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년 소포모어 징크스를 날려버린 두 감독의 데뷔작 재감상

리벤지 (20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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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년 가장 강렬한 작품이라는 평을 받으며 최근 국내에서도 다양성 영화 흥행돌풍(현재 23만 돌파)을 일으키며 뜨거운 반응을 얻고있는 '서브스턴스' 코랄리 파르자 감독의 데뷔작이었죠.


초반까지는 강간복수극의 전형적인 여성 착취적인 부분을 답습하는가 싶다가도 막상 성폭행 장면부터 교묘하고 영리하게 메일 게이즈를 비껴가면서 결국 마지막 결투 시퀀스에서 완벽하게 전복시키기까지 얼마나 이 감독님이 교훈과 메시지 전달에 계획이 다 있으시고 그 과정도 얼마나 시네마틱한 방식을 적절하게 효과적으로 활용하며 장르적인 재미까지 궁극으로 안겨주시는지 결국 우리가 서브스턴스에서 본 것들은 첫작품에서부터 이미 거의 완성형에 도달해있었다는 것을 다시 확인할 수 있었습니다. 심지어 데니스 퀘이드의 그 새우 씹어먹는 연기랑 거의 흡사한 장면도 있었네요. 여기선 초코바를... ㅋ


감독님에 대해 조금 찾아보니 76년생이신데 이 리벤지로 데뷔하기 전까지 단편을 많이 만들면서 정말 오래 기초를 다져오셨더군요. 장편데뷔작의 이런 완성도는 우연이 아니었던 것이겠죠.


서브스턴스에서 엘리자베스 -> 수의 탄생과정에서 신체호러 표현력은 이 작품의 그 셀프 수술(?)씬, 발에서 유리조각 꺼내기(으윽...) 등에서 이미 능수능란했고 악당 3인을 상대로 총 3번의 액션씬도 다시 보니 정말 잘 짜여져있다는 것이 느껴졌습니다. 특히 두번째 저격대결의 서스펜스와 마지막 별장 안에서 치밀하게 구상한 동선과 처절하고 폭력적인 격투가 대단했습니다. 그냥 무슨 장르를 도전해도 신체호러와 페미니즘을 기반으로 능수능란하게 해내실 것 같다는 생각이 들어요. 마흔 넘어서 2017년에 장편데뷔를 하셨고 서브스턴스까지 7년이 걸렸는데 다음 작품은 간격이 많이 좁혀졌으면 합니다.



세인트 모드 (20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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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년 크리스틴 스튜어트 주연의 '러브 라이즈 블리딩'으로 화끈하고 더럽고 변태적인 재미를 주셨던 영국출신 90년생 로즈 글래스 감독의 데뷔작인데 국내 공개당시 듀게에서도 나름의 화제작이었던 걸로 기억합니다. 소규모 외국영화치고는 감상글이 꽤 올라왔었죠.


첫 감상때도 그랬지만 90분도 채 되지않는 소품에 딱 어울리는 스케일의 소재와 스토리로 정말 알차게 잘 채웠다는 생각이 드는 작품입니다. 한없이 암울하고 희망도 없고 찝찝한 이야기인데도 엔딩의 그 마지막 장면까지 보고나면 참 깔끔하게 뒤끝없이 상쾌한(?) 기분으로 극장을 나설수 있도록 만들었다는 점이 더 변태같다는 생각도 들어요.


극저예산으로 만들어서 한정적일수 밖에 없는 CG 등의 특수효과도 아주 영리하게 효과적으로 써먹으신 것 같아요. 특히 모드가 '접신'하는 순간의 연출들이 다 그랬죠. 조금 더 예산이 주어지면 얼마나 더 미친짓을 할 수 있는 감독님인지는 러브 라이즈 블리딩에서 확인할 수 있었구요. ㅋㅋ 자신의 신체를 학대하는 이 작품의 모드와 반대로 스테로이드로 근육을 키우는 러브 라이즈 블리딩의 잭키의 대비가 다시보니 재밌고 두 캐릭터가 뭔가 멘탈이 나가는 순간의 연출기법은 역시나 같은 기반을 두고 있는 게 느껴졌습니다.


러브 라이즈 블리딩은 아쉽게도 서브스턴스처럼 크게 화제를 일으키거나 시상식 시즌의 주목을 받지는 못했지만 그래도 파르자 감독님 보다는 훨씬 건전하게(?) 재밌게 만드시는 쪽이라 이분도 앞으로 어떻게 필모를 채워나가실지 기대가 큽니다.



