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티빙바낭] 간만에 건진 소품 호러, '클론- 데드 딕스 데이' 잡담입니다
- 2019년작입니다. 런닝타임은 1시간 23분이구요. 스포일러는 마지막에 흰 글자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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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제 영화 분위기와 전혀 안 맞는 포스터지만 적혀 있는 말들은 대략 적절합니다. 크로넨버그 스타일, 감동적(!)이라는 것까지.)
- 주인공은 베카. 동네 술집의 바텐더로 일하면서 주경야독해서 간호사 자격증을 취득하고 막 해외에 (아마도 미국인 듯 해요. 이건 캐나다 영화거든요.) 일자리도 구했어요. 하지만 세상 하나 뿐인 가족인 오빠가 문제입니다. 심한 우울증에 시달리고 망상 증상도 있으며 툭하면 자살 시도에다가... 시시 때때로 밤낮을 가리지 않고 베카를 호출해대거든요. 사실 자기도 이제 오빠 보살피는 삶이 너무 버거워서 해외에 일자리를 알아 본 거지만, 그게 막상 실현되어 버리니 또 걱정이 되겠죠.
그런데 그 오빠 놈이 갑자기 미친 듯이 전화를 걸고 음성 메시지를 남겨대며 베카를 호출해요. 그래서 같이 일하는 파트너에게 미안하다고 빌고 우버를 불러 달려간 오빠의 집. 올라가는 길엔 아랫층 사는 매트라는 젊은이가 내일 당장 경찰이든 관리인이든 불러서 니 오빠 쫓아내 버릴 거라고 으름장을 놓구요. 집에 들어가 락콘서트 볼륨으로 틀어져 있는 음악부터 끄고 오빠를 찾는데 어디 있는지 보이질 않구요. 그래서 옆에 있는 옷장 문을 열었더니 거기엔 목을 매고 죽은 오빠의 시체가 있습니다. 깜짝 놀라 통곡하며 이건 아니지... 하는데 어라. 아주 멀쩡해 보이는 누드 오빠가 옆방에서 나타나요. 이건 또 무슨 일일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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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 분 다 연기가 자연스럽고 좋았어요. 상황 설정과 짧은 대사 같은 것들로 리얼 남매 분위기 살려주는 각본도 좋았구요.)
- 제목을 참 잘못 지은 영화가 아닌가 싶습니다. 쓸 데 없이 친절하게 '클론'을 붙여 놓고 맨 끝에다간 영문을 알 수 없는 '데이'를 집어 넣은 한국 번역제 말고 원래 제목부터가 그래요. 주인공 오빠 이름이 리치, 리처드이고 리처드의 애칭이 '딕'이고... 그리고 영화에 자꾸만 죽은 리치들이 널부러져 있으니 '죽은 리처드들' 이란 뜻으로 지었다는 건 알겠는데 '딕'이란 게 보통 다른 의미로 더 많이 쓰이잖아요? ㅋㅋ 그래서 무슨 B급 섹스 코미디 영화 같은 느낌인데 포스터가 영 심상치 않아 보여서 봤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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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놓고 보이면 좀 난감하실 분들도 있을 것 같아 그것(?)의 모양을 가리고 있는 사진을 골랐습니...)
- 장르로 말하자면... 일단 호러/스릴러로 시작합니다. 그러다 잠시 후 SF의 영역으로 넘어갔다가 코미디의 비중이 커지기 시작해요. 그래서 좀 키득키득 웃다 보면 일이 꼬이면서 크로넨버그 스타일의 바디 호러가 좀 나오구요. 마무리는 정신 질환자의 애환을 소재로 한 짠하고 구슬픈 가족 드라마... 로 갑니다. 허허. 뭔가 세기말, 세기초에 한국에서 유행했던 잡탕 장르 영화들 생각이 나지만 다행히도 이 영화는 꽤 잘 만들어졌습니다. 이야기를 구성하는 각각의 요소들이 다 준수하게 잘 세팅되어 들어가 있고 연결도 그럭저럭 자연스러워요. 뭣보다 도입부의 설정이 좀 먹어줍니다. 오빠 집에 갔더니 산 오빠 하나랑 죽은 오빠 넷이 있었어요!! 라니 나름 참신하지 않겠습니까.
