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즘 본 영화들에 대한 짧은 잡담...

[고립된 남자]
넷플릭스에 있는 영화 [고립된 남자]은 한마디로 윌렘 데포 옹의 원맨 쇼입니다. 영화의 주인공은 한 예술품 도둑인데, 뉴욕의 어느 한 고급 아파트에 몰래 숨어 들어가서 에곤 쉴레의 그림 세 점 훔쳐 가려가다 그곳에 꼼짝 없이 갇힌 신세가 되지요. 겉보기에는 스릴러 영화 설정 같지만 영화는 생존 드라마에 더 가까운데, 데포 옹이 열심히 노력하심에도 불구하고 결과물은 꽤 밋밋하고 늘어져서 실망스럽더군요. 보면서 [올 이즈 로스트]나 [베리드]를 비롯한 여러 다른 영화들이 생각나곤 했는데, 차라리 그 영화들을 더 추천하겠습니다. (**)

[국제우주정거장]
넷플릭스에 올라온 또다른 영화 [국제우주정거장]은 우주 스릴러 영화입니다. 제목에서 보다시피 영화는 국제우주정거장이 무대인데, 지구에서 미국과 러시아 간의 전쟁이 갑작스럽게 일어나면서 마침 그곳에서 머물고 있던 미국인과 러시아인 우주비행사들 간의 대립을 갖고 스릴러를 하려고 하지요. 전반적으로 [그래비티] 이후로 나온 별별 우주 영화들에 비하면 특별한 건 없지만, 러닝타임은 잘 흘러가는 편이니 심심풀이용으로는 괜찮을 것입니다. (**1/2)

[9월 5일: 위험한 특종]
올해 아카데미 각본상 후보에 오른 [9월 5일: 위험한 특종]의 소재는 1972년 뮌헨 올림픽 테러 사건입니다. 영화는 마침 첫 올림픽 생방송 중계를 하던 중인 미국 ABC 방송사 직원들이 부랴부랴 이 사건을 보도하는 과정을 가까이서 그려가는데, 그들의 여러 선택과 행동들은 상당히 흥미진진한 드라마인 가운데, 많은 생각을 간접적으로 유도하기도 하지요. 전반적으로 건조하지만, 동시에 날렵하고 효율적입니다. (***)

[브루탈리스트]
작년에 베니스 국제 영화제에서 감독상을 받은 브래디 코베의 [브루탈리스트]는 한마디로 야심찬 대작입니다. 상영시간이 인터미션을 포함해서 무려 3시간 반을 넘으니 위압감 들지 않을 수 없는데, 영화는 여러모로 흥미진진한 가운데 에이드리언 브로디를 비롯한 출연진들의 연기도 좋으니 상영시간이 생각보다 잘 흘러가더군요. 걸작인지는 모르겠지만, 야심과 스케일만큼은 인정해야겠습니다. (***1/2)

[컴플리트 언노운]
제임스 맨골드의 신작 [컴플리트 언노운]은 1960년대 초 밥 딜런의 초기 경력을 소재로 하고 있습니다. 딜런의 경력에 대해서 어느 정도 알고 계신다면 별 새로운 건 없겠지만, 영화는 그 당시 시대 분위기를 잘 살리고 있는 가운데 티모시 샬라메를 비롯한 출연배우들의 연기도 볼만한 편입니다. 개인적으로 토드 헤인즈의 2007년작 [아임 낫 데어]가 더 좋은 딜런 전기 영화라고 생각하지만, 전반적으로 잘 만든 전기 영화이니 툴툴거릴 필요는 없겠지요. (***)

[식스 트리플 에잇]
넷플릭스 영화 [식스 트리플 에잇]는 여러 모로 불만족스러웠습니다. 제2차 세계 대전 때 미군 흑인 여성 부대라는 정말 흥미로운 소재를 다루고 있지만, 워낙 이것저것 얘기하려다 보니 결과물은 미적지근한 편이더군요. 감독이 타일러 페리라서 기대는 낮추고 봤지만, 여전히 실망스럽습니다. (**)
P.S.
제가 본 영화를 뒤늦게서야 챙겨 본 이유는 본 영화로 다이앤 워렌이 16번째 오스카 주제가상 후보에 올랐기 때문입니다. 2년 전에 공로상을 받았지만, 한 번도 수상 못한 걸 고려하면 탈 수도 있겠지요.

[엘튼 존: 네버 투 레이트]
얼마 전 오스카 주제가상 후보에 오른 디즈니 플러스 다큐멘터리 영화 [엘튼 존: 네버 투 레이트]는 기성품 그 이상은 아니었습니다. 엘튼 존의 고별 투어 과정을 간간이 보여주는 동안, 다큐멘터리는 그의 인생과 경력을 조명하려고 하는데, 결과물은 좀 얄팍하고 무르다는 인상을 주었습니다. 사실 그의 제작사가 제작에 참여하고 그의 남편 분께서 공동 감독을 맡았다는 걸 고려하면 그리 놀랄 일은 아니지만요. (**1/2)

[캡틴 아메리카: 브레이브 뉴 월드]
모 블로거 평
“In conclusion, “Captain America: Brave New World”, directed by Julius Onah, is a middling product which has nothing new or fresh to provide while tepidly sticking to its increasingly stale narrative formula. After its ongoing Phase 5, MCU will soon move onto Phase 6, but its genre seems to be going down more these days, and I am afraid that I will be more depressed about enduring and then reviewing whatever may be produced next during several more years.” (**)
9월 5일 위험한 특종은 스필버그의 뮌헨이랑 자매품으로 같이 보면 딱일 것 같더군요. 브루탈리스트랑 컴플리트 언노운은 출연진 연기 때문에 크게 기대하고 있습니다. '식스 트리플 에잇'은 아주 좋은 소재 같은데 왜 하필 타일러 페리가 건드렸는지...
캡틴 아메리카 4는 박하게 평하셨군요. 저는 2.5~3 중간으로 주고 싶네요.
아니 다이안 워렌이 아직도 현역이었군요. 제가 요즘 팝을 잘 안 들어서 옛날 곡들 밖에 기억에 없는데요. 하하 대단하십니다 이 분도 참.
[9월 5일: 위험한 특종]에서 '1972년 뮌헨 올림픽 테러 사건'은 작은 소재여요. 그걸 방송으로 내는 직원들의 이야기여요. 인물들은 기능적으로
배치되어있고(예를 들어 영어를 할 줄 아는 독일인 직원은 한사람이면 되죠.) 진짜 쫄깃쫄깃해요. 얼굴이 안나오는데 현장에서 진행하는 피터 제닝스는
전설적인 앵커여요. 1990년대 초반까지는 활동했다고 들었어요.극장에서 놓치시면 후회하실거 같아요.
[브루탈리스트]는 주위에서 난리가 났어요. 예매하기 힘들면 그래요. 제 생각으로 영화는 평이하고요. 이야기가 재미있어서(?) 지루하다는
느낌을 못받았아요. 다루는 시간도 30년 정도 될거여요. 아드리안 브로디보다 가이 피어스가 더 인상깊어요. 등장부터 파멸까지요!
'브루탈리스트', '브루탈리즘'은 실재 있는 건축 용어인가봐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