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티빙바낭] 알쏭달쏭 좋다가 말다가... '폴링' 잡담입니다
- 2014년작입니다. 런닝 타임은 1시간 42분. 스포일러는 마지막에 흰 글자로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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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락스타 이야기는 당연히 아닐 겁니다. ㅋㅋ)
- 정확한 연도는 안 나왔던 것 같은데, 대략 1960년대 후반의 영국이고 여자 고등학교에요. 친구들보다 조숙하고 카리스마 있으며 특히 성적 호기심에 불타고 있는 애비, 아빠는 없고 엄마와의 관계가 최악이며 매사에 반항, 저항심에 불타오르는 리디아. 이 둘이 주인공... 이라 할 수 있겠습니다. 왜 이렇게 애매하게 말을 하냐면, 애비는 영화가 시작되고 30분이 되기 전에 임신을 하고, 자꾸 픽픽 쓰러지다가 결국 돌연사 해버리거든요.
문제는 그 후입니다. 그 다음 날쯤에 리디아가 갑자기 애비가 죽던 모습과 똑같이 쓰러져 기절을 해요. 본인은 어떻게 된 일인지 기억이 안 난다는데, 잠시 후엔 다른 친구 하나가. 다음 날엔 또 다른 친구가. 자꾸만 픽픽 쓰러져 기절하고 이게 점점 규모가 커지다가 급기야는 젊은 여교사까지도 덩달아 쓰러지고 기절을 합니다. 당연히 학교는 난리가 나지만 그냥 집단 히스테리 발작 or 관심 받고자 하는 쑈라며 학생들을 더욱 압박하는 방식으로 해결하려 하고, 학생들은 당연히 그런 게 아니라며 거세게 저항을 하고. 이렇게 그 학교는 광기에 휩싸이는 가운데... 어쨌든 이게 대체 어떻게 된 일일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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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래서 투톱... 인 척 하지만 사실 메이지 윌리엄스 원톱 영화입니다. 이 분은 이때 이미 '왕좌의 게임'으로 유명해진 후였죠. 플로렌스 퓨는 듣보 신인이었구요. 허허.)
- 새로 올라온 영화들을 하나 하나 눌러 보다가 시놉시스를 보고 '와. 이거 딱 여고괴담 스타일이잖아?' 하고 다짜고짜 틀었습니다만. 틀고 나서 보니 플로렌스 퓨가 나오네요? 허허. 심지어 이게 데뷔작이랍니다. 배우 나이도 10대였을 때구요. 그리고 진짜 주인공인 리디아 역을 맡은 건 메이지 윌리엄스. 또 아주 유명한 분이죠. 게다가 한참 후에 나오는 분 하나도 너무 낯이 익어서 확인해 보니 모피드 클락이에요!! 허허허. 그래서 우왕 이게 웬 떡이냐~ 라며 즐겁게 감상을 시작했는데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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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측의 흰 상의 입은 젊은 분이 모피드 클락. 너무 젊고 곱고 정상인(...)으로 나와서 한참을 못 알아봤어요. ㅋㅋㅋㅋ)
- 그냥 단순 무식하게 말하자면 '깔끔하게 잘 만든 영화는 아닙니다'. ㅋㅋㅋ
분명히 의도적인 부분이 크기는 해요. 10대 소녀들의 불타는 열정과 혼란, 광기를 표현하기 위해 의도적으로 개연성 대충 생략하고 감성 터지는 장면들, 은유를 듬뿍 담은 (그래서 보는 순간엔 뭔지 모를;) 상징적인 장면들... 이런 걸 계속 이어 붙이는 식으로 흘러가는데, 음. 뭐랄까요. 이렇게 감성 위주로, '혼돈'을 주제로 잡아서 흘러가는 이야기라고 해도 보면서 자연스럽게 따라갈 수 있는 어떤 선을 만들어 줄 순 있지 않겠습니까.
