투자 잡담. 멀티버스를 여행하는 사람들에게......


 #.오래전부터 이 주제로 한번 글을 써보려 했는데 딱히 쓸 타이밍이 없어서 쓰지 않았어요. 하지만 지금이야말로 적기가 아닌가 싶네요. 2025년은 제법 장이 좋을 거라고 하니까요. 벌써부터 좋기도 하고요. 지금 시기에 딱 좋은 글이 아닌가 싶어 글을 써봐요.


 나는 장이 폭등해서 갑자기 자산이 마구 오르는 상태를 '멀티버스 여행'이라고 불러요. 물론 그건 그냥 되는 건 아니예요. 웬만한 사람은 아무리 투자를 해도 인생에 단 한번도 경험하지 못할 수가 있죠. 일단 종목선정을 잘 하고 그 주식이 목표주가까지 가는 동안 놓치지 않고, 잘못 들어간 종목에서는 최대한 손실을 줄이는 실력은 있어야 해요. 그리고 그 모든걸 다 갖췄어도 시대가 도와주지 않으면 멀티버스 여행은 할 수 없죠.




 1.이번주도 상당히 좋은 장이었어요. 아는 형은 한 3일동안에만 1억을 좀 넘게 벌었다죠. 고맙게도 내게 식사를 사주러 와서 맛있게 먹었어요.



 2.사실 그렇게 돈을 번 날은 좋은 날이고, 맛있는 걸 먹으며 자축하면 되는 날이긴 해요. 한데 어쩌다보니 나는 꽤나 잔소리만 하게 됐어요. 번 돈을 무조건 지켜야 하니 어느 순간에는 현금화를 해야 한다는 소리를 1시간 정도 주구장창 했다죠.


 어쨌든 좀 분위기가 쌔해져서 수습했어요. '이런 잔소리는 이렇게 좋은 날이 아니면 할 기회도 없어.'라고요.



 3.왜냐면 그렇거든요. 투자처에서 돈을 빼지 않고 있는 이상 우리들은 멀티버스를 여행하는 것과 같아요. 흔히 말하는 '파이어족'으로 살아도 되는 멀티버스도 가보고, 그것보다 더 부자가 된 멀티버스도 가보고, 때론 말도 안 되는 멀티버스까지 도달할 수도 있죠. 나는 그걸 몇번 정도 겪어봤어요.


 그러나 주의해야 할 점은 그런 멀티버스를 여행할 때, 완전히 현금화를 시켜서 그 멀티버스를 현실로 바꾸지 않으면 그건 그저 구경 한번 하고 끝나버리는 멀티버스가 되어버린다는 점인 거죠.


 예를 들어 10억까지 도달했다고 쳐요. 부동산이나 다른 거 다 빼고 현금만으로 10억이면 대단한 액수예요. 그 정도의 멀티버스까지 도달했다면 그냥 멀티버스 여정을 끝내고 그곳에서 살아가기로 결정해도 되는 거거든요. 



 4.휴.



 5.물론 그 정도의 멀티버스를 구경이라도 해보는 건 상당한 투자 실력과 운이 있기 때문이예요. 바로 그게 문제예요. 그만한 실력을 가지고 있다면 그 사람은 10억으로는 만족 못한다는 거죠. 


 '나는 지금 환상적인 멀티버스로 나아가는 중이야. 내가 10억을 가지고 만족하는 멀티버스 따위는 내게 어울리지 않아. 이곳은 그저 거쳐가는 멀티버스일 뿐이야.'라는 생각으로 멀티버스 여행을 절대로 끝내지 않거든요. 물론 그렇게 해서 잘하면 20억, 30억 멀티버스로 갈 수도 있죠.



 6.그러나 정말로 투자의 무서운 점은 그거예요. 20억 멀티버스에 가본 사람이 어느날 3억, 2억으로 다시 원래 차원의 자신으로 돌아온다면? 한때나마 구경해봤었던, 20억을 가져본 멀티버스에서 하차하지 않았던 자신을 미친듯이 원망하게 된단 말이죠.


 그리고 위에 쓴...3일만에 1억을 벌어제낀 경우는 멀티버스 여행이란 표현이 맞아요. 그 이외의 표현은 없어요. 이 세상에 그 어떤놈도 3일에 세후 1억을 벌기는 힘들거든요. 그 어떤 노동으로도, 그 어떤 투자로도 평범한 사람은 구경해볼 수 없는 영역이니까요. 


 

 7.한데 이 세상에서 제일 무서운 게 줬다 뺏는 거란 말이예요. 20억, 30억 멀티버스에 가봤다가 돌아온 사람은 한동안은 제대로 삶을 살 수 없게 돼요. 그저 내리기만 했었으면 자신의 세상이 되었을 멀티버스를 제발로 뛰쳐나온 셈이니까요.



 8.처음에 썼듯이...오래전부터 이 주제로 한번 글을 써보려 했는데 딱히 쓸 타이밍이 없어서 쓰지 않았어요. 하지만 2025년은 제법 장이 좋을 거라고 하니까 써봐요.


 아마 어떤 투자자는 올해 내내...여름, 가을, 심지어는 겨울까지도 즐거운 멀티버스 여행을 할 수도 있을거예요. 그러나 알아야 할 점은 멀티버스에서 내리지 않으면 그 멀티버스는 영원히 멀티버스로 남아버릴 거라는 거예요.



 9.물론 꿈도 못 꾸던 멀티버스까지 와서도 내리는 못하는 이유는 나도 알아요. 여기서 내리면 이게 현실로 확정되어버리고, 혹시나 있을 더 멋진 멀티버스로 못 갈거라는 두려움 때문이죠.


 그렇기 때문에 폭등장에서는 미리 마음을 정해 놔야 해요. 아무리 더 먼 멀티버스로 갈 수 있을 것만 같아도, 내가 지금 정해 둔 멀티버스에 도착하면 뒤도 안 돌아보고 내릴 거라고 말이죠. 그곳이 완벽한 이상향은 아니더라도 지금의 내가 노동만으로는 절대로 도달할 수 없는 멀티버스라는 걸 알아야 하고요. 



 10.물론 나도 그럴거예요. 이번에는 내가 미리 내리기로 정해둔 멀티버스에 도달하면 그냥 내리려고요. 올해 아무리 폭등장이 계속되고 좋은 뉴스가 계속 쏟아지더라도 말이죠. 


 그렇게 마음을 정해두지 않으면 절대로 멀티버스에서 못 내리거든요. 왜냐면 사실 돈이 중요한 게 아니니까요. 돈욕심 때문에 못 내리는 게 아니라, 그저 잠들면서 '어쩌면 내일은 내가 더 거대한 멀티버스로 가는 날일지도 몰라.'라고 스스로에게 속삭이며 잠들고 싶어서 못 내리는 거예요. 마치 다음날 소풍가는 아이처럼 말이죠.


 '내일은 소풍가는 날'이라는 기대감으로 잠들고 싶어서 여행을 끝내지 않다가 놓친 멀티버스가 내겐 너무 많아요. 이번에는 적절한 시점에 다음 날 소풍에 대한 기대감을 끝내야겠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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