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ptv 8탄] ‘혼스’, ‘고독한 늑대의 피’

1. 혼스
2013년 작으로 2시간 정도 길이의 미국 영화입니다.
어린 시절부터 연인 사이었던 이그와 메린 커플이 있습니다. 어느 날 메린이 죽은 채로 발견되고 주요 용의자가 된 이그가 괴로운 시간을 보내죠. 그런데 아침에 눈을 떴는데 이마에 뿔이 나 있네요? 뿔이 난 뒤로 마을의 모든 사람들이 자신에게 마음 속 어두운 이야기를 쏟아내고 상대방을 만지면 그 사람의 기억이 보여요. 뿔은 점점 자랍니다.
처음엔 뿔을 없내려던 이그는 뿔의 능력을 이용해 메린의 살인범을 잡기로 다짐합니다.

조 힐의 원작을 아주 오래 전에 봤어요. 영화화가 된다는 걸 잊고 있다가 이번에 봤습니다. 중반까지는 꽤 재미있었어요. 사람들이 자기만 보면 절대 알고 싶지 않은 얘기들을 하는 것도 괴롭고, 메린과의 기억은 너무 생생해서 이그는 너무 힘들거든요. 근데 결론으로 갈수록 좀 음?했어요. 소설도 이랬던가?하면서요. 하긴 머리에 악마의 뿔이 자라는 주인공의 이야기를 어떻게 마무리 할수 있을까 싶기도 했지만요ㅎㅎ
조 힐 소설은 이것밖에 안 봤어서 다른 책은 어떤지 궁금하기도 합니다. 아버지만큼은 되기 힘들겠지만 그래도 잘 쓰면 좋겠다는 응원도 하게 돼요.

2. 고독한 늑대의 피
2018년도 작으로 2시간이 좀 넘는 일본 영화입니다.
시간적 배경은 1988년도. 야쿠자 전쟁이 한창인 때에요. 대학을 갖 졸업한 엘리트 출신의 신입 형사가 닳고 닳은 노련한 형사와 파트너가 되어서 벌어지는 일을 그리고 있습니다. 근데 선배 형사가 하는 짓이 그냥 야쿠자입니다. 후배는 그게 싫은데, 선배가 일은 또 잘해요. 이 선배는 그저 일을 잘하기 위해 이런 캐릭터를 선택한 걸까요, 아님 그냥 이런 인간일까요.

포스터랑 제목만 보고 선택했습니다. 사실 옛날 흑백영환줄 알았어요. 근데 칼라라서 1차 당황, 2018년 작이라서 2차 당황을 했고요ㅋ 1988년 배경의 야쿠자 이야기라 보기 거북한 장면들이 계속해서 나오는데 이게 또 재미는 있네?하면서 봤어요. 주인공이신 야쿠쇼 코지님 덕분이었겠죠. 뒷 부분이 좀 아쉬웠는데 그래도 나름 괜찮았습니다. 제가 일본 영화를 카모메 식당 같은 힐링 영화 위주로만 봤었는데 이런 본격 범죄물도 좋아하는지 알게 되었던 시간이랄까요ㅎㅎ
한때 일본 범죄 소설을 주구장창 보던 시절이 있었는데 차갑고 건조하고 잘 만든 범죄 소설 원작이 있는 영화가 더 보고 싶다는 생각을 했어요.
    • 아버지랑 비교만 안 하면 조 힐도 괜찮은 작가다... 라는 얘길 어디서 읽긴 했는데 정작 작품을 본 게 없어요. ㅋㅋ 영화로 만들어진 버전의 '블랙 폰'이 전부인데 이건 재밌게 봤습니다.



      저도 이 영화 봤어요. 저도 옛날 영화인 줄 알고 틀었다가 당황했던 것 같은데...ㅋㅋㅋ 제작진이 한국 영화 '아수라'를 너무 좋게 보고 우리도 저런 거 만들어 볼 거야!! 라고 다짐하며 만들었다는 비하인드 스토리가 기억에 남구요. 영화는 그럭저럭 재밌게 봤을 겁니다. 검색해 보니 제가 적었던 글도 나오긴 하네요. ㅋㅋ
      • 비교 안하기엔 아버지가 너무 너무 그렇잖아요ㅋㅋㅋ “태어나니까 아빠가 스티븐 킹”이걸 뭐 어쩐답니까ㅋㅋㅋㅋ

        블랙 폰은 원작은 안 보고 영화만 봤는데 생각난김에 원작 봐볼까 싶네요. 영화는 재미있었어요.