근데 이 영화는 그런 게 약해요. 그래서 보는 내내 덜컹거리는 느낌이 들고. 심지어 앞과 뒤에 붙은 장면들이 서로를 깎아 먹는 식의 전개도 자주 보이고. 뭐 그렇습니다. 뭣보다 미스테리가 거의 다 죽어 버리는 느낌이었어요. 아주 현실적인 배경과 캐릭터들이 나오는 이야기에서 초현실적인 일들이 계속해서 벌어지고 있으니 이게 참 신기하고 또 어떻게 된 일인지 궁금해 해야 하는데 영화를 보다 보면 '아. 왠지 그런 거 하나도 안 중요한 영화인 것 같아' 라는 생각이 계속 들어 버리니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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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스테리, 호러가 될 수 있는 모든 것을 갖추고서 그 쪽으로는 전혀 신경을 안 쓰는 영화라는 거.)
- 근데 다 보고 나서 영화에 대한 정보를 좀 찾아보니... 납득이 가는 부분이 또 꽤 있었습니다.
일단 이게 어처구니 없게도 실화 바탕 이야기입니다. 중요한 뼈대는 거의 그대로 가져와서 재조립했기 때문에 그 사건의 요약만 읽어보면 되게 충실하게 옮긴 이야기 같은 느낌이 들구요. (물론 개별 캐릭터들의 디테일은 대체로 창작인 듯 합니다만. ㅋㅋ)
또 영화 속에서 무의미하게 분위기 잡는 줄 알고 대충 넘어갔던 장면들 중 상당수가 그 사건에 대한 세상 사람들의 해석과 추측을 담고 있는 거였어요. 예를 들어 쟤는 왜 자꾸 벽을 잡아 뜯는 건데? 저게 로맨틱인가? 했던 게 알고 보니 아주 과학적인 원인 추정을 보여주는 거였던... ㅋㅋ
그리고 감독님이 사실 본업은 다큐멘터리 감독이래요. 그 쪽으로 꽤 인정 받는 분이 만든 극영화였고. 그래서 대충 열정과 광기로 미쳐 날뛰는 줄 알았던 이야기 속에 실제 사건의 디테일과 그에 대한 전문가들의 해석, 추측 같은 게 알알이 박혀 있었던 거죠. 물론 극중에선 그렇게 상냥하게 설명을 안 해주기 때문에 관객이 스스로 알아 먹어야 한다는 문제가 있긴 하지만, 뭐 그랬습니다.
그래서 저처럼 해당 사건에 대한 지식이 전무한 사람 입장에선 뭐랄까... 보는 동안엔 개연성, 흐름 다 날려 먹으면서 인상적인 장면들로 승부하는 영화. 라는 생각을 1차적으로 하게 되기 쉽지만. 다 보고 나서 공부(...)를 좀 해 보면 또 다른 영화가 되고. 이런 느낌이었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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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략 '여고괴담 두 번째 이야기'의 클라이막스가 생각나는 장면이었네요. 아마도 그걸 보고 영향 받은 게 아니었을까? 했는데 이것도 현실 사건이었다니 할 말이... ㅋㅋ)
- 억압 받는 여성들에 대한 이야기입니다. 특히 성적으로요.
이 영화에 나오는 본인 이름과 역할이란 게 존재하는 등장 인물들 중에 남자는 단 한 명 뿐이고 그 외의 모든 등장 인물들이 싹 다 여자에요. 화면에 비치는 남자 조차 없습니다. 그리고 이 사람들끼리 억압하는 자, 억압 받는 자, 비난하는 자, 비난 받는 자... 등등의 역할을 나눠서 런닝 타임 내내 지지고 볶고 합니다만. 결국엔 그 수많은 여성 캐릭터들이 다 각자 조금씩 다른 사연으로 억압 받고 고통 받다가 그 모양 그 꼴이 되었다... 라는 게 밝혀지는 식으로 흘러갑니다.
그러니까 60년대에 있었다는 그 집단 실신 사건을 토대로 삼아서 그 시절 영국 여성들이 겪어야 했던, 그리고 현대의 여성들 또한 완전히 벗어던지지 못한 그런 사회적 억압을 드러내고 비판하는 이야기가 되겠는데요. 다큐멘터리 전문 감독님답게 각각 캐릭터들에 설정된 디테일들이 꽤 적절하고 자연스러워서 다 보고 나면 고개를 끄덕이며 공감할만한 무언가를 느끼게 돼요. 다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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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캐릭터 같은 경우에도 참으로 우울하면서도 드라마틱한 사연을 보여주는데, 빌드업이 거의 안 되어 있어서 나중에 그 사연이 드러나도 그냥 '아 그랬던 거구나'라는 정도 느낌에 그칩니다.)
