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블랙 백' 보고 왔어요.

스티븐 소더버그 감독의 깔끔한 만듦새가 돋보이는 또 한 편의 영화입니다.
소더버그 감독의 스파이들 이야기,라는 거 외에는 아는 거 하나도 없이 봤는데 역시나 즐겁게 봤습니다.
영국 정보부 배경으로 스파이들 사이에서 배신자 찾는 내용이고요, 밖을 돌아다니며 첩보 활동하는 영화 아닙니다.
포스터에 나오는 저 인물들을 가지고 아기자기 잘 짜여진 이야기 구조로 승부를 보는 작은 규모의 영화입니다.
근래에 나온 이 감독님의 영화들이 저에게는 무척 잘 맞네요. 힘을 빼고 소소하게 만든 거 같지만 흠잡을 데를 모르겠습니다. 이 영화도 보고 나니 정찬은 아니지만 훌륭한 디저트를 먹은 거 같습니다.(정찬보다 디저트에 더 관심 있는 1인)
제가 사실 스티븐 소더버그 감독의 필모와 데이비드 핀처 감독의 것을 혼동할 때가 있는데 마이클 패스벤더 배우는 얼마 전에 '더 킬러'에 나와가지고 더 혼동하게 생겼습니다.
한 가지 더 고백하자면 첩보나 음모를 기반으로 한 영화의 경우, 뭐가 어떻게 된 것인지 이해 못 하고 극장을 나올 때가 있습니다. 이번에도 전체적으로는 알겠는데 세부를 정확하게 파악 못한 부분이 있어요. 그래도 재밌게 보는 데는 문제가 없었다는 것도 감독의 능력 중 일부겠지요... 나중에 ott 들어오면 집에서 다시 봐야겠습니다.
그런데 이 영화 전에 24년도에 소더버그 감독작이 두 편 더 있네요? 게다가 한 편은 양복 입은 제레미 아이언스의 얼굴이 등장하는데 무지 궁금해졌습니다. 이 감독님 일 중독인가...
몇 십 년 전 배경이라면 도시 풍경이나 복장이 주는 시각적 즐거움도 무시 못해서 가끔 취향 저격 영화들도 만나는 거 같습니다. 하지만 용두사미의 씁쓸함을 느낄 때가 많아서 저도 소설을 더 좋아합니다. 더 믿고 접근할 수 있고 과정이 세밀하고 그렇죠.
정말 이 감독님 영화는 일 년에 한 편 볼 수 있기를 바랍니다!
그 '더 킬러'를 만들 때 소더버그가 도움을 줬다고 들은 것 같은데. 그러고서 본인도 같은 배우를 데리고 이런 영화를 만들다니 것 참. ㅋㅋㅋ
정말 그렇죠. 은퇴 선언 번복 후 소더버그 아저씨 만드는 영화들이 다 그렇게 '난 이렇게 가볍고 빠르게 야심 없이 만들어도 이 정도 퀄은 나온다고! ㅋㅋ' 라는 스타일인데 정말 하나 같이 잘 만들고 재밌어서 좀 짜증이 날 지경입니다. 대놓고 잘난 척 하는 것 같은데 진짜로 잘났으니 할 말이 없다! 라는 느낌.
물론 전 아직 이 영활 못 봤지만(...) 늘 그랬듯이 재밌게 잘 뽑았으리라 믿습니다... ㅋㅋㅋ 소개 글 잘 읽었어요.
두 작품 다 배우께서 또 워낙 잘 하시네요.
야심차게 기획한 큰 영화 보다 이쪽 계열 영화에 특기가 있음을 깨달은 결과 아닐까요. 애초에 주목받은 섹스,-그 영화도 그랬던 거 같고요.
놀란의 놀라운 영화도 좋고 소더버그의 소소한 영화도 좋고...이 무슨 어이없는 말 개그....죄송합니다.
모든 영화가 수요일에 개봉할거여요. 관객이 적으면 '나쁜' 시간으로 바뀌어요. 그래서 그럴거 같은 이 영화를 보았는데 괜찮았어요.
스티븐 소더버그의 데뷔작은 [9012Live]여요. 해당 부분 그래미상 받았을거여요. 콘서트필름 다큐멘터리 감독 데뷔.
감독의 스타일이 잘 요약 되어있네요.
"화려한 영상을 잘 찍던 감독이었으나 [컨테이전] 이후의 작품들은 모두 차가운 디지털 질감과 극도로 절제된 카메라 워크와 편집,
온갖 헐리웃 슈퍼스타들을 출연시켜놓곤 감정없는 사물처럼 연출하는 등 소더버그 특유의 미니멀한 스타일을 일관되게 보여주고 있다.
본인은 이런 자신의 스타일에 굉장히 만족스러워 하는 듯."
이 영화를 보다가 중간에 원작이 있을까, 무얼까가 궁금했었는데 오리지널 시나리오고 데이빗 코엡이 썼더군요.
24편의 시나리오를쓰고 일곱편의 영화를 만들었어요. 리스트를 보시면 살짝 놀라실거여요 :)
시나리오이빗 코엡
'컨테이전' 이후에도 '쇼를 사랑한 남자', '매직 마이크' 같은 나름 화려한 영화가 있었던 거 같은데...저는 '매직 마이크'를 아직 안 봐서 언제 봐야겠습니다.
코엡이라는 분이 쓴 작품이 많네요. 제가 많이 좋아하는 영화는 안 보이지만 전문가인가 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