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비트 크리스마스


안녕하세요, 낮밤이 이상하게 뒤바뀌어 고생중인 DAIN입니다.

이것저것 보긴 했지만 그 중 하나가 문득 떠오른 것이 있어서 그것에 대해서만 간단히 글을 적어서 남겨봅니다.


제목은 [8비트 크리스마스], 2021년에 워너에서 제작한 TV영화(?)인지 뭔지 알수 없는 영화입니다.

Btv에 통합된 티브로드 지역 케이블 VOD에 올라와 있었기 때문에 틀어 봤는데, 

사실 이 영화를 보게 된 것은 제목이 일단 눈에 띄는데다가 TV드라마 '천재소년 두기'로 유명한 닐 패트릭 해리스가 나오기 때문이었습니다만…, (머 다른 이유도 좀 있지만 차치하고)

영화 자체는 예상 이상으로 소품이었습니다. 


닐 패트릭 해리스는 주인공은 아니고, 주인공 소년이 성장한 모습으로 어렸을 때 자기 이야기를 아이에게 들려주는 중간중간에 잠깐잠깐 나옵니다만 그럭저럭 괜찮게 인상은 남습니다.

영화의 이야기 자체는 주인공 소년이 어른이 되서 80년대 겪었던 이야기를 회상하는 것입니다.

예, 이 영화는 80년대 소년이 자라서 어렸을 때를 회상하며 딸에게 자기 어렸을 때 이야기를 하는 "나 때는 말이야…"하는 영화였던 것입니다.

동시에 서양에서 보는 "응답해라 19XX" 시리즈처럼 '그 때니까 가능한' 과거의 이야기를 하고 있습니다.


앞에서도 말했지만, 이 영화의 스토리는 제이크 도일이라는 딸내미 바보 애아빠가 딸내미를 진정시키기 위해 자기 어렸을 때 이야기를 해주는 것이 전부입니다.

왜 집에 패미컴이 있느냐 궁금해 하는 걸로 시작한 소소한 이야기가 영화 한편을 어찌저찌 끌고는 가는 셈입니다.

그런데 왜 [8비트 크리스마스]냐고요? 80년대의 크리스마스 시즌에 8비트 게임기 패미컴을 사기 위한 80년대 꼬마 아이의 고분분투하는 이야기이기 때문입니다.

사실 이 영화는 원작이 있는 모양인데, 원작은 아동용일지 키덜트를 위한 노스탤지어물일지 영화만 봐서는 잘 모르겠더라고요. 

그렇다고 그걸 확인할려고 원작을 사서 볼 만큼 영어를 잘하는 건 아니니 일단 패스하고…


패미컴, 미국이니까 닌텐도 엔터테인먼트 시스템=NES지만, 어쨌든 80년대와 8비트 시대를 대표하는 레트로 게임기가 되어버린 아이템이지요.

어쨌든 주인공 아이가 크리스마스 전까지 패미컴을 장만하기 위해 고분분투하는 내용인데, 

머 그 이유를 위해서 패미컴을 갖고 유세떠는 동네 부잣집 아이 집에서 더 이상 게임을 하지 못하게 되었다던가 이런저런 이유도 붙습니다만, 

하여튼 80년대니까 가능한 동경과 기타 등등 아이들 시선을 떠올리는 아재 시선에서의 회상 같은 이야기입니다. 


그런데 이 영화에서 예상치 못한 좀 '호러 아닌 호러 시퀀스'가 하나 있는데, 

패미컴을 갖고 있으며 동네 애들에게 게임 시켜주면서 보스인 양 위세를 떠는 부잣집 아이의 지하실 공방에 동네 애들이 모여서 패미컴 게임을 하는 중에 빡친 애가 TV를 두들기다가, 

그만 실수로 커다란 40인치 브라운관 TV가 떨어지면서 부짓집의 애완견을 깔아뭉게 버리는 장면이 나옵니다…


물론 구체적으로 견공의 상해 묘사가 나오진 않고, 또 개를 죽이지 않는다는 공식아닌 공식 때문에 개는 부상을 집었지만 죽지는 않았다~식으로 처리하고