그렇다고해서 미스테리 류는 아니구요. 이런 일이 벌어진 사연은 금방 설명이 됩니다. 어느 날 오빠, 그러니까 리치의 침실 벽에 거대한 여성 성기(...) 모양의 무언가가 생겼고. 그 후로 리치가 자살을 할 때마다 그 성기에서 리치가 다시 태어나요. 다만 리치 본인은 죽는 그 순간부터 한동안 기억이 없어지기 때문에 (당연하죠. 죽었으니까.) 자신에게 무슨 일이 벌어지는지 알 수 없어서 자기가 죽어 있는 동안(...) 대신 상황 파악 좀 해달라고 동생을 부른 겁니다. 이 노올라운 현상에 꽂혀서 분석하고 파고 있는 리치와 다르게 베카는 현실적이어서 당장 내일 찾아 올 관리인을 대비해서 이 시신들을 비롯한 난장판을 수습하려 하구요. 그런데 그 수습 과정이 계속 꼬이면서 코미디를 하다가, 막판엔 사태가 심각해져서 호러가 되고. 뭐 이런 식으로 전개되는 이야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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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무리 사랑하는 가족이고 심지어 나에게 은혜를 베풀었던 사람이라 하더라도 그 사람을 일생 돌보며 자기 삶을 포기해야 한다는 상황이 지옥인 건 어쩔 수가 없겠죠.)
- 대사 있는 등장 인물이 넷 밖에 없고 영화 런닝 타임의 90% 리치의 집에서만 전개됩니다. 전형적인 극저예산 인디 영화인 것인데요. 참 많은 영화들이 시도하다 보니 이 중에 성공작도 꽤 많아 보이는 착시 효과 같은 게 있는데. 사실 당연히 그럴싸하게 쓰기도 어렵고 그걸로 재미를 주기도 어려운 설정이죠. 이런 설정으로 나온 망작들도 참 많았습니다... 만. 어쨌든 이 영화는 성공 사례라고 할만 해요. 그 좁아 터진 집과 적은 수의 등장 인물 가지고 런닝 타임 내내 집중할만한 사건과 드라마를 잘 뽑아냈구요. 웃기려 할 때는 귀엽게 살짝 웃기고 무섭게 하려 할 때는 적절하게 불쾌하고 살벌하구요. 결정적으로 진지하고 애잔해질 때가 정말 훌륭합니다. 보통 이런 류의 영화들이 가장 약한 게 진지 & 감동 모드로 갈 때인데 이 영화는 그 부분이 가장 좋아요. 신기했네요. ㅋㅋ
그래서 그 드라마란 게 뭐냐면 크게 두 가지입니다.
첫 번째는 서로를 돌봐야 하는 남매의 참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할 몹쓸 관계요. 어려서 부모님을 다 잃고 오빠가 자길 키워주고 챙겨줬는데, 그러는 과정에서 오빠의 멘탈이 완전히 나가 버렸고. 그 때부턴 동생이 오빠를 챙기며 살고 있는 거죠. 서로를 진심으로 아끼고 서로에게 꼭 필요하지만 동시에 서로의 인생을 갉아 먹을 수밖에 없는. 그런 관계와 거기에서 나오는 양측의 감정 같은 걸 아주 진지하게, 그리고 적절하게 잘 살려서 보여주고요.
