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퇴마록' 애니메이션 뒷북 감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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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는 사람들 사이에서는 나름 올해 초 국내 최고 화제작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었죠. 총 관객수 대비 여기 게시판에도 글이 꽤 올라왔구요.(평균 연령대를 알 수 있는 ㅋㅋ) 저는 이제서야 왓챠에서 개별구매로 감상했습니다.


저는 원작의 열혈팬 정도는 아니었고 그냥 딱 한 번 정독했을 뿐인데도 네 주인공과 몇몇 주요 조연들의 강렬한 캐릭터성과 몇몇 주요 사건들, 엔딩 정도는 감상 전 대충 검색해보니 맞게 기억하고 있더군요. 돌이켜보면 당시 한국을 배경으로 서양 영화에서나 접하던 퇴마, 각종 초능력자들과 간지나는 파워들이 등장하는 일종의 무협액션물스러운 재미를 느낄 수 있는 거의 유일한 작품이었기에 연재 당시 인기도 대단했고 지금까지도 올드팬들에게 특별한 포지션을 잡고있는 것이 아닐까 싶습니다. 그래서 그 실사영화가 그렇게 실망스러웠던 것이고...



일단 분명히 재미는 있고 이런저런 열악한 제작비 등의 여건대비 애니메이션 퀄도 꽤 높은 점수를 줄 수 있겠습니다. 초반에 잠깐 나오는 교회, 중간의 편의점, 버스 등의 한국스러운 디테일도 좋고 중후반부 주요무대가 되는 해동밀교 절은 근처 산의 배경표현이 훌륭하고 여러모로 합격점을 줄 수 있겠더군요. 캐릭터 작화는 최근 '아케인' 등의 넷플 애니메이션을 레퍼런스로 잡았다는 걸 처음에는 우연이라고 부정했다가 나중에 뽀록났다는 괜히 저도 민망해지는 뒷이야기가 있더군요. 그냥 처음부터 인정하시지;;; 하여간 이것도 그냥저냥 봐줄만합니다. 캐릭터별로 개성은 확실하게 살렸고 개인적으로 무슨 벌크업한 리암 니슨 같은 박신부가 가장 맘에 들었습니다. ㅎ


하이라이트는 가장 신경을 썼다는 게 티가나는 박력 넘치는 액션씬들입니다. 이것도 잘못하면 단순히 장풍, 기공만 빵빵 터뜨리는 단조로운 구조가 될 수 있는데 전투에 참여하는 캐릭터별로 능력치가 무엇인지 포인트를 잘 줬어요. 고전 홍콩 무협영화 생각나는 호법들의 검 액션이 짧으면서도 가장 맘에 들었고 다만 현암은 아직 월향도 없고 그냥 기모아서 주먹질하는 권법가처럼 나와서 그것만 살짝 아쉬웠습니다.



아쉬운 부분은 일단 너무 짧습니다. 1막에서 캐릭터들 각자 설정과 과거사연 소개하고 2막이 없이 바로 건너뛰고 3막 클라이막스에서 최종보스와 대결하고 다음을 기약하며 후다닥 마무리하는 느낌입니다. 원작에 익숙한 팬들은 이정도 설명으로도 충분히 저 회상씬에서 저게 뭘 의미하고 무슨 떡밥인지 알아채지만 그렇지 않은 신규관객들에게는 그냥 과거에 소중한 사람을 잃은 공통점을 지닌 뻔하디 뻔한 장르물 주인공들로 다가올 것 같고 차라리 준후와 많이 연결되는 호법들에게 더 감정을 이입하지 않았을까 싶네요.


그리고 역시 이어지는 문제인데 너무 감칠맛만 보여주고 끝납니다. 본편은 원작 프롤로그 '불이 타오르던 날'을 아주 간단히 축약한 내용이고 속편은 '초상화가 부르고 있다'를 다룰 것을 예고하며 끝납니다. 당연히 승희는 그냥 카메오 수준으로 초반에 잠깐 나오고 쿠키영상에서 떡밥만 던지고 끝인데요.(마블이냐?) 손익분기점 100만명의 절반에 해당하는 50만에 그쳤지만 다행히 속편은 제작이 된다는데 그럼 또 최소 4~5년은 기다려서 겨우 넷이 뭉치는 걸 보고 운좋게 3편까지 된다면 또 오래 기다려서 '초치검의 비밀' 정도는 다루고 끝낼 수 있을지 모르겠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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허위광고로 신고할까보다!!!!!



