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웅문'


1983년 화산 감독.
광동어, 96분(셀레스철 복원판 기준)

쇼부라다스는 82년에 장철 감독 영화 [신조협려]를 내놓았습니다. 근데 그 영화는 뭔가 프롤로그만 나오다 이야기가 이제 시작된다 싶은 부분에서 끝나버리는 좀 괴한 구성인데다, 이야기 주인공인 소용녀가 영화에 나오지도 않았습니다. 영화의 재미나 완성도 이런거 떠나서 이래가지곤 관객들이 납득을 못하겠죠. 흥행에서 망합니다.
이미 '사조삼부작'과 관련해 장철은 네편의 시리즈 영화를 내놓고 있었지만 쇼부라다스는 장철에게 계속 후속작을 맡기느니 걍 판을 엎어버리는 게 낫다고 판단했나봅니다.(장철이 과연 계속할 의지가 있었는지도 모르겠지만...) '신조협려'를 다시 영화로 만듭니다. 속편 아니고 리부트.


나온지 1년만에 리부트를 해버린다는... 세계적으로도 희귀한 경우가 아닐지 싶은데...
이 리부트는 제목부터 [양과와 소용녀]입니다. 소용녀 확실하게 나오니까 안심하시라는 거죠ㅎㅎ


대부분의 액션이 배우들의 실기 위주로 구성되어 있었던 장철제 김용 영화들에 비해 와이어(와 특수효과)가 더 많이 사용되어 액션이 더 비현실적이 됩니다.(뭐 이게 80년대 이후의 무협물 경향이긴 하죠). 연출도 특수효과로 유명한 전설적 작품ㅎㅎ [슈퍼 인프라맨]의 화산이 맡고 있습니다. 그치만.... 신기한 특수효과를 구경하기 위해 볼 영화는 못됩니다. 걍 단도직입적으로 말해 웃겨요. 북두진 묘사같은 건 당시 눈높이로 봐도 웃기는...ㅎㅎ 와이어를 사용한 무술은 나름 볼만한 편입니다.

영화의 이러한 방향성 변화는, 주연배우가 꼭 무술을 잘하는 사람이어야 할 필요가 없게 되었다는 거죠.
이번에 양과 역할을 하는 배우는, 장!국!영!입니다.
그때의 장국영은 가수로도 배우로도 데뷰한 지는 꽤 되지만 대중적 인기인물은 아닌 형편이었다가 첫 히트곡이 나온 직후쯤이었다는 것 같습니다. 그렇게 잘나가기 시작할 조짐을 보인데다 원작의 파워도 있으니 함 기대하고 캐스팅한 모양입니다.

양과보다 더 중요하다고 할 소용녀역을 한 건 메리 진 레이머, 옹정정이라는 중국 이름으로 활동했던 다국적계 배우입니다. 출연작품이 몇개 안되고... 이 영화 나온 뒤 유가량과 결혼하고는 배우활동은 거의 하지 않았습니다.

영화 내용은 제목 그대로, 양과와 소용녀를 중심으로 해서 이야기를 압축하고 그외는 거의 다 쳐냈습니다. 그렇게 줄여봐도, 곽정과 황용이 양과를 처음 만나는 부분에서부터 시작해 양과가 신조협이 되기까지의 이야기를 백분도 안되는 상영시간에 구겨 넣고 있어서 이야기가 막 날아갑니다. 원작을 봐야 뭐 어찌돌아가는지 대략 알아먹을... 근데 뭐 홍콩에서는 '신조협려' 안읽어본 사람이 아마도 거의 없었을 테니 큰 문제가 아니었을지도...?

영화 마지막은 거한 액션장면이 있어야하니까 막판에 뜬금없이 '신조협려'의 여러 악역들이 갑자기 한방에 우르르 몰려나와서는 한판 운동회를 벌이고는 끝납니다. 속편 만들 생각은 애초에 없었나봐요.

그래도 만든 사람들은 나름 성의껏 만들지 않았나 싶고요... 장철 버전 보다는 돈도 좀 더 쓰고 신경도 좀 더 써서 만든 것 같은 느낌이... 비주얼은 이쪽이 더 낫습니다.(갠적으론 장철 버전쪽을 좀 더 재미있게 봤...ㅎㅎ)

원작 모르고 보면 걍 황당하게 웃기는 괴작일 수 있겠고, 원작 알고 보면 그걸 저렇게 만들었네 하고 낄낄거리면서 볼 수도 있을것 같고... 주연배우 팬이면 걍 뽀송뽀송하던 시절의 모습(뭐 나이 먹었을 때하고 별 차이도 안나지만...)을 보고 웃으며 다른 부분을 건너뛸 수도 있을 것 같고... 이래저래 해서, 만인에게 추천은 못하고... 알아서 판단해서 관심을 가지든지 말든지 하시면 되지 않을까 싶은...ㅎㅎ



개봉 당시 홍콩에서 딱히 흥했던 것 같지도 않고, 그 시기에 국내에서는 아직 영웅문도 뜨기 전, 김용도 무명이던 시절이라 국내 업자들의 레이더 바깥에 있다가, 나~중에 장국영이 유명해진 다음인 90년대에 뜬금없이 들어와서 (당연하게도) [영웅문]이라는 제목으로 개봉했습니다. 아무리 당시의 장국영 파워라도 이 영화를 극장흥행까지 시키는 데는 역부족... 그뒤로는 비됴로 본 일부 사람들만 기억하는 영화가 되었습니다. 그래도 나중에라도 들어왔으니 다른 80년대초 쇼부라다스 영화들 대부분이 국내에선 완전 미지영역인 거에 비하면 이 영화는 인지도가 나름 높은 편인 것 같아요. 딥디로도 나오고...(무판권인 것 같아 보이지만...)
지금 하고있는 부산 시네마테크 김용 영화 모음전에는 이 영화는 빠졌네요. 80년대 이전 김용 영화중에 유일한 국내 개봉작일건데...



곽정역에 진관태
금륜법왕역에 용천상
홍칠공역에 곡봉
구양봉역에 나열...등 출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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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조의 위엄.



셀레스철 예고편

    • 소설 이야기일 줄 알았는데!! ㅋㅋ 근데 막판에 올려주신 VHS 표지를 보니 비디오 테이프 구경은 해 봤던 영화인 것 같구요.


      비록 '천녀유혼' 같은 영화가 있고 나중에 나온 '동사서독'도 있지만 장국영은 사극 차림에는 그렇게 어울리지 않는 스타일의 미모가 아니었나 싶어요. 라고 적다가 문득 '동성서취'가 생각나서 괴로워집니다... ㅋㅋㅋㅋㅋ 

      • 초기때는 앞머리 민 변발 모습으로 나온 적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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