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왓챠바낭] 아, 이제 이런 영화는 힘이 드네요. '더 커티지' 잡담입니다

 - 2008년작입니다. 런닝 타임은 1시간 32분. 스포일러는 못 적습니다. 잘 시간이에요... ㅋ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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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피칠갑 호러 코미디라는 영화의 정체성을 잘 반영... 함과 동시에 많이 저렴해 보이는 포스터네요. 아래 제목 타이포가 좀 에러인 듯.)



 - 설사 자원 봉사라고 해도 이러면 안 되는 거야. 라는 수준의 자막 덕에 영화가 시작되고 30여분이 지나서야 알게 되는 사실이지만 데이빗과 피터 '형제'가 한 밤중에 차를 몰고 외딴 산골 오두막에 도착합니다. 뭔가 되게 나쁜 짓을 저지르는 중인 것 같은데 둘 다 이런 일은 처음임은 물론이고 참 이런 일에 안 어울리는 놈들이라 아무 일 없이 자기들끼리 긴장하고 소리 치고 화 내고 욕 하고 난리를 치다가... 보니깐 유괴로군요. 데이빗이 일하는 클럽 단골인 부잣집 딸을 유괴해서 몸값을 요구하고 있어요. 물론 이 양반들 계획은 '이 정도 돈은 아무 것도 아닌 갑부에다가 나쁜 놈이니까, 우린 저 여자 전혀 안 다치게 하고 돌려 보낼 거니까 괜찮아'라는 식으로 나이브하구요.


 하지만 유괴해 온 여자, 트레이시가 참으로 말도 못하게 거칠고 살벌하고 입도 걸쭉하며 아예 겁이 없는 존재라서 이 형제의 계획은 꼬여만 가고. 그러는 와중에 마주친 이 오두막 인근에 사는 노인네들이 영 이상하고 불길한 얘길 합니다. 집에 들어가서 문 꼭 걸어 잠그고 절대 돌아다니지 말아라. 왜냐면 이 영화의 장르가 코믹 '호러' 니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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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보 아니면 미친 놈... 이라는 식의 극단적인 캐릭터들을 엮어서 '과한 개그'를 내내 펼칩니다만, 배우들이 잘 소화해줘서 즐길만 했구요.)



 - 어차피 왓챠의 시놉시스만 읽어도 알 수 있는 부분이니까 스포일러는 아니겠거니... 하고 말하자면, '황혼에서 새벽까지'와 대략 비슷한 게임을 하는 이야기입니다. 거칠고 코믹한 범죄 스릴러로 시작해서 장르 호러의 길로 한 번 뒤틀어준 다음에 그쪽 길로 열심히 달려서 장렬한 결말을 맞이하는 거죠. 이 영화의 경우엔 후반부의 장르는 '텍사스 전기톱 살인마' 류의 스플래터 호러가 됩니다. 왜 미국 호러에 단골로 등장하는 정체불명 괴물 같은 시골 살인마 있잖아요. 외딴 곳에 살면서 그 집에 들어가 보면 온통... 뭐 그런 이야기요.


 전반부의 코믹 범죄 스릴러 파트는... 좀 거칠거칠한 느낌이 강하고 사람들이 너무 악을 써대긴 해도 괜찮게 봤습니다. 등장 인물들이 하나 같이 다 상상 이상의 바보들이어서 벌어지는 덤 앤 더머스런 개그인데요. 그냥 이런 개그를 워낙 오랜만에 봐서 그런 것도 있겠고, 배우들이 참 잘 살려줘서 나름 낄낄거리면서 즐겁게 봤어요. 문제는 후반부를 장식할 스플래터 호러(이면서 역시 개그) 파트였는데요...


 이 파트도 아주 못 만들었다고 하긴 좀 그렇습니다. 어차피 만든 사람들도 이걸로 무슨 우주 명작을 남길 생각은 아니었을 테니까, 대충 좀 거칠어도 나름 긴장감도 있고 고어쇼도 적당히 잘 해주는 준수한 B급 호러 영화 정도는 돼요. 하지만 제게 문제였던 건... 이 쪽으로 장르가 전환되는 순간부터 영화에 그냥 스토리가 없어집니다. 계속 쫓고 쫓기면서 사방에 신체의 일부와 피를 뿌려대다가 끝이 나요. 그래도 전반부까진 '저 바보들이 대체 어떻게 일을 더 망쳐갈까 ㅋㅋㅋ' 라는 식의 기대라도 있었는데 후반부는 그런 것도 없고 정말 신체 훼손으로 식겁하게 만들다가 썩은 개그를 펼치다가 그냥 끝이 나 버리더라구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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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분, 원조 핀헤드께서 뙇! 하고 등장하실 때까지만 해도 후반부에 나름 기대가 있었는데 그 기대에 영 못 미쳐서 아쉬웠구요.)