두 번째는 리치를 통해 표현되는 정신 질환을 앓는 사람의 고통입니다. 그냥 '얼마나 고통스러운지 아냐고!!!' 라는 식이 아니라 나름 디테일이 있어요. 그리고 이 집에서 벌어지는 이 해괴한 일들이 오묘하게(?) 은근히 리치의 이런 상황 및 심리와 연결이 됩니다. 말하자면 영화의 소재가 아니라 주제에 가까운 비중으로 다뤄지는데 그 태도가 꽤 성실해서 보다 보면 이입이 되더라구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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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각본이 꽤 좋다 싶었던 게. 그냥 걸림돌 역할일 줄 알았던 아랫집 주민이 참 다방면으로 활약을 해요. 심지어 매력도 있더라는. ㅋㅋㅋ)
- 유일하게 아쉬웠던 부분이 있다면 엔딩인데요. 그냥 명확하게 결말을 내도 괜찮았을 것 같은데 '이 표정의 의미는 뭘까?' 류의 열린 결말로 맺어 버립니다. 뭐 그래도 거기까지 가는 내내 재밌게 봤고 그 엔딩도 막 위악적으로 나쁘게 끝내고 그런 건 아니니까요. 그 정도는 납득해주기로 했습니다. ㅋㅋ
주연 배우 두 분 다 출연작 검색해 보니 그냥 모르는 분들이었는데 연기 참 잘 하셨고. 또 캐릭터들이 답답하면서도 이입할 수 있게 잘 만들어져서 좋았구요.
솔직히 '아니 이런 명작이!!' 까진 아니구요. 하하. 위에 적었듯이 이야기 톤이 계속 이리저리 옮겨 다니다 보니 다 보고 나서 생각해 보면 살짝 산만한 느낌도 있고 그랬습니다만. 그래도 전반적으로 탄탄하게 잘 만들어진 인디 잡탕 장르 영화였습니다. 강력 추천은 못하구요. ㅋㅋㅋ 그냥 이렇게 황당한 설정으로 시작하는 소품 스릴러류 좋아하는 분들이면 한 번 체크해보실만 하다. 라는 정도로 마무리하겠습니다. 전 재밌게 잘 봤어요.
+ 도입부에 베카가 자기 집에서 혼자 저녁을 때우는 장면이 나오는데... 무려 신라면을 끓입니다! 봉투도 우리가 아는 봉투 그대로!!
그런데 잠시 후 접시에 담아 먹고 있는 건 국물 없는 그냥 하얀 면이에요. 엥. 뭐죠. ㅋㅋㅋㅋ 너무 매워서 배우님이 거부하셨나! 아님 신라면 면빨을 사랑하는 면 매니아라는 설정이었나!! 라는 쓸 데 없는 생각을 한참 했습니다. ㅋㅋㅋ
++스포일러 구간입니다.
시간 순으로 정리하자면 어느 날 결국 리치는 자기 집에서 혼자 자살을 해 버린 거죠. 근데 의식을 되찾고 보니 자기는 누드로 침대에 구르고 있고 밖에는 자살한 자신의 시체가 구르고 있고 자기 침실 벽엔 매우 수상한 여성 성기 모양의 무언가가 생겨났어요. 이걸 어떻게 해야 하나 난감해하다가 또 결국 자살을 해 버렸는데 시체 하나만 늘어나면서 같은 상황 반복. 그래서 이때부턴 요걸 어떻게 파헤쳐봐야겠다... 하고 캠코더까지 가져다 놓고 또 죽어 봤는데 무슨 영문인지 모르겠으나 딱 중요한 순간에만 녹화가 끊깁니다. 그래서 결국 동생을 집으로 소환한 거죠. 그리고 소환된 동생은 '나 사실 외국에 직장 구해서 거기로 나가볼 생각이야'라는 말을 한 달 째 털어 놓지 못하고 고민하고 있는 중이었구요.