또 그렇게 개가 다쳤다는 이유 때문에 그 부잣집의 부모가 '게임은 악~ 게임을 죽입시다~' 모드로 비디오 게임 유통 제한 법안을 이끌어내고 '안티비디오 게임 시위'를 하게 되는 식으로 전개됩니다만…


하여튼 그래서 동네에서 게임을 살수 없게 된 주인공은 학교의 외부 체험 행사로 시내에 나갈 때 이런저런 가짜 트러블을 만들어서 잠깐 스쿨 버스가 시내 백화점 앞에 정차하는 틈을 만들고, 

그 틈을 타서 번개 같이 패미컴을 사온다는 계획을 세웁니다만 이 계획이란게 완벽할 리가 없고, 학교 일진이나 이런저런 예상치 못한 트러블 같은 다양한 이유가 섞여서 8분이라는 시간 내에 패미컴을 사오는 데에 장애가 계속 생깁니다.


어쨌든 간에 주인공은 결국 계획대로 패미콤을 살수 있을까요? 결론을 말하면 '샀지만 하지는 못한다'인 것입니다. 

왜 그렇게 되는 지 궁금하시면 영화를 한번 보셔도 좋겠습니다만, 머 그냥 시시한 라떼는~하는 이야기라고 할수도 있어서 아마 평가는 갈릴거라 생각합니다.

어떤 의미로는 대놓고 당시에 게임을 막아야 한다~라는 분위기라는 게 시시한 오해와 어른의 유치한 발상이었다 라고 돌려까는 것일수도 있습니다만, 

하여튼 백화점 앞에서 게임기 사지 말자 시위하는 장면이 나오고 그러는 건 지금 보면 좀 '반도와 다른 서양의 괴이한 문화 탄압의 현장'이란 느낌도 들어서 유니크한 기분이 들기도 합니다.


어쨌든 엔딩은 나름 훈훈한 마무리입니다만, 사실 좀 그냥 80년대 아이 시점에서의 흔한 결말이기도 하고 

국가별 편차는 있지만 일단 그 시대를 겪어온 21세기의 아재가 보기엔 너무 미화된거 아닌가 싶어질 지경이란 말이죠.


어떻게 보면 이 영화의 진짜 주제는, 

'어떤 잘난 아들이라도 아버지처럼 살 수는 없었고, 또 어떤 아버지도 아이에게 완벽한 아버지가 될 수는 없음을 인정해야 한다'는 것이 아닐까 싶었습니다.

생각해보면 크리스마스에 딸내미의 불만을 들어주고, 딸내미에게 그 대답으로 딸내미가 다음 이야기를 궁금해할 만큼 재미있게 자기 이야기를 들려주는 아버지라는 게 서양에서도 나름 희귀하지 않을까 싶은데,

문제는 그 이야기 자체는 시시한 허풍 좀 섞어가며 뻔한 이야기를 하는 것일 뿐이란 거죠.


한편 동시에 주인공 제이크의 아버지가 주변 시선이나 여러 이유로 아들에게 패미컴을 사주진 못했지만, 대신 집 마당에 나무로 비밀기지를 손수 지어줄 정도는 된다는 게 참 서양이니까 가능한 전개인데,

K반도국에선 영원히 이해는 해도 공감은 할 수 없는 감정이지 않을까 싶습니다.


결론은 그냥저냥 범작입니다만 제목에 낚아셔 보긴 했는데 머 그 범작스러움이 요새는 또 드문 정서 아닌가 싶기도 합니다.

사소한 일도 큰 일인양 스케일을 키우는 척하거나, 개인의 사안을 사회의 사안으로 만드는 식의 훼이크 스러움도 많아진 지금에 와서는

이렇게 뻔뻔한 아동용을 핑계로 어른의 노스탤지어를 자극하는 소품 이란게 의외로 드물지 않았나 싶기도 하고 그러네요.


