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넷플릭스바낭] 재밌게 봤습니다. '블랙미러' 시즌 7 잡담

 - 에피소드는 총 여섯개에 3번 에피소드가 1시간 17분, 6번 에피소드는 무려 1시간 30분이에요. 나머지는 대략 50분 내외.

 글 제목에도 적어 놨지만 재밌게 봤습니다. 근래 몇 시즌 동안 '어느 게 최악인가!'를 놓고 사투를 벌이는 쟁쟁한(...) 에피소드들이 두 개 이상씩은 있었는데 제 경우엔 이번 시즌은 딱히 나빴던 에피소드를 꼽을 생각이 안 들 정도로 전반적으로 재밌게 봤네요.

 시리즈 근본 컨셉에 맞게 현실 세계에서 이슈가 되는 기술들을 갖고 상상력을 발휘해서 사회 풍자를 하는 에피소드들이 대부분이긴 한데 그런 성격이 아닌 에피소드들도 좀 있어요. 하지만 컨셉 집착하느라 재미 없어지는 것보단 뭘 하든 일단 재밌게 만드는 게 전 좋으니까... ㅋㅋㅋ

 암튼 에피소드 딸랑 셋만, 그것도 거의 아쉬운 퀄리티로 내놓았던 시즌 5나 그보단 훨씬 나아져서 좋은 에피소드도 여럿 있었지만 뻘한 에피소드도 있었던 시즌 6를 겪고 나서 이 정도로 만족스런 시즌을 만나게 될 거라고 기대를 못 했던 터라 아주 만족스럽습니다. 블랙 미러여 영원하라!!! (그리고 제발 이런 앤솔로지 좀 더 많이... ㅠㅜ)



 - 그래서 늘 하던대로 에피소드별 잡담입니다.


 1. 보통 사람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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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러모로 참 오랜만에 옛날 블랙미러(?)스런 에피소드라고 생각했습니다.)



 - 서로 격하게 사랑하는 부부, 마이크와 어맨다가 있습니다. 경제적으로 넉넉한 건 아니지만 맞벌이로 그럭저럭 살만한 데다가 결혼하고 3년이 넘도록 변함 없는 로맨틱 무드가 있으니 그저 행복할 뿐. 하지만 어느 날 어맨다가 뇌에 심한 병이 나서 (병명은 안 나온 듯) 쓰러지고, 남은 날이 많지 않다는 말을 들어요. 갑작스런 불행에 좌절하던 마이크는 '리버마인드'라는 신생 스타트업의 서비스 얘길 듣게 되는데 대충 사람의 뇌에서 이것저것(?)을 추출해서 서버에 저장한 후 뇌에 장착한 수신기로 스트리밍 해주는 서비스라네요. 이것만 있으면 뇌가 망가져도 대략 안심!!! 하지만 당연히도 이 서비스에는 이런저런 문제들이 따라 오겠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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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 분 다 잘 했지만 특히 남편 역 캐스팅이 넘나 환상적이었던 것...)


 - 지구의 대세로 자리잡은 '구독 서비스'에 대한 풍자극입니다. 처음엔 아주 합리적인 가격과 편리하기 짝이 없는 서비스로 사람을 유인해서 계속해서 추가되는 요금제와 티어 나누기, 기존 서비스 질 떨어뜨리기... 등으로 고객들을 호구 잡는 구독 서비스 상술들이 아주 종류별로 다 튀어 나와서 보는 사람을 웃으며 환장하게 만들어요. 덧붙여 자극적, 비윤리적 컨텐츠로 돈이 다 쏠리는 스트리밍 서비스들 까는 내용도 적지 않게 들어가구요.


 그런데 이 에피소드가 특히 맘에 들었던 건 참 오랜만에 보는 아주 독하고 매서운 풍자가 아주 적절하게 펼쳐지는 이야기였다는 겁니다. 마치 전설이 된 초기 시즌들의 유명 에피소드들을 보는 기분이었달까요. 농담이 없는 건 아니지만 후반으로 가면 갈수록 정말 지켜 보기 힘들 정도로 딱해지는데, 주인공 부부를 맡은 두 분의 연기. 특히 너무나도 적절하게 캐스팅된 크리스 오다우드의 연기가 대단했어요. 재미로 치면 다른 에피소드가 더 나은 게 있을 수 있겠지만 이 시리즈의 스피릿이랄까, 그런 게 잘 살아 있어서 1번 에피소드로 배치된 게 참 적절했다는 느낌.



 2. 베트 누아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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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뜻이 전혀 감이 안 와서 검색해 보니 직역은 '검은 짐승', 의역은 '몹시 싫은 사람'이라네요.)



 - 대기업 제과 회사에서 신상품 개발 일을 하는 마리아. 능력도 있고 열정도 넘치고 성과도 좋아 승승장구를 하는 듯 한데요. 갑자기 나타나서 직장 동료가 되는 베리티라는 고교 동창생 때문에 갑자기 인생이 불편해집니다. 학창 시절 전교의 왕따로 컴퓨터실에 처박혀 살았다는 이 녀석이 영문을 알 수 없는 엄청난 스펙과 뛰어난 사교성을 지닌 미인으로 나타난 것도 당황스럽거니와, 이 녀석을 출현 후로 자꾸만 도저히 합리적으로 설명이 안 되는 괴상한 일들이 벌어지는데 그게 다 자신에게 불행으로 작용해요. 뭔 일인진 모르겠지만 범인은 베리티인 게 분명하고. 대체 얘는 어떻게 이런 일들을 벌이는 건지, 그리고 주인공과 베리티 사이엔 대체 무슨 일이 있었던 것인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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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렇게 보니 1초 니콜 키드먼 같기도 하구요. ㅋㅋ)



 - 과학 기술이 소재로 등장하기는 하는 다크 환타지에 가까운 이야기였습니다. 근데 원래 블랙미러에 이런 에피소드는 늘 있어 왔으니 큰 문젠 아니겠고.

