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협객행'
1982년 장철 감독 작품
북경어, 87분(셀레스철 복원판 기준)
장철이 만든 7편의 김용 영화중 7번째로 공개된 작품입니다. 81년에 찍어서 개봉이 늦춰진 영화인 것 같으니 마지막으로 제작된 영화는 아닐 수도 있고요.(그 시기 홍콩 영화는 만들고나서 1,2년 있다 개봉하는게 다반사였어서...)
장철의 쇼부라다스 영화로도 오독 영화로도 말년작입니다. 이 영화 뒤로 [신통술과 소패왕] 한편 더 내놓고는 장철은 쇼부라다스를 떠납니다.
소설 '협객행'은 중국어권에서는 아주 평가가 높은 작품인데 국내에서는 김용 소설중에서는 듣보취급을 받았던 작품이고, 장철의 [협객행]은 장철 영화중에서는 살짝 듣보 위치에 있는 작품입니다.
원작은 개잡종이라는 이름의 주인공(사실은 이름이 없고 본인도 자기 이름이 뭔지 모릅니다. 그냥 자길 그렇게 부르니 그게 이름인줄 알았다고...)이 어찌어찌하다 보니 김용월드 최강의 무공제일인자가 된다는 이야기입니다.
김용 소설 중에서는 짧은 편이기는 하지만 그래도 영화로 만들기엔 역시 긴 이야기인데...... 영화 상영시간도 짧은 편입니다.
이야기는 주인공이 도플갱어인 석중옥이라는 인물로 오해를 받는 걸 중심으로 원작 내용을 압축했습니다. 그와중에 제목과도 관련이 되는 협객도 설정이 통채로 빠졌습니다. 원래 협객도라는 데서 개최하는 상선벌악이라는 이벤트가 이야기 중심축이었는데, 협객도가 빠지고 악역캐릭터 중 한명인 사연객이 상선벌악을 집행하는 걸로 바뀌었습니다. 대체로 주인공 개인사정 위주로 진행이 되다가 뒤로가면 그것도 귀찮아진건지 등장인물들을 한자리에 다 몰아다놓고는 말로때우기 신공으로 대충 결말을 내버립니다. 그리고는 액션 클라이맥스로.
주인공은 곽추. 똑똑한 듯 모자란듯한 개잡종역(소설에선 저 이름으로 계속 부르기 거시기해서 석파천이란 가명을 주로 쓰지만 영화에는
석파천이란 이름이 안나옵니다)을 잘 소화해내고는 있는데, 이작품 주인공은 두가지 상반된 모습을 동시에 소화해야 하는데 곽추는 그중 한쪽과는 어울리는 이미지가 아니라서 살짝 집중이 안될 수도
있습니다ㅎㅎ(영화에선 둘 다 곽추가 연기하지만 목소리는 역할 따라 다르게 나옵니다)
클라이맥스의 액션을 위해서 설정을 만들어다 붙였는데 뜬금없이 주인공의 엄마가 서역의 마녀라고 설정해서는 서역에서 파견나온 마교호법들이 주인공편 팀과 운동회를 벌입니다. 호법들 역할로 나오는게 강생, 주객, 정천사. 이번에도 강생이 끝판왕입니다ㅎㅎ 맞서는건 곽추와 손건과 여태평.
설정상 주인공이 내공은 엄청나지만 무술을 제대로 배우지 못한 상태라(무술을 배우는 원작의 이벤트들은 대체로 생략되어 있어서...) 오독계열 영화 치고는 액션이 좀 부족한 편입니다. 그래서 주로 곽추의 아크로바틱 능력을 이용해 요리조리 피하는 상황들이 많다가, 마지막에 가서 제대로 액션이 작렬합니다. 영화 끝까지도 곽추는 무술을 일부러 좀 어설퍼 보이도록 하고있는데 그걸 보는것도 나름 재미있고...ㅎㅎ 유혈잔혹관련 부분은 장철 영화 치고는 절제된 편입니다.
이 영화도 장철 말년작들이 대체로 그렇듯이 그냥 막만든 티가 나지만, 영화상으로도 대충 수습은 하고 끝내서 원작 모르는 사람도 보는데 무리는 없어 보입니다.
강청역에 당청
해대부역에 손건
띵띵땅땅역에 문설아
사연객역에 왕력
정불삼역에 양지경
등이 나옵니다.
무술지도는 오독팀 (강생, 곽추, 녹봉)
80년대 초에 [차수]와 함께 삼화비디오로 출시되어, 오독영화중 유이하게 국내 정식소개된 작품이었다고 하는데... [차수]는 추억하는 사람들이 꽤 많이 있는데 비해 [협객행]은 봤다는 사람을 본 기억 없네요.
셀레스철 예고편
-교육환경이 좋지 않았던 두 인물의 야이기인데...
한명은 명문집안에서 자랐지만 어머니가 너무 오냐오냐 키워서 사악하게 되버린 인물이고,
한명은 사악한 엄마 밑에서 학대만 받으면서 자랐지만 순수한 인성을 간직하고 바람직하게 성장해 대협이 되는 인물입니다.
옛날에는 걍 그러려니 하고 생각했는데 지금 다시 보니 과연 과연 사악한 부모에게 학대받고 자란 인물이 정상적으로 성장할 수 있는가 하는 의심이 들었네요...
-영화 끝나고 GV가 있었는데 지금까지 시네마테크 GV에서 본 평론가 중에 가장 젊어보이는 분이 나왔습니다. 지금까지 본 사람들은 전부 말로만 했는데 이분은 노트북에 ppt를 만들어와서 스크린에 비쳐가면서 하더군요. 저런게 세대차이인가 싶었습니다.
주인공 캐릭터의 헤어 스타일 때문일까요. 예전에 봤던 짭소룡 영화도 생각이 나고 그렇습니다... 만. 그래도 감독 클래스가 있으니 예고편으로 보이는 액션은 꽤 괜찮아 보이네요. 저는 이런 류의 옛날 홍콩 무술 영화들은 거의 많이 어릴 때 봐서 '그런 거 많이 봤다'는 기억들만 남아 있고 제목도, 배우도, 감독도 전혀 모르고 그렇습니다만. 그래도 예고편 보다 보니 정겨운 기분 드는 게 신기하네요. 그래서 돌도끼님 글도 매번 열심히 읽고 있습니다. 하하;
저 머리는 성룡 같기도 하고요ㅎㅎ
옛날에는 동네 유선방송에서 아무 영화나 막 틀어주다 보니 저도 제목도 모르고 본 무술영화들이 많습니다. 그런 영화들의 정체를 알게되면 기분이 좋아지더군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