발 킬머를 추억하며 재감상한 '윌로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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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린세스 브라이드', '네버엔딩 스토리' 등과 함께 80년대 동화풍 판타지물을 대표하는 영화라고 할 수 있죠. 저도 예~전에 아주 신나게 감상한 추억이 있고 언젠가는 재감상을 해보려고 마음은 먹고 있는데 손이 잘 안가는 작품들 중 하나였습니다. 그러다가 몇년 전에 디즈니 플러스에서 시리즈로 후속편이 나온다는 소식을 듣고 그 핑계로 오리지널도 보고 이 시리즈도 이어서 보면 되겠다 싶었는데 막상 새 시리즈에 대한 평가가 이래저래 엇갈리고 한 시즌 만에 캔슬됐다고 하자 또 의지가 차갑게 식더군요. 그런데 어제 발 킬머의 부고를 접하고 대표작들을 쭉 훑어보다가 여기도 나왔었다는 걸 깨닫고 드디어 오~랜만에 재감상을 했습니다.



먼 옛날 은하계...가 아니고 서양 판타지 세계의 한 사악한 마법사 겸 여왕이 새로 태어나는 한 아기가 미래에 자신을 파멸시킬 것이라는 예언을 듣고 그 동네 임산부들은 죄다 잡아다 족치고 있었는데 그 운명의 아기는 가까스레 탈출했다가 넬윈이라는 난쟁이 종족의 윌로우라는 우리의 주인공의 손에 맡겨져 파란만장한 여정을 떠나게 된다는 뭐 그런 이야기 입니다. 


악당을 쓰러트리기 위해 운명의 무언가를 작은 체구의 주인공이 동료들의 도움을 받아 운반한다는 설정이라 당연히 '반지의 제왕'이 생각나는데 실제로 제작을 맡은 조지 루카스가 원안을 쓰면서 빌려온 여러가지 유명한 스토리들 중에서 그 작품의 비중이 가장 컸다고 합니다. 원래 스타워즈도 그렇고 그 양반이 잘하는게 그런 거니까요. ㅎ 그 외에 성경도 참고를 했고 한국관객인 저는 악당이 예언의 아기를 죽이려한다는 것 때문에 장재현 감독의 '사바하'도 떠오르더군요.



줄거리야 뭐 처음 보시는 분들도 바로 익숙할 그런 종류이고 작품 자체의 완성도와 재미는 2020년대인 지금와서 봐도 꽤 나이를 잘 먹었다고 할 수 있겠습니다. 특수효과야 당연히 요즘 판타지물들과 비교하면 때깔이 딸리지만 완성도 자체는 당시 기준으로 최선을 다했다고 볼 수 있겠고 전체적인 비주얼이 당시 판타지물에 대한 노스탤지어를 완벽하게 잡아내고 있어서 눈이 즐거웠습니다. 특수효과 중 가장 신경을 쓴 머리 둘 달린 드래곤이 은근히 무섭고 박력이 넘치더군요. 액션은 좀 정신없는 와중에도 하여간 좋은 타이밍에 여러가지 아기자기하면서 재밌게 적당한 비중으로 잘 들어가있습니다.


캐릭터들은 전형적이지만 딱 그 시대에 맞게 매력적이기도 하더군요. 발 킬머 생각이 나서 본 거지만 역시 타이틀롤을 맡은 워릭 데이비스가 등장 첫 씬만에 바로 관객을 무장해제 시키고 호감을 주는 훌륭한 연기를 내내 선보이며 극을 잘 이끌어가며 아라곤+한솔로 느낌의 캐릭터를 완벽하게 소화한 발 킬머를 포함 나머지 조연들도 적재적소에 깨알같은 감초역할을 잘 해줍니다. 그런데 딱 한가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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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브라우니 덤앤더머는 다시보니 하나도 웃기지도 않고 짜증만 유발하더군요. 작중에서 딱히 주인공들에게 도움되는 것도 없고 분량 싹 들어냈어도 스토리에 별 문제도 없고 완성도가 더 좋아졌을듯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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발 킬머는 상대역인 조앤 월리와 촬영장에서 눈맞고 개봉할 시기에 이미 결혼까지 골인했었다더군요. 하지만 몇년 후에 이혼. 사실 이 캐릭터도 뭔가 있어보이게 등장했다가 별 활약없이 그냥 연애상대로 전락하는 게 좀 그랬습니다만 그냥 그런 시절이니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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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다이의 귀환에서 이워크 연기했다가 조지 루카스의 눈에 들어 제작당시 17살에 당당히 영화 주연까지 하신 워릭 데이비스. 재밌게도 같이 왜소증 배우를 대표하는 피터 딘클리지랑 둘이 거의 동년배더군요. 장르를 가리지 않고 정극 주연급 역할도 많이 하는 딘클리지에 비해서 데이비스는 이런 판타지 장르만 주로 하신 것 같아서 살짝 아쉬운 부분입니다. 물론 본인이 원해서 그런 커리어가 된 건 아니겠죠. 기회 자체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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넬윈 마을 주민들 역할로 왜소증 200여명의 엑스트라가 필요했는데 대부분 전문배우도 아니고 에이전트나 그런 것도 당연히 없으니 당시 캐스팅 담당이 무척 고생을 했다고 합니다. 하하;;