 농담으로 말하자면 좀 비겁한 에피소드도... 라고 할 수 있겠습니다. 마리아가 겪게 되는 이상한 일들이 소소하게 출발해서 점점 더 희한하고 불가해한 방향으로 발전해가며 미스테리를 강화하는 센스는 참 좋은데, 나중에 제시되는 해답이 참 황당하거든요. ㅋㅋㅋ 결말도 좀 '이게 맞나?' 싶은 것이 난감한 면이 있구요.

 하지만 결말 부분의 30초를 제외한 나머지 부분을 계속 긴장감 있게 잘 끌어갔기에 큰 불만은 없었습니다. 재밌었던 기억만 남기겠어요... ㅋㅋㅋ



 3. 레버리 호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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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왼쪽 분을 어디서 뵈었든가... 했더니 대통령 바비였군요. ㅋㅋㅋㅋ)



 - 다 망해가는 고전 명가 스튜디오에 신생 스타트업 기업 사람이 찾아와 최저 비용으로 니네 명작을 부활 시켜드릴게! 라고 제안합니다. 영화 필름과 제작 푸티지, 그 외에도 이것저것 가능한 모든 정보를 끌어 모아다가 구축한 가상 현실을 활용해서 그렇게 하는 건데요. 특이한 건 여기에 현실의 인기 스타 배우 하나를 (정확히는 그 배우의 의식을) 넣어서 마치 리메이크와 같은 느낌을 줄 수 있다는 거죠.

 그래서 흥행을 위해선 그 스타 배우 한 명이 필요한 것인데. 마침 커리어도 정체된 데다가 맨날 들어오는 '멋진 남자 주인공의 버디 내지는 애인' 역할에 질려 버린 유명 배우 브랜디가 이 떡밥을 앙! 하고 물고요. 신이 난 제작진 측에선 주인공 캐릭터의 성별이 바뀌든 말든 네 네 감사합니다! 라고 외치며 작업을 시작하는데, 당연히 이런저런 문제들이 발생하겠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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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엠마 코린은 아름답습니다. 그러면 됐죠.)



 - 아마도 이번 시즌에서 가장 많은 레퍼런스를 자랑하는 영화가 아닐까 싶습니다. 꼭 레퍼런스를 찾지 않아도 그냥 아이디어가 되게 많아요. 가상 현실 세계에서 움직이는 인공 지능 배우들. 어쩌다 필요 이상의 정보를 욱여 넣는 바람에 제작자 의도를 넘어서 스스로 움직이는 인공 지능이라든가. 영화 만들기에 대한 영화이기도 하구요. 또 막장으로 흘러가는 연극 공연을 배경으로 하는 코미디 영화의 성격도 있고. 보다 보면 '블레이드 런너'나 '매트릭스'가 생각나는 장면과 대사들도 종종 나오는 데다가... 결정적으로 이 시리즈의 인기 에피소드 '샌 주니페로'와 많이 닮았습니다. '비슷한 이야기 하나 더 만들어 볼까?' 라는 생각으로 쓴 각본이라고 그래도 믿겠어요. ㅋㅋㅋ


 전반적으로 참 나이브한 이야기이고 긴장감도 떨어지고 또 마무리 부분이 좀 엉성하기도 하고... 흠 잡으려면 눈에 띄는 모자람이 여럿 보이는 이야기입니다만 그래도 저렇게 다양한 아이디어가 계속 튀어나오다 보니 재미는 있었구요. 특히 초반의 코믹한 전개가 즐거워서 좋았어요. 자꾸 생기는 돌발 상황 때문에 즉흥 연기로 대처해가며 상황을 해결해가는... 뭐 그런 부분이요. 그리고 결정적으로 흑백 화면으로 연기하는 엠마 코린이 정말 무시무시하게 아름답고 매력적입니다. '외딴 곳의 살인 초대'에서 맡은 캐릭터랑은 거의 정반대에 가까운 스타일인데 어떻게 양쪽 다 매력이 쩌네요. 앞으로 더욱 더 가열차게 대성하실 걸로 믿습니다... ㅋㅋㅋ



 4. 장난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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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세는 도트! 레트로!!!)



 - 근미래의 런던에서 노숙자 행색을 한 할아버지가 술을 훔치려다 경찰에 체포됩니다. 근데 알고 보니 1994년에 저지른 살인 사건의 확정적 용의자로 수배가 되어 있던 양반 치고는 이상할 정도로 순순하게 잡혀서는 계속 그림 그릴 펜과 종이에 집착을 하구요. 영문은 모르겠지만 그 살인 사건의 피해자 이름을 밝혀내야 하는 경찰 아저씨와 이상 심리 전문가 아줌마 한 분이 앉아서 이 할배를 다그치는데, 당연히도 이 할배는 살인 사건과 거의 관련이 없어 보이는 이야기를 '이게 꼭 필요하다고!' 라고 우기며 한참을 늘어 놓구요. 그 과정에서 '밴더스내치'의 세상과 모 캐릭터도 등장하고 뭐 그렇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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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리고 수수께끼의 광인 연기는 피터 카팔디에게!!!)