        로이님 후기 보고 왔어요. 저는 뒷부분의 첨삭장면에서 너무나 뜨악했어요. 진짜 피도 눈물도 없고 차갑고 삭막한 걸 기대했었거든요…

        아수라를 보고 만드셨다니 궁금하긴 한데, 그래도 아수라는 안 볼거 같습니다ㅋㅋ
      • 저는 스티븐 킹과 비교해도 조 힐이 더 나은 분야가 있다고 생각해요. 단편 소설요. 장편 [하트 모양 상자](2007)와 [뿔](2010)도 나쁘지는 않았지만 지금에 와서는 기억에 남는 게 없는데 첫 단편집 [20세기 고스트](2005)는 빠지는 작품이 없는, 제가 평생 읽은 중에 손꼽을 만한 단편집이었어요. 스티븐 킹 단편 중에는 그 정도로 인상적인 작품들은 없었고요. 조 힐은 그 뒤에도 중단편집을 둘 더 냈다는데, 애석하게도 한국에는 소개되지 않아서 [20세기 고스트] 수준을 계속 유지했는지는 모르겠지만요.

        • 하트 모양 상자는 본 거 같기도 한데(망할 기억력ㅜ), 20세기 고스트는 처음 듣습니다. 읽어볼게요. 평생 읽으신 중에 손꼽을 정도라니 이처럼 강력한 추천은 없습니다!!
          • 제가 평생 읽은 단편집이 얼마 안 될 수도 있지요... 하지만 정말 좋은 단편집입니다.


            [20세기 고스트] 이야기를 먼 옛날 듀게에서도 봤는데... 하면서 굳이! 정말 굳이! 검색해서 뇌세포 한 구석에 있던 글들을 찾고야 말았습니다.

            2008년 2월 12일 Q님: "병상에 누워서 친구들이 가져다준 책들을 하나씩 보고 있는데 [20세기의 유령] 이라는 단편집을 읽고 있는데 와....;;; 엄청 잘 썼더군요. 조 힐이라는 작가던데... [아버지의 가면], [검은 전화]그리고 아예 호러 단편 안솔로지를 만드는 편집장이 주인공인 [베스트 뉴 호러] 만 읽었는데도 글재주가 대단한 작가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2009년 8월 19일 DJUNA 님: "조 힐의 20세기 고스트를 샀습니다. 앞의 네 편을 읽었어요. 이전에 번역된 장편인 하트모양 상자는 그냥 평범하게 읽었는데, 제가 읽은 네 편은 모두 좋습니다. 단편의 평균적인 질은 아빠 스티븐 킹을 능가하는 것 같기도 하고요."

            2009년 9월 11일 Wolverine 님: "아주 재미있게 보고 있습니다. 마지막 단편 두 개가 남았네요. 표지에 '악몽의 롤러코스터'라고 쓰여있긴 하지만 여기 실린 단편이 모두 공포물인 것은 아니니 이런 류의 소설을 싫어하시는 분이라도 작품을 골라서 편하게 읽을 수 있을 겁니다."
            • 실례일텐데, 이 댓글 좀 귀여우십니다ㅎㅎ 링크해주신 글들과 단편집도 꼭 볼게요.


              예전에 제가 유전 볼 수 있을까하고 올린 글에 장문으로 써주신 댓글도 기억 하고 있어요ㅎㅎ 오랜만에 이렇게라도 뵈어서 반갑습니다!!
        • 올디스님께서 이렇게까지 극찬하셨는데 후회하게 될 리가 없어! 라고 생각하며 방금 종이책 질렀습니다. ㅋㅋㅋ 집에 스티븐 킹 책은 많은데 (특히 국내 출간된 단편집은 대부분 갖고 있습니다.) 아들래미 책은 처음이네요. 기대됩니다!

          • 앗, 종이책은 진즉 절판되고 전자책도 없기에 '후후후, 막 질러도 가까운 시일 내에 원망 들을 일은 없겠군!' 하면서 찬사를 마구 던졌는데─전부 진심이었지만─이렇게 빨리 시험대에 오르게 될 줄은! 저를 향한 지나친 믿음에 감사드리며 조 힐이 대신 보답해 드릴 거예요.

            • 아니 그런 귀한 책이었나요! 검색했더니 다른 곳도 아니고 쿠팡에, 그것도 로켓배송으로 떡하니 뜨길래 아무 생각 없이 질렀는데요. ㅋㅋㅋ 요 댓글 보고 확인해 보니 그게 마지막 한 권이었나봐요. 이젠 품절로 뜨지만 제 책은 배송 중!! 이것도 인연이라면 인연인 것 같습니다. 하하.

    • 조힐의 작품은 읽어본 적 없는데 여러분들의 글을 보니 보고 싶어지네요! 아수라를 보지 않으시겠다는 판단에 저도 한표 얹을게요. 저는 이미 봐버렸어요. 잘 피하다가 그 시기에 왜 그랬는지 봤지 뭐에요.
      • 단편집이 훌륭하다니 한번 시도해 보세요ㅎㅎ 영화의 원작인 <뿔>도 괜찮긴했어요.

        아수라가 궁금해지던 제 마음을 접게 해주셔서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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