80년대 판타지물의 정수인 그 기분 좋아지는 내용과 애틋한 무드의 향수를 다시 느껴보고 싶으시면 한 번 다시 봐보셔도 좋을 것 같습니다. 디즈니 플러스에 있어요. 


블루레이 출시할 때 제작 당시를 회상하는 둘의 모습입니다. 다시 한 번 고인의 명복을...

    • 내 마음을 얼마나 울렸는지 생각해본다면 반지 3부작을 다 갈아 넣어도 이 작품에 못 미친다고 생각합니다. 아이와 함께 탈출하는 산파/유모 장면부터 넘사벽이지요

      • 그렇게까지 감명깊게 보셨군요! 그 아이 강으로 보내는 씬은 당연히 인형 같은 걸 대신해서 찍었겠거니 싶지만 보는 와중에는 엄청 조마조마하게 되더라구요.

    • 내용보니 재미있을거 같아서 찜했습니다. 디플이 신작 업데이트는 늦어도 이런 추억의 영화들이 있어서 그나마 다행인거 같아요. 추천 감사합니다!
      • 부에나 비스타 브랜드 있던 시절 디즈니 영화들이 나름 장르적 다양성이 있고 좋은 작품들 많았죠. 자체적으로 살짝 조절한 시대적 보정 렌즈를 끼고 보시면 아주 재밌으실겁니다. ㅎㅎ




    • 제임스 호너의 1980년대 정점들 중 하나이기도 하지요. 비디오로 봐도 압도적이었는데 영화관에서는 어땠을지...




      덤으로 같은 해 나온 그의 자매 작품쯤으로 볼 수 있는 스코어도 올립니다. 둘 다 런던 심포니 오케스트라와 킹스 칼리지 합창단을 사용해서 그런지 은근히 비슷하지요.




       


      • 아 맞아요. 제임스 호너의 스코어도 정말 분위기를 잘 살려주고 감정이 고조되는 순간의 효과도 최고였어요.

    • 그 시절엔 보고 싶다!! 하지만 못 봤고. 나이 먹고 나서는 본다 본다 하면서 세월만 보내고. 디즈니 플러스에 있길래 곧바로 찜을 해놓고 숙성 시키다가 이제 계정이 만료 되어서 못 보게 된 영화입니다. ㅋㅋㅋㅋㅋ 근데 주인공이 발 킬머라는 건 이제야 알았네요. 허허;




      이거랑 톰 크루즈의 '레전드'는 진짜 몇 십년 묵은 숙제 영화인데요. 나이 먹고 나선 환타지에 대한 애정이 좀 식어서인지 참 안 보게 됩니다. 언젠가 보고 나면 달력에 기념일 표시라도 해야할 듯...;

      • 진주인공은 제목 '윌로우' 역할인 워릭 데이비스이긴 한데 발 킬머도 사실상 두번째 주인공으로 가장 비중도 높고 대활약을 합니다. 일반적인(?) 미남 스타일 배우들이랑은 다른 개성이 있으면서도 멋지고 섹시한 매력이 있었던 배우라는 걸 다시 느꼈죠.




        '레전드'는 저도 아직 못 봤습니다. 평가들을 쭉 보면 그냥 그시절 톰 크루즈 미모를 사진으로 감상하는 게 나을 것 같아요. ㅋㅋ 동생 스콧하고는 평생 대표작을 남겼는데 형님 스콧하고는 서로 흑역사를 남겼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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