 - 피터 카팔디가 뭔가 거대한 비밀을 감춘 미치광이 할배로 나와서 내내 경찰서 심문실에 앉아 음침한 미소를 띄고 영문 모를 이야기를 늘어 놓는다... 라고 하니 아마존 프라임의 '데블스 아워' 생각이 안 날 수가 없는데요. 실제로 캐릭터가 되게 비슷합니다. ㅋㅋㅋ 이야긴 전혀 다르지만요.

 '밴더스내치'와 이야기가 아주 느슨하게 연결되니 게임 이야기인 것 같지만 인공 지능 이야깁니다. 테마 자체는 익숙하고 또 늘 그렇듯 기술적으론 환타지에 가깝지만 음침하고 미스테리어스한 분위기와 피터 카팔디의 절정 광인 연기 덕에 지루하지 않게 끝까지 달릴 수 있는 잘 뽑은 소품이었습니다. 



 5. 율로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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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넷플릭스 오리지널의, 그러고도 시리즈의 에피소드 하나... 의 포스터라는 걸 감안하면 과하게 고퀄이네요!)



 - 폴 지아매티가 연기하는 '필립'이라는 할배가 주인공입니다. 아마도 결혼 한 번 안 하고 혼자 늙어가는 중인 고독한 영혼 같은데요. 문득 이 양반이 젊은 시절에 뜨겁게 사랑했던 캐롤이란 사람의 부고가 전해져요. 근데 이 양반이 사는 세상엔 '율로지'라는 상조 서비스가 존재하는데, 고인과 가깝게 지냈던 사람들의 기억을 스캔, 복사해서 장례식장에 찾아온 사람들에게 체험 시켜준다는 좀 괴악한 컨셉이네요.

 그런데 우리 필립 옹은 캐롤을 마지막으로 본지 하도 오래 되어서 쓸만한 기억이 안 나오구요. 그러자 '고인과 관련된 물품을 보면서 작업하면 좋겠다'고 제안하는 인공지능 가이드의 말을 따라 오래 된 사진들을 찾아 보며 추억 여행을 떠나는 필립씨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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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재나 연출도 좋지만 폴 지아매티가 지배하는 에피소드라고 해도 과언이 아닙니다.)



 - 정통 멜로입니다. 풍자 그런 거 없고 그냥 대차게 꼬여 버린 젊은 날의 사랑에 얽힌 회한과 후회, 슬픔 같은 걸 다루는 진중한 멜로드라마에요. 필립과 인공 지능 가이드 외엔 거의 출연 배우가 없다시피한 이야기인데 지아매티옹의 불꽃 연기가 아주 든든하게 이야기를 끌어 가구요. 그 와중에 '사진 속으로 들어가기' 라는 아이디어를 나름 독특하게 보기 좋은 시각 디자인으로 구현해줘서 보는 재미도 있고 그렇습니다. 노년의 애틋한 사랑 이야기, 삶의 회한. 이런 데 끌리시는 분이라면 아마 거의 만족스럽게 보시지 않을까 싶었어요. 과학 기술 쪽은 뭐... 그냥 넘어갑시다. ㅋㅋㅋ




 6. USS 칼리스터: 인피티니 속으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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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니 이 캐릭터를 너무 과하게 폼 잡게한 것 아닌가... 싶지만 실제로 보면 이만큼 무게 잡을만 합니다.)



 - 무려 '속편 에피소드'입니다! ㅋㅋㅋ 전편에서 살아 남은 '인피니티' 게임 속 복제 인공 지능들의 고단한 일상을 보여주며 시작해요. 전편 엔딩에선 위풍당당한 모습으로 마무리 되었지만 이게 MMO 게임 속이니 늘 누군가에게 총이라도 맞지 않을까 긴장하며 살아야 하고. 또 어쨌거나 게임 속 캐릭터들이다 보니 과금을 해야 살아남는데 자기들 돈이란 게 있을 수 없는 분들이라 위험한 해적질을 계속 해야 하구요. 그런 생활에 지쳐 버린 인피니티 멤버들이 살아날 길을 모색하고, 결국 찾아낸 해결책을 시전하기 위해선 현실 세계 원본 인간들의 도움이 필요하고... 뭐 그런 식으로 흘러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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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의 불행한 친구들이 돌아왔다!!!)



 - 워낙 인기 많았던 에피소드였죠. 게다가 아직은 뽑아낼 이야기도 많이 남아 있어서 이렇게 속편까지 나오게 되었는데요. 그게 또 그냥 영화 한 편 분량인 1시간 30분씩이나 되다 보니 이래저래 기대가 컸는데... 와. 기대를 충분히 만족 시킬만큼 잘 뽑았습니다. 전편에서 아주 자연스럽게 이어지는 이야기를 새로운 떡밥과 함께 잘 만들어냈구요. 온라인 게임의 과금 문제라든가, 졸지에 리더가 된 주인공의 성장담이라든가... 등등 담고 있는 이야기들도 알차고 또 다 잘 풀어냈어요. 1편의 배우들이 거의 총출동하는 것도 반갑고 좋았구요. 전편을 재밌게 보신 분들이라면 무조건 보셔야 할 잘 만든 에피소드였습니다. 그냥 독립된 시리즈로 만들어도 괜찮겠다 싶을 정도로 캐릭터성도 좋고 이야기도 잘 뽑았어요. 결말을 보면 맘 먹으면 3편도 만들 수 있을 듯 한데 제발 잘 풀려서 다음 에피소드도 나와주길 기대합니다... ㅋㅋㅋ 아주 재밌게 잘 봤습니다.



 - 그래서 이제 스포일러 구간이겠죠. 


