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왓챠바낭] 주성치 전설의 시작. '도성' 짧은 잡담입니다
- 1990년 영화네요. 런닝 타임은 1시간 38분... 이 왓챠 버전인데 검색 결과는 1시간 41분으로 나오는 걸 보면 조금 잘렸을지두요. 스포일러는 신경 안 쓰고 대충 막 적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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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들 아시다시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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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걸 포스터부터 그대로 베낀 영화였다 보니 이 이야기를 이어가는 속편인 줄 알고 극장에 간 친구들이 조금 있었습니다... ㅋㅋ)
- 중국 본토에서 홍콩으로 삼촌 만나러 온 좌송성씨. 홍콩의 첨단 문물과 사람들의 장난, 그리고 마작 하느라 마중도 안 나가는 삼촌 때문에 고생하지만 결국 경찰에게 삼촌을 연쇄 살인범으로 신고하는 방법으로 상봉에 성공합니다. 그렇게 마주한지 5분도 지나지 않아서 삼촌은 좌송성에게 투시력이 있다는 사실을 알게 되고 곧바로 도박장에 끌고 가서 돈을 팡팡 퍼담아요. 그러자 어둠의 큰 손이자 실력파 도박사인 홍사장이 나서서 좌송성을 스카웃하려 하는데 그때 잽싸게 끼어든 홍사장의 라이벌(이라지만 도박 대결에선 맨날 지는) 진사장이 삼촌을 꼬드겨서 자신과 계약하게 만들구요. 조건은 하나. 잠시 후 열리는 세계 도박왕 대회에 나가서 홍사장을 꺾고 우승하라는 겁니다. 이기면 상금 다 니 꺼. 하지만 지면 니 목숨은 없음. 하지만 우리 좌송성씨는 홍사장의 부하인 인간 병기 이몽에게 홀딱 반해서 정신을 못 차리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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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미디 배우, 그것도 있는 힘껏 망가지는 개그를 특기로 하는 배우라서 그렇지 사실은 멀쩡하게 잘 생겼습니다.)
- 그러니까 대놓고 주윤발, 유덕화, 왕조현 주연의 '도신'을 패러디한 영화였던 거죠. 극중에서 주성치가 주윤발을 '마크'라고 부르며 칭송하는 장면도 나오고 아예 '도신' 영화를 비디오로 보면서 와 멋지다~ 라고 감탄하는 장면도 나옵니다. 슬로우 모션으로 폼나게 도박장에 들어오는 주윤발을 흉내내며 자체 슬로우 모션(?) 연기를 하는 식으로 패러디 개그 장면도 좀 나오구요. 그런데 이 영화도 대히트를 해 버려서 인기를 끄니 이것도 시리즈로 만들어졌는데. 나중엔 이것도 그냥 '도신'이랑 같은 세계관의 무슨 시리즈 영화 같은 걸로 되었다고 들었어요. 참 희한한 역사입니다만 그 시절 홍콩 영화판이 원래 그렇게 융통성(?)이 넘치는 곳이긴 했죠. ㅋㅋㅋ
암튼 이 영화를 극장 가서 보고 온 친구는 주변에 거의 없었어요. '도신'의 정식 속편이라 생각하고 보러 갔다가 "황당한 개그 영화였다"며 툴툴거렸던 친구 한 명이 생각 납니다만. 나중에 이 영화를 좋아한다고 이야기한 녀석들은 대부분 훗날에 비디오 대여점에서 빌려다 본 친구들이었던 걸로. 저는 그 시절엔 아예 못 보고 21세기 직전에야 케이블로 처음 봤던가 그럴 겁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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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윤발을 너무 좋아해서 열심히 따라하는 중입니다.)
