도?

    • 웃긴게 최고에요. 벤 스틸러 표정은 불만 많은 사람처럼 하고선 능청능청.
      • 뭔가 찐따미(...)가 콸콸 솟아 오르는 이미지였는데. 나중에야 '청춘 스케치'에서 그 잘 나가는 사업가 청년 캐릭터가 벤 스틸러였다는 걸 알고 황당했던 기억이 있네요. ㅋㅋㅋ 심지어 감독도 벤 스틸러였는데!!!

      • 무가투 짱입니다!!! ㅋㅋㅋㅋ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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