- 이미 위에서 이야기했듯이. 그것들이 또 그렇게 잘 얽혀서 하나의 이야기로 잘 흘러가느냐... 면 별로 그렇지 않다는 게 문제입니다.
그냥 영화가 전체적으로 계속 그래요. 말하자면 전체보다 부분 부분이 훨씬 좋은 영화였습니다. 어떤 장면, 어떤 설정, 어떤 전개, 어떤 음악이나 그림... 등등이 참 좋은 게 많은데 그게 하나로 잘 엮여 있지 않아서 말입니다.
다만 이 '잘 엮여 있지 않다' 라는 평가는 그냥 제 기준으로 그런 거라고 생각하시면 됩니다. 사실 제가 미쳐 날뛰는 사춘기 소녀 감성에 대해서 뭘 알겠습니까. 맨날 그런 걸 보면서 살긴 하지만 제가 겪어 본 적은 없죠. 제가 '행잉록에서의 소풍'도 좋아하고 '천상의 피조물들'도 좋아하고 '여고괴담 두 번째 이야기'도 좋아하고 그런 사람이긴 합니다만. 이런 영화 속에서 표현되는 그런 어리고 젊은 여성 캐릭터들의 감정을 제대로 이해해서 좋아하는 건 아니니까요. 그냥 재밌었으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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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쨌든 이 중에 좋아하는 배우 있으시면 보시면 됩니다. 라는 단순 무식한 결론입니다. ㅋㅋ)
- 그래서 대충 결론은 내자면요.
플로렌스 퓨, 메이지 윌리엄스를 좋아하시면 그냥 보시면 됩니다. 둘 다 잘 하구요. 특히 플로렌스 퓨는 출연 분량이 30분 정도 밖에 안 되는데도 참 존재감 확실하고. 또 결정적으로 아주 풋풋한 비주얼로 나와서 신선한 느낌이 듭니다. ㅋㅋ 팬이라면 꼭 보셔야죠.
그리고 여성 서사를 좋아하는 분들이라면 한 번 틀어 보실만 해요. 분명히 각 잡고 진지하게 쓰여진 여성 중심 이야기이고 잘 와닿는 부분도 많습니다.
다만 뭔가 좀 논리적으로 개연성 챙겨가며 흘러가는 이야기를 원하신다든가, 깔끔하게 맺어지는 이야기를 좋아하신다든가... 하면 피하시구요. 미스테리 내지는 호러의 탈을 쓰고 있지만 그쪽으로의 재미 같은 건 아예 없다고 보셔도 됩니다. ㅋㅋ 정신 산란하고 혼란스러운 아트하우스 영화에 가까워요.
그리하여 전 솔직히 별로 재미 없게 봤습니다만. 보고 나서 이것저것 검색해 보면서 오히려 재미를 찾고, 뭐 그랬습니다. 최종적인 인상은 좋게 남았지만 여전히 '재밌는 영화'라고 생각하진 않아요. 그러합니다. 끄읕.
+ 스포일러 구간입니다.
