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런저런 본것들 + 의미불명 잡담



- 안녕하세요, 오늘도 존재감 없는 구경꾼 DAIN입니다.


이것저것 본 것들 중에서 몇가지 적어 보고 사라지겠습니다.


[무법자들 퀘스트 포 골드]

 넷플릭스에 올라온 이태리 서부극(?)이라고 해야 하는데, 가리발디의 이탈리아 통일 전쟁 이후의 이야기입니다.

 남부군이 은행에서 빼돌린 군자금인 금괴를 찾아서 브리간티 즉 무법자들과 피에몬테 지역의 주둔군 군대가 얽히고 섥히는 가짜 서부극입니다.

 그런데 의외로 여자 3명이 메인이고 여자들에게 얽히는 총잡이와 무법자들이 곁다리인 드라마죠. 

 하지만 총만 들었지 하는 짓은 결국 지역 마을을 압박하는 마피아 위치인 피에몬테의 군인들과, 모나코 브리간티 패거리들의 보스와 (군부의 포로였던) 그의 아버지 등등 다른 남자들 간의 갈등이 주된 이야기입니다.

 그래서 액션은 생각보다 적고 적당히 드라이한 분위기만 잡는 가짜 서부극~이란 느낌입니다. 

 정작 이태리란 인상은 안들고 그냥 멕시코 어딘가 산골 같다는 게 개그 아닌 개그인 지경이죠. 

 

 이탈리아 통일 전쟁 때에 남부군이 빼돌린 금괴의 지도가 지역 유지인 여주인공1의 남편에게 들어오고, 현상금 사냥꾼 '새매'라는 인물이 지도를 노리고, 지도를 얻은 남편이 죽고 홀몸이 된 여주인공1은

 모나코 브리간티 패거리의 보스 마누라인 여주인공2하고 얽히고, 또 지역의 자치를 원하는 운동가 비슷한 여주인공3 나오고 이런 식으로 진행됩니다.

 결국 금괴의 지도를 놓고 브리간티와 피에몬테 지역군이 싸움이 벌어지고, 막판에 제법 뻔하지만 통렬한 통수치기 반전이 있습니다.


 엔딩에는 주세페 가리발디의 동지였던 카밀로 카보르가 나와서, 막판에 주인공 여자들에게 거대한 통수를 친 누군가에게서 금을 받고 대신 그 누군가의 짝을 풀어줍니다.

누군가는 자기 짝에 대한 의리를 지키긴 했는데, 그 과정에서 다른 모든 사람을 배반하게 된 거라 시즌2가 나온다면 100% 쫓기게 되겠죠. (너무 대찬 통수라, 솔직히 좀 혼 좀 났으면 합니다) 

결국 시즌2 이야기가 있는 모양인데, 재미가 없는 건 아닌데 좀 산만하기도 하고, 

소위 (이태리에서 허락한?) 패미니즘 서사인데 시즌1의 승자는 결국 여자들을 등쳐먹은 누군가라서 대놓고 주인공 여자들이 "쫓아가서 죽일거야" 하고 있는 지경인거죠, 

 재미는 있는데, '여기가 이태리 맞아? 멕시코 아냐? 싶을 정도의 가짜 서부극'이라 위화감이 느껴질 지경이라서 좀 ㅎㅎㅎ



 = [마리우폴에서의 20일] 

 Btv지역 케이블에 올라와서 보았습니다. 

 우크라이나 전쟁 발발 초기에 러시아 군에 포위된 마리우폴에 있던 기자가 카메라로 찍어서 웹으로 올렸던 전쟁 장면들과 나레이션을 엮어서 만든 전쟁 다큐멘터리 영화입니다.

 과거 시리아 내전 관련 다큐 영화였던 [사마에게]에서 폭격으로 날아간 어머니 몸에서 태어난 아기 이야기 이후로 간만에 진짜 와 닿는 진짜 전쟁 다큐 영화였습니다. 

 영화 초반에는 최대한 사람 죽거나 다치는 걸 보여주지 않을려고 자제하는 부분이 있었는데, '불에 탄 고양이'로 보이는 뭔가가 나오는 시점에서 브레이크가 깨지더니 (사람보다 고양이가 더 잔인하게 느껴질 줄이야!) 잔인함을 어필하지 않고도 절망적인 상황을 진짜 적나라하게 보여주는 게 참 인상이 강했습니다. 

