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티빙바낭] 정겨운 옛날식 코미디, '갤롭: 저주의 보드 게임' 잡담입니다

 - 2022년작입니다. 런닝타임은 80분으로 꽤 짧군요. 스포일러는 없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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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or die'를 좀 과하게 강조하는데 그렇게 과격한 영화 아닙니다. ㅋㅋ)



 - LA에 사는 네 친구가 오랜만에 한 집에 모여요. 집주인이자 살짝 찐(...)스럽지만 대체로 사람 좋은 한량 클리프. 스튜디오 같은 곳에서 에이전트 일을 하는 듯한 샘. 뭐 하는지 정확히는 모르겠지만 잘 생긴 도미닉. 그리고 아내가 헐리웃 셀럽과 바람이 나서 이혼을 겪는 중이라 세상 삐딱해진 폴. 살던 집을 팔게 되어서 한동안 신세 지려고 클리프 집에 온 건데, 이 놈이 과잉 친절로 다 함께 위로해 주자고 다른 친구 둘을 불러서 요렇게 됐는데요. 오랜만에 만나 살짝 어색하기도 하지만 어쨌든 투덜투덜 하면서도 가까스로 의기투합. 술 퍼마시며 밤새 놀기로 했는데 집주인 클리프가 최근에 중고로 산 서랍장에서 발견한 수상한 보드 게임 '갤롭'을 꺼내들면서 사건이 시작됩니다.

 그 사건이란 게 영화 속 사건 기준으론 뭐 별 거 아니에요. 처음엔 평범해 보이던 이 보드 게임이 점점 네 친구의 은밀한 사정들을 꺼내 들면서 솔직한 답을 강요하고, 그러다 거짓말하면 화살이 날아온다든가... 그러면서 '동이 틀 때까지 누구든 1등으로 게임을 끝내지 못하면 니들은 영원히 이 게임에 갇힌다' 는 식으로 겁을 주는 거죠. ㅋ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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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연히 요 네 젊은이가, 그리고 저 집 구석이 영화 분량의 90%를 차지하는 저예산 소품입니다.)



 - 아는 감독도 아니고 아는 배우도 안 나오고... 그냥 봤습니다. 편하게, 가볍게 시간 보낼만한 것 하나 보고 싶었던 건데... 오. 재밌게 봤습니다. ㅋㅋ

 제목에도 적었듯이 영화가 좀 올드합니다. 촌스럽거나 구닥다리라는 게 아니라 영화 스타일이 참 옛날스러워요. 정체를 알 수 없는 신비의 보드 게임에서 살아남아라! 라는 설정 같은 게 되게 신기하고 재밌어 보이던 옛날 말이죠. 


 옛날스럽다는 느낌은 영화의 톤이나 주제 같은 부분에서도 느껴지는데요. 되게 순둥순둥 사람이 좋습니다. 거짓말했다고 다짜고짜 화살이 날아오는 게 뭐가 순둥이냐... 고 할 수도 있겠지만 끝까지 보고 나면 확실히 그런 느낌이 들어요. 그러니까 이 네 친구가 다들 서로에게 감추고 있는 비밀이 있고, 마지막엔 그걸 극복해내서 화해를 하고. 이런 식의 건전하고 교훈적인 코미디인데 요즘 이런 게 잘 없잖아요.


 영화의 농담들도 그렇습니다. 막 극한까지 몰아 붙이고 이런 건 없어요. 근래에 본 영화들 중 이거랑 비슷하다고 할 수 있는 게 넷플릭스에 있는 '왓츠 인사이드' 같은 작품이겠는데요. 그거랑 비교해 보면 확실히 참 순한 맛이에요 이 영화는. 나름 막장스런 설정들이 없는 건 아니지만 표현 수위도 그렇고 그걸로 끌고 나가는 캐릭터들의 감정들도 그렇고 참 다들 나이브하달까. 뭐 그렇습니다. 그러니까 어찌보면 좀 심심한 영화인 것인데. 전 그냥 이런 옛날 영화스런 컨셉이 맘에 들더라구요. 요즘 제가 이렇습니다. ㅋㅋ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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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드 게임이 소재니까 규칙 같은 걸 알아야 하나? 하는 걱정은 안 해도 됩니다. 그냥 주사위 굴린 후 카드 뽑아보고 제시된 미션 수행해서 잘 하면 전진, 못하면 후진한다는 게 게임 룰의 전부라서요.)