꼭 언급해야 할 이유는 없는 범작입니다만 굳이 글을 쓰는 이유는 낮밤이 엉망이 되어서 밤에 잠을 못 자고 이렇게 시간대가 엉망이란 핑계를 위한 것~은 아니고

동생의 아이=조카가 갑자기 이번 설에 20세기 게임기 '닌텐도64'를 사달라고 졸라서 동생에게 원망을 들으면서도 조카에게 출혈 서비스를 해줬는데,

정작 물건 배송되서 온걸 보니까 왠지 좀 싱숭생숭해지고 '나 때엔 그런거 사달라고 할 수 없었는데' 같은 생각이 들기도 하고 뭐 그렇습니다. ㅎㅎㅎ

어쨌든 설이니 조카에게 간만에게 생색도 좀 내보고 그러기로 했습니다. 

다들 좋은 명절 되시고 좋은 게시판 놀이 되시길.


:DAIN.



    • 네? 닌텐도64요?? 게임큐브도 아니고 요즘 세상에 그게 그거잖아 닌텐도64라니 희한하네요. ㅋㅋㅋ 저희 아들도 주변 친구들 다 스위치할 때 아빠 때문에 한참을 위유 붙들고 살긴 했습니다만. 닌텐도64는 참 특이하네요. 유튜브에서라도 본 걸까요. ㅋㅋ




      언급하신 영화는 검색을 해 보니 놀랍도록 평가가 좋군요. 그 시절 추억에 빠진 라떼 리뷰어들 때문일까요. 사실 컨셉만 보면 저 같은 사람들 보면서 흐뭇해하기 딱 좋은 소재와 설정이긴 하네요. 저도 패미컴을 살 때 나름 많은 사연이 있었거든요. 너무 갖고 싶어서 그동안 모은 용돈 + 만화책으로 부모님 때문에 게임 못 하게 된 친구에게 중고로 구입했는데, 저 역시 부모님이 못 쓰게 했기 때문에 친구네 집에 두고서 하교 후에 늘 그 집으로 가서 게임을 했던. ㅋㅋㅋ 제 덕분(?)에 그 친구놈은 나중에 돈을 왕창 많이 모아서 슈퍼 패미컴을 사놓고 맨날 제 탓을 했었죠. 그 친구는 잘 지내는지... ㅋㅋㅋㅋㅋ

      • 닌64는 조카가 유투브에서 본게 맞는 모양입니다 ㅎㅎㅎ 어쨌든 게임기는 사놓았으니 이번 설에 건내줘야 합니다. 동생은 툴툴거리지만요, 허허~


        좀 쓸데없는 여담인데, 지금 와서 생각해보면 게임큐브는 나름 중요한 포인트가 있었던 게 국내에서도 수입되어 팔았던 확장주변기기 게임보이 플레이어를 게임큐브에 달면, 게임보이나 게임보이 어드밴스 화면을 게임큐브 통해서 TV로 뽑을 수 있거든요. 모 인터넷방송인이 게임보이 화면을 녹화 못한다고 불법 애뮬 돌리는 걸 지멋대로 합리화 했었는데 당시 게임큐브하고 게임보이 수입했던 대원 게임팀 간부가 그 사람에게 정 화면 쓰고 싶으면 큐브하고 게임보이 플레이어사서 화면 녹화하라고 댓글로 알려줬음에도 결국 끝까지 씹었던 일이 있었죠. 


        일단 제 기준에서 [8비트 크리스마스]라는 영화는 배우 보정 빼면 범작입니다. ㅎㅎㅎ 못 만든건 아닌데 으음… 그 시대의 패악스러움이나 여러가지 강압적 분위기가 딱히 추억으로 미화될 가치가 있는가 생각하면 항상 의문이 남거든요. 배우들은 잘 하고 이야기 자체가 재미없는 건 아니지만 제게는 좀 그냥 그랬네요. :DAI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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