 1. 보통 사람들


 월 300$의 합리적인 가격으로 리버드림 서비스를 이용하며 행복한 나날을 보내는 둘. 하지만 이미 돈이 쪼들려서 거의 매일 야근을 해야 하느라 서서히 삶이 피폐해집니다. 그러다 결혼 기념일 여행 도중에 기지국 전파가 안 닿아서 혼절해 버린 아내를 보고 허겁지겁 회사로 달려가 항의를 해 봅니다만, 더 나은 서비스를 원한다면 월 500$ 프리미엄 요금제로 업그레이드하는 수밖에 없다는 설명을 듣죠. 처음엔 짜증내며 단호히 거부하지만 그 때부터 아내의 입에서 주기적을 광고 메시지가 흘러나오게 되면서 눈물의 업그레이드를 감행하게 됩니다. 학교 선생이 수업 중에 계속 광고 메시지를 본인 입으로 떠들어대니 어떻게 일을 할 수 있겠어요. 근데 월 500은 아예 감당이 불가능한 액수였고, 그래서 스트리밍 서비스에서 도네이션 받고 온갖 바보 짓을 시전하는 신세가 된 주인공. 그래도 마스크 쓰고 얼굴은 가리고 있는 데다가 사랑하는 아내의 건강한 모습을 보며 버텨 보네요.

 

 그런데 점점 더 유난히 잠이 많아져서 일을 못 나갈 지경이 된 아내. 회사를 찾아가 따져 보니 님하 요금제에선 잠을 잘 때, 쉬고 있는 뇌를 활용해서 그리드 컴퓨팅을 하고 있다는 답이 돌아와요. 아니 명색이 프리미엄 요금제인데 이게 뭐냐! 고 따지니 돌아오는 답은 '아닌데요? 월 1000$ 프리미엄 울트라 요금제가 나와서 니 요금제는 이제 그냥 기본 서비스인데요?' 라고... ㅋㅋㅋㅋ 하지만 그 요금제는 정말 감당이 불가능한 수준이라 포기. 원래 쓰던 요금제도 감당이 힘들어서 결국 마스크를 벗고 변태 플레이를 스트리밍했던 주인공은 바로 다음 날 직장에 소문이 나서 소문 낸 놈을 두들겨 패려다가 사고로 상대방에게 중상을 입히고 회사에서 잘립니다.


 지푸라기라도 잡아 보자는 마음으로 부부가 함께 다시 회사를 찾아가 눈물의 하소연과 읍소를 해 보지만 '아 업그레이드 하시라니깐요'라는 답만 듣고 참담한 기분으로 돌아오는 둘. 그리고 1년이 흐릅니다. 둘 다 취업을 못했으나 남편이 더욱 더 험한 쑈를 스트리밍하며 어떻게든 버텨왔나 봐요. 그러고 또 결혼 기념일. 아득바득 자기 몸 망가뜨리고 인간성 포기해가며 번 돈으로 수퍼 울트라 요금제 30분(...)을 구입한 남편은 기념일 선물이라며 그걸 건네구요. 그나마 오랜만에 기분 좋아진 아내와 잠시 행복한 시간을 보내다가... 시간이 끝나갈 때 쯤에 아내가 '이 시간 끝나기 전에 약속대로 해달라'고 말을 하네요. 아내를 침대로 데려가 눕히고. 마지막 따뜻한 인사를 건네는데... 시간이 다 되어서 아내의 입에선 광고가 흘러 나오기 시작합니다. 안돼! 제발 지금은 안 된다고... 라고 오열하며 남편은 아내를 질식사 시키구요. 참담하지만 차분해진 표정으로 커터칼을 들고, 스트리밍 준비가 된 컴퓨터 방으로 걸어 들어가 문을 닫습니다.


 2. 베트 누아르


 처음엔 동료들과 수다를 떨다가 오래된 치킨 집 이름이 '바니스'인지 '버니스'인지를 놓고 다퉈요. 동거인이 거기 직원을 했고 요즘도 그 회사 모자를 쓰고 다니는지라 틀릴 리가 없는 주인공이 '버니스'가 맞다고 우기다가 검색을 하는데... 엥? '바니스'네요. 심지어 동거인도 어처구니 없어하며 내가 1년이나 일했는데 니가 그걸 모르냐며 바니스가 맞다고 확인해줘요.

 다음엔 힌두교도인 회장에게 시식 시킬 과자에 소에서 뽑은 젤라틴이 들어가 책임 소재를 따지는데 분명히 본인이 상세하게 적어 보낸 이메일 내용이 바뀌어 본인 책임이 되구요. 다음엔 회사 직원이 개인 돈으로 사다 놓는 아몬드 우유를 팍팍 마시는 베리티를 분명히 봤는데 cctv엔 본인이 먹는 걸로 나오고... 자기는 견과류 알러지가 있어서 그걸 먹을 수가 없다고 항변을 하니 갑자기 '견과류 알러지'라는 게 존재하지 않는 증상이 되어 있습니다.


