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상, 이런저런]

1.놀고 먹고 싶어병이 어느 정도 치유가 되었습니다. 왜냐하면 일을 줄이고 놀고 먹었기 때문이죠. 요즘 같은 불경기에 일을 하고 있다는 것만으로 좋았는데 이미 몇 달 전에제가 결정한 사항과 맞물린 터라 그대로 진행할 수밖에 없었어요. 몸이 회복되는 한편 경제적인 부분을 생각하면 마음이 가볍진 않습니다. 그래서 필요한 소비만 하자고 늘 생각해요. 그러나 조금씩 기운이 생기니 집안 정리를 하고 전부터 있었으면 좋겠다 생각했던 물품을 사게 됩니다. 생활의 편의는 좋아지지만 이렇게 소소한 소비가 모이면 묵직해지는 법이잖아요. 소비를 줄여보겠다고 부품만 사서 부착해보다가 생각처럼 안 돼서 혼자 웃기도 하고(그래서 다시 사고) 성공해서 만족감도 느끼고 하다 보면 하루는 금방 갑니다. 버릴 건 버리고 정리하니까 공간에 여유도 생기고 안정감이 들어요. 역시 행복은 돈으로 사는 거였어요. 그래서 조만간 살 물건은 공구함입니다. 오래돼서 낡고 부피가 큰 공구상자를 버렸거든요. 큰 망치부터 자잘한 나사까지 담아놓고 필요할 때 꺼내쓰면 기분이 좋겠죠.

2. 점심에는 냉동실에 있던 바게트 몇 조각을 구워 버터를 바르고 잠봉을 얹어 먹었어요. 계란 후라이도 하고 치즈에 사과까지 곁들여 먹으니 맛도 있고 꽤 든든하더라고요. 어제 일을 많이 해서 그런지 오늘은 잘 먹고 싶었거든요. 그래서 저녁에는 통닭구이를 했습니다. 에어프라이어에 익혔는데 생각보다 냄새가 별로 안 났고 통닭구이는 처음 해봤는데 맛있었어요. 닭 날개가 제대로 고정이 안 돼서 중간에 닭 날개와 씨름도 하고 나름의 우여곡절을 거치고 땀을 흘려서 무조건 맛이 있었어야 했습니다, 그 통닭구이는! 좀 더 익혔으면 겉이 더 바삭했을텐데. 호기심에 트레이에 담아 넣어본 바게트가 러스크처럼 돼서, 바삭한 게 먹고 싶을 땐 만들어 먹으면 되겠구나 하는 깨달음을 얻었습니다. 알고 있다고 다 행동할만큼 알고 있는 건 아니니까요. 그래서 오늘의 기쁨은 통닭구이는 사먹을 수 있고 배달까지 된다는 것입니다. 사 먹을 수 있어요, 예이!
그리고 어쨌거나 음식을 해서 먹고 치우고 싶다는 생각이 들고 그걸 행동으로 옮길 수 있을만큼 회복이 되었습니다. 신기해요, 빈둥거리는 게 약이라니.

3. 참형사 새 시즌이 올라왔네요. 시즌3은 안 봤고 1시즌에 빠져서 2시즌까지 즐겁게 봤거든요. 무려 조디 포스터님이 나와요. 이제 시작하긴 했는데 제가 제대로 보려나 모르겠네요.
    • 1. 역시 돈을 써야 즐겁습니다. 대단하고 비싼거 아니더라도 필요하던 걸 딱 맞게 사면 기분이 좋아요ㅎㅎㅎ 근데 공구함이라니 완전 다른 차원의 소비입니다.


      2. 에프는 참 대단하죠. 기름기가 있는 걸 넣기만해도 맛있는게 나온다니!!! 그래서 전 통삼겹(마늘, 버섯 곁들여서)을 굽고, 남은 치킨도 데워먹습니다. 생선은 별로 더라구요. 아 아침부터(아침이니까?) 배고파요. 닭은 통으로 안 해봤는데 한번 해봐야겠어요.