 폭격으로 발목이 날아간 아이의 피투성이 신발 같은 걸 잠깐 보여주는 식으로 은유하는 장면이 많은데, 전쟁의 잔혹함을 대놓고 전시하는 수준은 아니지만 살아남은 사람들의 반응이나 점점 비관적으로 흘러가는 대화 등 만으로도, 아 정말 인간애 없어진다~같은 소리가 나오지 않을 수 없습니다. 미국영화 [시빌 워] 같은 겉 그냥 다큐 흉내낸 코메디로 보일 지경이지요.

 그 와중에 살아남은 사람들이 가게 털고 있고 그런거 적나라 하게 나오는 게 완전히 콘크리트 유토피아 현실 버전인데, 이게 지진 같은 피할 수 없는 재난도 아니고 전쟁이란 인재인데 그 와중에 인간성 잃어가는 게 나와서 보기 꺼림칙한 부분도 조금 있고요, 마지막까지 남은 우크라이나 군인조차도 왜 가게를 텁니까 같은 식으로 화를 내고 있고 그런게 참 씁쓸하죠. '선한 사람은 더 선해지고 나쁜 사람은 더 나빠진다'라고 다큐멘터리 나레이터가 말하는게 참…


 다큐 영화 중에 지하실에 숨어 사는 사람들 중에 기타 들고 노래 부르는 씬이 짧게 있는데, 한국 드라마 "모래시계" 주제곡으로 인용된 러시아 가요 '백학'이 나옵니다. 

 이것저것 할말은 많지만 이런 건 뭐 한번 꼭 챙겨 봐주는 정도겠지요. 절대 애들과 함께 볼 수위는 아니지만, 애들에게 전쟁의 무서움을 보여주는 데엔 [킬링 필드]보다 이게 나을 겁니다.

 병원 지하실에 모셔진 시신들을 보여주는 부분에선 광주 클립들 떠오르기도 하고 결코 그냥 남의 일이라고 보고넘길 내용은 아니다 싶기도 합니다.


 아직도 이 전쟁이 끝이 나지 않았고 여전히 고통 받는 사람들이 있는 현실이라 이 전쟁 발발 초기 20일 간의 다큐는 그냥 "절망의 시작"처럼만 보이고 끝은 보이지 않는 지경이라…

 결론은 '푸틴 시발라마' 입니다만, 하여튼 저 사람들이 무슨 죄가 있다고~ 싶은 거죠, 뭐. 

 우리도 언제 저런 꼴이 되는거 아닌가 걱정해야 하는 지경 아닌가 싶기도 하고요.

 이 다큐 영화에 나온 장면 몇 개는 우크라이나 전쟁 뉴스에도 인용된 장면이 있더군요. 

 그리고 '내 뇌는 이 모든 걸 잊고 싶어 하겠지만, 카메라는 이 모든 걸 기억하게 할거다' 라는 잔잔한 나레이션이 아주 확인 사살입니다. 

 한국 언론도 좀더 카메라의 시선에 집중했으면 좋겠다는 교훈이 남기를 바랍니다.



 - 주중에는 Btv케이블에서 볼수 있는 스미소니안 채널에서 다큐를 하나 보게 되었습니다. 제목이 "아돌프 아일랜드" 였던 걸로 기억하는데, 

 2차대전때 영국과 프랑스 사이 해협에 있는 채널 제도, 소위 영국령 '건지 행정 관할구'의 올더니 섬에 관한 이야기였습니다. 


 영국령인 섬 중에서 유일하게 히틀러의 나치에 점령당해서 그 지역에서 '아돌프 히틀러의 섬'이라고 반쯤 모욕이 섞인 은어로 불리게 된 올더니 섬 관련의 다큐인데,

 영국령 올더니 섬에 나치가 수용소를 세워서 사람들 강제노역시키고 학살을 했었다~라는 사실이 밝혀졌다는 이야기였습니다.

 전쟁 때에 올더니 섬에 사람들은 영국 본토로 피난했다는 게 공식적 기록인 모양인데, 남아 있었던 사람도 있었던 모양인지 나치 수용소가 있었던 증언이 나왔고

 조사를 해보니  섬에 300명 넘는 이름 없는 묘지가 있었고 수용소의 흔적도 나오고 그랬던 모양입니다. 

