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0년대 영화바낭] 스탤론의 숨겨진 수작 '캅 랜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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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팬들 사이에서 숨겨진 명작 경찰/범죄물이고 특히 실베스터 스탤론이 커리어 최고의 연기를 펼쳤다는 소문이 자자해서 제목만 기억하고 있었다가 최근 '컴플리트 언노운'을 보고나서 제임스 맨골드 필모를 쭉 훑어보다가 발견해서 '어? 이 영화를 이 감독이 만들었었네?' 하고 내친김에(?) 드디어 감상하게 된 영화입니다.



뉴저지의 개리슨이라는 가상의 도시가 배경입니다. 원래 경찰들은 자기가 근무하는 도시에 거주해야 하는데 교통경찰들은 예외라는 걸 활용해 뉴욕의 한 관할구 경찰들이 죄다 편법을 써서 그들과 가족들만 사는 일종의 경찰마을이에요. 당연히 주민들이 서로 다 아는 얼굴들이고 범죄율은 거의 0%에 가깝다고 합니다. 하지만 실제 그렇게 평화롭기만 한 곳이라면 범죄영화의 무대가 될 수 없겠죠.


실베스터 스탤론이 연기하는 우리의 주인공도 원래 꿈은 경찰이었지만 젊었을 때 있었던 모종의 사건으로 인해 될 수 없었고 대신 보안관이라도 되서 이 개리슨을 맡고 있습니다. 경찰들만 사는 범죄가 거의 일어나지 않는 곳이니 딱히 할 일도 없고 의욕도 없고 처자식도 없는 노총각으로 대충 살아가고 있어요.


그러던 어느날 여기 경찰 중의 한명이 큰 사고를 치게되고 동료들이 이걸 교묘하게 은폐합니다. 우연히 이 실상을 알게 된 주인공은 그동안 자기가 대충 좋게 좋게 봐주고 넘어가던 이곳 경찰들의 사소한 잘못들이 거대하고 뿌리깊은 부패로 이어지고 있었다는 것을 깨닫고 중대한 선택의 기로에 서게 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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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단 처음 눈에 확 들어오는 건 초호화 캐스팅입니다. 스탤론 외에도 무려 로버트 드니로, 하비 카이텔, 레이 리오타가 주요 배역을 맡았고 T-1000 로버트 패트릭을 포함 조연진들도 다 그시절에 나름 먹어주던 쟁쟁한 배우들로 채워져있어요. 아시다시피 드니로, 카이텔은 바로 스콜세지 영감님의 대표 협업자들이고 '좋은 친구들'의 레이 리오타, '분노의 주먹' 여주였던 캐시 모리아티, 여러 스콜세지 초기작들에서 감초 역할로 활약한 프랭크 빈센트까지 나옵니다. 게다가 뉴욕 근처 배경의 범죄물이니 스콜세지 본인이 연출하지 않은 게 오히려 이상할 정도에요. 스탤론과 드니로는 '록키' vs '분노의 주먹'이었던 권투영화 2013년작 '그루지 매치'에서 유일하게 협업했던 걸로 기억하고 있었는데 앞서 이 작품이 있었네요.


그런데 더 놀라운 건 이게 제임스 맨골드가 아직 명성을 쌓기 전이었던 소포모어 영화였습니다. 선댄스 등에서 호평받은 저예산 독립영화 'Heavy'로 데뷔하고 차기작에서 이런 출연진을 지휘하게 된 것이죠. 심지어 제작비를 위해 다들 최저 출연료만 받았다고 합니다! 그만큼 이제 막 커리어를 시작한 젊은 감독이 쓴 각본을 다들 크게 신뢰했었다는 것 말고는 설명이 되지 않네요.



개인적인 감상으로는 숨겨진 '명작'까지는 모르겠지만 확실히 완성도에 비해 인지도가 많이 낮은 것이 아쉬운 충분히 재밌는 솔리드한 수작이었습니다. 이 경찰마을의 여러 인간군상들의 실체가 드러나면서 주인공이 변화하고 성장하며 결국 오랜 세월 쌓아왔던 것을 터뜨리는 클라이막스의 액션도 분량 자체는 길지 않지만 상당한 임팩트가 있구요. 출연진이 출연진이니 만큼 그냥 서로 같은 화면에 잡히는 것만 보고 있어도 재미있습니다.


