눕는 인간.
이런 저런 대화를 하다가 최근 알게 된 다른 사람들의 예상치 못한 생활 습관이 있었는데, 생각보다 많은 사람들이 집에서 누워있질 않는다는 것이었습니다. 특히 다들 집에서 의자에 앉아 있다고 하더군요. 저는 회사에서 지긋지긋하게 앉아있었기 때문인지 뭔지, 집에 가면 무조건 누워야 합니다. 그 이전에 집의 정의는 아래 둘이 충족되어야 된다고 생각합니다. 1. 양말을 벗고 지낼 수 있는 곳. 2. 누워 있을 수 있는 곳. 애초에 이게 아니면 집이 아니라고 생각했던 저에게 눕는건 잘 때나 하는 거라는 사람들에 말에 큰 충격을 받았습니다.
이걸 알게 된 이유도, 다들 보통 어디서 책을 읽냐는 질문에 의한 것이었죠. 저는 대부분 책을 침대에 누워서 읽는 편입니다. 그리고 글은 앉지 않으면 거의 쓰지 못하는 편이죠. 그런데 반대로 지인 중 한 명은 책을 어떻게 누워서 읽냐는 겁니다. 글은 누워서 쓸 수도 있는 반면에 말이에요. 누워서 글을 쓰다니 어떻게? 라고 물으니, 맥북을 옆으로 눕혀 봤냐는 거에요. ... 적어도 이건 보통은 아니겠죠? 휴대폰으로 댓글을 작성할 수는 있겠지만 글은 정말 어쩔 수 없지 않는 이상은 작성해본 적이 없습니다.
돌아와서, 책 읽기가 아니라 해도 많은 사람들이 집에서 눕는건 자기 직전에만 한다는 증언들을 듣고는 세상이 혼미하게 보였습니다. 제가 알던, 다들 집에 가면 씻고 들어 눕는게 아니었나, 나는 어디서 부터 이 거대한 대열에서 벗어나 이상한 길로 접어든 것일까, 다들 허리가 굉장히 단단한 건가 여러 생각이 들었죠. 회사에서 잠깐 짬이 나 월도를 하고 있는 지금도, 빨리 집에 들어가 눕고만 싶어요.
찬찬히 과거를 돌아보니, 언제부턴가 홀로 생활해왔던 집들은 대부분 원룸이었고, 침대 하나 넣으면 책상이고 넣을 자리도 없을 뿐더러 가구를 사고 싶지도 않아서 의자는 아주 조그만 식탁과 거기에 딸린 의자 정도만 있다던가 아예 앉은뱅이 탁자에서 밥을 먹었을 뿐이지 대부분은 와식 생활을 해와서 그런건가 돌아보기도 했습니다. 하지만, 저는 소파를 들여놓은다해도 당당히 거기서 누워서 티비를 봤을 거에요, 손잡이에 머리를 걸치고. (친구에게 물어보니 왜 그렇게 보냡니다, 목이 아프데요. 혼자서 긴 소파를 쓰면 당연히 들어누워야 하는 거 아닙니까? 그 많은 영화에서 남이 왔을 때 소파에 사람을 재우는, 사람이 누울 수 있는 가구 잖아요?)
사실 아직도 사람들이 집에서 잘 눕지 않는다는걸 받아 들이지 못해서 짤막하게 이 글을 써 올려 봅니다. 진짜, 보통 안 눕나요? 정말로 수험생처럼 다들 집에서 책을 앉아서 읽나요? 침대 옆에 책 무더기까지는 바라진 않지만 한 권 정도 없는 건가요? 읽다보면 서서히 잠이 다가와 덮어놓고 불끄고 자는게 아니란 말입니까?...
저는 반대로 많은 사람들이 집에서 주로 누워있다는 얘기를 듣고 깜짝 놀란 기억이 나요. 저는 잘 때만 눕거든요. 세상에는 집에서 누워 있는 사람과 앉아 있는 사람이 존재하나봐요.
많은 사람들이 누워서 시간을 보낸다는 얘기를 들은 뒤로는 종종 누워서 책을 읽기도 합니다.
전에 정형외과를 다닐 때 의사가 휴일에 중간중간 누워 있으라는 얘기를 하더군요(허리 건강을 위해).
눕는게 허리 건강에 도움이 되나보군요! 듣던 중 반가운 이야기네요.
최근 읽던 책에서 앉기에 대한 건강 위험성은 따지던데 눕기에 대해서는 하나도 안 따지는 겁니다, 약간 억울했어요.
그러고 보면 부모님은 잘 안 누우셨던 것 같은데 어디서 유래된 것인지 싶고요.