      3. 트루 디텍티브 처음에 나왔을 때 충격적으로 재미있어서 잘 봤는데 그때랑 비슷하다면 다시 볼 수 있을지 모르겠어요. 이젠 끈적한 무거움을 견디기 힘듭니다. 범죄 수사물 못 봐요ㅜ 근데 조디 포스터님이라니!!! 다른 시리즈 보면서 이오이오님의 후기를 기다려 봐야겠어요!!
      • 망치나 펜치 같은 걸 담아둘 게 있었으면 해서요. 몇 십년 된 나무 상자를 보내줬으니까요. 뚜껑이 있는 걸로 사보려고요.


        맞아요. 저도 생선은 조리하기 별로였어요. 한참 안 쓰다가 오랜만에 써볼까 하던 차에 마침 닭고기가 당겨서 로티세리 버튼을 눌러봤습니다. 닭이 돌아가더라고요. 별의별 게 다 되는 세상에 살면서도 이게 신기했네요, 하하.


        제가 쏘맥님의 그 증상을 그대로 겪은지 몇 년 되었어요. 그나마 2년쯤 전에 메어 오브 이스트타운 본 게 다에요. 이 작품은 윈슬렛 연기며 다른 부분들이 좋았어서인지 봐지긴 했으나 결말 보고 괴로움이 있긴 했고요.
    • 1. 제가 해보니 땀흘려 일하고 쉴때가 제일 행복한것 같아요. 덤으로 일잘했다는 소리까지 들으면(내가 나한테 하는 얘기든 남이 하는 얘기든)


      2. 구운 고기는 진리입니다. 

      • 힘들더라도 계속 해나가고 해냈을 때의 쾌감이 있잖아요. 잘 하고 싶다는 욕심을 버리고 기본과 할 일에 충실할 때 결과가 더 좋은 편이라는 생각이 들어요. 일 할 때는 나보다는 일을 먼저 생각하려고 하는 동시에 스스로는 감탄을 하게 되는 일은 별로 없어서 어느 순간 일부러 조금씩 스스로를 북돋아 주곤 해요.
    • 1. 전 3월부터 지금까지 '일이 너무 힘들잖아!' 라는 핑계로 리미터를 풀고 마구마구 먹어댄 결과... 이걸 언제 어떻게 다 빼나 싶은 몸매가 되어 버렸습니다. 흑. 이오이오님은 적당히 잘 조절하실 걸로 믿구요. 자잘한 소비가 모여 묵직해지는 건 맞지만 그래도 공구함 같은 건 좋죠. 저처럼 배달 음식에 잔고와 몸매를 바치는 것보단 백배 나으니 부담 없이 계속 지르시는 걸로! ㅋㅋㅋ




      2. 에어 프라이어는 정말 노벨상이라도 주고 싶은 아이템... 이긴 한데 제대로 청소하며 깨끗하게 쓰기가 너무 어렵네요. 처음 쓰던 에어프라이어를 열심히 통만 닦으며 살다가 어느 날 상단을 들여다보고는... (후략.) 그래서 새로 살 땐 좀 저렴하고 청소하기 편한 걸 샀어요. 청소하기 편하긴 해도 구석구석 제대로 하기 힘들긴 마찬가지라 열심히 닦으며 살다가 감당 안 되겠다 싶을 때 미련 없이 교체하려구요. 하지만 환경이든 돈이든 문제는 문제인데 혁신적으로 닦기 편한 에어프라이어 누가 안 만들어주나요... ㅠㅜ




      3. 트루 디텍티브는 그 명성에도 불구하고 제가 손도 안 댄 수많은 시리즈 중 하나인 것인데요. 쿠팡 플레이 때문에 봐야 한다는 압박을 느끼고 있지만 어차피 방학 전엔 손도 못 댈 테니 잊고 살아 보렵니다. ㅋㅋㅋ 먼저 보시고 후기 올려주세요!! 하하.

      • 저 이미 이 지역 배달요식업계에 기여하고 그 상으로 몸이 무거워졌어요. 그래서 지역 경제 발전은 멈추고 제 건강을 좀 더 신경 써볼까 합니다. 요즘 걷기 계속 하시나요? 저도 걸어보려고요.