 이 모든 게 베리티가 학창 시절에 자신에게 앙심을 품은 탓이라는 확신을 갖고 퇴근하는 베리티를 미행한 주인공은 결국 진상을 알게 되는데... 이 모든 건 컴퓨터 천재였던 베리티가 만들어낸 양자 컴퓨터를 통한 현실 조작(...)이었습니다. 목걸이처럼 달고 다니던 지문인식 리모콘을 통해 자신의 소망을 말하면 그 조건에 맞는 세계를 찾아내 현재 세계와 바꿔 버린다나요. 이런 짓을 한 이유는 학창 시절에 자신을 괴롭히다 못해 더러운 소문까지 만들어내 자신의 현실을 망가뜨려 버린 애들에 대한 복수였고. 그 중에서도 크리티컬한 소문을 창작한 게 바로 주인공이었다는 겁니다. 그러자 나도 여왕벌에게 괴롭힘 당했고 자기라도 살고 싶어서 이야기를 만들어냈으며 심지어 자긴 그게 농담이라고 얘기했었다... 고 항변해 보지만 그런 말을 들어 주겠습니까. 결국 베리티가 불러낸 경찰들에게 체포당할 상황이 된 주인공인데요. 순간적으로 자길 체포하는 경찰의 권총을 빼앗아서는 베리티가 능력을 발휘하기 전에 머리통을 날려 버립니다. 그러고 잠시 경찰과 대치하다가 베티리의 그 목걸이 리모콘을 죽은 베리티 손가락에 꾹 누르고선 '이제부터 주인을 나로 바꾼다!' 라고 외쳐요. 다음엔 본인이 말하는대로 현실을 바꿔가며 상황 극복. 마지막으로는 자신이 모두에게 추앙 받는 세계를 원한다고 말해서 무슨 이집트 배경 환타지 사극 같은 장엄한 배경에서 사람들의 환호를 한 몸에 받으며 엔딩입니다.


 3. 레버리 호텔 


 영화 속으로 들어가 촬영을 시작하는 주인공. 근데 자꾸만 돌발 상황이 생기고, 그래서 임기 응변으로 어떻게든 해결해갑니다만 그러다가 자신이 상대하는 옛날 옛적 비운의 여배우(잘 나갔지만 결국 인생이 불행해져서 자살했다고)가 예외적으로 배우 자신의 기억을 흐릿하게나마 갖고 있다는 걸 알게 됩니다. 그리고 이 배우의 비극적 결말을 이미 알기에 더욱 애틋한 맘이 생기는데...

 그러다 스타트업 회사 직원 하나가 메인 컴퓨터에 커피를 쏟아 버리는 바람에 그만 이 가상 현실 기계 서버가 맛이 가 버리고, 주인공의 의식은 멈춰진 영화 속 공간 속에 갇혀 버려요. 하지만 이미 배우의 자의식을 어느 정도 획득한 덕인지 옛날 배우님 한 분만은 멀쩡히 사람처럼 생각하며 움직이고. 이 괴상한 멈춘 세계 속에서 (영화 속에선 시간의 흐름이 빠르다는 편리한 설정 덕에) 둘은 사랑에 빠집니다. 그래서 어느샌가 영화 따위 알게 뭐야... 모드가 되어 둘이서 행복하게 알콩달콩 잘 살고 있었는데, 그때 바깥 세상에서 직원들이 서버를 고쳐 버리네요. 이제부터 영화 촬영을 재개할 텐데 그러면 넌 괜찮지만 상대 배우는 저번 촬영이 끊긴 시점으로 기억이 리셋된단다. 라는 설명에 그건 안돼!! 라고 외쳐 보지만 '얼른 끝내고 니 의식을 꺼내지 않으면 니 몸이 죽어 버린다고' 라는 설명에 입 다물고 지시대로 따르는 주인공이구요...


 이젠 그동안 엉망진창이 되어 버린 스토리를 고쳐야 합니다. 다행히도 센스 있는 직원 한 명이 실시간 쪽대본으로 스토리를 수선해서 어떻게든 마무리까지 흐름도를 짜내고 그대로 실행을 하는데. 클라이막스에서 원래는 주인공이 상대 캐릭터의 목숨을 구하고 악당은 체포되어야 하는데. 이미 상황이 달라졌다 보니 착오가 생겨서 악당이 주인공을 죽기 직전까지 밀어 붙여 버려요. 그러자 악당을 총으로 쏴서 주인공을 구하는 여배우님. 달려온 경찰들에게 총을 맞고 주인공의 품에 안겨 세상을 하직하고 주인공은 오열하며 간신히 마지막 대사를 읊습니다. 고로 목숨도 구했고 영화 반응도 좋았지만 마냥 행복할 순 없겠죠.


 그런데 그때 회사 제작진, 화면으로 주인공이 펼치는 연기(?)를 보며 감동해 눈물 흘렸던 사람들이 선물이라며 뭘 보냈네요. 그걸 뜯어서 노트북으로 영상을 틀어 보니 도입부에서 이미 봤던 연기 오디션, 전화 받는 연기를 보여주는 푸티지였는데요. 여기에 선물 상자에 따라온 수화기 모양의 무언가를 노트북에 연결하니... 화면 속의 그녀와 통화가 가능하지 뭡니까!! 그래서 서로 훈훈한 인사를 나누고, 대화를 하며 미소 짓는 주인공의 모습으로 엔딩.


4. 장난감


 피터 카팔디 할배는 젊을 때 게임 언론사에서 일하는 리뷰어였습니다. 그러다 전설의 제작자 콜린 리트먼을 만나서 신작 게임의 프리뷰 기사를 쓰라는 지시를 받는데요. 리트먼이 건넨 건 게임이 아닌 인공 지능 코드였어요. 회사에는 게임 만드는 척 하느라 무슨 농장 시뮬레이션 게임 같은 UI를 갖추고 있지만 핵심은 화면에서 귀엽게 웃으며 종종 이상한 소리로 대화를 시도하는 게임 속 캐릭터들이었던 거죠.


 그걸 집으로 가져와 플레이해 보며 빠져드는 주인공. 마침 집을 방문한 마약 장수 친구가 건넨 LSD를 하고서 화면을 보니 그때부턴 게임 속 인공지능이 내는 소리들이 알아 들을 수 있는 인간의 언어로 번역되어 들리기 시작해요. 그래서 이들이 요구하는대로 시스템을 업그레이드하며 행복하게 살다가... 다시 놀러온 그 친구가 자기가 집을 비운 사이에 게임 속 인공지능 캐릭터들을 바위로 찍고 불에 태우고 하며 신나게 죽이고 있는 걸 발견하고 극대노를 하게 되죠. 그래서 죽입니다. 토막냅니다. 가방에 넣어 버립니다. 여기까지가 주인공 할배가 수배범이 된 이유였구요.