다만 젊은 신예감독의 각본에 넘치는 야심을 전부 담아내지는 못한 것 같습니다. 수많은 조연 캐릭터들이 나오고 거의 미니시리즈로 만들어도 될 만큼의 서브플롯들이 있는데 러닝타임 2시간에 맞춰서 균형있게 만들만한 역량은 아직 부족했던 느낌이에요. 초호화 앙상블 출연진이 강점이지만 한정된 분량안에서 불가피하게 낭비되는 배우들도 있구요. 특히 드니로가 맡은 내사수사관 캐릭터는 좀 불필요하게 대배우를 사치품처럼 썼다는 느낌이 있어요. 나오는 씬마다 잘근잘근 씹어드시기는 하는데 좀 억지로 끼워넣어서 분량 챙겨주는 느낌이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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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일 궁금했던 스탤론의 연기는 과연 훌륭하긴 했습니다. '록키'가 몸관리 안 한 보안관이 된 느낌의 캐릭터이고 엄청나게 새로운 면모를 보여준 건 아닌데 정말 할 수 있는 최대치를 보여준 게 아닌가 싶어요. 당시 '스페셜리스트', '저지 드레드' 같은 출연작들이 평, 흥행 모두 부진하면서 A급 리스트에서 밀려나는 와중에 무려 18kg를 찌우면서 상당한 의욕과 노력을 쏟아넣은 회심의 작품이었는데 아쉽게도 흥행은 그냥 제작비 대비 나쁘지 않았던 정도였고 평가도 대체적으로는 좋았지만 커리어 반전을 가져올만큼 임팩트를 주진 못했습니다. 당시 리뷰들을 보니까 하나같이 스탤론의 연기 자체는 호평이었는데 그렇다고 오스카를 노리기엔 작품의 성과나 모멘텀이 약했죠. 훗날 이 작품을 복기하면서 본인도 상당히 큰 기대를 했는데 결과가 굉장히 실망스러웠다고 하더군요.



어쨌든 90년대 갬성의 수컷 마초냄새가 풀풀나는 범죄영화가 그리운데 아직 안 보신 분들은 한 번 봐보셔도 충분히 괜찮을 작품이라고 생각합니다. OTT에는 없고 전 구글무비 1400원에 봤는데, 애플tv 2500원으로도 올라와있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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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0년대 영화들 보다보면 은근히 여기저기 많이 나오시는 분이죠. 본편에서는 사건의 발단 같은 역할을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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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분도 90년대 개성있는 매력으로 나름 독보적인 영역이 있으셨죠. 여기서는 작중 여성 캐릭터들 중 유일하게 연애상대로 엮이지 않고 뭔가 신선한 바람을 불어넣나 싶더니 막상 막판에 중요할 때는 증발합니다(;;;). 뭐 당시 남성중심 범죄물에서 당연하다면 당연한 거겠지요.

    • 저도 명성만 익히 듣고 아직 못 본 영홥니다만, 나중에 15분을 추가해서 나온 감독판이 확실히 더 낫더라. 는 얘길 들은 적이 있어요. (아마 이 게시판에서, 그것도 그렇게 오래 전은 아니었던 것 같은데!! 기억이!!!! ㅋㅋㅋㅋ) 혹시나 해서 검색해 보니 구글 플레이에 있는 버전은 걍 극장판인 듯 하구요. 이렇게 감독판이 따로 있고 그게 더 낫다는 평을 듣는 영화들은 찾아서 볼 때 참 난감함이 있습니다. 거의 다 극장판만 취급하고 감독판은 잘 없더라구요. 제가 그래서 '킹덤 오브 헤븐'도 아직도 안 봤습니... (쿨럭;)

      • 이게 당시 그 미라맥스에서 배급을 해서 지금은 나락 간 '가위손'으로 유명한 하비 와인스틴이 이거저거 자르라고 했다는 건 읽었는데 감독판이 따로 있는 줄은 몰랐습니다. 극장판도 약간의 아쉬움이 있을뿐이지 충분히 좋은 작품인데 15분이 추가됐다면 확실히 더 낫겠네요;; 썼듯이 많은 조연 캐릭터들과 서브플롯이 좀 대충 정리되는 느낌이 있어서...




        '킹덤 오브 헤븐'은 정말 감독판이 나아지는 정도가 아니라 아예 다른 수준인데 지금 OTT에 올라온 게 극장판이라고 들은 것 같아요.

    • 아앙? 감독은 누군지 전혀 신경 안 썼네요! 재미있게 봤습니다 그런데 역시 뭔가 조금 부족하다는 느낌이었지요. --이걸 영국 Tv에서 오늘밤 방영작은 스텔론의 "코플란드"입니다 그러는 걸 듣고 그런 영화가 있었나? 했던 기억이 

      • 제임스 맨골드가 정말 다양한 장르를 오가더라구요. 뮤지션 전기, 액션, 카레이싱, 스릴러, 서부극 등등

    • Btv 케이블 VOD에 있긴 하더군요. 한번 보긴 했을텐데, 기억이 안나는 걸 보면 뭔가 착각 중일 가능성이 있을테니 다시 한번 결재해서 보긴 해야…

      • 아 Btv 거긴 제가 안쓰니 그냥 구글에 검색해도 안나와서요. 굳이 이것 때문에 결재하실 필요까진 없고 쓰시는 중이라면 한 번 보셔도 좋을거에요. ㅎ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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