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 두 편

'그 남자는 타이타닉을 보고 싶지 않았다'

핀란드 영화입니다. 테무 니키 감독작. 주연을 맡은 페트리 포이콜라이넨이란 분은 실제로 병을 앓고 있으며 감독과 오랜 친분이 있는 배우라고 합니다. 

개봉 때부터 관심이 갔는데 이제 봤네요. 사실 보는 것을 중단할 뻔한 위기를 넘기고 겨우 끝에 이르렀습니다. 

우리가 차마 들여다 보기 힘들어 하는 이의 세계를 체험하게 하는 영화예요. 보는 차원이 아니라 체험하는 차원의 영화입니다. 그래서 지금까지 폭력을 그리는 많은 영화를 구경해 왔지만 이 영화의 어떤 장면에서는 깜짝 놀라며 울음이 나오는 경험을 하였어요. 

이렇게만 말하면 너무 부담되는 영화가 아닌가 하실지도 모르겠네요. 제가 스트레스에 좀 취약한 편이라는 걸 감안해도 부담되는 점이 있는 영화인 것은 맞아요. 하지만 그것을 감수하고 볼 용기를 낼 가치가 있는 영화라고 생각합니다. 그리고 인물의 순간순간 낙천과 활력이 기운내어 이끌어 주니 같이 힘을 낼 수 있는 것 같습니다. 

영화에서 카메라가 비추는 형식도 특별했지만 주인공 캐릭터가 매우 특별합니다. 장애인으로 묶어 볼 것이 아니라, 한 사람의 개인개인이 얼마나 특별한 존재인지 생각하고 반성했어요. 

여러 말이 필요하지 않은, 다만 보는 것이 필요한 영화가 아닌가 여깁니다. 아직 안 보신 분들께 보시길 추천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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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분노의 13번가'

존 카펜터 감독의 영화입니다. 이 분의 영화를 처음 봅니다.ㅎ 이 시점에 왜 찾아보게 되었는지는 위의 영화를 보신 분은 아시겠죠. 주인공 야코는 영화를 사랑하고 숱한 영화를 봤던 사람입니다. 시력을 잃고 이제는 영화를 볼 수 없지요. 야코가 가장 좋아하는 영화가 존 카펜터의 작품들입니다. 

그래서 저도 궁금하여 찾아 봤는데 볼 수 있는 작품들 중에서 포스터, 장르로 짐작해서 감상 가능한 작품이 '분노의 13번가'였어요. 왓챠에서 봤습니다. 

그 시절이었기에 가능했지 싶은 과한 장면도 있었네요. 내용상으로는 정치적인 입장은 살피지 않고 개인만을 중심에 둔 것 같다는 생각도 들었고, 갱단들이 떼지어 움직이는 장면이나 창으로 들어오는 걸 총질로 막는 장면에서는 외계생물이나 좀비떼의 공격이 떠올랐다는 것. 그리고 음악이 상당히 폼나는데 감독님이 만드셨다는 게 놀라움. 매우 조촐하지만 주어진 것으로 긴장과 흥미를 유지하는 힘이 있더라는 것. 제가 감독님의 맥락과 특징을 전혀 모르는 상태에서 이 영화를 본 직후에 받은 인상만 쓰자면 그러했습니다. 

이 영화는 재미있게 보았는데 다른 영화와 인연이 이어질지 모르겠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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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히치콕을 제외하면 영화 제목 앞에 자신의 이름을 올리는 거의 유일한 감독일거여요. 아마 존 카펜터 영화는 마음만 먹으시면 ;


      다 보실 수 있을거여요. 커트 러셀이 주인공인 영화가 많으니까 이 배우 좋아하시면 찾아보셔도 되고요. 스티븐 킹 원작의 [크리스틴]과 


      (이건 유명한데) [괴물]을 추천드려요.


      존 카펜터 - 나무위키


       

      • 구독 중인 왓챠에는 '슬레이어', '보디 백' 같은 영화가 있긴 한데, 제가 즐기기 힘들어 보이네요. 언젠가 '매드니스' 는 기회되면 볼까 해요. 