임신한 쪽의 이름이 애비. 집안 사정이나 환경 같은 건 전혀 안 나와요. 자기가 다른 동급생들보다 성숙하고 잘 났다는 생각을 사방으로 뿜뿜하고 다니지만 타고난 매력과 카리스마 같은 게 있어서 오히려 인기는 있는 편이고. 우울 소녀 리디아와는 연인에 가까운 관계입니다. 둘 다 서로를 그렇게 생각하고 학교에서도 늘상 사방에 티를 내고 다니는데요. 다만 애비의 강력한 성적 호기심 때문에 깊은 관계가 아닌 남자애의 애를 임신해 버립니다. 그러고는 이걸 어떻게 중절을 할 것인가, 뭐 이런 논의를 아주 태연하게 둘이서 진행을 하는데요. 그 과정에서 어쩌다 애비가 리디아의 오빠와 섹스를 합니다. 그것도 셋이 있다가 갑자기 둘이 격한 스킨십을 시작하면서 리디아를 내보내고 그래 버리니 리디아는 더욱 더 열받겠죠. 이것 때문에 리디아와의 관계도 좀 어색해집니다만. 그래도 '나에겐 너밖에 없다'는 애비의 한 마디에 리디아는 다시 홀라당 돌아가서 앞으로의 대책을 세우는데... 계속해서 '몸이 너무 안 좋아'라는 말을 반복하던 애비가 학교 복도에서 코피를 흘리며 픽 쓰러지고. 경련을 일으키다 그대로 숨집니다.
이후는 위에도 적었듯이, 세상 설움과 슬픔이 폭발하던 리디아가 가장 먼저 애비가 죽을 때와 똑같은 폼으로 쓰러져요. 그리고 다른 친구가 또 쓰러지고 또 쓰러지고... 하는데요. 이렇게 쓰러지는 현상을 체험한 학생들은 오히려 이런 경험에 자부심을 갖고 서로 똘똘 뭉치게 됩니다. 우리는 모두 같아. 우리는 애비의 무언가를 이어 받은 거야. 어른들은 이걸 몰라, 학교는 우릴 몰라 등등등. 그러다 급기야는 전교생이 다 모인 자리에서, 외부에서 불러 온 강사를 앞에 두고서 수십 명의 학생들이 미소를 짓고 실신하는 희한한 퍼포먼스(...)가 벌어지게 됩니다. 이 사건은 화제가 되어 언론에도 보도가 되겠고, 쓰러진 학생들은 모두 병원에 입원해서 의사들에게 검사를 받아요. 그리고 그 결론은...
응. 니들 다 멀쩡해. 그냥 집단 히스테리일 거야. 였습니다.
당연히 쓰러짐의 주역들은 한 자리에 모여 세상에 대한 불만을 토하며 결속을 다지는데요. 이때 리디아가 남들에게 조언을 한답시고 '내가 니들보다 한 단계 높은 체험을 해봐서 하는 얘긴데' 라고 말을 꺼내자 다른 애들이 불만을 품죠. 특히 애비가 죽은 후로 리디아 다음으로 열심히 실신하며 애비의 위치를 대신하려는 듯 했던 학생이 매우 격렬하게 반응하며 '넌 가짜로 쓰러지는 거잖아! 나는 진짜라고!' 라는 말을 하네요. 이때 이 말을 듣는 리디아의 표정이 좀 애매하구요. 어쨌든 쓰러짐 학생들의 유대는 이 날의 날선 대화로 파탄이 나고. 은근슬쩍 이들은 잘 안 쓰러지는 아이들이 되어 학교의 질서에 편입됩니다만. 이런 모습을 보고 매우 열 받아서 더 세게 반항을 하던 리디아는 학교에서 잘려 버리고 맙니다.
그러고 집에 돌아온 리디아는 집에서 빈둥거리던 백수 오빠에게 위로를 받아요. 근데... 이 백수 오빠가 애비와 마지막으로 성관계를 가졌던 사람이란 말입니다? 그래서 죽기 전에 애비가 말하던 '의식이 사라져 버리고 마치 죽음을 체험하는 기분' 이라는 오르가즘을 체험하고 싶었던 리디아는 오빠에게 들이대고, 또 이 오빠놈은 그걸 받아들이면서 둘이... 섹스를 합니다(...) 그리고 그 섹스가 끝나기 직전 쯤에 뒤늦게, 영화 내내 리디아를 외면하고 곁에서 밀어내던, 그리고 집 밖으로 한 발짝도 안 나가는 광장 공포증 환자였던 엄마가 쳐들어와서 야 이 짐승 같은 것들으아아아아!!! 하며 오빠를 두들겨 패 떼어내고는 칼로 협박해서 집 밖으로 내쫓아요. 그러고는 리디아도 혼을 내는데, 리디아는 '엄마는 내가 엄마 뱃속에 있을 때부터 미워했잖아!!!' 라면서 갑자기 일생 동안 맺혔던 한을 풀려 하네요. 대체 내 아빠는 어딨는데? 아마 이런 엄마를 못 견뎌서 도망갔겠지? 흥!! 이러는데...