저도 잠 잘 때만 눕는 사람이라서 이런 이야기를 들으니 신기하네요. 저는 침대가 싫어서 요를 깔고 자는 사람이라, 장롱에서 이불을 꺼내지 않으면 방 안에 누울 자리가 없습니다. 가족과 함께 쓰는 거실 소파에도 눕는 일은 거의 없습니다. 재미있는 책을 보다가 시간이 늦어지자 이불을 깔고 누워서 읽은 적은 있는데, 자세가 불편해서 오래 읽지는 못했어요. 요를 펴고 누우면 한쪽 벽면이 다 책장이라서 그냥 손을 뻗으면 책을 집을 수는 있습니다. 자기 전에 무선 스탠드와 자명종 시계를 책상에서 내려서 머리 맡에 놓고 자고요. 생각해 보니 제 방의 중심은 항상 책상이었네요. 요와 이불은 잘 때만 쓰는 야간용품이고요.
야간 용품이라는 충격이 소소하게 가네요. 상당히 부지런하세요, 아침 저녁으로 요를 개킨다는 것인데.
저도 침대를 썩 좋아하는 편은 아닌데, 원룸에서 옵션으로 거의 무조건 침대를 넣기도 하는터라 벗어나질 못 했네요.
특히 겨울에 온돌이 도는데 침대 위에 있으면 부조리극을 찍는 기분이에요.
원룸에서도 다들 그렇게 나뉘나 궁금하네요.
반갑습니다. 줄줄이 눕는 사람이 있었다니 하고 놀랐던 분들이 고백을 해오셔서, 생각보다 눕는 인간은 적은 것인가 했네요.
일인용 소파란건 어떤 걸까요 빈 백 같은 걸까요, 궁금하네요 ㅋ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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쏘맥 님이 말씀하신 건 레이지보이라는 브랜드명일 것 같아요.
저도 침대에서의 상황을 떠올려보니 그렇다고 완전히 일자로 눕는 것도 아닌 베개 두 세개를 받혀서 적당히 기대어 있을 때도 많은 것 같아 분류를 늘려야 하는거 아닌가 싶어졌네요 ㅋㅋ.
로이배티 님은 그럼 그 의자에서 게임을 하는 것인가, 게임 할 때 앉아서 하는 것인가 궁금하기도 하네요 ㅋㅋ.
왠지 닉네임에 충실하신 삶이란 생각이 들었습니다, 하하.
젊을 때는 누워서 책을 봤는데 어느 시점부터 시야가 어두워져서 안 좋고, 또 손목, 팔목도 아픕니다. 책이나 전자기기 들고 보는 것 자체가 힘들어요. 누워서 뭔가를 하는 건 아무것도 없네요. 침대에서 티브이로 뭔가 볼 때도 앉아 있지 눕진 않아요. 눕는 건 버티다가 잠이 쏟아지면 눕죠. 누운 채로 잠이 안 오면 괴로워서 그렇게 합니다. 쓰고 보니 노인네 글같은데 잔인한 오후 님도 더 훗날 눕지 않는 몸을 이해하시게 될 걸요.ㅠㅠ
아니... 슬퍼지는 댓글이었어요. 옆으로 누워서도 바닥에 기기를 받쳐도 힘든가요. 몸이 힘들어서 누울 수 없다니 너무 슬플 것 같습니다.
저는 아마 그 정도 되면 읽기보다 들으면서 누워 있을 것 같아요. 눕기를 포기할 수 없어요.
누우면 허리가 더 아프거나 나태해지는 느낌이 도덕적으로 불편한데
또 앉아만 있기엔 목과 어께와 허리가 아픈 경우
극단주의를 배격하며 인류가 찾아낸
암체어라는 제3의길도 있습니다. 발받침 암체어와 목베게 or 안마기 조합은 굉장합니다. 수면장애에도 좋아요.
저도 집에 비슷하게 무중력 의자(저가형)가 있어서 가끔 거기서도 누워있는데 결국은 침대가 최고더군요.
발받침은 어느 정도 효용이 있나 궁금하네요.
종이책을 누워서 읽으면 팔이 아파요.
엎드려서 읽어보는건 어떨까요.
엎드려서 읽으면 팔 어깨 허리 목이 전부 아파요.
ㅎ 아시는 분이시군요. 반가와요...
주로 누워요.
반갑습니다! 어서오세요 ㅋㅋ.
반갑습니다 ㅋㅋ. 체력이 좋아지면 앉아있고 싶어진다니, 혹시... 백수일 때셨나요? 저도 휴직시기에는 꽤나 잘 앉아있었답니다, 흐흐.
생각보다 더 많은 앉는 인간들이 있다는 사실에 여전히 놀랍습니다 ㅋㅋ. 반갑습니다. 저도 탁자와 의자를 샀지만 회사에서 종일 타의로 앉아있다 왔는데 집에서 또 앉아있기 싫더라구요. 집인데! 허리를 펴야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