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 폴 디렉터스 컷 보고 이런저런

1. 리페이스 영상화보집을 보고 왔습니다. 비슷한 시간대에 모아나2를 보러 갔을 땐 저 포함해서 관객이 3명 뿐이었는데 상영관 안에 사람이 꽤 차서 속으로 인기가 있다더니! 하면서 관람했어요. 예전에 개봉한 적이 있는 영화라는 점과 리페이스 주연이라는 점 외에 아는 게 없는 상태에서 갔어요. 초반부터 저긴 어디야 싶은 장소와 인류사에 남을 건축물들이 계속 나옵니다. 정적인 배경 가운데 인물들의 화려한 복식이 깔끔하게 눈에 들어와요. 화면은 내내 근사하고 그럼에도 군더더기는 없게 느껴지고요. 미술 작품 보여 주듯 하는 촬영 방식이 타셈 싱의 작품 치고는 덜 한 거라는데 감독의 다른 작품은 본 적이 없어서 비교는 어려워요. 그래도 영화를 보다 보면 이 감독이라면 그럴 수도 있겠다 싶긴 합니다. 평소에 접하는 영상물들 대비 독특하고 과감해서 즐겁게 봤어요. 영화 속의 현실과 주인공이 하는 이야기가 겹쳐 가다 맞닥뜨리면서 리페이스가 울 때 하, 감독님 안목 있으시네 하는 탄성이 나옵니다. 아름다운 사람은 표정을 짓고 감정을 터뜨릴 때 더 아름답기도 한 법. 주제 자체는 평범해요. 영화는 인생 뭐 같고 괴롭고 내가 추구하는 길에 나를 갈아넣어도 결과는 하찮을수도 있지만, 아니 남들 보기에는 하찮지만 그래도 살아야지. 그걸 있는 그대로 바라봐주는 존재를 만나서 살아갈 힘을 얻기도 하고. 그런 게 삶이야. 라고 이야기 합니다. 장엄한 분위기를 이어가다 가볍고 산뜻하게 마무리 지어요. 육중한 음식을 먹은 후에 디저트로 달콤상큼한 음식을 먹는 것처럼요. 감독이 깔끔한 걸 무척 좋아하는 사람인가 하는 근거 없는 추측도 해봅니다. 아쉬운 건 애초에 극장 상영을 전제로 제작했을테고 영상미를 생각할 때 극장에서 보는 게 좋은 작품인 건 분명한데 화면 비율에는 의문이 들었어요. 원래 이 비율인 걸까 상영관에서 조정을 한 걸까. 하는 의문이요. 전 이런 쪽엔 문외한인데 아시는 분 있을까요.

2. 직장에서 일이 늘지 않는 직원이 있어요. 저와 일하는 시간이 달라지면서 그게 더 도드라져서 나름 격려도 해보고 했는데 어찌될지 모르겠어요. 주변 사람들은 그 사람에 대해 냉정하게 말하는 편이고 왜 그렇게 말하는지 이해는 갑니다만 이 사람이 기운이 빠져 있는 이유도 짐작이 가고 뭣보다 여기서 적응을 못 하면 다른 데서 적응하기는 더 어렵겠다는 생각이 들거든요. 본인도 생각이 있을테니 섣불리 뭐라 할 순 없고 도움이 된다는 보장도 없지만 일단은 격려해보고 있습니다. 제가 이렇게나마 챙겨줄 수 있는 날도 얼마 안 남았으니 그 안에 힘을 내 주기를.
    • 예~전 국내개봉 했을 당시 입소문에 끌려서 봤는데 말씀하신 그런 웅장하고 화려한 건축물들로 가득찬 아름다운 영상미와 아름다운 리 페이스, 얘기를 듣는 귀여운 꼬마 등은 좋았고 지금도 기억나지만 스토리나 이런 건 별로 인상적이지 않았던 것 같아요. 최근 재개봉해서 서브스턴스과 함께 꽤 화제가 되고 있는 것 같은데 재감상을 해볼까 싶네요. 이 감독은 제니퍼 로페즈 출연한 '더 셀'도 비주얼 하나는 인정받았었죠.




