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산강시권

1979년 유가량 감독작품
셀레스철 복원판 기준 101분
중국어 제목만으로는 알수 없지만 영어로는 [spiritual boxer II]... 그니까 [신타]의 속편입니다. 제작당시의 제목은 [신타소자]였다고 해요.
전작과의 연결점이라고는 주연배우가 같고 도교주술을 소재로 하고있다는 것 뿐이지만요. 그니까 대충 홍금보가 80년대에 [귀타귀]에서 [강시선생] 사이에 냈던 도교주술 연작들과 비슷한 흐름이라고 볼수 있지않나 같고.... 홍금보가 [귀타귀]에서 [강시선생]까지의 연작 영화들을 만드는데 두편의 [신타] 연작이 중요한 참고자료가 되었다고 하는 것도 같고....
[신타]는 유가량의 감독 데뷰작이었습니다. '신타'라고 하면, 의화단이 믿었다는 그겁니다. 신내림 받아서 금강불괴가 될 수 있다는 거. 의화단원들이 서양 군대의 총에 몸으로 맞서면서 그게 다 헛소리란 걸 본인들이 직접 증명했고요. 영화 역시 신타 따위 사기일 뿐이라는 그런 내용이었는데... 속편에 와선 태도가 달라졌습니다. 이번엔 제목 그대로 소재가 강시인데, 미신에 대해 냉소적이었던 전작과 달리 여기선 강시가 진짜로 있다는 걸 전제로 이야기가 진행됩니다. 대신에 앞부분에 면피성 문구를 붙였어요. '그냥 옛날사람들은 이런 것도 믿었다고 하는 이야기니까 관객 여러분이 진짜라고 믿든 말든 그건 알아서 하시고...'라고...ㅎㅎ
[신타]는 쿵후 코미디 장르에선 선구적인 작품이고 이소룡이 사망한 후 한동안 침체되어있었던 쿵후영화 장르가 다시 불붙는데 큰 역할을 한 영화라고 해요.(국내엔 소개가 안되서 전혀 알려지지 못했지만...) 글구 [신타]의 영향을 받아 오사원이 [사형도수]와 [취권]을 제작했다고 하죠.(비교해보면 비슷한 구석이 꽤 있어요.)
근데 그 속편인 [신타소자]는 [취권]의 붐을 타고 나온 아류작입니다. 아니, 따지고 보면 [신타]가 진짜 원조인 건데... [취권]이 워낙에 거하게 해버려서 말입니다. 결국 천하의 유가량조차도 그 흐름에 떠밀리지 않을수 없었더라는 거죠.
그 흐름 속에 뭔가 괴상한 권법을 만들어 내는 유행도 있었죠. 온갖 동물 이름은 기본이고... 잠자는 권법, 춤추는 권법, 웃는 권법... 뭐 희한한 말도 안되는 권법들이 많이 나왔더랬는데 여기선 옙, 강시권법이 등장합니다. 강시의 '뻣뻣함'을 모티브로 한 권법.
아마도 유가량으로선 별로 내키지 않았을 것 같습니다. 원래 전통주의자고 무술에 관해선 상당히 고지식한 양반이라 성룡의 액션을 보고도 저건 무술이 아니라고 디스하던 분이었다고 하니... 강시권법 같은 걸 만들어내야 하는 처지가 되어 자괴감이 들었을지도.... 그치만 뭐 쇼부라다스에서 감독의 위치는 위에서 시키면 해야하는 직원 처지였다고 하니까요.
성룡영화 말고도 이 영화가 나오는데 영향을 끼쳤다고 볼 수 있는 영화가 또 있는데, 곽남굉이 만든 [소림형제]입니다.
제목은 [소림형제]라고 붙어있지만 실제로는 소림사도 안나오고 형제도 안나오고, 강시 나오는 영화ㅂ니다.
이 [소림형제]는 국내에 비됴로 출시되었어서, 아마도 국내에 최초로 소개된 강시영화였던 것 같은데... 처음 나왔던 당시에는 중국어권에서도 상당히 오랜만에 나온 강시영화였던 것 같습니다. 적어도 [신타]의 속편 소재가 강시로 잡히게 된데는 영향을 미쳤을것 같다는...
글구 [소림형제]와 [모산강시권] 두 영화의 기본 줄거리가 같아요. 멀쩡한 산 사람이 검문을 피하기 위해서 간시 행렬에 숨어든다는.
그치만 [모산강시권]쪽이 나름 할말은 있는데, 원래 그게 강시영화에서 아주 오래전부터 나오던 클리셰급 스토리였다나 봐요. 심지어 강시전설이란 것 자체가 검문을 피하기 위해 밀수꾼들이 날조해낸 거라는 썰도 있고 하니...
소재와 캐릭터, 내용등은 달라졌지만 그래도 속편이라고 영화의 스토리 구성은 전작과 대충 비슷합니다.
주인공은 사부와 같이 돌아다니며 도교관련 일을 하고있는데, 사부란 사람은 그닥 믿을만한 인간이 못되고 초반에 뭔 사고를 치고는 날라버립니다. 혼자된 주인공은 머리가 딸려서 최고경지의 무술을 익히고는 있으면서도 그걸 활용하는 방법을 몰라 보조해줄 사람이 필요합니다. 선머슴같은 여자와 한팀이 된다는 것도 같고.
주인공은 강시를 이끌고 고향에 데려다주는 일(즉 강시선생의 직업)을 하는데 어떤 사람이 원수의 눈을 피하기 위해 강시 무리에 몰래 숨어듭니다.
주인공은 전작에 이어서 왕우. 외팔이 왕우가 아니라 최초의 쿵후 코미디언이라고 하는 왕우입니다.(한자가 달라요) 국내에는 소개된 영화가 없어서 완전 듣보신세지만 홍콩에선 슈퍼스타였습니다.
유씨네 형제들, 유가영이 주인공 사부로 나오고 유가휘가 강시 무리에 꼽사리끼는 산 사람 역할로 나옵니다.
이 영화는 어쩌면 강시영화의 붐을 다시 일으키는 영화가 될 수도 있었고, 본격적으로 호러소재와 쿵후와 코미디를 결합하는 선구적 영화로 기억될 수도 있었지만 가능성으로만 그쳤고... 대신 홍금보가 그 아이디어를 이어받아서 아주 크게 흥했죠.
영화속에 간시(강시 일행을 데리고 여행하는 거) 과정이 상당히 자세하게 묘사되어 있어서 그쪽에 관심있는 분들은 나름 참고할만 하지 않을까 싶기도...
셀레스철 복원판 예고편
'의화단원들이 서양 군대의 총에 몸으로 맞서면서 그게 다 헛소리란 걸 본인들이 직접 증명했고요.' <- 비극적인 일인데 아주 무심하게 웃기네요. 순간 육성으로 웃었습니다. ㅋㅋㅋ
근데 강시를 소재로 한 진짜 호러물들은 드문가봐요. 거의 다 코미디와 연결이 되네요. 허허.
모산강시권을 셀레스티얼 TV에서 5월 4일 아침 9시 20분에 방송하는 모양이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