 그러고나서 주인공은 요 인공지능들의 업그레이드를 위해 새로운 PC 하드웨어가 나올 때마다 그걸 원래 컴퓨터에 붙이고, 애들이 늘어나면 또 새로운 고성능 부품을 붙이고... 하다가 그만 30년이 흘러 버렸답니다. 뭐 이런 이야기였는데. 


 최조를 한 형사님이 바란 건 그딴 거 필요 없고 그냥 이미 죽은 피해자의 이름이었거든요. 근데 주인공이 끝까지 모른다며 잡아 떼니 머리 끝까지 화가 난 형사는 주인공을 두들겨 패고. 이때 동석했던 심리 전문가가 '일단 소원을 들어주며 관계를 개선해보자'고 제안합니다. 그래서 결국 그림 도구를 득탬하고 신난 주인공이 그린 그림은...


 인공지능들이 만들어 준 해킹 코드였습니다. 이걸 취조실 카메라에 비추니 경찰청 카메라와 서버가 다 해킹되고. 주인공 집구석 컴퓨터에 갇혀 있던 인공지능들이 온라인으로 진출. 영국 최고 성능 컴퓨터 & 서버를 장악하고 미칠 듯한 스피드로 진화를 거듭해서 강인공지능 레벨에 도달. 곧 온라인의 연결된 모든 미디어 기기로 자신들의 소리를 전파해 사람들의 뇌에 탑승... 인지 해킹인지를 시전하면서 엔딩입니다. 과연 이 인공지능들이 인간과 공존을 할지, 정복을 할지는 안 알려줌!



 5. 율로지


 디테일이 중요한 스토리입니다. 뒤집어 말하면 요약 정리할 때 들어갈 내용은 별로 없다는 이야기도 되지요. ㅋㅋ

 그러니까 인공지능 가이드의 도움을 받아 옛날 사진들을 하나씩 꺼내보며 밝혀가는 캐롤과의 러브 스토리는 사실 특별할 게 없습니다. 젊고 샤방하던 시절 파티에서 만나 서로 금방 빠져들었고. 불타는 연애를 했으나 남자가 좀 잘못했죠. 캐롤이 가장 소중하게 생각했던 첼로 연주자 꿈에 무심했고, 자신의 실수(?)로 인해 벌어진 싸움을 떠올릴 때도 자신의 분노, 자신의 억울함에 꽂혀서 캐롤의 입장을 보지 못해요. 그래서 계속 징징거리다가 인공지능 가이드에게 자꾸만 혼이 나구요. 얘는 가이드 주제에 왜 사람을 혼을 내나... 했더니 캐롤 딸의 기억과 인격을 바탕으로 생성된 AI였습니다. ㅋㅋㅋ 혼날 만도 했죠.


 암튼 둘의 연애를 대충 요약하면 이렇습니다. 함께 행복한 시간을 잘 보내다가 캐롤에게 첼로, 오케스트라에서 일할 기회가 생겨 한동안 찢어져 살게 되면서 문제가 생겨요. 국제 전화 요금이 워낙 비싸니 전화 한 통 없는 캐롤에게 삐져서 하룻밤 불장난을 질렀는데, 하필 그날 캐롤이 처음으로 전화를 했고. 그 전화를 불장난 상대가 받아 버린 거죠. 대판 싸웠으나 어찌저찌 봉합은 했고. 그러고나니 또 갑자기 애정이 불타올라서 영국으로 날아가 비싼 레스토랑 예약하고 프로포즈를 했는데 눈도 안 마주치고 쌩~ 하고 나가 버린 캐롤. 좌절과 분노에 휩싸여 곧바로 호텔에서 짐 싸고 귀국해 버린 남자. 그리고 둘의 관계는 끝.


 하지만 마지막까지 집요하게 옛날 사진과 자료들을 쥐어짠 결과 마지막 사진에서 캐롤이 호텔방에 남기고 간 메모를 발견하고, 당시에 들고 와서 처박아둔 짐들 속에서 그 메모를 발견합니다. 알고 보니 캐롤은 남자의 불장난에 열받아서 본인도 딱 하루 짜리 맞바람을 피웠고, 남자가 결혼해달라고 찾아왔을 땐 임신 사실을 알게 된 상태였던 거에요. 아기를 지울 생각이 없었던 캐롤은 '이래도 좋다면 내일 공연 끝날 때 날 찾아와줘. 기다릴게.' 라고 적었으나 남자는 그런 것도 모르고 비행기 타고 귀국 중... 그렇게 둘의 사이는 끝이 났던 거죠.


 수십 년이 흐른 후에야 모든 진실을 알게 된 남자는 하염 없이 눈물 흘리며 회한에 젖구요. 그러다 가장 행복했던 순간, 혼자 첼로 자작곡을 연주하던 캐롤을 미소지으며 바라보던 그 순간으로 빠져들어요. 젊은 시절 남자의 모습이 현재의 남자로 바뀌고. 눈물 젖은 얼굴로 캐롤에게 미소를 지어 보이자 이 에피소드 처음으로 캐롤의 얼굴이 보입니다. 역시나 환하게, 행복하게 웃고 있겠죠.