      화면비는 원본이 비스타비전 1.85:1로 나오는데 지금 상영관에서 뭔가 다르게 틀어줬나요?

      • 비율대로 상영했는데 저 혼자 어색하게 느꼈나 봐요. 맨 뒷자리에서 보다 보니 화면 전체가 눈에 다 들어왔고 가로가 조금 답답하다 싶었거든요. 다른 화면 비율에 익숙해진 탓일수도요.
    • 2. 성격면에서인지 일 자체에 대한 능력면에서인지 모르겠으나 막 사회에 발 들여놓은 지인이 있어서 관심이 가네요. 이오이오 님처럼 마음써 주시면, 살짝 도와도 본인에겐 돌파구가 될 수도 있다는 생각도 들고 그렇네요.  

      • 성격이 초반에는 괜찮았는데 업무 적응도가 떨어지다 보니 아무래도 다른 사람들이 확인이나 지적을 더 하게 되잖아요. 그러면서 조금씩 엇나가는 느낌이에요. 본인이 기억하고 생각을 해서 숙련되어야 할 부분에서는 일이 늘지 않고 판단을 하지 않아야 하는 부분에서는 판단을 해요. 사회 경험도 있고 나이도 어리지 않은데 이러니 좋게 생각들을 안 하고요. 업무 수준이 올라와야 사람들과도 원만하게 지낼텐데 본인이 아는지 모르는지 모르겠어요. thoma님의 지인분은 잘 적응하셨으면 좋겠네요.
    • 옛날 그 영화의 감독판이 맞는 거였군요. 왜 이 시국에? 라는 호기심이 생기지만... 사실 오리지널도 안 봤어요. ㅋㅋ 말씀대로라면 극장에서 봐야 할 영화 같은데 아무래도 저와는 인연이 없는 걸로... (쿨럭;) 전 이제 출근입니다!! 흑흑.

      • 전 이 영화가 처음 나오던 해에는 이런 영화가 있는 줄도 몰랐어요. 왜 지금 재개봉을 한 건지 궁금하긴 해요. 집에서 영화든 드라마든 보다 보면 딴짓을 하게 되는데 영화관에 가면 화면만 바라보게 되는 게 좋아서 극장에 가고 있어요. 극장도 공연장도 자주 가고픈데 시간과 비용의 압박이 있네요. 퇴근 하셨습니까! 로이배티님이 보셔야 할 작품은 이 작품 말고도 무궁무진하잖아요!
    • 1. 몰랐던 영화인데 써주신 글 보고 관심가서 찾아보니 제가 사는 지역에서도 하네요(왠일!!) 시간 맞춰 극장 나들이 해볼까봐요.

      2. 혹시 몇번 언급하셨던 후배분이실까요? 짧은 언급에도 그분을 안타까워하신다는 느낌을 받았었어요. 오래해도 힘든게 사회생활이라 그분이 모쪼록 잘 돌파하시길!! 그래서 이오님의 마음도 편해지시길!!
      • 1. 제 글을 읽고 쏘맥님이 관심을 가져주시다니 성공했네요, 얏호! 큰 기대 없이 가시면 재미나게 보실 수 있을 거에요.

        2. 그 분은 얼마 전에 떠났어요. 그 덕에 새롭게 만난 다른 사람들과 즐겁게 일하게 돼서 인간사는 모를 일이구나 했지요. 떠난 분도 만족해하며 지내는 걸로 알고 있어요. 이번 글의 주인공(?)은 다른 사람이고 선후배의 관계는 아니에요. 그래서 더 마음이 쓰이기도 해요. 이 분이 선임과 소통이 잘 안 되고 있거든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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