- 참으로 그 시절 홍콩 코미디입니다. 보다 보면 와 이 양반들 각본 진짜 편하게 썼다... 라는 생각이 계속 들어요. ㅋㅋ
그러니까 대략 시골 청년 상경 성공기에다가, 타고난 능력을 나쁘게 쓰던 애가 나중에 어찌저찌해서 정신 차리고 성숙해지는 이야기를 얹고 거기에 덧붙여서 '도신' 패러디 토핑을 올려 놓은 건데요. 분명히 방금 언급한 이야기 요소들이 다 들어가 있긴 한데 그게 뭐라고 해야 하나... '발단'을 보여준 후에 아무 개그 대잔치를 실컷 벌이다가 아 이 정도면 런닝 타임 채웠지? 하고 '전개' 사건을 넣고. 또 아무 개그 대잔치를 벌이고 그걸론 심심할 것 같으니 액션도 마구 넣구요. 그러다가 아 이 때쯤? 하고 '위기' 사건을 넣고... 뭐 이런 식이에요. 있을 건 다 있는데 그 있는 것들이 제대로 연결이 안 되고 연결 하려는 의지 조차 안 보여요. 그래 웃기자, 웃겨나 보자... 라는 느낌.
그리고 그렇게 빼곡히 채워져 있는 개그는 다시 한 번, 그 시절 홍콩 코미디죠. 그냥 '무슨 수를 써서라도 웃겨 주마!' 라는 식으로 몸개그, 화장실 유머, 섹드립, 패러디 등등 가능한 모든 수단을 빽빽하게 계속해서 투하하는데요. 솔직히 2025년에 보기에 정말로 웃음 나온다 싶은 장면은 많지 않습니다. 다시 보면서 웃긴 많이 웃었는데 그 중 대부분이 '아 정말 저 시절 개그는 저랬지 허허.' 대략 이런 웃음이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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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요한 결승전을 코앞에 두고 그 결승전보다 더 많은 분량을 겨드랑이 점과 데이트 장면에 할애합니다. ㅋㅋ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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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실 크게 필요도 없는 액션 장면이 엄청 자주 길게 나오는 것도 참 그 시절 홍콩 영화스러운 가운데 장민이 예쁘네요.)
- 그래도 주성치-오맹달 콤비는 이 때부터 이미 호흡이 착착 맞아서 둘이 나와서 개그를 하고 있으면 그 개그 자체는 안 웃겨도 웃음이 나옵니다. 둘 다 참 어찌나 젊은지 (심지어 주성치는 잘 생겼습니...) 보면서 옛날 생각 나는 것도 좋구요.
다만 영화 자체는 뭐랄까... 정말 그 시절 센스 그 자체라서 지금 와서 진지하게 들여다 보며 즐길 작품까진 아니었구요. 애초에 주성치 본인이 직접 만들고 연출한 영화도 아니고 하니 주성치 매니아들에게도 그렇게 중요한 영화는 아닐 수 있겠구요. 그럼에도 웃을 수 있었던 건 두 주연 배우의 개인기 덕분이 아니었나. 뭐 그런 생각을 했습니다. 후속작들까지 다시 보고 싶진 않네요. ㅋㅋㅋ 뭐 그랬습니다.
+ 수년째 왓챠에 숙성되고 있는 찜 목록을 좀 해소해 보자는 생각으로 당분간은 이 쪽을 달려 볼까 생각 중이지만 전 그렇게 계획적인 사람이 아니므로 다음에 무엇을 보게 될지는...
++ 그러니까 중국에서 홍콩으로 온 청년이 대만 대표로 도박 대회에 나가는 이야깁니다. 요즘의 중국, 홍콩, 대만 관계를 생각하면 상상하기 힘든 설정이죠. 심지어 등소평 키를 놀리는 드립도 나와요. 아아 90년대여... ㅋㅋㅋㅋ
+++ 당시 홍콩 감독들은 영화 찍기 참 편했겠다는 생각이 좀 들었습니다. 액션 씬이 꽤 많이 들어가는데... 보면 진짜 말도 안 되고 얼척 없는 상황에 딱히 아이디어도 안 보이지만 그냥 그 액션을 펼치는 사람들이 다 고수들이에요. 하찮은데 폼이 난단 말이죠. 허허.
++++ 당연하고도 자연스럽게도 왓챠에 있는 버전은 담배 블러 버전입니다. 에혀...;
+++++ 새삼 다시 한 번 오맹달씨의 명복을 빕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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맞아요 주성치 신드롬. 그렇게 홍보하던 거 기억 납니다. 다만 그 시절 한국인들은 홍콩에서 새로 떠오르는 남자 배우라길래 당연히 주윤발 장국영 유덕화 류를 생각하고 접했다가 아니 이게 무슨... 이런 반응들이 적지 않았던 걸로. ㅋㅋㅋ
뭐 결국 '소림축구'가 나오기 전까지는 주성치식 개그가 한국에서 메이저는 아니었으니까요. 적응 못하신 게 오히려 일반적인 반응 아니었나 싶습니다. 하하.