리치는 계속 여기에 대한 가설 같은 걸 늘어 놓지만 현실이 더 중요한 동생은 자기 이제 외국으로 떠나야 하는데 이 화상은 이제 사고도 저 세상 레벨로 치는구나... 하고 한숨만 나오구요. 그런데 동생이 들어줄 생각을 안 하니 리치는 동생도 모르게 독극물을 마셔 버리고는 '내가 곧 죽을 테니 그럼 곧바로 침실로 가서 어떤 일이 벌어지는지 직접 보고 얘기해달라'고 부탁을 해요. 그러고 죽습니다. 그리고 잠시 후 베카가 보게된 것은 침실 벽의 그 여성 성기(...)에서 투명막 같은 데 싸여서 '출산'되는 리치의 모습이었죠.
잠시 후 정신을 차린 리치는 이 말을 듣고 흥분하지만, 베카는 일단 급한 불부터 끄자며, 아랫 층 남자 매트가 층간 소음 문제로 소환한 경찰 & 관리인이 내일 오전에 이 집에 들어올 테니 시신부터 처리하자고 해요. 근데 이 보탬 안 되는 오빠놈은 심성이 섬세하고 심약하기까지 해서 결국 베카가 톱을 들고 리치의 시체 네 구를 소분(...)해서 검은 비닐 봉다리들에 나눠 담습니다. 그러고 그걸 집 앞 쓰레기통에(!) 호쾌하게 버리는데... 이걸 혼자 하느라 너무 무거워서 낑낑대며 계단을 오르내리니 아랫층 매트가 짜증이 나서 문 열고 한 소리 하다가, 에이 진짜!! 하고 봉투 나르는 걸 도와줘요. 그리고 이렇게된 김에 대화를 좀 해 보니 사실 매트는 꽤 상식적이고 정도 있는 사람이었습니다. 윗집 리치가 너무 진상이었을 뿐. ㅋㅋ 그래서 마음이 좀 풀린 베카가 '사실 가족이란 게 서로에게 엄청난 짐일 수 있지 않냐'는 말을 던지는 걸 리치가 듣고 고통스런 표정을 짓습니다.
결국 짐 다 나르고 돌아오니 리치는 헤드폰 끼고 그림 그리느라 베카가 들어온 줄도 모르고 있고. 한숨을 쉬며 막막해하던 베카는 땀 나고 힘드니까 냉장고에서 아무 쥬스나 꺼내 마시고 소파에서 잠이 들어요. 그러고 눈을 떴더니 아니 이 미친 오빠놈이 또 음악을 풀파워로 틀어 놓았습니다. 바로 달려가 끄고 화를 내는 베카입니다만. 이미 아랫층 매트가 달려와 문을 쾅쾅 두드리겠죠. 사과하고 돌려보내려 했지만 미칠 듯이 화가 난 매트는 문을 밀어 제끼고 집으로 들어와서 항의하구요. 그러다가 그만 베카가 봉투에 담은 걸 깜빡한 리치의 팔 한 쪽을 목격해 버려요. 그래서 야 이 사이코패스 살인마들아!!! 라고 외치며 뛰쳐나가는 매트를 말리려다 몸싸움이 일어나고, 쏘쿨하게 토스터기로 매트를 내리쳐 기절 시키는 리치입니다.
어쩔 줄을 몰라 난감해하는 베카에게 리치는 '걍 죽이고 부활하면 정신 차리기 전에 옷 입혀서 자기 집 앞에 갖다 놓지?' 라고 제안하지만. 베카는 어떻게 사람 죽이는 걸 그렇게 아무렇지 않게 생각하냐며 화를 내구요. 근데 이때 벌떡 깨어나서 또 도망치려하던 매트가 자기 혼자 뭘 잘못 만지고 감전되어서 심장이 멎어 버려요. 리치는 차라리 잘 됐다며 아까 말한대로 부활하면 정신 차리기 전에 자기 집에 갖다 놓자... 고 하지만 현실 세계 일반인의 상식을 지키고 싶은 베카는 죽어라고 CPR을 시전하는데 그러다가... 음. 정말로 살아나 버립니다? ㅋㅋ 근데 이게 다행인지 불행인지 파악하기도 전에 괴이한 일이 벌어져요. 매트의 심장이 멎은 동안에 이미 복제(?)를 시작했던 침실의 그 무언가가, 도중에 원본이 다시 살아나 버리니 뭔가 오류가 생겼는지. 입이 홍콩 마스크 귀신처럼 귀밑까지 찢어져서 짐승 같은 소리를 내며 날뛰는 미친 매트가 튀어 나와 버렸네요. 원본 매트는 그걸 보고 경악하고, 우리의 심약한 주인공들은 각자 다른 방에 들어가 집이 조용해질 때까지 문을 걸어 잠가요. 그런데 이때 베카가 자신이 들어간 방에서 발견한 것이...
