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랑이는 겁이 없지' 잘 봤습니다.

엊그제 쏘맥님이 올려주신 글 덕분에 처음 알게 된 영화인데 아주 짧은 러닝타임 안에 범죄, 사회비판, 초자연적 호러 등의 요소들을 아주 효율적으로 섞어놨네요.


여러가지로 기예르모 델 토로의 '판의 미로'가 생각이 나는 설정이고 당연히 세세한 부분들을 따지고 들어가면 차이점도 많지만 그건 당연한 것이고 애초에 아예 똑같이 베낀 수준 이었으면 이 작품이 호평을 받지 못했겠죠. 호러장치는 사실 귀신 비스무리한 존재가 간간히 나타나는 수준이고 점프 스케어 같은 것도 별로 없는데 현실이 공포이기 때문에 그렇게 분위기 조성해주는 것만으로도 제 역할을 다 한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클라이막스에서 이 귀신들의 정체가 드러나는 부분에서는 진짜 섬짓하면서도 비극성을 강조시키고 약간 '시카리오' 생각도 나더군요.


'구니스'나 비슷한 그 시절 어린이들이 주인공인 모험 영화의 향기도 많이 났습니다. 그런데 안전한 가족오락영화인 그 작품들과 달리 이 작품은 주인공들이 겪는 위험이 너무나도 관객의 피부로도 느껴지는 수준이고 실제로 아이들의 희생도 적지않게 나옵니다. 무엇보다 영화가 해피엔딩으로 끝나더라도 이 아이들이 저기서 앞으로 잘 살 것 같지가 않아요;;; 


우리가 할리우드 제작의 각종 양산형 범죄물의 소재로 익숙한 멕시코 카르텔과 고통받는 사람들 이야기도 이렇게 실제 현지인이 주인공과 관점을 바꿔서 잘 만들면 확 다르게 다가올 수도 있다는 것을 실감할 수 있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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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를 본 기예르모 델 토로 감독의 연락을 받았다는 이야기가 화제다. 공동 프로젝트를 진행할 수도 있나.


=확정되기 전부터 그런 기사가 났는데, 지금 시점에서는 진짜라고 말할 수 있다. 현재 준비 중이고, 나는 매우 흥분 상태다. 시나리오를 쓸 때부터 그에게 프로듀싱을 부탁하고 싶었지만 현실적으로 접근이 불가능했다. 같은 멕시코 영화인이라고 연락하기 쉬울 거라 생각한다면 오산이다. (웃음) 그런데 몇몇 영화제 상영 후 트위터에서 내 영화를 기예르모의 것과 비교하는 사람들이 생기기 시작했다. 어느 정도 반응이 모인 후 내가 직접 “기예르모, 이래도 내 영화 안 볼 거야?”라면서 그에게 도발적인 멘션을 보냈다. 그러자 정말 기적이 일어났다. 기예르모의 협업 제안은 내게 상상 이상으로 큰 의미다. 덧붙여 그가 인간적으로도 훌륭한 사람임을 알게 돼 기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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검색해보니 국내 극장개봉은 안하고 VOD로 들어왔지만 부천에 초청됐을 당시 감독이 씨네21이랑 인터뷰를 했던데 이 부분이 재밌어서 가져왔습니다. 판의 미로 언급도 많았고 기예르모의 한마디 감상평을 포스터에 넣을 정도로 열심히 들이댔는데 결국 성공한 덕후가 되셨군요. ㅋㅋㅋ


추가로 보면서 바로 감이 왔지만 아역배우들은 이전 연기 경험이 전혀 없었다고 합니다. 일부러 대본을 미리 보여주지 않고 씬 순서대로 촬영하면서 그날 그날 내용을 순차적으로 받아들이게 했다네요. 비전문 특히 아역들에게는 미리 스토리와 캐릭터를 분석하는 것보다 이런 방식이 더 잘 먹힐 것 같긴 합니다. 고레에다 히로카즈 감독도 이런 비슷한 방법을 쓴다고 들은 것 같아요.



    • 기예르모랑 그런 에피소드가 있었군요. 처음 알았네요. 트위터로 도발까지 했다니 감독님 귀여우심... ㅋㅋㅋ




      히로카즈는 원래 그런 스타일이긴 한데 '괴물' 만들 때는 전통적인 방식 - 미리 각본 읽히고 연습 시키고 등등 - 으로 연기 지도를 했다고 하더라구요. 얘들이 주인공인 데다가 좀 더 깊이 있는 감정을 담아내야 해서 그렇게 했다고. 어쨌든 결과물은 훌륭했구요.

      • https://www.youtube.com/watch?v=AIS-_WvsyGE&pp=ygUfdGlnZXJzIGFyZSBub3QgYWZyYWlkIGludGVydmlldw%3D%3D




        둘이 한시간짜리 대담도 하셨네요. 정말 성공하심 ㅋㅋ




        '괴물'은 아무래도 소재 때문에 더 그랬을 것 같아요.



    • 보셨군요!! 잘 보셨다니 다행이에요.

      영화 속 내용이 부풀려지지 않은거 같아 더 무서운 영화였어요. 아이들 연기에 저런 뒷이야기가 있었군요. 그래서 매 장면 더 와닿았던거 같아요.


      근데 감독님 귀여우시네요ㅎㅎ 기감독님이랑도 빨리 작업하시길!!
      • 저런 환경속에서 살아가는 평범한 멕시코 국민들 일상 자체가 호러물이더라구요.




        차기작이 두 개 예정으로 되어있던데 하나가 기감독님이랑 같이 하는 걸지 궁금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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