이 두 작품 공개당시 감독님들은 물론이지만 정말 하드코어한 난이도의 연기를 소화하며 존재감 발산이 대단했던 두 주연배우님들이 앞으로 크게 주목할만한 활약을 펼쳐주지 않을까 싶었는데 아쉽게도 현재시점에서는 아직 이렇다할 후속 대표작이 없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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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인트 모드의 모피드 클락은 아마존 오리지널 시리즈 '반지의 제왕'에서 갈라드리엘이라는 큰 기회를 잡았는데 아쉽게도 반응이 기대치에 많이 못미치고 있죠. 사실 저도 시즌 1 중간에 하차를... 최근 공개된 시즌 2는 많이 나아졌다는 평도 봤는데 이걸 보려면 벌써 스토리도 다 까먹어서 처음부터 정주행 다시 시작해야할 것 같아서 엄두가 잘 안나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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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벤지의 마틸다 러츠는 이후 다양한 영화와 시리즈에 출연하며 나름 왕성하게 활동은 했는데 이렇다할 작품을 만나지 못한 것 같더군요. 그런데 검색을 해보니 공개예정인 차기작 중에 예전의 그 브리짓 닐슨이 나왔던 '레드 소냐'의 새로운 영화판의 주연을 맡았더군요. 검색을 더 해보니 원래 작년 개봉예정이다가 알 수 없는 이유로 밀리고 아직 확실한 개봉일이 미정으로 나와있어서 예감이 썩 좋지는 않네요. 감독도 TV 시리즈 연출경력뿐이고 출연진들 이름값을 보니 영 기대치가... 그래도 의외로 잘 뽑혀나와서 거의 죽은지 오래된 스워드 앤 소서리 장르 소생의 신호탄이 되주길 밑도 끝도없이 바래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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추가로 데뷔작으로 주목받고 소포모어 징크스를 날려버린 감독님 하니 '티탄'으로 바로 황금종려상 먹어버리신 줄리아 뒤쿠르노를 빼놓을 수가 없겠죠. 티탄 이후로 차기작 소식이 뜸했는데 생각난김에 찾아보니 '서번트'와 '더 뉴 룩'이라는 애플 오리지널 시리즈 에피소드를 몇개 연출하셨고 영화는 'Alpha'라는 제목으로 준비중이라고 나와있네요. 제작, 개봉일정은 전부 미정입니다. 이분도 참 골때리는 상상력과 표현력을 지니셨는데 궁금하네요. 빨리 차기작 보고싶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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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덕이시기도 합니다. 그러고보니 이 세 감독님들은 다들 신체호러를 장르기반으로 하고 있으며 영향받은 선배감독들 중 하나로 데이빗 크로넨버그를 꼽는다는 공통점도 있었죠. 크로넨버그 영감님이 한창 때 자기가 만든 영화들이 후배 여성 감독들에게 영감을 주리라고 상상이나 하셨을까요? ㅋㅋ

    • 한국영화 쿼터제와 여성감독 영화 우선제를 원칙으로 삼고 있는데 왜 '리벤지'와 '세인트 모드'는 못 봤을까 했더니 극장 개봉 영화들이 아니군요... 아니 '리벤지'는 '서브스턴스' 개봉 때 아주 잠깐 어디서 상영했는데, 도저히 볼 수 없는 시간이었어요. 줄리아 뒤쿠르노의 '로우'도 봐야하는데.... 봐야 할 영화는 많은데 시간이 너무 없군요 ㅜㅜ 

      • 아마 저도 그랬고 다들 VOD, 넷플릭스로 보셨을 것 같습니다. '로우'는 꼭 보셔야하는 작품이죠.

    • 줄리아 뒤쿠르노는 소포모어 징크스라고 하기에는 [로우]도 꽤나 잘 됐다고 생각해요. 사실 [티탄]을 보러갔던 이유도 [로우]로 워낙 감동받았던지라 ㅎㅎ

      이렇게 써놓고 보니 아예 크로넨버그와 계승자들 해서 특별전 같은 거 하면 무지 잘 팔릴 거 같다는 생각이 듭니다
      • 소포모어 징크스를 날려버렸다는 것에 줄리아 뒤쿠르노도 포함입니다. 이 세 분이 다 똑같다는 얘기 ㅎㅎ 장편 데뷔작이 로우였고 티탄이 소포모어였죠.

        • 아 그 뜻이었군요 전작들이 잘 안됐던 감독들을 칭하신다고 잘못 생각했습니다. 앞으로도 계속 기괴한 작품 많이 내주실 거라고 생각해요
    • 본인이 소포모어 징크스라는 걸 겪고 있다면 자신이 충분히 잘나지 못한 게 아닐까 의심을 해 봅니다. 라는 농담을 하고 싶어집니... ㅋㅋㅋ 보통 첫 작품에 온 재능과 열정을 다 때려 박고 다음 편에서 더 보여줄 게 없을 때 그런 얘기들을 듣게 되던데. 언급하신 양반들은 그건 그냥 시작일 뿐이고 난 하고픈 게 아직 왕창 많다!!! 뭐 이런 느낌이죠. 




      사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전 '리벤지'와 '세인트 모드' 쪽이 좀 더 취향이긴 합니다만 이건 어디까지나 취향 문제구요. ㅋㅋ 마지막에 언급하신 양반은... 어렵네요. '로우'를 엄청 충격적으로 좋게 보긴 했지만 보기가 너무 힘든 영화였어요. 실생활 밀착 고어랄까... 호러는 좋지만 고어는 무섭습니다. 나이 먹을 수록 점점 더해지는 것 같기도 하구요. ㅠㅜ 

      • 그렇죠. 뭐 아직 시작일 뿐! 그런데 겨우 두 작품만에 자신만의 스타일과 인장을 평단과 관객들에게 강하게 인식시켰다는 부분이 대단한 감독님들입니다. 각자 어른의 사정이 있기도 할 것이고 진득하게 각본을 쓰는 스타일로 보이는데 어쨌든 작품간 텀이 조금만 짧아졌으면 하는 사소한(?) 팬으로서 바램입니다. ㅋㅋ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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