 그런데 채널 제도의 건지 관할구는 지역자치구라서 영국 본토는 별로 신경 안쓰는 모양임에도 그 지역 자치구가 연구를 위해 섬을 파는 걸 바라지 않는 모양이라

 땅을 파서 발굴을 하진 못하고 그 무슨 스캔 장비 같은 걸로 땅을 조사하고 있는 상황이었습니다. 

 결국 섬의 공동묘지 근처에 더 큰 암매장 지역으로 추측되는 지질군이 있다는 추측이 나왔습니다만 지자체 의회가 섬을 파는 걸 허락하지 않아서 확증이 안나오는 상태였습니다.

 대충 최소 1천명 단위의 학살이 있었고 더 있었을지도 모른다~몇천명일 수도 있다 정도입니다만, 어쨌든 호젓한 섬이 나치의 수용소와 전쟁 범죄의 무대였다는 뻔한 이야기지만 그게 참 밝히기 어렵다 라는게 참…


 정작 영국은 노르망디 상륙작전 때도 나치독일군이 올더니 섬에 주둔하고 있음을 알면서도 섬을 굳이 탈환하지 않고 외려 노르망디의 병력이 분할된다는 이유로 그냥 섬을 방치했던 모양입니다.

 전후에 영국 본토로 피난갔던 섬 사람들이 돌아와서도 섬에 수용소터나 학살된 피해자 암매장 같은 그런 게 있으면 문제가 되는 지 연구나 보도 같은 걸 어느 정도 통제나 방해했던 모양이구요.

  (막말로 수용소 있었으면 집값 떨어지는 건 저쪽 구라파에서도 마찬가지인가봅니다. 쩝.)

 국내에서도 2023년에 연합뉴스에서 BBC방송을 인용한 올더니 섬 관련 기사가 나온 적이 있었더라고요.


 다큐 마지막은 연구자들이 영국 정부가 어떻게 생각하던 간에 영국 정부의 책임 관련이나 올더니 섬 관련의 나치 전범 색출 같은 이슈와도 상관없이 우리는 진실을 더 많이 알려야 생각한다~라고 의견을 밝히고 

 계속 올더니 섬의 나치 수용소 관련 연구를 계속한다는 머 전형적인 이야기였습니다만,

 백령도나 그런 쪽 생각하면 K반도국 사는 사람 입장에서도 씁쓸하게 느껴질 수 밖에 없는 것이었습니다.

나중에 채널 돌리다가 해당 다큐 나오면 또 틀어놓고 보고 있어야죠.



= 연휴에는 어머니가 나가기엔 춥다고 [노스페라투] 극장가서 보자는 걸 거절하셔서 

집에서 트럼프 영화 [어프렌티스]를 틀었더니 "저 기분 나쁜 영감을 왜 또 봐야 하냐"고…

아니 머 그 말씀이 맞습니다만, 다큐와는 또 다른 극영화에서 다루는 배우의 이야기라던가 

악에서 태어난 다른 악이 자신을 키워준 악을 조롱하는 모습 같은 '파렴치함' 같은 건 다큐나 뉴스와는 다른 '실감나는 이야기'이기도 하니까 말이죠.

 한국의 제5공화국 같은 현대사 다큐드라마와는 또 다른 영역의 힘이 있는 영화라고 생각했는데, 어머니께는 '재미없는 망할 영감' 이야기라 먹히지 않았던 것 같습니다(웃음).


 한편 트럼프 올라가니 바로 미국에서도 비행기 떨어지고 오늘은 또 박물관 불타고 하여튼 가지가지입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오늘의 작은 평온함이 내일도 이어질 수 있기를 기도해야 하겠지요.

 여담으로, 부끄러운 이야기지만 외국서적 책 한 권이 없어져서 한참 찾다가 침대 밑으로 굴러 들어갔음을 발견해서 '새로 해외 주문 안해도 되서 다행이다'라고 생각하게 되었습니다.

 이런 사소한 행운에도 감사하면서 주말을 보내야 겠지요. 월요일이 바로 카드 결재일이라 열심히 잔고들을 확인해야 하겠지만!