자신의 시체였습니다. ㅠㅜ 그걸 보고 당황한 베카가 밖이 조용해진 걸 확인하고 나와서 리치에게 따져 묻는데요. 알고 보니 리치의 시신들을 나르고 목이 말라서 마신 쥬스가 리치가 자살용으로 만들어준 약물이었던 겁니다. 그때 베카는 죽었고, 집에 의해 복제됐고, 리치는 베카 본인이 그걸 모르게 하려고 시신을 슬쩍 숨겨뒀다 걸린 것... 인데 이때 잠시 안 보이던 매트가 등장하구요. 상황 설명해주려고 보니 아이고. 매트가 아니라 입 찢어진 괴물 매트였습니다. 근데 이 버전에게도 층간소음 빌런 리치의 기억은 남아 있었는지 리치를 죽이려고 달려들고. 가뜩이나 짜증과 분노가 폭발 중이던 베카가 망치를 들고 와서 머리를 완전히 아작내서 골로 보내 버려요.
그러고선 이제 매트가 살아 돌아오면 어떡하나... 하고 둘이 고민하며 앉아서 대화를 나누는데, 안 돌아옵니다. 어라? 이게 왜 이러지? 하다가 리치는 '복제를 할 때 기억도 있어야 하는데 뇌가 망가져 버리면 복제를 못하니 그런가 보다' 라는 가설을 제시하며 혼자 열변을 토하구요. 아까부터 이런 오빠에게 너무너무 짜증이 났던 베카는 버럭 화를 내고 뛰쳐 나가는데... 음? 집 밖으로 못 나갑니다. 나가려고 하니 뼈와 살이 분리되는 고통이 닥쳐와서 다시 들어오구요. 이게 무슨 일이냐고 묻는 베카에게 리치는 '응 원래는 너에게 얘기 안 하려고 했는데...' 라며, 이 집에 의해 복제되면 영원히 집 밖으로 못 나간다는 사실을 알려줍니다.
이제 정말 베카는 너무너무너무너무 화가 납니다. 그래서 어렸을 적부터 오빠 때문에 손해 본 것, 희생했던 것 등등을 늘어 놓으며 살짝 야멸차게 이야길 하구요. 리치는 계속 미안해하고, 그러면서 자신의 처지도 항변을 하구요. 그렇게 한참을 싸우다가 결국엔 둘 다 눈물 흘리며 상황을 받아들이려 하는데... 이때 리치가 갑자기 들고 오는 것이 얘들 아빠가 남겼다는 사냥총입니다. 결국 이 집의 이 괴상한 현상은 내가 만들어낸 것과 같고. 내 뇌가 망가지면 그것도 사라질 것이다. 라고 설명하고는 베카를 침실 방에 가둬 버리구요. 문에 기대어 앉아 자신이 얼마나 힘들었는지, 동시에 베카에게 얼마나 미안했는지를 털어 놓고 '너는 니 삶을 살 자격이 있고 꼭 그래야만 한다.' 라며 방아쇠를 당겨요.