 - 스아실... 별로 얘기할 게 없는 영홥니다. ㅋㅋ 

 젊은 시절에 다정하고 행복한 나날을 보냈던 친구들이 있고. 이젠 이런저런 개인 사정과 서로간의 실수 등으로 데면데면해졌고. 또 그 시절에 꿈꿨던 삶을 사는 데 성공한 친구도 하나도 없구요. 그렇게 천천히 조금씩 조금씩 멀어지다 인연 끊어질 팔자였던 친구들이 사악하고 못돼 x먹은 마법의 보드 게임으로 인해 서로에게 솔직해지고. 각자의 어려움이나 고통을 이겨낼 결심을 하게 된다는 식의 건전한 환타지, 호러삘 코미디 교훈담이구요. 


 주인공들에게 보드 게임이 던져주는 황당한 미션들이 개그 포인트이긴 한데 그 아이디어 자체는 특별히 신선하거나 튀는 게 없는, 다 이미 어디선가 본 것들이에요. 잘도 요즘 세상에 이런 소재, 이런 스타일로 영화를 만들 생각을 했구나... 싶은데 그게 대략 뻔함에도 불구하고 은근 웃깁니다. 대사나 연기 디테일 같은 부분들이 괜찮게 잘 뽑힌 부분들이 많아서 재미가 없지 않아요. 확 꽂혀서 집중하게 되는 작품은 아니지만 가볍게 설렁설렁 보면서 피식피식 웃기 좋고. 특별히 막 부담되거나 선 넘는 내용도 없어서 보기 편하구요. 그러면서도 자기가 들이미는 주제, 그러니까 친구들간의 우정과 믿음 같은 건전하기 짝이 없는 메시지을 꽤 진심을 담아 들이밀어서 훈훈한 기분도 들구요. 뭐 그랬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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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렇게 하찮고 가볍게 웃기는 영화지만 블링블링 빛나던 20대를 떠나 보내고 세파에 시달려 하찮아진 덜 젊은이들의 이야기... 라는 쪽으로 은근 공감가게 이야기를 잘 짰어요. 그렇다고 막 감동적인 것까진 또 아니지만요. ㅋㅋ)



 - 그러니까 뭔가 엄청 재밌는 그런 영화를 기대하심 안되구요. ㅋㅋ 

 의외로 못 만들지 않은? 멀쩡하게 잘 뽑은 건전하고 훈훈한 환타지 코미디 영화인 가운데 그 건전 & 나이브함과 야심 없음 때문에 옛날 영화들 생각나는 그런 작품이에요. 요즘 것들 너무 독해서 부담스러워... 라는 생각을 하는 분이라면 그럭저럭 나쁘지 않게 보실 수도 있을 것 같구요. 저는 그렇게 잘 봤습니다.




 + 각본 겸 주연을 하신 배우님 이름이 '짐 마호니'라서 폴리스 아카데미 그 양반 아드님이신가? 했는데 그 마호니는 배우 이름이 아니라 캐릭터 이름이었죠. ㅋㅋ 굳이 갖다 붙이자면 세상 떠나신지 한참 된 '존 마호니' 배우님이 계시지만 어쨌든 관계 없습니다.



 ++ imdb를 보니 주인공도 아닌 '샘' 역할 배우님 이름이 첫번째로 나와 있어서 왜 이렇지? 했는데. 출연작들로 비교했을 때 가장 유명한 작품에 나온 분이라서 그랬나봐요. '엄브렐러 아카데미'의 가족들 중 하나였군요. 전 그 시리즈를 안 봐서...



 +++ 제목인 'gatlopp'은 아무리 봐도 '갤럽'은 아닌데 말입니다. 검색을 해 보니 역시나 아니었더라구요. 영어도 아니구요. 스웨덴어이고 뜻은


  • 명사 태형(두 줄로 늘어선 사람들 사이를 알몸으로 뛰게 하여 채찍, 몽둥이 따위로 때리는 형벌)


 ...라고 합니다. 영화 속 보드 게임과 비슷하다면 비슷하기도 하네요. 죽어도 말하기 싫은 비밀을 당사자들 앞에서 말해야 하고 제대로 안 하면 살벌한 벌을 받는 게임인지라... ㅋㅋ
    • 지역 케이블 VOD에 올라와있긴 한데 나중에 보고 이야기 하겠습니다 ㅎㅎㅎ :DAIN.,

      • 본문에도 여러 번 강조했지만 큰 기대는 하심 안되구요. ㅋㅋ 옛날식으로 말하자면 친구들끼리 모여서 뭐 먹으며 수다 떨며 함께 보기 좋은 영화 정도랄까요. 저는 재밌게 봤지만, 대충 그러합니다. 하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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