이영화는 도신의 패러디 영화이고 도신의 진짜 속편은 이영화 흥행에 편승할려는 도신제작진이 만든
이해 연말에 개봉한 도협이라는 영화지요 거기에 도신에 나왔던 유덕화와 이영화 나온 주성치가 투톱 주인공입니다
그리고 그영화가 흥행하자 도신이미지는 지우고 주성치를 이용해 도협 속편을 계속 만듭니다
제가 쓰고 봐도 정말 복잡한 우주관이네요 하지만 그당시 도신을 만든 왕정이 이런짓을 많이했습니다 ㅋ
이런 영화들을 또 우리나라에서는 다른 이름으로 개봉해서 뒤죽박죽 됐었죠. 도협은 지존무상 3로 개봉했는데 지존무상도 지존계상이라는 영화를 2편인 것처럼 홍보를 해놓은지라(사실은 아님 . 찾아보니 이것도 왕정짓이네요...ㅋ) 지존무상 3로 바꾼거였다고 하더라고요. 지존무상 2편은 그후 몇년 더 흐른 후에 나와서 이게 뭔가... 했던 기억이 납니다.
저도 대략 감동님과 비슷하게 알고 있었는데 이 글 적으려고 정보를 찾아 보니 도협 이후로 이것도 왕정에게 속편으로 인정 받았다고 하더라구요. 본문에도 적었지만 당시 홍콩 영화판은 참 신기하죠. ㅋㅋ
어릴때, X-MAS를 '엑스 마스'로 속으로 읽으면서 왜 엑스 마스 일까? 궁금해 했지만 그냥 넘어갔죠. ㅋㅋ 위에 '정전자' 포스터에 "X 마스 신정 특별프로"보니까 반갑네요. 80년대/90년대 중반까지, 홍콩이 '선진국'이라서 그쪽 문화가 동경의 대상이 되어, 영화 배우든 가수든 우리나라에 참 인기가 많았는데요. 지금하고 비교하니 세상 많이 변했습니다. 근데 주성치는 왜 영화 안 만들죠? 소림 축구와 쿵푸 허슬은 아직도 TV에 나오면 계속 보게 되는 재밌는 작품인데요.
다른 건 둘째 치고 영화 쪽으론 홍콩이 당시 워낙 강력했으니까요. 작품성 같은 걸론 일본 영화도 잘 나오던 시절이지만 흥행 쪽으론, 특히 헐리웃 스타일의 장르물 뽑아내는 걸론 홍콩을 당할 나라가 없었죠. 지금 상황을 보면 참 격세지감이라고 밖엔... ㅋㅋ
확인해 보니 주성치 마지막 연출 작품이 2019년이군요. 근데 자기 전성기 시절의 그 개그 영화는 아주아주 오래 전에 접었더라구요. 제가 본 마지막 영화는 '장강 7호'인데 이것도 벌써 20년 되어가네요...
확실한 건 모르겠지만 국내에서 서비스중인 영화는 삭제는 없는데 상영시간이 줄어든 경우가 흔히 있기는 합니다.
http://www.djuna.kr/xe/board/14370833
소림축구 이전까지의 주성치는 온라인과 오프라인의 반응이 가장 달랐던 사람중 하나가 아니었나 싶어요. 영화관련 매체나 동호회등에선 신으로 모시는데 현실세계에선 관심있어하는 사람이 그닥 안보였던것 같은...
아... 이런 이유일까요. 이게 원인이라면 결국 원작이 훼손된 거나 마찬가지인데 좀 안타깝네요.
맞아요. 온라인 최강자였죠. ㅋㅋㅋ 주변에도 좋아하는 놈들은 모든 영화를 다 챙겨보고 대사 외울 정도로 좋아하는데 모르는 사람은 아예 모르고, 그렇게 극과 극이었던 것 같아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