침실방의 베카는 한참을 기다려도 벽으로 오빠가 돌아오지 않자 마구 화를 내고. 아까의 그 망치를 들고 벽을 쾅쾅 두들기다가, 문득 그 성기 모양의 무언가 속으로 들어가서 기어갑니다. 한참을 기어간 후 어두컴컴한 공간으로 나와 일어선 베카가 놀란 듯 무언가를 한참 바라보는 오묘한 표정을 한참 보여주다... 엔딩입니다. 어쩔!!!
첫 문단만 읽고 있는데 이거 왠지 제 스타일 작품 같아서 바로 찜했습니다. 바디 호러/스릴러에 코미디도 좀 들어가고 남매의 드라마까지 잘 섞였다니 소품으로 너무 큰 기대만 안하면 재밌을 것 같아요. 리뷰가 10개 뿐이지만 전부 호평이라 로튼 신선도가 100%네요. 그런데 투표수가 많지 않지만 IMDb는 4.8밖에 안되고 레터박스 3점이면 관객들은 맘에 들어하는 사람도 있지만 은근 호불호 갈리나봐요. 굳이 이런 작품 찾아볼 정도면 나름 장르팬일텐데 ㅎㅎ
그나저나 바디 호러적인 요소만 들어가면 감독이 직접 영향을 받았다고 밝히는 경우도 있고 이렇게 리뷰들에서 알아서 다 언급을 해주시니 역시 크로넨버그 영감님은 정말 한 장르/스타일에 영원한 인장을 찍으신 분이시네요.
+ 신라면은 저도 기억나는 예가 넷플 '조용한 희망'에서 마가렛 퀄리가 또 되게 이상한 방식으로 끓여먹는 모습이 나왔었습니다. 보면서 '아 저렇게 끓이는 거 아닌데!!' 하며 속으로 안타까워 했었죠. ㅋㅋㅋ 분말스프가 너무 매워서 그렇게 먹는지 모르겠지만 그럼 굳이 신라면을 먹는 의미가 있나? 싶구요.
네. 세상 만사는 결국 기대치의 문제... ㅋㅋ 걍 나름 신선한 아이디어들을 잘 엮어낸 소품 정도로 생각하고 보심 괜찮을 거에요. 계속 강조했듯이 의외로 드라마가 강한... 정도가 아니라 이야기의 중심이어서 더 신선하기도 했구요.
imdb 점수가 낮은 건 아마 마지막 장면 때문이 아닐까 싶기도 하구요. 막 욕 나올 정돈 아닌데 저도 '아니 왜 굳이...' 라는 생각부터 들었거든요.
아. 그러고 보니 그 '조용한 희망'을 아직도 안 봤군요. 마가렛 퀄리는 좋지만 진지 건전 드라마라니!! ㅋㅋㅋ
생각해보니 저도 예전에 이미 다른 영화에서 한국 봉지 라면을 그냥 허옇게 끓여 먹는 장면을 본 적이 있더라구요. 그때도 참 신기했는데 그걸 다 까먹고 다시 신선한 기분으로 신기해하고 있습니다. 하핫.
사실 그 표현, '환상특급 에피소드'라는 얘길 본문에 적으려다가 제가 그 얘길 하도 자주 해서 접었는데요. ㅋㅋ
그래도 보통 '환상특급스런 이야기 영화'들은 런닝 타임을 채우기 버거워 한다든가... 그런 단점들이 있는데 이 영환 그 중에서 아주 잘 만든 편이었어요. 그리고 환상특급이 보고 싶네요(...)
제목만 놓고 봐선 정말 '그 딕'을 소재로 하는 섹스 코미디 영화 같지 뭡니까. ㅋㅋㅋ
맞아요 캐나다 호주 다 얼핏 보면 미국 거랑 구분이 안 돼도 보다 보면 확실히 다른 느낌, 다른 분위기가 있더라구요. 요즘엔 아시아권 드라마, 영화들 많이 보는 서양인들이 많을 텐데 아마 그 분들도 한국 드라마, 일본 드라마 확실히 구분 가능하시지 않을까... 라는 뻘생각도 해 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