        세척 관리 편한 에어프라이기는 가격이 너무 높아서 생산 판매를 못 하는 건지 현재의 기술로는 어찌해 볼수 없는 건지 의문이에요. 저도 내려놓고 다음 조리 때 식재료를 넣을 수 있을 정도로만 닦았어요.


        명성이 드높아도 손이 안 가는 작품들 많아요. 시즌1은 그 당시에 이런 수사물도 있구나! 느와르 느낌에 배우들 연기, 연출까지 오오 하면서 봤는데 제가 자꾸 틀어놓고 딴짓을 해서 제대로 보려나 모르겠어요. 다 보면 간략하게 소감 한 줄 적어보겠습니다.
    • 1. 저도 소비를 가능한 안 하려고 생각합니다. 요즘 옷 정리를 하고 있습니다. 예전엔 옷에 돈을 많이 썼어요. 퇴직하면서 그때까지 샀던 옷들로 살겠다고 생각했는데 시간이 가자 그냥 걸어만 뒀는데도 옷도 늙네요. 후줄근- 입을 일도 없고 자리만 차지하는 건 정리해야겠어요. 그리고 단출하게 남는 옷으로 끈질기게 입어 보려고요. 출퇴근 안 하니 이런 게 좋습니다. 그릇이니 가구니 관심 안 가지는 환경이라 무지했던 게 한편 다행이라는... 하지만 공구함에 관심을 가지시는 건 부럽네요. 




      2. 에어프라이가 없습니다. 기름을 안 쓴다 해서 살 생각이었는데 친척 집에서 고등어를 구워 보고 걸리는 시간과 뒷정리의 번거로움에 마음을 돌리게 되었어요. 집에 식구도 없고....그냥 프라이팬 쓰고 있습니다.  




      3. 트루 디텍티브 1시즌은 좋게 보았던 기억이 납니다. 새 시즌에 조디 포스터가 나온다니 관심이 갑니다. 쿠팡 가입을 다시 해야 하나....

      • 말씀에 동감해요. 걸어만 둬도 옷이 시간을 흡수하는 느낌. 오히려 입지 않으면 더 힘이 약해지는 게 보여서 오래 함께하고 싶은 옷은 일부러 가끔 꺼내서 입어주기도 하지만 그럼에도 의복 수는 적을수록 좋다는 생각이에요. 그래서 점점 더 줄이는 방향으로 가고 있습니다. 그릇이나 가구가 아닌 다른 쪽에 관심과 애정이 있으신 거겠지요. 공구함은 망치를 와인병 담는 쇼핑백에 계속 놔두기가 뭣해서요. 아직 망치를 버리지 못해서인데 언젠가 망치까지 버리는 날이 올까요?


        생선 굽기는 별로죠, 에어프라이기. 저도 후라이팬에 굽는 걸 제일 좋아해요. 맛도 괜찮고 관리 면에서도요. 다만, 이제 곧 여름이라 불 앞에 서 있지 않고서 어떻게 고기를 먹어볼까 해서 써봤습니다. 여름이 무서워서 벌써부터 대비 중이에요.


        조디 포스터는 멋진데 시즌1, 2와는 결이 다른 느낌이에요. 쿠팡에 옛 hbo작품들까지 꾸준히 올라오니 잠시나마 재가입 괜찮을지도요.
      • 저도 끈질기게 입기에 동참하는 의미에서 십년 쯤 된(더 됐는지도) 잠옷 계속 입겠습니다. 찢어지진 않았어요, 얇아졌다 뿐이지.
    • 오 축하드립니다 저는 이 병은 무조건 이제 그만 놀고 일 좀 해야지 병이 걸리는 것으로만 끝나는 건 줄 알았는데 (제가 늘 그랬어서) 어느 정도 충족감을 느끼셨다니 다행입니다.
      • 감사합니다. 그만 놀고 일 좀 해야지.는 질환이 아니라 회복의 징후라고 생각했는데 제 생각이 짧았습니다, 크으. 아직 조금만 수위를 넘어서면 몸에서 너, 경고! 라며 신호를 보내긴 하니 심판 눈치 봐 가며 움직여야겠죠. 게이지도 채워가고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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