이때 엄마가 얼떨결에 입 밖으로 내 버리고 후회하는 이 모든 사단의 진실은요. 엄마는 리디아가 아빠라고 알고 있던 남자와 결혼해서 애를 낳았습니다. 그게 방금 전까지 리디아와 섹스하고 있던 백수놈이었구요. 그러고 잘 살고 있었는데, 어느 날 누군지도 모를 썩을 놈에게 엄마가 성폭행을 당한 거에요. 그리고 임신을 했고, 이 상황을 못 견디고 남편은 도망가 버렸고. 혼자 남은 엄마는 그대로 리디아를 낳아서 키우고 있었다는 거죠. 그런데 리디아가 크면 클 수록 '그 놈의 자식이다' 라는 게 더 팍팍 느껴져서 엄마는 뭐 이러저러 했던 것이고... 그랬습니다.
근데 이 이야기를 다 듣고 나서도 리디아는 엄마 생각은 안 하고 자기 혼자 신나서, '아 그래서 그랬구나~ 으하하하!' 이런 식으로 집 밖으로 뛰쳐나가 생전에 애비가 좋아했던 거대한 나무 위로 마구 올라갑니다. 가서 자기 인생이 어떻고 삶이 어떻고 죽음이 어떻고... 난리를 치는데. 이때 리디아가 위험하다고 생각한 엄마가 리디아 인생 처음으로 집 밖으로 뛰쳐 나가 리디아를 마주해요. 그래서 제발 내려오라고 애원을 하지만 리디아는 끝까지 뭐라뭐라 샤우팅을 하다가 미끄러진 건지 스스로 뛰어 내린 건지 알 수 없게 애매한 추락을 하고, 나무 아래 흐르던 냇물로 떨어집니다. 엄마는 달려가서 리디아를 안고 제발 죽지 말라고 오열을 하는데, 그때 애비가 생전에 좋아하던 시구절을 읊는 장면이 잠깐 나오고, 리디아는 깨어납니다. 그래서 서로 부둥켜 안고 오열하는 모녀를 보여주며 엔딩이에요.
++ 실제 사건에 대해서는 대체로 '집단 히스테리의 전염'이라는 게 주된 해석인 듯 한데요. 영화를 보면 애비의 습관 중 하나가 얇고 허약한 벽을 자꾸 쥐어 뜯는 거였습니다. 이게 알고 보니 '납, 혹은 석면 중독으로 인한 증상일 수도 있다'라는 과학자들의 추정을 반영한 거였더라구요. 사실 다른 실신은 그렇다 쳐도 애비가 갑자기 죽어 버린 건 이런 쪽으로 원인을 찾아야만 설명이 가능하겠죠.
그리고 영화가 자꾸만 리디아의 실신이 사실은 연기일 수 있다는 아주 희미한 뉘앙스를 풍기기도 합니다. 전 리디아는 처음부터 그냥 연기였을 거라고 생각했어요. 굳이 자신이 목격한 애비가 죽을 때의 모습과 똑같은 자세로 쓰러지는 것도 그렇고, 애가 가만 보면 관심과 인정 욕구에 아주 활화산처럼 불타는 애거든요. 막판에 다른 친구에게 '넌 가짜 실신이잖아!'라는 공격을 받았을 때 제대로 받아치지도 못합니다. ㅋㅋ
참고로 선생들 중에서도 딱 한 명의 젊은 교사가 실신을 체험하는데, 이 사람의 경우엔 그 실신으로 인해 임신 사실을 알게 되고 학교에서 잘립니다. 그러니까 임신 & 스트레스가 원인일 수 있다는 거죠.