인터뷰들을 보니 원래 맨 처음에는 24부작 시리즈로 기획했다가 이런저런 어른의 사정으로 이렇게 극장판 장편으로 만들게 됐다던데 세계, 혼세, 말세편은 언감생심 바라지도 않지만 최소한 국내편의 그 다양한 사건들이라도 다루려면 역시 정답은 넷플 같은 서비스에서 시즌제로 가는 것밖에 없어보입니다. 이런저런 눈에 밟히는 아쉬운 부분들에도 불구하고 충분히 가시적인 성과를 낸 결과물이 나왔으니 이걸로 다시 시리즈물로 넷플 본사에 가서 피치 좀 잘해보면 안될까 싶네요. 하하;; 


완성도는 충분히 갖췄으니 혹시 아직 못보신 분들은 속편 제작을 응원하는 마음으로 VOD 결재로 다들 한 번씩 봐주세요. 스트리밍 시리즈로 가즈아~

    • 나름 공들여 잘 만든 애니인데 이 정도 밖에 반향을 못 끄는 것은 K반도국과 그 국민들이 더 이상 문화적 쾌락을 즐길 여력이 없는 상황이라는 반증 아닌가 싶기도 하고, 섬나라나 미국에서는 옛날 흥행작들 리메이크들 꺼내와서 소위 '예토전생'시켜도 잘 팔리거나 하고, 또 동시에 굳이 만들 필요 없는 (디즈니) 애니메이션의 실사영화들을 만들어 극장에 걸 수도 있다는 것을 생각하면 우리 쪽이 더 안 좋은 상황이라고 할 수도 있고 우리 쪽이 아동용 CG애니와 20대용 연애물 드라마 이외엔 투자도 뭣도 없는 것 아닌가 싶기도 할 지경이네요. 


      사실 이 애니도 주역급은 '퇴마(물리)'가 좀 강조되어 있어서, 다양한 술을 쓰는 건 호법들 일부 정도라는 생각도 들기도 하고요. ㅎㅎㅎ 어쨋든 아쉬운 부분은 있어도 나름 더 평가 받고 더 흥행했어도 좋았을 것 같다고 생각합니다. 


      :DAIN_EOM.



      • 뭐 다른 드라마들은 많이 흥하는 걸 보면 문화 자체를 즐기지 못한다기 보다는 한국 영화들이 작품에 대한 평이나 흥행면에서 이래저래 암흑기인 것 같고 그중에서도 국산 애니메이션은 안된다는 선입견이 여전히 강한 부분도 크지 않나 싶습니다. 이 작품도 그렇게 입소문은 좋았는데도 결국 올드 원작팬들이나 소수 관심있는 애니팬들만 봐서 50만 들었으니...

    • 그래도 50만 흥행은 사람들 예상보단 훨씬 잘 됐던 거라... ㅋㅋ 속편이 나온다니 다행이긴 한데, 말씀대로 이야기 분량이 있으니 시즌제 시리즈로 만들어지는 게 최선 같은데 말입니다. 넷플릭스는 '러브, 데스 + 로봇' 만들 예산의 1/10만 빼서 퇴마록을 만들어달라! 만들어달라!!! ㅠㅜ

      • 제가 예상한대로 2편에서 승희 합류하고 3편에서 초치검급 큰 사건으로 마무리하면 대충 삼부작 각은 나오는데 극장판 애니, 특히 국내 여러가지 제작환경을 생각하면 시간이 너무 오래 걸리니깐 말이죠. ㅠㅠ 




        네 주인공간의 케미를 영상화로 제대로 오래 즐기고 싶은 마음에서라도 꼭 시리즈화가 됐으면 좋겠습니다.

    • 극장에는 제가 못 가서 아쉬웠는데 ott에 풀린 걸 보니 반가웠어요. 영화는 예전에 나왔지만 결과물이 그렇게 좋은 평가를 받지는 못했으나 애니는 잘 나온 듯 해서 괜히 기분이 좋아요. 전 책을 전부 읽을만큼의 팬이 아닌데도요. 유독 무서웠던 편을 읽고 그 후로 또 그런 게 나올까봐 쫄려서 손을 못 댔거든요. 그 특유의 흡입력 있는 상황 묘사를 애니메이션으로 어떻게 그려냈을지 이번 주말에 보겠습니다. 말씀처럼 시리즈로 가도 좋고 속편이라도 나올 수 있게요.
      • 제작진이 인터뷰에서 주로 쓰는 표현인 '에피타이저'에 불과하다는 것만 미리 유념하시면 만족스럽게 감상하실 것 같습니다. 재밌게 보시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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