 남자는 캐롤의 장례식을 찾아가구요. 그곳엔 '율로지' 서비스에 빠져 있는 다른 조문객들과 홀로 엄마가 남긴 자작곡을 연주하고 있는 캐롤의 딸이 있습니다. 둘은 눈을 마주치며 미소로 인사를 나누고, 그걸로 엔딩이에요.


 + 이때 캐롤을 임신시킨 남자에 대한 설명이 좀 웃깁니다. 이상한 음모론 같은 걸 다 믿고 주변에 떠들고 다니는 멍청이였는데 그러다 코로나 때 병 걸려 죽었다고... 아마도 안티 백서들 까는 드립이었겠죠. ㅋㅋ



 6. USS 칼리스터: 인피니티 속으로


 1편의 '인피니티' 게임 속 생존자들, 그러니까 복제 DNA로 만들어진 NPC들이 힘겹게 생계를 이어가는 장면으로 시작합니다. 회사가 자꾸 과금을 올려대서 바깥 세상에서 돈을 벌 길이 없는 주인공들은 결국 인간 유저들의 아바타를 털어서 돈을 벌어야 하는데 죽여봤자 게임 오버일 뿐, 곧바로 재접속도 가능한 이들과 달리 주인공들은 이게 현실인지라 총 맞으면 죽습니다. 공포에 시달리며 힘겹게 생활을 이어가구요.


 이때 바깥 세상의 주인공 나넷은 1편에서 자기가 뭔 일을 하는지도 모르고 협박에 못이겨 저질렀던 가택 침입 때문에 찜찜해하고 있죠. 그 결과로 로버트(게임 제작자)가 죽었으니 더더욱 거시기하구요. 근데 뉴욕 타임즈에서 빌런 CEO 월튼을 취재 나와 '로버트 사망 현장에서 불법 DNA 복제 기기 사진이 찍혔다. 이게 이 게임과 관련있다고 밝혀지면 니들 다 죽음. ㅋㅋㅋ' 이라고 압박하고 돌아가고. 이 상황을 해결하고 싶은 현실 월튼, 그리고 게임 속 DNA 복제 NPC들과 접촉하고 싶었던 나넷의 이해관계가 맞아 둘은 함께 게임에 접속합니다.


 그런데 이때 칼리스터 승무원들은 이 고통스러운 삶에서 벗어날 방법을 모색 중이었어요. 그러다 복제 나넷이 떠올린 아이디어, 이 우주 중심에 있는 소스 코드에 접근해 조작해서 우리들끼리 평화롭게 숨어 살 수 있는 세상으로 떠나자. 라는 계획을 실행하기로 하고. 그 소스 코드에 접속 권한이 있는 존재인 로버트와 월튼 중 복제 월튼을 찾아가죠. (원랜 1편 클라이막스에서 죽은 줄 알았으나 게임 속 캐릭터인 월튼의 방이 칼리스터에서 사라지지 않는 걸 보고 어딘가에 살아 있다는 걸 파악. 게임 속 리스폰 장소로 달려갑니다.)


 그때 현실에서 게임에 접속한 현실 월튼과 나넷도 만나서 다 함께 칼리스터에 모입니다만. 우리 몹쓸 CEO 현실 월튼님께선 게임 속 총을 들고 주인공들에게 난사하고, 그로 인해 멤버들 중 근육 바보 발댁이 희생됩니다. 어떻게든 현실 월튼을 처치하긴 했지만 월튼에게 이건 게임이니 그냥 로그아웃 됐을 뿐이고. 남아 있던 현실 나넷에게 "니가 얼른 현실로 돌아가서 우리가 우리 문제를 해결할 때까지 월튼이 접속 못하게 해달라"고 부탁을 하는데요. 불행히도 현실 나넷은 월튼과 언쟁을 벌이던 중에 차에 치여 코마 상태가 되어 버립니다.


 에라 모르겠다 일단 지르고 보자! 라고 결심한 주인공들은 무작정 우주의 중심을 향하구요. 이때 돌아온 복제 월튼이 자신의 기억에 남겨진 현실 월튼, 로버트의 과거지사를 알려주는데... 대충 생략하고 우주의 중심에 있는 건 소스 코드가 아니라 복제 로버트였어요. 영원히 쉬지 않고 게임 속 우주를 디자인할 사람이 필요해서 월튼이 불법 유전자 복제 장치를 갖다 줬고, 그걸로 복제 로버트를 만들어 게임 속에 가둬두고 일만 하게 만들어 놓았던 것. 근데 이 녀석은 이 우주의 창조자이니 신과 같은 능력을 갖고 있고, 본인이 맘만 먹으면 무슨 소원이든 들어줄 수 있다는 거죠. 그래서 복제 나넷이 대표로 복제 로버트를 찾아가 부탁을 하기 시작하는데, 그러는 동안 칼리스터 승무원들은 현실 월튼의 음모에 빠져 수십이 넘는 유저들에게 다굴(...)을 당하고 있습니다. 그래도 어찌저찌 버티고는 있는데 그 와중에 복제 로버트는 복제 나넷의 사연을 듣고는 "나는 착한 사람이에요!"라며 소원을 들어주겠다고 해요. 심지어 나넷에게 '넌 현실로 돌아갈 수 있어요'라고 하네요. 현실 나넷은 어차피 코마 상태에 곧 죽을 테니까, 복제 나넷의 의식을 병원의 뇌파 측정 케이블을 통해 현실 나넷의 몸에 넣어주겠다는 거죠. 다른 멤버들은 본체가 살아 있으니 못하지만 너는 가능하다!! 라고 해서 마구 행복해지는 나넷입니다만.