마지막으로 극중에서 아마도 인도계로 보이는 학생 한 명은 유독 전혀 실신하지 않고 멀쩡한데요, 극중에서 아주 이성적이고 차분한 아이로 나와서 그랬겠거니... 했는데 실제 사건에서도 타인종 학생 한 명이 한 번도 실신하지 않고 멀쩡히 살았다고 합니다. 사실 반영이었어... ㅋㅋ
플로렌스 퓨의 팬인데 데뷔작이라서 궁금했는데 이런 거였군요. 여자아이들이 집단으로 기절하는 이야기를 들었을 때 떠오른 것은 아서 밀러의 희곡을 영화화한 '크루서블'이었는데요. 마녀사냥 시기는 아니지만 1960년대가 배경이라면 실화라도 가능한 이야기일 것 같습니다. 데뷔작을 봐야 할 것 같지만 플로렌스 퓨가 워낙 다작 배우라 아직 못 본 영화가 많아 순위가 밀리는군요;;;
영화 보고 나서 이런저런 리뷰들 찾아보니 말씀대로 '크루서블' 언급이나 마녀 사냥 이야기 하는 사람들도 많더라구요. 감독님이 이런 소재 쪽에 관심이 많은 분이라서 그런지 떡밥들을 참 풍성하게 종합해서 잘 풀어 놓았구나... 라는 생각을 했습니다.
팬이시라면 보시는 게 좋겠지만 어차피 금방 어디로 사라질 것도 아니니 그냥 천천히 보셔도 좋을 듯 합니다. ㅋㅋ 근데 되게 귀엽게 나오긴 해요. 캐릭터는 귀여운 캐릭터는 아닌데 요즘 비주얼이 익숙한 제겐 너무 앳되어 보이셔서 그만... ㅋㅋㅋ
플로렌스 퓨가 나오면, 왠지 영화가 다부지고 튼실할 것 같은 신뢰성이 듭니다. 썬더볼츠가 비록 최근 마블작이라도, 퓨 때문에 볼려고 했는데, 그러지 못했네요.
사실 출연작 중에 그저 그런 작품도 적지 않지만 그냥 배우 이미지가 되게 견실한 느낌이죠. 그러니까 영화도 비슷할 거야!! 라는 식으로... ㅋㅋ
이것저것 떡밥들이 잔뜩 널려 있어서 해당 주제에 관심과 지식이 많은 분들은 그냥 그것들만 하나씩 하나씩 주워 먹어도 알차고 보람찬 시간 보낼 수 있겠다 싶었습니다.
근데 플로렌스 퓨는 30분 밖에 안 나온다는 거!! 하하하.
저 두 배우는 다르게 생겼는데도 이상하게 이미지가 비슷한 거 같습니다.
모르던 영화인데 집단 실신이라니 아주 신기하고 궁금하기도 합니다만 영화적 재미는 크게 없나 봅니다. 그런 영화 있죠. 부분부분은 좋은데 전체적으로는 좋은지 모르겄다 싶은...기억해 두겠습니다.
사실 제가 '왕좌의 게임'을 안 봐서 제게 메이지 윌리엄스의 대표작은 '엑스맨: 뉴 뮤턴트'였는데요. ㅋㅋ 이 영화를 보니 그렇게 어려서 확 뜰만큼 연기 잘 하는구나... 라는 걸 알겠더라구요.
본문에도 적었듯이 제게는 뭔가 산만하고 오락가락하는 느낌이 강했는데요, 찾아보니 또 이 영화의 감정 흐름에 매혹되었다는 평들이 훨씬 많아서 '그냥 내 취향이 아니었던 겐가!!' 라는 생각도 하고 있고 그렇습니다. ㅋㅋ 다른 분들 소감도 궁금한데 보신 분이 없는 듯 하여 슬프네요...
그러니까 본문에도 적었듯이 부분 부분 보면 꽤 좋은데 말입니다... ㅋㅋㅋㅋ
옛날식 나이 기준으론 이미 10대가 되었답니다. (세월!!! ㅠㅜ)
사춘기까진 아닌데 이제 슬슬 소녀들의 '마음의 전쟁터' 세월이 시작된 것 같아서 짠하기도 하고 그래요. 10대 여학생들의 사회 생활이란 참... 어렵습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