    • '그 남자는 타이타닉을 보고 싶지 않았다'을 보면서 장애인이라도 거주권, 생존권과 이동권 같은 최소한 권리는 누리며 사는 모습이 부러웠다고 하면 영화의 논점에서 벗어난 이야기겠죠. 하지만 시각을 (거의) 잃었는데도 대중 교통 이동을 지원할 인력 예약도 가능하고, 머물 수 있는 집이나 먹고 살 걱정은 안하는 걸 보면서 우리나라 상황이 자꾸 떠올라서 집중하기 어렵기는 했습니다. 

      • 시력 문제에 다리도 쓸 수 없는데 홀로 외출을 시도한다는 것 자체가 우리 나라에선 상상도 할 수 없는 것이겠죠. 기본 생활은 보장이 되는 사회에서 일어난 사고를 다룬 것이긴 한데 체험해 보게 한 영화가 가진 힘은 컸던 거 같습니다. 우리는 사람들 눈에 안 보이게 하는 걸로 덮어버리는 식이니 참 까마득합니다.

    • '그 남자는 타이타닉...'은 개봉 당시 봤었는데 대충 어떤 내용인지는 알았지만 정말 그렇게 관객이 간접체험하게 만드는 방식일줄은 몰랐어요. 저도 처음엔 당황했는데 그래도 상영시간이 좀 지나니 익숙해져서 볼만하더군요.




      상대를 만나기 위해 집에서 나설 때까지는 코미디 톤이 더 강했던 기억인데 정확한가 모르겠네요. 적절히 웃으면서 보다가 후반부에 겪는 일이 또 엄청나게 서스펜스를 유발하는데 스트레스에 취약한 편이시라니 더 그러셨겠어요. 어쨌든 전체적으로는 나름 감동적이었고 재밌게 봤던 기억입니다. 주인공이 영화팬이라 그런 관련 대사들도 좋았죠. 택시 기사한테 당신이 '트래비스 비클'이군요? 한다던가 

      • 저도 이런 방식인지 모르고 시작했어요. 


        글이 부담스러움을 강조하는 식으로 흘렀지만 이 영화는 큰 에너지를 가진 사람의 얘기이기도 하고, 말씀대로 전반부는 유머러스한 분위기가 있었습니다.


        이 영화를 선택해 본 것이 다행이었달까 잘 했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 첫번째 영화는 보기가 두려워지는군요. 그래도 이런 식으로 각인이 되었으니 언젠간 볼 지도 모르겠습니다.
      • 위에도 썼지만 부담도 있으나 보길 잘 했다는 생각이 훨씬 크게 남아요. 그리고 유머도 있고요. 언젠가 꼭 보시길. 

    • 타이타닉... 은 듀나님께서 아주 호평하셨고 설정도 독특해서 기억하고 있다가 어느샌가 까먹어 버렸군요. 이 글 덕분에 생각이 났으니 어디서 볼 수 있나 일단 한 번 찾아봐야겠습니다. 소개 감사하구요!




      분노의 13번가 재밌죠. 대놓고 웨스턴 이야기라고 생각했는데 나중에 알고 보니 '리오 브라보'를 레퍼런스 삼아서 무허가 리메이크(ㅋㅋ)에 가깝도록 만들어낸 영화였다구요. 클라이막스에서 습격해오는 악당들이 마치 좀비처럼 보이도록 연출해 놓은 부분도 재밌었구요. 카펜터 영감님도 참 훌륭한 감독이셨습니다...

      • '그 남자-'의 주인공이 존 카펜터 감독님의 영화를 무척 좋아하는 영화광이므로, 로이배티 님께선 이 영화를 꼭 챙겨 보시기 바랍니다.


        '리오 브라보'는 tv에서 본 거 같기도 하지만 기억이 하나도 안 나네요. 새로 한 번 보고 싶어졌어요. 마침 왓챠에도 있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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