:DAIN.


P.S. : 닌텐도64는 조카에게 성공적으로 전달되었습니다. 동생 부부는 싸움이 났지만 조카는 행복해 했습니다. 이번 설 연휴에 온전히 행복한 건 조카 뿐이었습니다 ㅎㅎㅎ


    • 마리우폴에서의 20일은 어떤 작품인지 대강 들었는데 글을 보니 쉽지않은 감상이 될 것 같군요. 그래도 꼭 챙겨보긴 해야겠습니다. 우리도 그 내란범의 계획대로 진행됐으면 북이랑 전쟁나서 무고한 시민들만 고통받을뻔 했네요.

      • 다큐가 너무 감정적일 필요는 없지만, 밋밋하게 사실만 말하는 드라이함과 동시에 보는 사람을 설득하는 힘이 있을려면 나름 정서적인 공감이나 여러가지가 필요할 텐데, 냉정한 사실의 전달과 동시에 감정적으로 힘들어도 꽤 와닿는 내용의 다큐였습니다. 상탈만 하다 싶었어요. 그리고, 아니 진짜 이렇게 명백한 내란 유도 전쟁 범위 행위이자 월권 범죄 행위인데 아직도 처벌관련으로 아웅다웅해야 하는 현실이 참… 분명한 권력의 악용임에도 이렇게 눈치 보기 바쁜 꼬락서니라니, 최악의 경우 전쟁으로 국가가 황폐해지고 무고한 국민이 고통받을 상황임에도 그 범죄가 증명이 안된다는 논리도 이상하고… 정말 그 최악의 경우일 때 한국은 다큐로라도 세계에 어필할 수가 있기나 할까 싶어질 정도였습니다. 

    • 이탈리아산 가짜 서부극이라니 컨셉부터 딱 자기네 전통(?)을 살린 복고 시리즈 같은데요. 그게 저렴한 티가 난다는 것까지 완벽한 컨셉 성공... 이라고 봐도 되는 걸까요. ㅋㅋ 어쨌든 재밌게 보셨다니 흥미롭네요.




      다큐멘터리는 원래 잘 안 보지만 보면서 갑갑해지는 류의 사회 고발 다큐는 더더욱 기피하는 가운데 전쟁이라... ㅠㅜ 아무래도 저는 안 보고 넘길 것 같습니다만. 푸틴 xxxx 에 좋아요 버튼을 만들어 마구 누르고 싶구요.




      비슷한 맥락에서 DAIN님 어머님 심정이 전 이해가 됩니다. 현실에서 자꾸 보이는 것만 해도 힘든데 영화까지! 굳이 시간을 내서!! 이런 심정 아닐까요. ㅋㅋㅋ 




      닌텐도64를 받은 조카가 부럽습니다. 저도 이런 친척 어르신이 있었다면 어린 시절이 얼마나 풍요로웠을까요!!! 하하. 부디 질리지 않고 오래 보람차게 잘 가지고 놀다가 나중에 게임 업계로... (쿨럭;)

      • 분명히 리볼버 나오고 라이플 나오고, 1800년대의 기관총 나오고 서부극은 서부극인데, 이태리어로 말하고 있음에도 어째선지 "왜 멕시코 같지" 싶어지는 게 참…


        다큐 영화가 기피되신다고 해도, 애니메이션 [페르세폴리스] 같은 건 한번 보실만 하지 않을까 싶기도 하네요.ㅎㅎㅎ 영화만큼이나 영화 만드는 다큐 같은 것도 재미있고, 요새 스미소니안 채널에선 아이콘 시리즈라고 짐 캐리나 톰 크루즈 같은 배우들과 동시에 무비메이커라고 타란티노나 스파이크 리 같은 감독들 다큐도 하고 그러고 있으니 시간만 맞으면 챙겨보고 있긴 한데 말이죠…


        머 연휴에 트럼프 영감탱이 영화를 튼 제가 나쁜 거긴 하죠 ㅎㅎㅎ 닌64 받아갔지만 동생집 TV에선 연결할수 없었다고 해서 AV to HDMI 컨버터 사라고 해줄 수 밖에 없었습니다 ㅎㅎㅎ :DAI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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