 - 그리고 글 제목 말이죠. 아 저는 정말 이제 고어씬으로 개그하는 건 견디기가 쉽지 않더라구요. 그렇게 호러만 봐 대고 있고 또 그 중엔 정말 보기 부담스러운 고어씬이 나오는 영화들도 많습니다만. 그걸 이렇게 하찮게 대하며 농담거리로 삼는 건 이제 거부감이 들어서 재미가 없습니다. 

 또 영화가 캐릭터들을 대하는 태도도 말이죠. 아니 뭐 애초에 한심하고 멍청한 데다가 매우 강력한 범죄까지 저지르는 인간들이긴 하지만 그래도 어차피 영화니까, 보다 보면 그 한심함 속에 아주 조금은 걱정도 하게 되고 그럴 수 밖에 없는 것인데요. 정작 영화는 자기가 품고 있는 캐릭터들에게 정말 아무 애정도 배려도 없더란 말입니다. 그래서 다 보고 나니 기분도 별로고... 하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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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골룸님을 비롯해서 배우들은 정말 잘 했고 또 특정 취향 관객들에겐 꽤 재밌는 영화일 수 있겠다 싶었지만... 그게 저는 아니더라구요.)



 - 확인해 보니 한국엔 '맨 프롬 헬'이라는 스포일러 제목으로 vod 서비스 되고 있는 'Bull'이라는 영화를 쓰고 연출했던 감독의 영화던데. 알고 보니 좀 비슷한 구석이 있긴 합니다. 거칠지만 또 그만큼 거침 없는 전개에 나름 좋은 점이 있어서 볼만은 한데 칭찬하거나 남에게 추천 해주긴 영 애매한 완성도의... ㅋㅋ

 하지만 이런 사지절단 호러에 개그를 접목하는 건 옛날 옛적부터 B급 영화들 쪽에선 거의 전통적이라고 할만큼 역사가 깊고 또 이런 영화를 찾아 즐기는 팬들도 많긴 하죠. 찾아보니 비평이든 관객 평가든 간에 꽤 준수한 반응이던데, 그 쪽에 태클을 걸 생각은 없지만 저를 위한 작품은 아니었어요.

 이제 전 이런 영화는 즐겁게 보질 못하겠다는 거. 그래서 슬프네요. 젊었을 때 봤다면 그냥 낄낄 웃고 끝냈을 텐데 말이에요. ㅋㅋㅋ 이러다 한 10년 정도 더 나이 먹으면 초건전 드라마 장르만 보고 있는 게 아닐까 하는 뻘 걱정을 하며 마무리합니다.




 + 서두에서 이미 언급했지만 자막 수준이 정말 끔찍합니다. 예를 들자면 I can't do it! 을 '나는 그것을 할 수 없다' 라고 적어 버리는 수준인데요. 웃기는 건 그렇게 정직한 옛날 한국 영어 교재 스타일로 적어 버리니 원래 문장이 짐작이 되며 이해는 할 수 있더라는 거(...)



 ++ 핀헤드님을 본 김에 검색해 보니 '헬레이저' 후속작 기획은 영화든 드라마든 싹 다 암흑 속으로 사라져 버린 모양이군요. 2022년 리부트가 그렇게 훌륭한 영화는 아니었어도 나름 원조의 정체성은 잘 재현해서 뒷 이야기를 기대했었는데요. 음...

    • 글을 보면 저도 좋아할 거 같은 소재인데 후반부가 망이라니 어차피 안 볼 거지만 아쉽네요ㅎㅎ

      저도 요즘 너무 건전한 것만 보고 있어서 이러다 너무 얌전해지는거 아닐까 하는 걱정을 합니다ㅋㅋ 오늘 저녁엔 다른 시리즈 좀 찾아야겠어요
      • 정확히 말하면 후반부가 망이라기 보단 제 취향이 아니었던 것 같습니다. 전반부에 캐릭터 코미디 잘 쌓아놨는데 후반부엔 너무 B급 고어물로 달려 버려서 캐릭터가 아까워지더라구요...




        왜요 요즘 같은 시국에 건전한 드라마들 보는 거 괜찮다고 봅니다. 현실 스트레스가 너무 빡세잖아요. ㅋㅋ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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