 기대를 저버리지 않는 우리의 빌런 로버트. '너를 내보내는 게 아니라 복사해서 보내는 거다'라고 말하며 복제 나넷 본체는 자신과 함께 남아주길 요구합니다. 말하는 꼴을 보니 외로워서 그런 것도 있겠지만 아무리 봐도 너무 변태 같단 말입니다. 그래서 나넷이 거부하자 로버트는 폭력성향을 드러내며 난동을 부리고... 하지만 로버트가 잠시 방심한 틈을 타서 나넷은 로버트를 처치하고 칼리스터 절체절명의 순간에 자신들의 문제를 해결할 3.5인치 디스켓을 컴퓨터에 삽입하는데. 문제는 로버트가 죽어 버려서 어느 디스크를 넣어야할지 모르는 가운데 에라 모르겠다고하고 대충 비슷하게 생긴 걸 꽂아 버렸다는 것.


 일단 인피니티 우주의 창조주인 복제 로버트가 죽자 현실 서버에선 게임 관련 데이터가 한 순간에 다 소멸해 버렸습니다. 백업도 없어요. 인피니티 게임은 이렇게 완전히 사라져 버리구요. 그럼 나넷과 칼리스터 멤버들은 어떻게 되었냐면... 나넷은 로버트의 말대로 현실 나넷의 몸으로 들어가 육체를 손에 넣고 부활했습니다. 그리고 칼리스터 멤버들은 난감하게도, 나넷의 뇌속에서 함께 살아가게 된 모양입니다. 칼리스터호는 허공에 둥둥 떠 있고, 함교의 대형 화면에는 나넷이 바라보는 물건이 보여요. 뭐 어차피 이보다 더 행복해질 길도 없었으니 일단 그럭저럭 만족하는 걸로. ㅋㅋ


 그래서 이렇게 나넷의 몸에서 공존하게된 나넷과 멤버들이 현실 월튼의 구속 뉴스를 보며 고소해하고. 멤버들이 좋아하는 드라마의 최신 에피소드를 나넷이 함께 봐주며 수다를 떠는 즐거운 모습으로 해피엔딩입니다.


 + 어쨌든 멤버들의 결말은 좀 애매한 점이 있으니 어쩌면 3편이 나올지도 모르겠습니다. 모두 현실 세계에 살려내라구! ㅋㅋㅋㅋ

    • 이번 시즌은 대본도 좋았지만 배우들의 버프를 받아서 더 우앙 하게 되었던거 같아요.

      아니 엠마 코린은 정말 너무 아름다운거 아닌가요ㅋㅋㅋ 극중 장면들도 다 좋았지만, 오디션 장면 보고 있자니 더 크라운 캐스팅비화가 과장된게 아닐거 같더라구요.

      그저 모쪼록 많이만 나와주라!!!할 뿐입니다.


      앤솔로지 좀 많이 나왔으면 좋겠어요. 환상특급 같은거 다시 좀 만들어주면 좋겠는데!!
      • 엄격하게 따져 봐도 크리스 오다우드, 엠마 코린, 폴 지아매티 이 세 분과 USS 칼리스터의 주인공 여러분들은 정말 강력한 버프였죠. 중간에 시리즈 평가가 그만큼 떨어졌음에도 이만큼의 캐스팅을 끌어 모을 수 있는 게 참 대단하네요. 게다가 다들 어쩜 그렇게 찰떡으로 어울리게 캐스팅 해 놓았는지! ㅋㅋ




        네 정말 앤솔로지들 간절히 원하는데 말입니다. 환상특급 시리즈는 조단 필이 두 시즌 만들고 나선 명맥이 끊겼네요. 첫 시즌보다 두 번째 시즌이 재밌어서 계속 나오길 기대했건만...;

    • Eulogy, Common People 그리고 Hotel Reverie만 골라서 우선 봤습니다. 이 세 작품이 이번 시즌의 top 3라고 하더라구요.
      저는 그 중 Eulogy가 제일 좋았습니다. 이 시리즈의 특징이라면 해피 엔딩으로 끝나는 에피소드가 흔하지 않은데 Eulogy 그 케이스였구요. 
      이번 시즌은 대체로 무난하다고 하니 주말쯤 나머지 에피들 봐야겠네요. 

      • 그 셋이 톱이다... 라고 해도 이의 제기할 생각은 없지만 USS 칼리스터 속편도 저 셋과 어깨를 나란히 할만 합니다. 오히려 이게 가장 재밌었다는 분들도 많을 거에요. 앤솔로지 시리즈에서 이렇게 극장용 영화의 정통 속편 같은 퀄의 에피소드를 만날 수 있을 거라곤 상상을 못해서 그런지 더 감탄하며 봤네요. ㅋㅋ 네. 기대 너무 키우지만 마시고, 그냥 보시면 꽤 즐거운 시간 보내실 수 있을 거라 믿습니다!

    • 저도 이번 시즌7 정말 만족스러웠어요 재밌게 봐서 리뷰도 공감하면서 즐겁게 읽었네요. 에피1 300/800/1800 입니다 끔찍하죠..
      • 점점 기억력이 감퇴하는 가운데 숫자는 정말 쥐약이 된 것 같아요... ㅋㅋ 글 잘 읽어주셔서 감사하고 수정도 감사합니다! 액수가 그렇게나 살벌했군요... 현실적으로 따지면 말도 안 되지만 (사람 목숨 갖고 이러는 게 허가를 받을 수 있을 리가!) 보면서 숨이 콱콱 막히니 그런 건 신경도 안 쓰이더라구요. 앞으로도 더도 덜도 말고 딱 이 정도 퀄로 계속 나와주면 얼마나 좋을까요. 하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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